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열린책들 세계문학 176
조지 버나드 쇼 지음, 김소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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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 의 희곡을 처음 읽었다. 그에 대해서 아는 거라고는 그 유명한 묘비명 뿐이었는데, 소설보다는 희곡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고 1925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평생 60여편의 희곡을 발효할 정도로 희곡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나는 그저 이름만 알고 있었던 것.

아! 그리고 정말 새로 안 사실은 이 희곡이 오드리 헵번 주연 뮤지컬 영화 <My Fair Lady>(1964)의 원작이라는 것이다. 


"천박한 영어를 하는 저 아이를 보십시오. 저 영어는 죽는 날까지 저 아이를 빈민굴에 처박혀 있게 할 겁니다. 자, 선생, 저는 석 달 안에 저 아이가 대사의 가든파티에서 공작 부인 행세를 하게 할 수 있어요. 저 애가 보다 수준 있는 영어를 요구하는 귀부인의 하녀나 가게 점원 자리를 얻게 할 수도 있습니다." (p.36)


<피그말리온>은 사람의 말소리만 듣고도 어디 출신인지 귀신같이 맞추는 음성학자, 헨리 히긴스가 길거리 하층민 소녀를 교육시켜 기품있는 숙녀로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길거리에서 꽃을 팔아 하루하루 살아가는 소녀 일라이자 둘리틀은 꽃집에서 일하고 싶지만 자신의 천박한 영어로는 그 일을 할 수 없기에 길에서 우연히 알게 된 히긴스를 찾아와 품위있는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한다. 


영국 영어는 상류층이 쓰는 Queen's English 와 런던 이스트엔드 하층노동자가 쓰는 Cockney 로 나뉘어 진다고 하는데, 일라이자는 당연히 코크니를 사용, 다음 일라이자의 대사를 보면 왜 그녀가 꽃집에서 일할 수 없는지 알 수 있다. 


"Ow, eez yeooa san, is e? Wal, fewd dan y'de-ooty bawmz a mather must, eed now bettern to spawl a pore gel's flahrzn than ran awy atbaht pyin. Will ye-oo py me f'them?" 


아, 저 사람이 아줌니 아들이에유? 글씨, 아줌니가 에미 노릇을 지대로 했더라면, 저 인간이 불쌍한 여자애의 꽃을 다 망쳐 놓고 돈도 안 주고 도망치지는 않았겄지유. 물어 줄 거지유?(p.23)


생각보다 너무 심한 사투리아닌가...저 중에 아는 단어가 몇 개 보이지도 않고 런던에 살지 않는 사람은 영어권이라도 이해하기 힘들 듯 하다. 작가는 이해하기 힘든 그녀의 말을 이런 식으로 계속 쓰는 '필사적인 시도'를 포기하겠다면서 다음 문장부터는 보통 영어로 표기하겠다고 말한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예술가가 자기가 만든 작품과 사랑에 빠진다는 그리스 피그말리온 신화에서 그 제목과 모티프를 가져왔다. 

'노르웨이의 극작가 입센의 영향을 받은 쇼는 <피그말리온>에서 신분, 언어, 교육, 빈곤, 여성 등의 사회 문제를 본격적으로 극화한다.'(p.230 작품해설)


특히 영국의 신분사회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데 일라이자가 사용하는 하류층 영어는 그녀의 신분을 결정짓는 잣대이며, 개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 일라이자는 9년 동안의 의무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어구사 능력과 발음이 엉망인데, 이는 영국 공교육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으로 버나드 쇼는 이런 영국 교육을 비판하고 있다. 


또한 중산층 위주의 비합리적인 사회보장으로 일라이자와 그녀의 아버지는 극한의 빈곤 상태에서 생활한다. 난방도 안되는 집에서 추위를 막기 위해 밖에서 입던 옷을 그대로 입은 채로 누더기 천이 겹겹이 덮힌 침대에서 잠을 잔다. 평생 목욕을 해 본 적이 없다며 욕조에 들어가 몸을 씻으면 죽는다고 생각할 정도이니 매일 씻는 나로서는 상상하기가 괴롭다. 이렇게 열악한 생활 환경 속에서 엉터리 의무교육을 마치고 생계를 위해 길거리로 나와 꽃을 팔며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그녀에게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은 어느새 삶의 당연한 일부분이 된다. 


괴팍한 음성학자 히긴스와 예의바른 신사 피커링 대령의 내기로 시작된 '하층민 소녀 숙녀만들기 프로젝트'는 이런 일라이자를 변신시키는데 성공, 이런 상황 설정은 낭만적이며 재미있다. 

길거리 소녀가 아닌 꽃집 점원으로서의 자신을 꿈꾸며 히긴스의 지도를 받아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며 숙녀로 변신한 일라이자...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되어 행복해야 하지만 곧 자신의 처지를 알게된다. 

"난 무엇에 어울리는 사람이죠?" (p.149) 라고 물으며, 자신이 피나는 노력을 해서 얻게된 '숙녀의 언어와 몸가짐으로는 영국 사회에서 적극적인 경제 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것'(p.233 작품해설)과 차라리 거지같은 차림으로 길에서 꽃을 팔 때가 더 자유롭고 독립적이었음을 깨닫고 분노한다.


