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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UCE 디지팩 (5disc)
리들리 스코트 감독, 해리슨 포드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어떤 영화나 그렇겠지만, 이 블레이드러너 또한 이런 저런 제작상의 문제가 많았던 영화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제작 중간의 작가 교체와 막판에 감독이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작가가 바뀐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교체 되기 전에도 베테랑 작가가 맡아 각본을 집필하였고, 바뀐 작가도 상당한 실력의 세상물정 모르는 당찬 신진 작가였기 때문이었다.
큰 문제가 된 건 후자의 것이었다. 비슷한 시기 슈퍼맨 시리즈를 말아먹어 팬들로부터 외면 당한 워너브라더스 사는 이번에도 감독에게 무리한 요구(해피엔딩)를 했고, 영화 중간 중간에 나레이션을 넣기로 한 것이다. 이로서 감독의 의도와는 별도의 작품이 되어버렸다. 영화는 개봉 당시 흥행에 큰 재미를 보지 못하였다.
필립K딕의 원작단편도 훌륭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개봉 후 상당 기간 후에 매니아들 사이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게 된다. 특유의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와, 철학적인 내용은 두고 두고 영화 팬들의 이야기 소재가 되었고, 개봉 당시 혹평을 쏟아내던 평단도 호평 일색이 되어 갔다.
영화는 다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손에 들어가 감독판의 비디오가 출시되게 된다. 이는 어색했던 해피엔딩과 내레이션을 지워버린 버전으로, 대부분의 영화 팬들이 알고 있는 영화의 본 모습이다. 2007년 블레이드 러너는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다. 현대의 발전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당시에 손볼 수 없었던 몇몇 장면들을 수정하고, 화질을 개선하여 DVD와 Blue Ray로 Final Cut으로 다시 출시한 것이다.
이에 이 때까지의 거의 모든 버전을 수록한 합본도 발매되었는데, 바로 이 것이 그 물건이다. 예의 파이널 컷 디스크와, 최초 시사회 당시의 워크프린트 디스크, 미국 개봉판, 국제 개봉판, 감독판을 한번에 수록한 디스크, 스페셜 피쳐를 담은 디스크 둘로 이루어져 있다.
그야말로 상당한 볼륨인데, 부가 영상으로는 영화의 메이킹 한장, 다른 한장에는 원작자와 삭제장면 등의 관련 자료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고, 파이널 컷에는 감독의 육성해설도 수록되어 있다. 워크프린트에는 파이널 컷에서 어떻게 디지털 보완을 했는지에 대해 흥미롭게 설명한다.
이렇게 훌륭한 구성임에도 단 한가지 맘에 안드는 점은 이들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해둔 종이 한장 없다는 것이다. 부클릿이 있어야 할 자리에 왠 빌어먹을 플라스틱 쪼가리 하나뿐인데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