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파괴의 역사 -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김병민 지음 / 포르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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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지구 환경도서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지구 파괴의 역사 청소년과학도서

 

RIP(Rest in peace) 지구(地球)

 

일본 도쿄전력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던 날, 자우림의 김윤아는 개인 SNS 계정에 "RIP(Rest in peace) 지구(地球)"라는 문구가 새겨진 이미지를 올렸다. 그러자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전여옥 전 의원이 맹비난을 하였다. 김기현 당대표는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라고 발언하였고,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연예인이 무슨 벼슬'이라며 공적인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고, 전여옥 전 의원은 김윤아가 일본 음식을 먹는 방송을 올리며, '2의 청산규리가 롤모델'이냐며 그를 조롱하고 비난했다.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장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김윤아의 발언을 놓고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경우 공개적 표현에는 신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구에 살고 있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지구를 걱정하고, 굳이 비난하자면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결정한 일본 정부를 비난하는 것인데, 그들은 도대체 왜 그토록 화가 났을까. 과연 그들이 생각하는 공인은 무엇이며, 그들이 바라보는 연예인은 어떤 모습일까. 과연 그들이 외치는 자유란 과연 무엇인가. 자기와 다른 생각은 말살시키려는 태도를 보며, 그들이 진정 국민을 대변하는 이들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어쩌면 그들 덕분에 2007년 성시경의 발언이 다시 재조명 받고 있다.

 

세금을 내보니까 별로 잘하는 것 같지 않으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제일 큰 불만은 정치인이 공인이거든요. 정치인이 제가 생각할 때는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잖아요. 연예인은 광대지. 저희는 저희 감성대로 막 슬프다고 곡을 쓰면 사랑 안 해주면 끝이고, 사랑해 주면 좋고. 그런 사람들인데 연예인한테 가장 공인의 잣대를 들이대고, 정치인은 너무 연예인 같은 게 우리나라 같애요. 저는. 정치인은 막 번복 하잖아요. 이 말도 해보고, 사람들은 또 까먹고 용서해 주고 또 뽑고. 연예인들은 말 똑바로 하고 뭐 그래야 되고 뭐 너무 많이 미워하는 거 같은 거 있잖아요. 되려 이 미워할 힘은 사실은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들 공인들에게 써도 아깝지 않을 미움인데. 쫘악 이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얘기를 들었을 때, 연예인들만 미움을 받을까? 혹시 그게 조종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예인들이 미움을 받게. 이런 고민을 한다는 거죠.

지금도 화제가 되는 성시경 레전드 발언중에서

 

 

과학은 믿는 게 아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해 정치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정말 재밌다.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문과 출신들이 "어떻게 과학을 믿지 않느냐!"라며 열을 올린다. 이과 출신인 내가 듣기에는 굉장히 이상한 말이다. 과학은 절대적인 진리의 학문이 아니다. 과학은 관찰과 탐구의 학문이다. 그래서 계속 잘못된 오류를 바로잡고, 새로운 이론이 나오고, 진보된 기술을 계발한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하고, 연구하는 학문이지 "내가 한 연구가 진리야! 내 말을 믿어!" 이렇게 말하는 학문이 아니란 말이다. (그렇게 과학을 좋아하면서 R&D 예산을 줄이는 거 보면, 참으로 이해가 안 간다.)

 

늘 과학적인 관점에서 오염수 방출을 논의하려 든다. 하지만 과학적이란 말은 논점을 흐리게 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과학적이란 의미는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객관적 데이터는 없다. 이론과 예측, 그리고 일본 정부의 주장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문제는 과학적이냐 아니냐가 아니고, 일본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지를 질문하는 것이 먼저다. 그 배경에 과학적 증거가 필요할 뿐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생명이 살고 있는 곳에, 그리고 전 지구가 연결된 바다에 방사성 오염수를 왜 버려야 하는가다.

김병민의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지구 파괴의 역사- 83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지구 파괴의 역사

 

생각해 보면 후쿠시마 원전 그 자체도 과학이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의 원인이 된 지진과 해일도 과학이고, 오염수에서 나오는 방사성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도 과학이다. 인간이 필요해서 원전을 만들고, 그 원전 사고로 인해 인간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구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원전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든 모든 구조물과 물건들, 그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들이 지구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병민 교수님이 쓴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지구 파괴의 역사는 인류가 오직 발전과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끝없이 지구를 파괴해온 끔찍하고 부끄러운 역사를 이야기한 책이다. 인류 발전과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과학자가 쓴 책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저자는 자연이 그저 정복의 대상이 되었고, 그에 도전하는 것이 인류의 목적이 되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지구가 파괴되든 말든

 

201761,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드럼프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였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전 지구적 합의안이었다.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을 2이하로 억제하자는 게 목표였는데, 도널드 드럼프는 기후 변화가 좌파들이 지어낸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America First"라며 미국 우선주의를 외쳤던 그에게 미국은 그저 국가가 아닌 기업이고, 통치자가 아닌 기업가의 오너였다고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지구 파괴의 역사는 말한다. 그러니 오직 이익을 위해서라면 지구가 파괴되든 말든, 계속 뿌연 연기를 뿜으며 공장을 돌리고, 자연을 파괴해가면서 물건을 생산해 내야 한다는 욕심에서 나온 어리석은 결정이다.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가정이 있다. 사람들은 아직 출현하지 않은 미래 세대나 아주 멀리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희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류는 이미 자본과 경제 논리 위에 놓인 영악한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당장 닥치는 위험이 없다면, 이미 그 거대한 구조 속에 속해 있으면서 아직 움직이지 않는 자신을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병민의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지구 파괴의 역사- 36

 

 

세상의 끝

 

짬뽕 한 그릇의 국물을 깨끗한 물로 정화하기 위해서는 욕조 4개 분량의 물이 필요하고, 우유를 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욕조 20개 분량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만큼 오염되고, 파손되고, 사라진 것들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돈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인류가 오직 발전을 위해 파괴한 지구는 지금 당장의 수익으로 돌아올지는 몰라도, 먼 미래의 우리 후손들에게는 엄청난 빚을 떠넘기는 셈이다.

 

올해 단풍은 조금 늦어질 전망이란다.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져야 단풍이 시작되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후변화는 엄연히 진행 중이고,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파괴의 역사 중심에 바로 우리 인간이 있다. 정말 "RIP 지구"가 되기 전에 지구 파괴의 중심에 있는 아니 지구를 파괴하는 유일한 종족인 우리 인류가 더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

 

어떻게든 잘 될거라고 믿지만, 이건 낙관으로 포장된 소망일 뿐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생각하지 않게 된다.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거꾸로 뒤집힐지도 모르는데도 말이다.

김병민의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지구 파괴의 역사-84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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