"나는 꽃을 팔았지 나를 팔지는 않았어요. 당신이 나를 숙녀로 만들어 버려서 나는 이제 어떤 것을 팔아도 어울리지 않아요. 나를 발견했던 그곳에 그대로 놔두지 그랬어요."(p.151)


"아! 꽃이나 팔던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당신하고 아버지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독립해야만 했는데! 왜 내게서 독립을 빼앗아 갔어요? 나는 뭘 위해서 그걸 포기한 거죠? 이제 좋은 옷이 아무리 많아도 노예와 마찬가지예요." (p.193)


이런 그녀에게 히긴스는 지극히 상류층 남자가 할 수 있는 말을 한다. 자기는 일라이자가 원하면 돈을 주고 양녀로 삼을 수도 있으며 아니면 피커링 대령과 결혼을 할 수도 있지 않냐며, 일라이자가 무엇때문에 걱정하고 고민하는지 그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일라이자는 돈을 원하는 것도 결혼 상대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녀는 자신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는 그 '약간의 친절'을 원했을 뿐인데, 히긴스는 그 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일라이자는 히긴스의 가르침은 '멋지게 춤추는' 기술을 가르쳐 준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녀를 진정한 숙녀로 바로 서게 해 준건 피커링 대령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였다고 고백한다.


"제게 진정한 교육을 시작한 게 뭔지 아세요? (...) 제가 윔폴 거리에 처음 온 날 저를 둘리틀 양이라고 불러 주신 거요. 그게 제게는 자기 존중의 시작이었어요. (...) 진실로 숙녀와 꽃 파는 소녀의 차이는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대접을 받느냐에 달렸죠." (p.180,181)


'어떻게 대접을 받느냐' 이 차이가 자신을 변화시켰다는 일라이자의 고백은 인간 관계에서 예의의 중요성과 그런 예절도 배우고 몸으로 익혀서 습관으로 만들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뮤지컬, 영화로도 만들어져 대중의 사랑을 받은 이 극은 일라이자라는 한 하층민 소녀를 통하여 신분차별과 성차별, 빈부 격차등, 영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여러 사회문제들을 풍자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시대의 '변화와 발전을 꿈꾼' 작가의 의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일라이자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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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4-30 1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좀 엄한 이야기지만...

제가 어울리지도 않게스리 작은
대리석 조각상을 하나 개지구
있답니다. 오래 전에 친구가 생일날
선물로 사준 거였는데, 바로 피그말
리온과 갈라테아가 키쓰하는 장면
이지요...

리뷰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퍼뜩
생각이 나서 몇 줄 적어 보았습니다.

coolcat329 2021-04-30 11:57   좋아요 3 | URL
어머 조각상 저도 갖고 싶네요. 😍볼 때마다 제 안의 낭만성이 살아날거 같아요.

새파랑 2021-04-30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보니 재미있을거 같아요~오랜만 희곡 도전~5월에 읽어야겠네요~!!

coolcat329 2021-04-30 12:00   좋아요 2 | URL
네~저는 읽은 희곡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 그래도 읽을 때마다 재밌고 여운이 오래 남네요~~4월도 다가고 5월 새파랑님의 활약 기대할게요~

미미 2021-04-30 1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화 너무 재밌게 봤음요~♡ 책도 이뻐?서 사두었는데 쿨캣님 리뷰보니 노벨 문학상도 탔네요!!

coolcat329 2021-04-30 13:07   좋아요 3 | URL
저도 유툽에서 오드리 영화 조금 봤는데 웃기더라구요. 초반 우악스럽게 말하는 오드리 연기가 넘 웃겼어요.

Falstaff 2021-04-30 1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라이자.... 세상을 정복한 위대한 충청도 사투리여!!! ㅋㅋㅋㅋ

coolcat329 2021-04-30 13:08   좋아요 2 | URL
아는 충청도 분이 왜 소설 속 사투리는 다 충청도냐고 가끔 기분나쁘다고 했어요. ㅋㅋㅋㅋㅋ

scott 2021-04-30 15: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채털린 부인의 사랑에도 충청도 사투리로 번역 되었는데 ㅎㅎ
피그말리온에서도 영쿡식 Cockney 번역체로 ㅎㅎ

실제로 런던 웨스트엔드 연극중 가장 먼저 매진 되는 뮤지컬이
‘마이 페어 레이디‘
그런데 현재 영국에서 Cockney말투 그중 억양을 구사하면(도시노동계층)
100퍼센트 런던 토박이라고 합니다. ^.^

coolcat329 2021-04-30 16:13   좋아요 3 | URL
아 그렇군요 ~~그래도 일라이자처럼 심하진 않고 많이 희석됐겠죠?
 
슬픈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9
모니카 마론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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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마론(1941~)이라는 작가를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났다. 

그녀의 삶은 독일 역사의 분단, 통일과 그 흐름을 같이 한다. 1941년 베를린 출생, 분단 후 서베를린에 살다가 양아버지를 따라 1951년 동베를린으로 이주, 동독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교육을 받고 대학에서 연극학과 예술사를 전공했다. 졸업 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1976년 전업 작가가 된 후 1981년 첫 소설 <분진>을 발표한다. 그녀는 작품 속에서 동독과 서독의 분단 상황, 특히 동독 사회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주로 썼고, 1988년 임시비자를 받아 서독 함부르크로 이주해 통일이 될 때까지 머물다가 현재는 베를린에서 살고 있다. 


1996년 발표한 <슬픈 짐승>은 '모니카 마론의 작품 세계에서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소설'(p.198 작품해설)로 통일 직후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과거 자신의 사랑을 회상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동독 베를린 자연사 박물관의 고생물학자인 '나'는 어느 날 길을 걷다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고 발작을 하다 실신하게 된다.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 발작을 겪고 나서 그녀는 생물학자로서 믿었던 진화론에도 의심을 품게 되고 심적으로 불안감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죽을 수도 있었던 내가 삶에서 '놓쳤던 것이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다가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p.20)는 결론을 내리게된다.


그리고 1년 후, 그 사이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나'는 서독 출신의 프란츠를 만난다. 

박물관 내 거대한 브라키오사우루스 모형이 내려다보는 그 자리에서 "아름다운 동물이군요." 라는 말과 함께 다가온 프란츠.


