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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하고 게으르게
문소영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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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펼친 책이 묵직한 주제로 머리와 가슴을 채운다. 다양한 예술작품과 사회,문화 속 여러 이슈들을 통해 우리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고민한다. 6장 ˝행복하게˝는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로 끝나는데, 한 번 뿐인 소중한 삶을 위해 죽음을 생각하라는 ‘메멘토 모리‘와 내일이 아닌 현재에 집중하라는 ‘카르페 디엠‘ 의 지혜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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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는 조용한 방에서 혼자 집필에 몰두하기를 좋아한 반면, 메릴린은 온실에서 키운 이국적인 화초처럼 끊임없이 남의관심을 필요로 했다. 그녀에겐 딱히 취미라 할 만한 것이 없었고 절친한 친구도 몇 안 되었다. 그 집 하녀의 증언에 따르면, 먼로는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잠을 자거나 상담사를 만나거나 연기 수업을 받거나 아니면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보냈다. 혼자 있는 것을 지독히 싫어했고, 남편이 글을 쓰려고 틀어박히는 것도 치를 떨도록 싫어했던 먼로는 참다못해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여기는 감옥이고 내 담당 간수는 아서밀러라는 사람이야…… 매일 아침 그 사람이 망할 서재에 처박히면 나는 몇 시간이고 그 사람 머리카락도 못 본다고…… 그럼 나는 멍하니 앉아 있어야 해. 혼자서 딱히 할 일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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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해.
-레프 톨스토이

그는 한 번도 나를 이해해보려고 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를 전혀 알지 못한다.
- 소피아 톨스토이

레프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를 썼을 때만 해도 그는 자신의 결혼이 문학사상 가장불행한 결혼 중 하나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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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역사가 - 주경철의 역사 산책
주경철 지음 / 현대문학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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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제목의 이 책은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진행자 이동진과 이다혜 작가의 이야기를 듣다가 너무 재미있어 방송듣기를 멈추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2016년 출간 된 책으로 이제라도 저자 주경철 교수와 그의 책들을 알게 되서 다행이고 기쁘다.

책읽기의 재미를 늦게 알게 되어 내 앞엔 이런 책들과 작가들이 적어도 수백명은 될 듯 싶은데, 시간도 부족하고 요즘은 체력도 안 따라줘 마음만 급하다.

 

문학과 예술작품을 통해 역사 속 특별한 사건들을 연결하여 살펴보는 책으로 총 11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루하고 딱딱한 역사가 아닌 11편의 재미있는 단편 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으로 각각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고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 나같은 세계사에 문외한인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첫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 비극, 에우리피데스의 <바카이>이다. 쇠락해 가던 그리스 문명에 '이 시대가 휘두르는 권력이 과연 옳은가' 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인간이 지금까지 이룩한 문명은 불평등과 억압 속에서 만들어졌고 그 문명의 빛이 지금까지 비추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이어서 14세기 모로코 여행가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를 통해 당시 이슬람 초(超)문명권을 돌아보고, 잔혹한 군주였던 러시아의 '이반 뇌제'가 지금의 러시아에 끼친 영향을 러시아의 특수성과 연관지어 이야기한다.  

특히 내가 인상깊게 읽은 이야기는 아메리카 문명과 기독교의 만남을 다룬 부분으로 기독교가 아메리카 토속신앙과 만나 어떻게 '인디언화'가 되어 지금의 남미 카톨릭이 탄생했는지 '과달루페의 성모' 그림에 얽힌 전설을 통해 보여준다. 

당시 아메리카 여러 제국에 만연해 있던 인신 희생 제의에 관해서는 그런 야만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왜 그들이 이런 제의를 하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인간의 생명으로 우주를 살린다'는 그들 나름의 심오한 철학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미시사의 고전 <치즈와 구더기>를 통해서는 16세기 민중들이 책을 읽고 그것을 자신들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나름의 문화를 만들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악의 고전으로 유명한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을 통해 어떻게 마녀의 개념이 만들어지고 수많은 희생자가 생겼는지, 17세기 바타비아 호 사건을 통해서는 근대 유럽 문명과 인간의 사악함에 경악하게 된다.

바람둥이로 알려져 있는 카사노바가 실은 여자만 밝히는 쾌락주의자가 아닌 문필가, 모험가, 지식인, 궁정인, 여행가, 마술사, 노름꾼으로서 당대를 흔든 인물이었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시대에 끌려가는 인물이 아닌 자신의 '삶의 방식을 스스로 정한 자유인' 이었던 카사노바의 진면목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외에도 역시 미시사의 고전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 사건>을 통해 근대 사회가 품고 있던 억압적 문화에 반(反)하여 일어나는 민중의 저항들이 어떤 문화적 맥락에서 일어나는지 설명한다.

