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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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가 되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앤드루 포터. 예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그 무언가를 향한 깊은 회한과 그리움이 15편의 이야기를 따라 계속 이어진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이만큼 쓸쓸했던 책이 또 있었던가... 패배감에 젖은 모든 중년에게 앤드루 포터가 보내는 위로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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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3-05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앤드루 포터, 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이 참 좋았답니다.
 
인간의 굴레에서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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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 1000쪽이 넘는 책이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세계문학 중 가장 가독성이 좋았다. 긴 문장도 쉽게 이해가 되니 이것도 참 대단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분신인 필립이 자신의 삶을 구속하는 많은 굴레들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얻기까지의 긴 여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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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2-07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머싯 몸 작품은 가독성이 다 좋아요! <인생의 베일>도 엄청 재미납니다. 영화로 만들어진 <페인티드 베일>보다 책 <인생의 베일>이 더 재미나다는 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4-02-07 15:55   좋아요 1 | URL
<인생의 베일> 읽었어요. 그러고 보니 이 책도 성장소설이네요. 참 재밌죠!

페크pek0501 2024-02-07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굴레에서 1과 2, 그리고 인생의 베일도 완독한 1인입니다. 몸의 광팬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댓글 적어요.^^

coolcat329 2024-02-07 16:00   좋아요 1 | URL
페크님 몸 팬이신 거 알아요😁 영문학사에는 조금 뒤쳐져 있는 듯 싶으나 우리 독자들은 거의 모두가 몸을 좋아하는 거 같아요. 믿고 읽는 작가네요.

Falstaff 2024-02-07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작 도전하셔요! 절묘하게 대중문학의 선상에 딱 줄을 타고 있어 더 매력적인 M입니다. 기막힌 균형감. 요즘 나왔으면 밀리언 셀러도 충분했을 겁니다.

coolcat329 2024-02-07 22:07   좋아요 1 | URL
네! 단편집 빼고 다 가지고 있어요. 단편들도 좋다고 하는데 일단 있는 책들 다 읽어보겠습니다.😊

은오 2024-02-08 1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머싯몸 좋아하는데 이건 사놓고도 분량의 압박 때문에 손이 안 가네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 쿨캣님이 재밌다고 하시니 저도 읽을 계획을 좀 세워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진짜 서머싯몸이라 금방 읽을 것 같긴 한데요!

coolcat329 2024-02-08 13:57   좋아요 2 | URL
이 책은 진짜 가독성이 짱!입니다. 지루할 법도 한 이야기가 참 이상하게 재미있고 술술 읽힙니다.

레삭매냐 2024-02-15 1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무려 천쪽~
전 엄두도 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긴 소설은 읽기 쉽지가
않더라구요.

coolcat329 2024-02-15 10:32   좋아요 2 | URL
근데 가독성이 엄청나게 좋아서 분량이 별로 부담되진 않았어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 할 얘기가 많았나봐요.

물감 2024-02-2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제 몸의 장편은 이거 하나 남았습니다. 쿨캣님 뒤를 따라가겠습니다ㅋㅋ
 
우리 시대의 영웅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2
미하일 레르몬토프 지음, 김연경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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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 전체의 악덕들로 구성된, 그것이 완전히 발현된 초상‘인 페초린을 통해 당시 러시아 사회의 병을 진단한 소설. 그러나 작가의 말대로 치유법은 제시하지 않는다.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의 모든 사람도 불행하게 만드는 페초린, 그는 왜 이렇게 자신을 파멸의 길로 내몰며 방황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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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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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Claire Keegan 1968~ )의 책을 나도 읽었다. 원제는 <Foster>로 100페이지도 안되는 분량이지만 읽고 난 뒤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힘은 그 어떤 긴 소설보다도 강한 작품이다. 


<맡겨진 소녀>는 1980년대 초 아일랜드의 시골, 아이가 많은 집에서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고 자라지 못한 한 소녀가 어머니의 출산을 앞두고 여름 동안 먼 친척 집에 맡겨지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난생처음 경험하는 어른들의 따뜻한 말과 손길에 소녀는 불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작가가 몇 번이고 다듬고 다듬은 듯한 정교하면서도 절제된 문장이 밫나는, 짧지만 천천히 읽어야 하는 소설이다. 

나는 물을 여섯 잔이나 마시면서 부끄러운 일도 비밀도 없는 이곳이 당분간 내 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P30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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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4-02-0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은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당최 도서관에서 차례가 되지
않네요.

신간은 18쇄나 되더라구요.
 
러시아적 인간
이즈쓰 도시히코 지음, 최용우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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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여, 당신의 이처럼 겸허한 나체 그 밑바닥에

살포시 놓여 있는 반짝이는 무언가를

교만한 이국의 사람은

알 도리 없다, 이해할 도리 없다. 

                                          

-튜체프(1803~1873)


광활한 땅만큼이나 알 수 없는 나라 러시아. 

<러시아적 인간>은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들과 그들의 위대한 작품들을 분석하여 그 밑에 깔려있는 근본 정신, 즉 러시아적 정신을 찾는 책으로 1953년 처음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즈쓰 도시히코(1914~1993)라는 일본의 언어학자이자 철학가, 번역가로 무려 30개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언어 천재'라 불렸다고 한다. 철학, 문학, 언어학, 이슬람학, 힌두교, 불교, 노장사상, 주자학 등 여러 분야에서 강의 및 저술활동을 한 세계적인 석학으로 일본에서 처음으로 <코란> 원전을 완역해 출간했다. 