결혼해서 남편과 딸 하나를 두고 '평균적인 삶'을 살고 있던 그녀의 삶은 그 날 이후로 모든 것이 변한다. 남편과 딸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인생에서 사라지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도 프란츠와 만나기 위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녀의 삶은 오직 프란츠로만 가득차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하느님이라는 이름을 생각하듯 나는 혼자서 계속 프란츠라는 이름을 생각했다. 행복과 불행, 구원을 위해서 내가 가진 것은 오직 이 한 단어, 프란츠뿐이었다. 오늘까지도 내내 그러했다. (p.123)


 

프란츠는 유부남이다. '나'를 찾아왔다가 밤 12시 반이 되면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프란츠의 아내에게 심한 질투심을 느끼고 프란츠가 아내와 여행을 떠나는 날 공항에서 훔쳐보며 그들의 관계는 잘못됐고 베를린 장벽이 없었다면 '절대로 그녀는 그를 차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여행을 떠난 후 '나'는 그의 여행 동선을 상상하고 그들이 머무는 호텔방, 그들의 육체관계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극도로 불안해한다. 프란츠가 떠나고 홀로 남은 그녀는 '지독한 고독의 감정'을 느끼며 그가 머물만한 호텔들 여기 저기로 전화를 거는데, 그야말로 사랑에 집착하는 한 여자의 처절한 모습이다. 


프란츠를 만나기 전, 사회주의 체제의 동독에서 살았을 때 '나'는 고생물학자로서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플리니 무디의 정원'에 가서 시조새의 발자국을 보길 간절히 원했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를 얻었지만 그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곳에 가는 것을 미룬다. 장벽 안에 갇혀 있었을 때는 플리니 무디의 정원은 오직 꿈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동경의 장소였지만 이제 그곳은 누구나 갈 수 있는 현실의 장소가 된 것이다. 이제 '나'에게는 오직 프란츠의 사랑만이 있을 뿐이다. 


<슬픈 짐승>은 사랑에 관한, 그것도 한 여자의 처절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나'의 회상 속에는 사랑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독일의 분단과 통일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삶도 있다. 

베를린 장벽이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고 통일을 맞이한 세상은 개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통일이 되고 정치적 야망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배신하는 사람, 분단으로 헤어졌던 옛사랑이 다시 돌아오자 24년을 함께 산 아내를 떠나는 남편, 분단 시절 서독으로의 탈출을 도와준 여자와 결혼한 남자는 통일이 되자 사랑없는 결혼을 청산하고 자유를 찾는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은 권태기에 서로 대화도 없던 부부들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서로를 '감사 가득한 결탁'이 가득한 시선으로 쳐다보게 됐다는 점이다. '이혼 소송 중 다수가 취소'되고 사람들은 '자신의 것이라고 지칭했던 것을 단단히 움켜'쥔다. 이 갑작스럽게 다가온 낯선 세계는 보기만 해도 권태감이 밀려오는 남편, 아내의 얼굴을 친숙하게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이 소설은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기는 하나 동서독의 통일과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 가운데 드러나는 사회적인 혼란과 개인의 불안을 함께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나'가 보여주는 처절하고 광적인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낯선 세계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한 사람의 그동안의 억눌린 몸부림이 아닌가 싶다. 

사랑을 통해 자신을 구원하려고 했던 여자, 그러나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마저도 파괴해야 했던 여자... 


'그대를 차지하거나 아니면 죽는 것'을 끊임없이 생각하는 그녀는...슬픈 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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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25 17: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All or Nothing 이네요 ㅎㅎ 체제의 혼란과 이에 따른 사랑이야기라니 관심이 가네요. 슬픈짐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 ^^

coolcat329 2021-04-25 17:46   좋아요 4 | URL
네~~사랑이아기를 통일 독일을 배경으로 보여준 점이 이책의 특별함인거 같아요.이 책 두껍지 않은데 천천히 읽게 되는 책이었어요. 문장을 자꾸 곱씹게되고 그래야 이해가 되는거같고...ㅎ
짐승은...책속에 화자가 이런말을 해요. 짐승은 지옥에 안간다고...

얄라알라북사랑 2021-04-28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녀는...슬픈 짐승이다.

coolcat님 댓글을 읽고 나니, 아하 ‘ ‘ 작은 따옴표.
소설 속에서 ‘짐승‘ 단어가 자주 나오나봅니다.

저는 늘 소설 읽기에 야박해서 이렇게 소개해주시는 글들로 훌륭한 나침반 삼습니다.

coolcat329 2021-04-28 17:37   좋아요 1 | URL
‘짐승‘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진 않아요.☺
사랑, 특히 문명에 의해 ‘아직 교화되지 않은‘ 청춘의 사랑, 그 사랑을 중년의 나이에 하게된 한 여자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라고 하고 싶네요. 그래서 짐승이라는 이미지와도 통하는게 있어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경멸 알베르토 모라비아 Alberto Moravia 시리즈 1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본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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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멸>은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작품으로 1963년 장 뤽 고다르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이 '연민'이라는 주제로 인간의 심리를 파헤쳤다면, 이 작품은 '경멸'이라는 감정을 통해 인간 관계에서 오는 소통의 어려움과 그로 인해 무너져 가는 인간 관계를 리카르도와 에밀리아 부부를 통해 보여준다.


리카르도와 에밀리아는 결혼한지 2년이 좀 넘은 부부이다. 결혼 생활 2년 동안 이 부부의 애정은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좋았다. 그러나 결혼 후 2년이 지난 어느 무렵부터 에밀리아의 태도가 이상해진다. 그 시기는 리카르도가 아내를 위해 무리해서 장만한 집 대출금을 갚기 위해 극작가의 꿈을 잠시 접고 시나리오 일을 시작한 시기이다.


