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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한테 깔릴래, 곰한테 먹힐래? - 2023 퀸즐랜드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카트리나 나네스타드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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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 받아본 책이다.
예정된 계획으로는 훨씬 전에 읽었어야 했다.
그때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작은 글씨에
부담이 느껴 잠시 덮어두었다.
이제야 몸과 마음이 회복되어
다시 펼쳐보게 됐다.
지금 보니 안경 없이 못 읽을 정도는 아닌데
그땐 정말 컨디션이 안좋았었나보다.
* 처음 제목을 봤을 때 나는 잠깐 멈춰 섰다.
코끼리한테 깔리는 게 나을까,
곰에게 먹히는 게 나을까?
어차피 죽는 거라면 고통 없이 단번에
죽는 게 낫겠지 싶어 '생존률 0%'에 걸고
코끼리를 선택했다.
생애 마지막 장면이 코끼리 발바닥이라니,
어쩌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겼다.
* 그 순간 나는 1940년대 폴란드로 보내졌다.
현재 폴란드는 독일군이 들어와서
자기 나라처럼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도서관과 학교, 라디오 방송국과 신문사,
교회와 대학을 폐쇄하고 책들을 불태웠다.
교사와 작가, 의사, 화가, 성직자, 교수들을
붙잡아서 수용소로 보냈다.
* 여덟 살 소녀 조피아 울린스키
재단사 아버지와 선생님 어머니 밑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일상은, 나치 군인들이 집으로
들이닥친 순간 산산이 무너진다.
조피아는 부모가 보는 앞에서
납치되어 트럭에 실린다.
그곳에는 그녀처럼 낯선 아이들이 가득했다.
* 도착한 곳에서 아이들은 철저히
'독일인'으로 재교육된다.
독일어를 강제로 배우고, 이름과
생년월일이 새로 쓰인다.
과거가 지워지고 새로운 이야기가 덧씌워진다.
그렇게 조피아는 소피아 울만이 되어
독일 가정집에 입양되고,
자신이 폴란드인이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완벽한 독일 소녀로 살아가게 된다.
동화 속 공주처럼 보이지만,
그건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 조피아가 겪은 일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제 강점기를 떠올렸다.
문화말살 정책으로 말과 글을 빼앗기고,
전쟁터로 강제 동원됐던 젊은이들.
자유와 인간성은 물론,
민족성과 정체성마저 잃어버려야 했던
그 시절의 모습이 조피아와
토마슈에게 겹쳐져 보였다.
* 또한 이 책은 '가치 있는 인종'이라는
잣대가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금발, 파란 눈, 하얀 피부가 살아남고
그 외의 아이들은 '쓸모 없는 아이'로 구분되어
노예로 살아야 했다.
그 우월성은 도대체 누가, 어떤 근거로
부여하는 것인가.
한 어른의 전쟁놀이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부모와 집을 잃었는가.
* 100년도 되지 않은 이 참혹한 역사를 배경으로
이 책은 슬프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를 전한다.
나는 조피아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길
바라며 책장을 넘겼다.
만약 내가 조파아였다면,
나는 행복한 배신자가 되었을까,
비참한 영웅이 되었을까?
아니, 어쩌면 쓸모 없는 아이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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