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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 세금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
오무라 오지로 지음, 김지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9월
평점 :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 국가가 국민의 돈을 걷어간 세금의 역사
정치판을 유심히 보면 자기가 속한 당 출신 대통령을 만들려 하고, 그 당이 집권당이 되어 국회에서 최대한 많은 의원석을 차지하고, 나아가 지방선거까지 대승을 거두려 부단히도 애를 쓴다. 우리가 흔히 정치를 이분법으로 나누어 진보적인 색을 띠는 당과 보수적인 색을 띠는 당으로 구분하는데, 어떤 색을 가진 당이 권력을 쥐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바뀐다.
그들이 그토록 집착하는 권력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세금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놓고 싸우는 것이다. 어떤 색깔을 가진 대통령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어떤 세금은 오르고, 어떤 세금은 내린다. 거기다 걷힌 세금을 가지고 국가 예산을 편성하는데, 어떤 예산은 삭감되고, 어떤 예금은 확 늘어난다. 국가가 어디에 어떻게 돈을 쓰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바뀌기에 우리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세금을 걷는 목적은 딱 하나다. 바로 국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는 국가가 어떤 세금을 만들어냈고, 어떤 근거로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걷어갔는지를 이야기한 책이다. 저자는 부자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면세 혜택을 제공하여 빈부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는 정말 저자의 말처럼 그러기 위해 노력하였을까?
기원전 509년~기원전 27년 고대 로마시대에만 해도 국가는 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정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 국가는 전쟁에 필요한 군비를 조달해야 했고, 시민의 보유한 재산에 '전쟁세'를 부과했다. 특히 호화스러운 사치품에는 더 높은 세율을 붙였기에 부유층에게는 세금 부담이 커지는 합리적인 제도였다. 그러나 잇따른 승리로 전쟁 비용이 필요하지 않게 된 로마는 전쟁세를 폐지하였고, 이는 곧 로마 공화정이 무너지는 발판이 되었다.
반면 훗날 중세 유럽 국가 귀족들은 세금이 면제였으며, 귀족들의 힘이 강한 나머지 전시에 특별세금을 부과하려 해도 귀족의 반발이 너무 심했다. 결국 프랑스 왕실은 재정난 극복을 위해 프랑스 농민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다. 그 결과 귀족과 서민의 빈부 격차는 더 벌어졌고, 이내 평민들이 봉기하여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국가는 세금을 걷지 않아도 문제고, 걷어도 누구에게 얼마큼 걷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결정된다.
대선 토론 때마다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데 단골로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후보님께서는 이러 이러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하셨는데, 도대체 어디서 그 재원을 마련하실 거냐는 질문이다. 그럼 대체로 A 예산에서 얼마를 아끼고, B 예산에서 얼마를 확보하여, 문제없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한다. 그 누구도 어떤 세금을 추가로 만들어 국민의 돈을 더 걷겠다는 말을 쉽사리 하지 못한다. 그만큼 새로운 세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무척 민감한 문제다.
그렇지만 과거에는 국가가 자기들 마음대로 세금을 만들어 국민의 돈을 걷어가 국가 재원을 확보했다.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에서는 기막히고 황당하고 괴상한 세금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국가가 거래나 권력을 독점하여 부과하는 소금세, 신문세, 통행세, 설탕세 등이 있고, 정말 막무가내로 부과하는 수염세, 월병세, 창문세, 입욕세, 사치세, 교통체증세, 감자칩세 등이 있다. 쉽게 말해 가진 거 있으면 세금 내고, 하고 싶으면 세금 내고, 잘못했으면 세금 내라는 식이다.
과거에 누군가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관해서 그렇게 세금을 걷어 도로 나눠줄 거면 차라리 안 걷는 게 좋다는 말을 해서 국민 모두를 어처구니없게 만든 적이 있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게 더 놀라운 일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국민에게는 납세의 의무가 있지만, 내가 낸 세금이 내 삶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혜택으로 돌아오는지 쉽사리 느끼지 못한다.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의 저자는 국민이 세금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처럼 정치가나 관료에게만 맡겨두면 국가는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 모두 세금 정책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 열심히 세금을 낸 만큼 우리 삶이 윤택해지고, 나라의 발전에도 기여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