리카르도는 자신의 집을 갖고 싶어한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집을 샀고 그 할부금을 갚아 나가기 위해 하기 싫은 시나리오 일을 하게 되었으나,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 정도 희생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새 집으로 이사간지 얼마 안되서 에밀리아는 이유를 대며 따로 자자고 요구하고 시종일관 냉담한 태도로 반응하니 리카르도는 이해할 수가 없다. 리카르도는 에밀리아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확신하며 그녀의 진심을 알기 위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도 알겠지만 난 이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아. 단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고 있는 거야. 대출금을 갚아야 하니까 마지못해 하는 거라고. 하지만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으니, 이 일을 하는 게 모두 소용없게 된 것 같아." (p.85)


그러니까...나는 시나리오 일 정말 하기 싫은데, 돈 갚기 위해 억지로 하고 있다. 근데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내가 왜 이 일을 해야하는가...라는 약간의 협박과 자기연민, 하소연이 섞인, 참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부끄럽고 짜증나는 말인데, 문제는 이런 식의 말을 소설이 끝날 때까지 한다는 것이다. 


근데 에밀리아는 또 어떤가. 사랑이 식은 건 분명한데 "당신을 사랑해. 같은 말 계속하게 하지마. 난 이 집에서 남아서 살 거야." 급기야 '끌어안은 두 팔을 느슨하게 풀며 소곤'거리길, "키스해줘, 응?" (p.92)


리카르도와 에밀리아는 자신들의 속마음을 솔직히 말하지 않는다. 리카르도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헤어지겠다고 생각만 할 뿐 용기가 없어 그 말을 하지 못하고, 에밀리아는 왜 태도가 변했는지 속시원히 그 어떤 말도 해주지 않는다. 

한 명은 내가 너를 위해서 이렇게 나 자신을 희생해가며 돈을 버는데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그러는거니...또 다른 한 명은 난 변한거 없는데 너 혼자 왜 그러니...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멀어지는 두 사람. 너무나 당연한게 리카르도는 입만 벌렸다하면 날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왜 사랑한다고 거짓말을 했냐,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일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반면 에밀리아는 "왜 그런 걸 알고 싶어해?", "왜? 더 이상은 캐지 마. 그게 우리 둘을 위해 좋아."(p.136)라며 피하기만 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읽는 나도 참 답답했다. 


이렇게 출구없는 대화만 주고 받다 서로 감정이 격렬해진 두 사람, 리카르도는 폭력적으로 돌변하고 급기야 리카르도는 에밀리아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듣는다. 


"난 당신을 경멸해. 이게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이야. 이게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 이유야. 난 당신을 경멸해. 당신 몸이 닿을 때마다 언제나 몸서리쳐졌어. 진실을 말했어. 난 당신을 경멸해. 난 당신이 싫어!"(p.146)


아내의 사랑을 다시 얻기 위해 나름 노력했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경멸'이라는 말까지 들은 리카르도. 도대체 무엇이 이 남자의 문제일까...

안스럽다가도 피해의식에 젖어서 꺼떡하면 사랑 타령하면서 내가 왜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냐는 남자, 정말 짜증난다. 게다가 이 남자는 여자가 보내는 신호를 자기 맘대로 해석,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한다. 좋은게 좋은거라는 그런 태도와 자신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바티스타 앞에서 본인은 못 느끼는 그 비굴한 태도가 아내인 에밀리아에게는 모욕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에밀리아도 못마땅하다. 처음엔 오히려 에밀리아가 나쁘다고 생각했다. 누추한 셋방살이 하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묻던 그녀를 위해 리카르도는 무리해서 집을 샀고, 그 돈을 갚기 위해 하기 싫은 일까지 하게 됐으니, 비록 리카르도가 치사하게 당신을 위해 일하는 거라고 생색을 좀 내도 어느 정도는 비위를 맞춰줄 수도 있는 일 아닌가. 또한 노골적으로 들이대는 바티스타 앞에서 아내인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비굴하게 행동한 리카르도가 나라도 싫었겠지만, 그 순간의 그 모욕적인 느낌을 남편에게 솔직하게 말했다면 리카르도가 저렇게 사랑과 자신의 일을 연결지어 찌질하게 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정말 남편의 태도에 정나미가 떨어져 같이 있기 싫으면 헤어지자고 분명히 말하던가...헤어지자고 했다가 갈 곳 없으니 일단은 여기 있겠다는 건 또 뭔가...

  

나는 이렇게 에너지만을 소모하며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이들의 겉도는 대화를 읽으며 정말 답답했고, 속으로 '아휴, 이 바보야! 자존심도 없냐...', '아 쫌! 솔직히 말을 해! 기분나쁘고 실망했던거 다 시원하게 말하라고!'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이런 두 사람이 갈등하는 가운데 리카르도는 새로운 영화 <오디세이>의 시나리오를 맡게 되고 이 부부는 제작자 바티스타, 감독 레인골드와 함께 카프리로 영화 작업을 위해 떠난다. 

이 곳에서 리카르도는 독일 감독 레인골드와 <오디세이>에 대한 의견 차이로 갈등을 빚는다. 영화로 돈을 벌려는 제작자 바티스타는 '스펙터클'한 요소가 강한 모험 영화를 만들기 원하고, 레인골드는 '오디세이에 해석을 달아 다른 이야기를 만들'기를 원한다. 그가 프로이트식으로 해석한 오디세이는 다음과 같다.


