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주인공인 게임은 여성향일까, 남성향일까? 게임 주인공은 유저가 이입하는 대상인가, 아니면 욕망하는 대상인가? - P30
이세연은 늘 그런 선택지에 더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배치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아이들이 그 선택으로부터 배울수 있다고. 선량한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리라 믿게 된다고. 마찬가지로 팀장도 사장도 투자자도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문제라 시나리오 작가 혼자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 P43
우리 인생도 선택으로 가득해. 하지만 그래봤자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왜냐하면 어차피 평생 갈 수 있는 길이 하나뿐이라면 결국 안전한 선택을 할수밖에 없으니까……영웅적인 선택도 바보스러운 선택도 할 수가 없어. 원하지 않는 길을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고. 그렇게 우리는 다 자신의 인생에서 소외되는 거야…… 하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아. 선택지가 나타났을 때 알게 되는 거야 ‘나는 저 모든 길을 다 갈 수 있겠구나‘ 세계의 이면을 다 보고, 모든 가능성의 경로와 결과를 다 볼 수 있겠구나...... 그걸 알게 되는 순간 내 게임을 하는 사람은 세계의 주인공이 되는 거야. 그게 바로 게임이야. 그게 진짜 게임 시나리오라고. - P46
끔찍하도록 지루하고, 밸런스가 형편없이 망가져 있고, 좋은 결과는 선택이 아닌 극단적으로 낮은 운에 의지하며, 수천만 원을 쏟아부어야 겨우 적절한 밸런스를 찾을 수 있는 그런 게임들이 회사에 돈벼락과 높은 빌딩을 안겨주었다. - P47
돈이야. 돈이 현실감을 주지. 누가 얼마나 많은 돈을 게임에 퍼부었느냐에 따라 대우를 다르게 해주는 거지. 서민들은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부자들에게 그들이 때려 넣은 돈만큼 보상해주는 거야. 그 막대한 자본력을 보며 유저들이 경탄하고 찬사를 바치게 하는 거지. 그러면 그 돈을 가진 사람이 주인공이자 영웅이 되는 거야. 그 사람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모든 선택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게 밸런스야. 그게 공정함이야. 진짜 현실감 넘치는 시나리오지. 현실과 똑같으니까. 유저도 좋다고 몰려오고 회사도 떼돈을 벌고. - P67
예측할 수는 있지만 예측을 살짝 벗어나는 이벤트로 유저를 놀라게 할 것. 이벤트를 볼 확률은 높게, 하지만 놓쳤을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여 그 일이 특별한 일처럼 느껴지게 할것. 그래서 믿게 할 것. 당신이 세상의 주인공이라고. 영웅적인 선택도 바보 같은 선택도 할 수 있는, 누구보다도 중요하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 P77
쓰지 않는 물건은 사라진다. 인적이 드문 장소는 없어진다. 때로는 산이나 개울이 없어지고 어느 날에는 마을 하나가 통째로 자취를 감춘다. 그러니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계속 쓰거나 지켜보아야 한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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