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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 목소리는 어떻게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가?
존 콜라핀토 지음, 고현석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4월
평점 :

보이스 (VOICE) | 진화심리학으로 본 목소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목소리를 비롯하여 말할 때 음량, 높낮이, 어투, 속도만 변해도 완전 다르게 들린다. 스피치 학원에서도 좋은 목소리를 내기 위한 훈련은 무척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우리 인간은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에도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뉴요커]와 [롤링 스톤]의 기자인 존 콜라핀토가 쓴 【보이스】는 목소리에 관해 진화심리학, 뇌과학, 인문학, 진화생물학, 인류학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책이다. 【보이스】에서는 목소리 하나만 놓고도 나눌 수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단연코 목소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담겨있는 책이다.
보이스 PART 1. 베이비 토크
우리가 가장 먼저 듣는 목소리는 뱃속에서 듣는 엄마 목소리다. 아빠가 아내의 배에 입을 대고 “꼬미야~ 아빠야~”라고 아무리 불러도 이미 그 이전에 수천 번의 엄마 목소리를 듣는다. 엄마의 목소리는 엄마의 골격을 따라 태아의 몸을 진동시킨다. 정확히 표현하면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엄마의 목소리를 느끼는 셈이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옹알이를 거쳐 본격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 조그마한 입으로 “갸갸갸”, “마마마”와 같은 소리를 반복하면서 공기와 함께 소리를 뱉어내는 연습을 한다. <PART 1. 베이비 토크>에서는 아기가 목소리를 듣고 말하는 원리를 논한다.
보이스 PART 2. 기원
“젖 먹던 힘까지”라는 표현이 있는 것처럼 엄마 젖을 빨기 위해서 아기는 등에 땀이 날 정도로 온갖 힘을 쏟는다. 우리 인간은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는 포유류에 속한다. 인간을 비롯하여 호랑이, 개, 코끼리, 하마, 곰 등이 포유류다. 어렸을 때부터 젖을 빨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 혀, 얼굴 근육이 발달하도록 진화했다.
그 덕분에 포유류 동물들도 인간처럼 “어흥”, “멍멍”, “히힝” 소리를 낸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인간처럼 언어를 구사하지는 못한다. 인간의 말하는 능력은 바로 뇌의 차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PART 2. 기원>에서는 우리 인간이 말할 수 있도록 진화해온 과정을 이야기한다.
보이스 PART 3. 감정
‘옹알스’라는 개그팀이 있다. 특정한 대사 없이, 신기한 묘기와 재미난 동작으로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팀이다. 그들이 아기처럼 내뱉는 불특정한 소리를 듣고, 우리는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과 소리 높낮이와 빠르기로 그들이 기쁜지, 슬픈지, 놀랐는지, 화가 났는지, 그들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
언어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원시인들도 이런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상호 간에 소통을 이어갔을 것이다. 반대로 오늘날에는 인공지능 AI가 언어를 구사하는 건 일도 아니지만, 말에 감정을 담아내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PART 3. 감정>에서는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는 감정을 다룬다.
보이스 PART 4. 언어
아무리 목소리의 음높이와 성량, 리듬, 속도로 의사를 전달한다고 한들, “나는 어제 네가 한 말 때문에 서운했지만, 이번에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기로 했어.”와 같이 자세한 의사를 전달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 생각과 감정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언어다.
나라마다 혹은 지역마다 그 나름의 언어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그곳만의 문화가 만들어진다. 흔히 전라도 사람은 어떻고, 경상도 사람은 어떻고, 충청도 사람은 어떻고 뭐 이런 식이다. <PART 4. 언어>에서는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어 언어로 의사소통하며 벌어진 일들을 이야기한다.
보이스 PART 5. 섹스와 젠더
개인적으로 가수 임영웅을 참 좋아한다. 남자가 들어도 너무나 감미로운 목소리 때문에 그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 아마 많은 분이 임영웅의 가장 큰 장점으로 단연 목소리를 꼽을 것이다. 임영웅을 비롯하여 잔나비, 성시경, 볼빨간사춘기, 이소라 등 목소리만으로 대중을 매혹하는 가수들이 정말 큰 사랑을 받는다.
이와는 반대로 목소리가 머슴아 같다느니, 계집애 같다느니, 게이 같다느니, 레즈비언 같다느니, 목소리 하나 놓고 자행되는 폭력적인 언어도 물론 존재한다. 또한,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는 평소에 내지 않는 목소리가 내 목에서 나오기도 한다. <PART 5. 섹스와 젠더>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보이스 PART 6. 사회에서의 목소리
영화에서 배우가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억양과 말투를 바꾼다. 건달 말투가 있고, 아나운서 말투가 있고, 상류층 말투가 있다. 검사 말투 다르고, 경찰 말투 다르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사회에 존재하는 역할마다 이러한 억양과 말투를 가질 거라는 선입견이 있다.
오죽했으면 올리브영 알바, CGV 알바, ABC 마트 알바, 롯데리아 알바 성대모사까지 존재하겠는가. 우리는 이처럼 목소리만으로도 서로를 구분 짓고, 때로는 동질감을 느낀다. <PART 6. 사회에서의 목소리>에서는 계급, 인종, 교육, 정치, 성, 성 정체성 등 목소리만으로 결정되는 요소들을 다룬다.
보이스 PART 7. 리더십과 설득의 목소리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겠습니다!” 시위할 때도 마찬가지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주먹을 불끈 쥐고 한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소리 높여 외친다. 이처럼 사회에서는 목소리란 의견, 입장, 생각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럼 이제는 과연 누가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우리 목소리를 대변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목소리를 이용해 사람을 설득하는 웅변술과 수사학의 향연이 바로 연설이다. <PART 7. 리더십과 설득의 목소리>에서는 링컨, 처칠, 루스벨트, 히틀러, 트럼프 등 여러 연사의 연설을 통해 목소리가 갖는 힘을 보여준다.
보이스 PART 8. 백조의 노래
목소리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멋진 일은 바로 노래 부르기가 아닐까. 코로나19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입을 가린 채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도 가수들의 입은 가리지 않았다. 그들의 노래가 있었기에 우리가 위안을 얻고 힘을 내어 이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지고 있는 목소리를 바탕으로 언어 위에 비트와 멜로디를 입혀 부르는 노래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일 것이다. “니가 기쁠 때 내가 슬플 때 누구나 부르는 노래”라는 송대관의 [네 박자] 가사처럼 노래는 늘 우리와 함께 있다. <PART 8. 백조의 노래>에서는 노래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