"사실 율리시스는 아내 곁으로 돌아가는 걸 두려워한 사나이였어요. 그의 잠재된 의식은 아내 곁으로 돌아가는게 싫어서 앞길에 장애물이 생기길 바랐고, 또 그렇게 된 거죠. 율리시스의 모험 정신은 조금이나마 고향에 늦게 돌아가고 싶은 그의 무의식적 욕망을 의미하는 데 지나지 않아요." (p.186)


"오디세이는 부부 사이의 권태와 인간의 내면을 다룬 이야기에 지나지 않아요. 율리시스는 아내에 대한 싫증을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겨우 극복할 수 있었고, 자기가 아내를 싫어하게 된 원인인 자신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승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겁니다. 바꿔말해 율리시스는 10년간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고 닥치는 대로 모험을 했고, 집에 갈 수 없는 그럴듯한 이유를 찾기바빴던 거예요. (p.187)


레인골드는 <오디세이>가 영웅의 모험담이 아니라 '율리시스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그린 드라마'이고, '모든 모험은 곧 율리시스의 무의식이 원하는 것들을 상징'(p.188)한다고 말한다.


이에 리카르도는 그런 레인골드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오디세이>는 호메로스가 쓴 그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그는 믿는다.


"호메로스가 표현한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지, 숨겨진 다름 의미를 해석하고 분석할 필요는 없죠. (...)그는 눈에 보이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믿었고, 그 작품 안에 표현된 것처럼 정면에서 바로 쳐다본 겁니다. 그러니 우리도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 애쓰기보다 문자 그대로 호메로스가 믿었던 것처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193)


근데 이 리카르도의 말이 참으로 의미심장한 것이 나폴리로 가는 중간 쉬기 위해 멈춘 곳에서 바티스타의 차를 타고 왔던 에밀리아가 남편에게 와서 급히 말한다.


"당신이랑 같이 가고 싶어. 제발 그렇게 해줘." (p.196)


사실 이런 부탁은 소설 초반에도 나오는데 그 때 리카르도는 에밀리아의 부탁을 그냥 흘려들었고 지금 그런 상황이 또 생긴 것이다. 항상 노골적으로 에밀리아에게 추근대는 바티스타는 계속 에밀리아와 함께 가고 싶다고 하는데, 그 때 리카르도의 말이 가관이다.


"저는 아무려나 괜찮습니다. 근데 차를 너무 빨리 몬다고 하네요." (p.197)


리카르도는 위에 오디세이에 대해 말한 것처럼 상대방의 말 속의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는다. 자신이 믿고 생각하는 대로만 받아들이고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은 선한 사람일지라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없고 결국엔 혼자 남게 될 것이다. 


결국 레인골드와도 어떤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 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지만, 사실 그는 레인골드의 해석이 억지가 아닌 심리를 기반으로한 논리적인 해석임을 안다. 그러나 레인골드가 <오디세이>를 설명하면서 적극적이지 않은 율리시스를 페넬로페가 경멸한다고 말했을 때, 리카르도는 에밀리아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경멸하고 있다는 사실이 연상되었고  자신과 에밀리아 사이를 위험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시나리오 작업을 그만두겠다는 리카르도에게 레인골드는 "당신은 자신의 바람대로 되길 바라겠죠.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p.270) 라고 말한다.


리카르도는 자신의 지성을 믿는다. 지성은 그의 자존심이고 '옳다고 생각하는 근거다.' 그렇기에 매 순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내가 갖고 있는 그 경멸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나는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를 위해 맘에도 없는 일을 해야하는지 끊임없이 묻는다.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떳떳하게 말할 용기도 없다. 자신의 아내에게 추근대는 바티스타를 두 눈으로 직접 봤음에도 그 앞에서 엉뚱한 소리를 하는 그를 보면 자신의 지성을 믿고 그것에 의지하는 그라는 존재가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에겐 지성만이 있을 뿐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려야 한다는 생각은 못한다. 


나는 지금껏 꿈에 기대어 살려고 애썼다. (...) 이런 이상을 추구하는 생활을 통해 에밀리아가 나의 인간됨을 믿게 하고, 그녀의 사랑과 존경을 되찾을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상을 추구해야 할까? 예전보다 더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나의 순수성을 밝히는 방법밖에는 도리가 없다. (p.300)


카프리 섬을 떠나기 전 리카르도의 생각이다. 자신이 생각한 율리시스의 모습, '고상하고 진실한 동시에 가장 시적이고 멋진 모습'(p.299)을 자신에게 투영하고 있다. 그가 그리는 이상적인 인간이 과연 가정과 이 혼탁한 사회와 세상에서 버텨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중 밖에서 바티스타와 에밀리아의 인기척이 들리자 그가 취한 행동은 나의 이런 생각에 대한 답으로 다가왔다. '한 알만 먹어도 효과가 빠른 수면제'를 두 알 먹고 잠들기.

더 이상 바티스타와 에밀리아의 목소리가 안 들리도록...


역자는 '소설에서는 무엇을 해결하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단지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하는 것을 보여준 작품' (p.400 작품해설) 이라고 말한다. 

소설 속 리카르도의 생각대로 인간은 '생활이 다르고, 인간에 대한 이상이 다르기 때문'에 살면서 갈등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고매한 이상은 잠시 접어두고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자세와 양보, 이해, 존중...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다.


<경멸>은 인간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자기 입장만을 생각할 때 인간이 겪는 고립감과 외로움을보여줌과 동시에 그 결과는 얼마나 고통스러울 수 있는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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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20 11: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믿고 보는 쿨캣님 리뷰~! 이 책도 읽고 싶었는데, 리뷰보니까 더 읽고싶어지네요. 리뷰를 보니 외로운 감정이 느껴진다는~
‘초조한 마음‘과 비교하시니 더욱 더 이해가 되네요^^

coolcat329 2021-04-20 11:55   좋아요 5 | URL
저는 새파랑님처럼 집중해서 빨리 읽고 싶은데 ㅠ 부러워요. 늘 응원의 글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책 참 재밌어요. 조만간 읽으시겠지만요~~😉

미미 2021-04-20 1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후반 <오디세이>가 저에겐 엄청난 반전이었어요! 사실 에밀리아가
바티스타 차에 타고 가라는 남편의 사소한 태도로 많은 것을 파악했다고 생각해요. 이 소설은 독서토론 같은 조건이 주어진다면 논쟁이 좀 벌어질것 같은 흥미로운 주제를 담고 있네요.
아내는 물론 스스로에 대해 모르는 남자와 그 남자에 대해 잘 아는 여자의 이야기.영화는 상징들로 가득합니다.😆

레삭매냐 2021-04-20 13:07   좋아요 3 | URL
미미님의 의견에 격렬하게 동의하는
바입니다.