이 책은 총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부터 4장은 러시아와 러시아인의 정신을 총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러시아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5장부터 14장까지는 푸시킨에서 시작하여 체호프에 이르기까지 19세기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러시아의 어떤 정신이 이들 작가들을 움직였는지 설명한다.


러시아 정신의 뿌리 깊은 곳에는 13~15세기에 걸친 타타르인의 지배가 자리잡고 있다. 타타르인의 침공은 러시아인을 하루아침에 노예 신세로 만들었다. 바로 이 3세기에 걸친 굴욕과 고난이 러시아인의 정신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러시아 민족은 스스로를 '박해받는 자'로 규정하였고, 타타르인의 지배를 받은 300년이라는 시간은 러시아 민족으로 하여금 반역 정신과 묵시록적 관점을 갖게 하였다. 

따라서 고통 속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어간 그리스도는 이런 러시아 민족에게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었고, 그리스도가 사흘 뒤 부활했다는 사실은 언젠가는 자신들의 삶도 희망으로 밝게 빛날 것이라는 믿음이자 약속이었다. 러시아인들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은 광기에 가까워 도스토옙스키가 말했듯이 '무신론자는 러시아인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정신 세계에서 러시아의 기독교는 러시아만의 색채를 강하게 띠게 되었고 '러시아가 세계를 구원할 것이라는 확신'(p.65)으로 까지 확대된다. 


이반 3세 시대 드디어 타타르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러시아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인 모스크바 공국으로 새롭게 탄생하는데, 교회와 은밀히 결탁한 차르의 독재에 러시아 민중은 또 다른 형태의 노예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박해받는 자'가 가질 수밖에 없는 묵시록적 환상, 러시아 민족이 전 세계를 구원한다는 망상이 이 시기에 생겨난다. 


[러시아인이 스스로를 '최고의 진리'를 받드는 지상 유일의 민족이라 믿고 언제가 러시아를 중심으로 세계가 구원받을 것이라는 독특한 사상(이라기보다 환상)을 갖게 된 것은 타타르 시대 이후인 모스크바 시대의 일이었다. 이러한 민족주의, 국가주의적 세계 구원이라는 메시아 사상에 대한 이해는 러시아 문학뿐 아니라 러시아의 일반적인 현상을 제대로 해석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하다. (p.68)]



이로써 타타르 시대 이후 러시아인들은 지위에 관계없이 누구나 종말론적, 묵시록적 관점을 지니게 되었고, 러시아만이 전 세계를 구원할 수 있다는 정신이 러시아인들의 영혼에 뿌리 깊게 자리 잡는다. 드디어 하나가 된 러시아는 강력한 신권정치를 바탕으로 자신을 세계 역사의 주인으로 인식하는데, 이러한 인식은 오랜 세월 이민족의 폭정으로 고통당한 러시아인들의 민족주의와 묵시록적 정신을 더욱 고취시키는 계기가 된다. 


1453년 비잔틴 제국이 오스만 제국에 의해 붕괴되자 러시아는 지상에 남은 유일한 그리스 정교 국가가 되었고, 러시아가 세계의 중심이며 구원자라는 믿음은 더욱 확고해져 스스로를 '제3의 로마'라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이런 모스크바 정신은 모스크바 공국이 멸망한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데, 이는 표트르 대제가 가진 사명, 즉 러시아주의가 곧 세계주의라는 사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훗날 이 정신은 러시아 혁명으로까지 이어진다. 


이상이 푸시킨 이전의 대략적인 러시아 정신사(史)로 저자는 이러한 러시아 정신을 알아야 러시아와 러시아 문학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의 이 보잘 것 없는 독후감은 '아 이런 책이 있구나' 정도로 아시고, 러시아 문학을 사랑하시는 분들, 특히 러시아 문학에 나오는 심각하고 묵시록적인 인간들을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슈테판 츠바이크였다. 순간순간 츠바이크의 글을 읽는 듯한 친숙함이 느껴져 얼굴도 모르는 저자이지만(나중에 찾아봐서 지금은 안다) '30개 언어를 구사하는 대단한 학자가 참으로 러시아 문학을 사랑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져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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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17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앙 이거 읽으셨군요! 전 이거 아직도 읽는 중인데 ㅋㅋㅋㅋ 진도가 이상하게 안 나가고 있어요(벨린스키 읽을 차례입니다). 얼른 읽어야지…..

coolcat329 2024-01-17 08:37   좋아요 2 | URL
오! 이 책 읽고 계시는 군요. <모비딕> 읽으시느라 진도 못 나가신 거 아닌가요? 잠자냥님 리뷰 기다릴게요.😉

레삭매냐 2024-01-18 16: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러시아가 제 3의 로마제국이라 -

무신론자는 러시아인이 될 수 없다
는 선언이, 최초의 소비에트 국가
였던 러시아에서 나왔다는 말이 참
역설적으로 들리네요.

제가 러시아 문학에 빠지지 못하
는 이유 중의 하나가 어쩌면 이런
러시아 정신을 이해하지 못해서
가 아닐까 추론해 보게 되네요.

coolcat329 2024-01-18 22:19   좋아요 0 | URL
책에 ˝러시아 혁명은 이미 무의식적인 종교˝라는 말이 나와요. 러시아 혁명도 교회처럼 전 인류 구원의 메세지를 담은 일종의 무의식적 종교였다는 거죠.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라는 외침이 무슨 종교 집회에서 나올 법한 말로도 들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