19세기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한 리빙스턴과 그를 찾아 떠난 기자 스탠리의 탐험이 유럽인들의 야심을 자극해서 제국주의의 팽창을 촉발, 특히 콩고를 쑥대밭으로 만든 벨기에 레오폴드의 식민정책을 예로 들며 유럽 근대 문명이 내세운 이성과 계몽이라는 것이 어떻게 아프리카를 파멸시키는지도 들여다본다.

마지막으로 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를 다룬 세 편의 영화를 비교하며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떠한 자세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

 

고대 그리스를 시작으로 20세기 홀로코스트까지의 광대한 역사 속 특별한 11개의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는 즐거운 독서였다. 앞으로 주경철 교수의 책을 더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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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9-15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진짜 오래 전에 샀었는데 결국 못
다 읽고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읽으면 괜찮을 수도 있는데
의미를 짠하게 두어서 그랬을 수도...

다시 찾아서 도전해 보렵니다.
 
조선 왕 시크릿 파일 - 우리가 몰랐던 조선 왕들의 인성과 사생활 이야기
박영규 지음 / 옥당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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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조선 왕들의 인성과 사생활 이야기'가 이 책의 부제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왕들의 성격과 사생활이 실록을 기반으로 나타나 있어 매우 흥미로웠고 신뢰가 갔다. 우리가 왕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대부분 업적이었고, 그에 따라서 성군과 폭군으로 약간은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해 왔던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실록에 나타난 왕들의 실제 성격과 사생활을 보여줌으로서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던 왕들도 왕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었고 단순히 좋고 나쁨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이 복잡하고 입체적이지 않은가...

 

이 책은 총 16명의 왕들을 다루고 있는데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세종에 관한 것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성군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이 형인 양녕대군의 잘못을 아버지인 태종에게 낱낱히 일러바쳤던 고자질쟁이였다는 사실. 또한 며느리를 4명이나 내쫓은 비정한 시아버지였다는 것이 참 의외였다. 인자한 성품으로 신하들의 허물까지도 눈감아 주며 그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도록 한 세종이 며느리들에겐 그토록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사실이 역시 인간은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느꼈다.

 

책 전체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선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다. 임진왜란 때 도성을 버리고 도주한 사실때문에 우리는 선조를 비겁하고 능력없는 왕으로 평가하곤 한다. 나또한 이런 사실때문에 선조를 좋지 않게 생각 했던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그렇다면 만약 임진왜란 당시에 선조가 도주하지 않고 한성을 지키며 일본군과 맞섰다면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 물으며 이에 대해 만약 그랬다면 병자호란 때의 인조처럼 되지 않았겠는가 하고 추측한다. 당시 선조가 도성을 버리고 북쪽으로 달아난 것은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려 시대의 공민왕도 홍건적이 쳐들어오자 성을 버리고 일단 몸을 피한 후 때를 기다려 도성을 복구한 뒤 홍건적을 몰아내고 영토를 확장했다. 또 반대로 백제의 개로왕은 고구려 장수왕이 공격해왔을 때 도성을 사수하며 싸우다 처참히 패배하여 죽고 주변의 영토를 고구려에게 빼앗겨 결과적으로 백제가 망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조의 몽진은 '작전상 도주'라고 볼 수도 있다는 관점이다. 물론  선조가 왕으로서 비호감인 부분은 이 외에도 더 있지만 가장 큰 오점으로 남아있는 임진왜란 때의 몽진 하나 만을 두고 무조건 무능력하고 비겁한 왕이라는 평가는 너무 성급한 결론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악랄 뒤끝 대마왕 태종(무섭고 싫다),우유부단한 중종(싫다), 최고 좀팽이 아비이자 지질한 인조(개인적으로 제일 싫다), 살벌한 세조(무섭고 역시 싫다), 조선시대 최고 사이코패스 연산군, 밤만되면 호색한으로 변하는 성종, 단 한명의 후궁도 두지 않은 현종 등 우리가 알거나 알지 못했던 조선 왕들의 인간적인 삶을 통해 파란만장 했던 조선의 역사를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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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2-08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태종-중종-세조 그리고 인조 ...

최악은 두 번이나 도성을 버리고 몽진
에 나선 인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성종이 그렇게 야!~한 임금이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선조는 아예 조선을 버리고 안전한 중
국 땅으로 들어갈 궁리를 했다는 게 문
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렬하게
도성을 지키다가 전사했어도 분조해서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한 세자 광해군
이 있어서 그닥... 제 상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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