독서모임의 먹잇감으로 아주 좋은
듯 합니다...

미미 2021-04-20 13:14   좋아요 2 | URL
나중에 또 읽을 꺼예요!ㅋㅋㅋㅋ

coolcat329 2021-04-20 14:07   좋아요 1 | URL
이 소설의 또 한 축을 이루는 오디세이 이야기 저도 참 흥미로웠습니다. 세 사람의 각기 다른 해석, 특히 리카르도의 현실과 묘하게 겹치는 레인골드의 이야기가 재밌죠~^^
네~이 소설은 토론에서 아주 그 빛을 발할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1-04-20 13: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미지게 읽었던 소설입니다.

그리고 나선 모라비아 작가의 책들
을 섭렵해 보겠노라고 일단 책들은
사두었는데 <권태>에서 막혔네요.

당장 읽을 책들이 좀 정리가 되면
다시 도전하는 것으로.

coolcat329 2021-04-20 14:09   좋아요 3 | URL
예전에 사두고 놔둔 책이었는데 레삭매냐님 글 읽고 이번에 읽었습니다. 근데 <권태>가 재미없나요? ㅎ 이 책 사려고 보니 표지가 좀 야해서 혹시 새로 나오면 사려고 기다리고 있거든요.

얄라알라북사랑 2021-04-23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으. 146쪽 인용문은 다시 읽기 무서워질만큼 강렬하네요^^;

페크(pek0501) 2021-04-23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건가요? 난 당신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했어, 라고 말하지 말고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에 싫은 일도 할 수 있는 거야. 당신은 내게 그런 소중한 존재야, 라고.
하기 싫은 일을 참고 하고 있음을 똑같이 전달하지만 메시지는 다르죠.
흥미로운 작품 같네요... 잘 읽고 갑니다. ^^

coolcat329 2021-04-25 22:43   좋아요 0 | URL
네 상대방보다는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니 이런 소통불능이 오는거 같아요. 저도 페크님처럼 가슴에 와닿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판사와 형리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3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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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은 나의 십대를 생각할 때 첫 번째로 생각나는 물건이다. 내 삶이 너무 단조롭고 무료했던지 나는 추리소설을 읽으며 세상에 대한 어떤 자극과 희열을 느꼈던거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100원, 500원 씩 모아 사들인 추리소설이 얼마나 많았던지 매일 먼지 털고 없어진 책 없나 체크하며 애지중지 아꼈는데, 정신 못차리고 붕 떠서 살던 어느 날 그냥 싹 다 갖다 버렸다. 

해문출판사에서 나온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80권, 모리스 르블랑, 코넌 도일, 엘러리 퀸의 거의 모든 책들, 해문출판사 어린이 용 추리소설 세트 등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80~90년대 스타일의 1500원짜리 책들...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이 수백 권의 책들을 나의 아이에게 물려주지 못한게 두고두고 한이 된다. 사실 그 책들을 읽었기에 그래도 늦게나마 지금 책을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의미있는 물건인지 모른다. (아,눈물...)

지금은 잘 읽지 않지만 새로 나온 추리,스릴러 소설을 보면 알 수 없는 애정과 설레임을 느끼는건 그 꿈많고 모험을 꿈꾸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근데 세계문학전집에 추리소설이 있음을 작년 초 폴스타프님 리뷰를 읽고 알게 되었다. 바로 희곡 극작가로 유명한 뒤렌마트의 <판사와 형리>이다. 


'뒤렌마트의 소설들은 추리, 또는 탐정소설이라는 전통적 카테고리를 이어받되 그 전형적 도식에 반기를 든 내용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작품이 나오고 10여 년이 지난 뒤부터 문예비평 측에서 각광'(p.296 작품해설)을 받았다고 한다.

이 소설들은 뒤렌마트가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절 '밥벌이'를 위해 썼다고 알려져 있는데, 다행히도 큰 인기를 얻어 경제난도 해결해 주었고, 특히 <판사와 형리>같은 경우는 60년 초까지 100만 부를 돌파, '교과서에 채택되는 영광을 얻었다'고 한다. 


<판사와 형리>는 두 편의 중편을 담고 있다. 두 작품의 주인공은 콘스탄티노플, 독일에서 '명수사관으로 두각'을 나타내다 1933년 고향 베른으로 돌아온 베르라하 경감이다. 


<판사와 형리>는 1948년 11월 3일, 순찰하던 경찰이 길가에 세워둔 차 안에서 살해당해 죽어있는 슈미트라는 경찰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이 사건은 베르라하에게 위임되고 그는 찬츠라는 형사와 함께 이 사건을 맡게 된다. 단서는 슈미트의 시신이 발견된 범행현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총탄과 슈미트의 포켓 달력에 적혀있던 'G'라는 메모이다. 

근데 이 베르라하 경감은 신통방통하게도 이런 모든 단서가 나오기 전에 상관 루츠 박사의 "누군가 혐의가 느껴지는 대상이 있소?"라는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 


"네, 용의자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루츠 박사님."(p.17) 


범행 현장에도 안 가보고 이게 무슨 말인가! 용의자로 염두해 둔 사람이 있다니...

어쨌든 '베르라하가 염두해 둔 용의자는 누구일까?', '어떤 기막힌 추리와 반전이 나올까?' 기대하며 읽는 가운데, 그들은 수사를 진행한다. 

