호서의 중심 충청감영 공주

호서의 중심 충청감영 공주 - 공주에 새겨진 조선 역사 이야기 ㅣ 공주가 좋다 2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엮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공주에 새겨진 300여 년의 흥망성쇠 이야기

감영도시 공주가 감당했던 영광과 고통의 역사를 만나다

1권 [백제왕도 공주]에 이어 2권 [충청감영 공주]에서는 공주에 새겨진 300여 년 조선의 역사,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역사, 근대의 공주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역사시간 선생님께서 해 주시는 역사이야기는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역사드라마가 그렇게 재미있다.

일단, 관심이 있든지, 아님 재미가 있어야 읽혀지는 게 책 아니던가!

적어도 난 그렇다. ㅎ

이 책도 <나무꾼과 암곰의 전설> 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된다.

금강이 한눈에 보이는 연미산에 암곰 한 마리가 나무꾼 청년을 잡아와 남편으로 삼아 두 아이를 낳지만, 곰이 사냥간 사이에 남자는 강 건너로 달아나 버리고, 슬픔에 빠진 곰이 두 아이를 안고 금강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훗날 사람들은 나무꾼이 암곰을 피해 금강을 건너 도착한 나루를 '고마나루' '곰나루'라 불렀고, 여기서 고마는 곰을 부르는 옛말이라 한다.

공주의 옛이름 '웅진'이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고마나루를 한자로 풀어 곰 웅과 나루 진을 붙여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곰이 등장하는 단군신화의 행복한 결말과는 달리 비극적이고 쓸쓸한 결말로 남아 있는 곰 형상의 석상이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 고분군근처에서 발견되어 고마나루 웅신으로 모시고 있다한다.

고구려 장수왕의 남진정책으로 한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하던 백제의 위태로웠던 시기부터 임진왜란 이후 일제강점기, 충남도청이 대전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중부권의 거점도시였던 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다채롭고 풍부한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충청도가 언제부터 충청도로 불리워졌는지, 충청감영의 여러번에 이은 이전스토리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공산성의 이야기까지 수록되어 있다.

고려 조선에 걸친 왕들과 정치, 전쟁과 위기, 민생과 정책 등 공주와 얽힌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더 깊이 있는 역사를 지루하지 않게 배울 수 있었다.

심한 박해에도 천주교의 전파는 계속 이어졌다. 이들은 유구, 신풍, 사곡, 정안, 반포 등 공주 인근의 깊은 산골짜기에서 숯을 굽거나 옹기를 구으며 일종의 신앙 취락을 형성했다. 박해로 피바람이 거세질수록 천주교인들은 산골로 숨어들어 공동체를 이루며 신앙을 지킨 것이다. 그 가운데 수리치골(현 신풍면 봉갑리)은 제3대 교구장인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가 신자들과 함께 숨어 지내던 곳이다. 1846년 11월 이들은 한 오두막에 모여 최초로 ‘성모성심회’를 조직했다. 이후 1861년 제4대 교구장 베르뇌 주교는 선교사들이 관할 구역을 재정비하면서 공주와 그 인근 지역을 ‘성모 영보’ 구역으로 선포해 박해 중의 교회를 성모님께 봉헌하기도 했다.

이렇게 숨어서 신앙을 지켜나가던 천주교 신도들은 발각되면 충청감영이나 공주 진영에서 배교를 강요당하다 공주 향옥에 수감되어 끝내 참수를 당하거나 교수형을 당했던 것이다.

_204쪽, <천주교인들의 피로 물든 황새바위> 중에서

1894년 동학혁명군을 배반하고 죽이는 데 앞장 섰던 당시 충청도관찰사 박제순이 1905년에 을사오적의 5인 중 하나가 되었고, 농민군이 우금티로 향하던 길 동중에 있는 공주 이인면에는 박제순의 공덕을 기리는 송덕비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이런 반갑지 않은 유적지는 당시 일제 앞잡이 권력자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 했던 사람들이 세웠을 거라 추측하는데 이어 동학농민혁명군 전봉준을 녹두장군, 청포 장수는 동학군, 파랑새는 일본군을 가리킨다는 <파랑새> 민요는 참 인상깊었다.

공주에 새겨진 조선의 역사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이들과 함께 읽고 대화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