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라는 작품에 대해서도 작가인 미시마 유키오에 관해서도 아무것도 모른 채 책을 구매하여 읽었다. 이유라고는 독서 관련 커뮤니티에서 이 책에 공감하면 미친놈이라는 글을 읽었고 또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실제 방화사건을 모델로 한 것과 작가인 미시마가 극우로 변질하여 할복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도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단지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어렴풋이 금각사를 태우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이 맞았다. 금각사를 태우는 내용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금각사 방화범인 미조구치가 방화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서술한다. 내가 어떻게 불에 태우는 내용을 예상했는지는 모르겠다. 이전에 나도 모르게 접한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미조구치가 이 작품 주인공인데 사실 아직 그 이름이 생소하다. 작품은 1인칭 시점으로 미조구치가 대부분 “나”로 표현되기 때문인 듯 하다. 작가의 자전적 요소도 들어가 있다고 하니 더더욱 미조구치라는 이름보다는 “나”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미조구치가 추남이기에 많은 콤플렉스를 느끼고 미에 관해 질투했다는 해설도 읽었는데 소설 내내 미조구치가 추남으로 느끼는 콤플렉스가 언급되기는 하나 세밀하지는 않았던 거 같다. 미조구치가 진짜 콤플렉스를 느낀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말더듬이라고 생각한다. 말더듬이 관련 내면 서술이 압도적으로 많기도 하고 말을 더듬음으로써 결국 말이 아닌 행위자가 될 수밖에 없던 서사도 있기 때문이다.미조구치가 금각을 질투했는가에 관해서도 사실 처음에는 실망했고 금각과 삶이 밀접해진 이후에도 과연 그 감정을 질투라는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복잡했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려울 거 같다. 금각사로 표현되는 “미”, 즉 아름다움이 미조구치의 삶을 핍박했는지도 모르겠다. 본인은 결단코 가질 수 없는데 계속 알짱거리니 괴롭기도 했을 거 같다. 결국 미조구치의 결론은 금각을 불태움으로 그 고리를 끊겠다는 건데 사실 마음속에서 불태워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미조구치도 마지막에 그 생각을 하지만 결국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방화를 저지른다.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했어도 세부 내용은 많이 다르기에 실제 인물의 결말이 곧 미조구치의 이후 행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제 인물의 말로를 보니 퍽 우울한 감상이 들었다. 잘 읽히는 소설이지만 난해했다. 난해한 소설을 이렇게 잘 읽히게 쓴 미시마도 대단한 거 같다. 이해 못 한 부분들도 많은 거 같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다. 우이코에게 거부당했을 때 이미 미조구치의 운명은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을까? 그래도 “살아야지”라는 미조구치의 마지막 말을 위로로 삼아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