우선 죽은 슈미트 형사가 매주 만나러 갔던 이 'G'라는 인물은 누구인가. 적극적인 찬츠 형사는 이 인물이 가스트만이라는 인물임을 알아낸다. 또한 슈미트는 다른 인물로 위장하여 가스트만의 집을 드나들며 수사하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그럼 가스트만이 슈미트의 정체를 알아내고 죽였다? 


사실 베르라하는 과거 40년도 지난 젊은 시절, 콘스탄티노플에 있을 때 가스트만과 알던 사이였다. 보스포루스 해협에 있는 허름한 술집에서 처음 만나 서로에게 이끌려 뜨거운 대화를 나누던 그날을 두 사람은 잊을 수 없다. 그들이 나누던 주제는 '우연'으로 베르라하는 세상을 지배하는 '우연'의 법칙때문에 완전범죄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가스트만은 바로 그 우연이 가져다주는 '인간관계의 뒤얽힌 상태' 때문에 완전범죄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다 결국 두 사람은 내기를 하게 되고 며칠 후 가스트만은 범죄를 저질러 자신의 범죄를 베르라하가 '입증하지 못하게 하리라'던 그 계획을 실행하고 입증한다. 


이 '우연'이라는 키워드는 이 작품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요 전에 읽었던 뒤렌마트 희곡에도 곳곳에 '우연' 박혀있다. 뒤렌마트는 '인간이 계획적으로 행동할수록 우연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정말 딱 들어맞는 말이다. 40년간을 집요하게 가스트만을 계획적으로 추적했으나 결말은 결코 베르라하가 세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혐의>는 <판사와 형리>에서 마지막에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 베르라하가 수술을 마치고 회복하는 중 '라이프' 잡지를 읽다가 우연히 강제수용소에서 마취도 하지 않고 수술을 하는 수용소 의사 '넬레'에 대한 기사를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친구이자 의사인 훙거토벨은 친구가 그 기사를 내밀자 안색이 창백해지고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베르라하는 다음날 묻는다.

베르라하의 집요한 물음에 훙거토벨은 그 의사가 현재 취리히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과거 대학에서 같이 공부했던 엠멘베르거라는 인물인거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훙거토벨은 자신이 아는 그 사람은 전쟁 중 칠레에 있었기에 사진 속의 인물과 같은 사람일 수가 없다고 하고, 경찰 기록에 의하면 사진 속 넬레라는 의사는 45년 함부르크의 한 호텔에서 자살했으니 더 이상 혐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베르라하는 한 번 품은 혐의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병원 침대에 누워 두뇌로만 추리를 해나가던 베르라하는 자신의 생각과 진실이 일치하는지 입증하기 위해 그 의문의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 스스로 입원, 이야기는 위험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뒤렌마트의 세계관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고 추리소설의 형식에 색다른 변화를 준 점은 좋았으나, 솔직히 재미면에서는 조금 기대에 못 미쳤다. 그동안 추리소설을 읽은 경험에 의하면 독일 추리소설이 제일 재미가 없었는데, 이것도 독일문학...ㅎㅎㅎ 

독일은 추리소설도 심각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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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16 2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일이란 나라는 뭔가 진지하고 차가운? 그런 느낌이 듭니다. 문학도 그런거 같고 ㅎㅎ 유머가 별로 없는~ 반면 러시아는 맨날 보드카 먹고 책에도 보드카만 나오고 ㅎㅎ

coolcat329 2021-04-16 23:31   좋아요 2 | URL
네~범죄자들도 철학이 있더라구요.ㅋㅋ
좋은 밤 되세요 ~🌛

레삭매냐 2021-04-17 08: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는 저도 뒤렌마트 작가의
책을 한 번 쯤은 만나 보고 싶다
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coolcat329 2021-04-17 09:26   좋아요 2 | URL
네~저는 이번에 희곡 두 편 읽고 그 중 <노부인의 방문>은 연극하면 꼭 보러가야지 생각했어요. 희곡 읽은건 거의 없지만 참 매력있는 거 같아요.

scott 2021-04-17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뒤렌마트 희곡자중 ‘노부인의 방문‘을 최고작으로 평가 받으며 독일에서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 방영 될 정도에요
연극도 재밌으니 쿨켓님 기회 되신다면 꼭 보세요

coolcat329 2021-04-17 22:55   좋아요 0 | URL
네 그렇잖아도 유툽에서 독일에서 만든 드라마 봤는데 못 알아들어도 웃기고 재밌더라구요. 그거 보니 연극 더 보고 싶어졌어요~~^^

han22598 2021-04-22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붕떠서 살던때 버리신 그 추리소설들.......너무 아깝네요 ㅠㅠ 붕붕 떠나니면 살고 있는 제가 책을 가지고 있지 못해서.. 같이 슬픔. ㅠㅠ

coolcat329 2021-04-22 07:51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좀 잘 버리는 스타일인데..어린 시절 추억을 버린건 참..후회막심입니다.
같이 슬퍼해 주시니 감사합니다~ㅎㅎ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 민음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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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뒤렌마트(1921~1990), 그의 희곡을 처음 읽었다. 스위스 베른 주에서 태어난 뒤렌마트는 '기술문명과 자본이 결탁하여 만들어 내는 세계, 개별자로서 갖는 인간의 존재 가치를 억압하는 사회나 체제'를 비판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작가로서, '투쟁적인 작가, 눈치 보는 일이 없는 작가, 서구에서 가장 혹평을 받는 작가'라는 평판을 얻었다.(p.278작품해설 )


이 책에는 두 편의 희곡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을 담고 있다. 

1955년 발표된 <노부인의 방문>은 3막으로 구성, 귈렌이라는 소도시를 배경으로 인간성이 물질의 욕망 앞에서 어떻게 변해가고 무너져가는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섬뜩하게 보여준다. 


경제적으로 파산해가는 작은 도시 귈렌의 시민들은 억만장자 노부인의 방문을 앞두고 분주하게 환영 준비를 한다. 이 작은 도시를 살릴 유일한 방법은 그녀의 돈밖에 없기에 그녀의 방문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과거 그녀와 연인 관계였던 소상인 '알프레드 일'은 노부인이 많은 돈을 기부하도록 설득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드디어 요란한 치장에 '온갖 기괴함에도 불구하고 드문 우아함을 갖'춘 모습으로 노부인이 등장한다.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그녀를 보고 시민들은 당황하지만 노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1막이 끝날 때 쯤 나는 책을 읽다 벌떡 일어났는데, 그 이유는 직접 읽어보시고 느끼시길 바란다. 단 하나 노부인은 시민들이 바라던 액수보다 훨씬 큰 10억을 기부하겠다고 한 사실! 


<물리학자들>은 2막으로 이루어진 극으로 1962년 발표되었다. 

이 극은 과학발전이 야기하는 인류 멸망의 가능성, 학문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사이에서의 과학자들의 양심, 과학은 국가와 자본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등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엘리트 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세리제 정신병원의 한 살롱에 세 명의 환자가 격리되어 있다. 이들은 한 때 저명한 물리학자였지만 지금은 정신 이상자로서 한 명은 자신을 뉴턴으로 또 한 명은 아인슈타인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솔로몬 왕이 나타나 자신에게 우주의 비밀을 알려준다고 생각하는 '뫼비우스'이다. 이들은 '각자 자신이 만든 상상의 세계 속에 틀어박혀'(p.183)살고 있다. 

이들의 치료는 '인도주의자이자 정신과 의사로서 명성을 얻고' 있는 곱사등이 여의사이자 이 병원의 설립자인 '마틸데 폰 찬트 박사'가 맡고 있다. 


1막은 이 정신 병원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경찰이 수사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아인슈타인이 간호사를 목졸아 살해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3개월 전에는 뉴턴이 간호사를 목졸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런 기이한 상황설정이 처음부터 이 희곡을 흥미롭게 만들고, 이야기는 점점 더 그로테스크하면서 역설적으로 흘러가는데, 그 기이한 긴장감을 여기서 발설하면 안될 듯 하다. 

다만 뒤렌마트가 작품 뒤 부록에서 언급한 것처럼 '역설 속에서 현실이 드러난다'는 사실과 그런 '역설과 마주 선 사람은 현실에 노출'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이 극의 배경이 정신병원인 점은 이런 현실이 품고 있는 위험을 보여주기 위한 중요 장치이며 마지막에 가서 독자는 이 작품이 보여주는 엄청난 역설의 진실에 놀라게 된다. 


역자는 작품해설에서 뒤렌마트가 보여주는 '세계상은 왜곡되어 있고, 두렵게 하고, 놀라게 하며, 거부감을 주고, 모욕을 느끼게 한다'(p.289 작품해설)고 말한다. 그로테스크한 상황을 보며 관객은 그 상황에 이입하기 보다는 거리를 두게되고, 바로 그 거리두기를 통해 관객과 독자는 냉철하게 '현실의 모순을 인식하게'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두 작품 속에서 인간은 거대한 사회 속에서 무력한 존재로 그려진다. 물질적 풍요와 과학 기술의 발전 속에서 개개인의 실존은 보이지 않는다. 개인의 저항은 막강한 권력과 자본 앞에서 너무나 보잘 것 없고 그저 집단 속에서 도구로 살아갈 뿐이다. 뒤렌마트는 이런 인간이 살고 있는 세계의 실상을 특유의 그로테스크하고 역설적인 기법으로 '현실에 대응되는 상징적인 상을 만들어 보임으로써'(p.289 작품해설)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나는 이 작품을 두 번 읽었는데, 두 번째 읽을 때 작가가 곳곳에 깔아 둔 복선들이 잘 보여 더 재미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나도 뒤렌마트는 천재라는 생각이 드는데, 비극인거 같으면서도 희극이고, 희극인거 같으면서도 비극인 이 두 작품을 읽어 본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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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13 00: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희곡은 좀 어렵긴 한데, 두번읽어야 되는 책이라니 일단 담겠습니다 ^^

coolcat329 2021-04-13 06:14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은 두 번 금방 읽으실거에요~~😉

미미 2021-04-13 08: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그로테스크한 느낌 좋아합니다.ㅋㅋㅋㅋ저는 <물리학자들>특히 궁금하네요!

coolcat329 2021-04-13 08:39   좋아요 4 | URL
네~역설과 그로테스크함이 창출해내는 긴장감이 참 독특했어요. 기회되시면 읽어보셔요~🙂

Falstaff 2021-04-13 08: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들은 이야긴데요, 귈렌의 매춘부 출신 노부인의 이름이 ‘자하나시안‘이잖아요.

자하.... 자하로프, 무기재벌
나시.... 오나시스, 선박왕
안.... 굴벨키안, 석유재벌

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얼굴과 몸매만 가지고 다 늙어 오늘 낼 하는 거부들과 결혼해서 상속받아 졸부가 된 할매였던 것입지요. 당연히 이것도 재주고 능력입니닷!!!!!

coolcat329 2021-04-13 09:25   좋아요 2 | URL
오~~이름 자체가 진짜 억만장자네요! 자하나시안~발음도 입에 착 붙는게 잘 지었어요.😙

붕붕툐툐 2021-05-28 2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요즘에 희곡이 너무 읽고 싶었는데, 이리 좋은 책을 알게 되어 넘 좋네요~ 친구 맺은 기념으로 쿨캣님 서재 탐방 중입니다. 지나간 글에 좋아요 누르기! 헤헷~~

coolcat329 2021-05-29 07:0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