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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평점 :

* 인플루엔셜에서 서평 모집 피드를 봤을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이건 무조건 읽어야 해!'였다.
서평에 떨어지면 사서 보려고
장바구니에 담아 놓기도 했는데,
운 좋게 붙어서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다.
* 이 책이 왜 이렇게 끌렸을까?
인생의 막다른 길, 기적처럼 나타난
신비한 서점이라는 문구도 그랬지만
사실 나는 제목에 더 끌렸다.
나에게 '서점'이란 존재는
늘 거기,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내가 원하면 찾아갈 수 있고,
찾으려고 하면 거리의 상점가에
하나쯤 보이는 그것.
그런 서점이 왜 사라졌는지,
어떻게 사라졌는지 궁금할 수 밖에.
* 설렘을 가득 안고 펼쳐본 책은
나를 1921년, 오펄린 칼라일에게 데려갔다.
아버지를 잃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오빠와 어머니와 살고 있는 오펄린.
그녀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을 좋아하고, 책의 소리를 들으려고 했다.
* 그런 그녀가 집을 나온 계기는 단 하나.
오빠가 정략결혼을 시키려고 했기 때문이다.
오펄린의 오빠인 린든 칼라일는
전쟁에 참여한 군인으로
사신 칼라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 자유를 찾기 위해 집을 떠난 오펄린.
아버지의 책을 팔아 오빠의 눈을 피해
프랑스로 넘어가게 된다.
프랑스로 가는 도중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지겠다는 예감이 드는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의 이름은 아르망 하산.
* 배에서 바로 헤어졌지만
프랑스에서 결국 다시 만나게 된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오펄린에게
아르망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사랑이었다.
* 오펄린과 아르망의 사랑이 한참 좋을 때,
오펄린의 오빠가 그녀의 눈 앞에 나타나게 된다.
잡히면 꼼짝 없이 마음에도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해야 되는 상황.
오펄린은 주변 지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와 더블린으로 향하게 된다.
* 한편 오펄린의 이야기와 교차되서 나오는 현재.
마서는 가정 폭력을 당하고
남편을 피해 더블린으로 향하게 됐다.
당장 먹고 살 곳이 필요했던 마서는
운 좋게도 보든 부인의 가정부로 일하게 된다.
* 마서는 다른 사람에게 말 못하는
비밀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다른 사람을 읽을 수 있는 것,
또 다른 하나는 갑자기 글귀가 나타나는 것이다.
마서는 그 글귀를 등에 문신으로 새기며
잊어버리지 않게 한다.
* 암울함이 가득한 마서의 인생에
사라진 서점과 원고를 찾는
남자가 들어왔다.
그의 이름은 헨리.
약혼자도 있는 몸이고, 마서는 아직
이혼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둘의 분위기가 묘~하다.
* 책은 이야기는 1921년의 오펄린을 시작으로
마서, 헨리 순으로 번갈아가며 나온다.
오펄린이 주인이었다는 서점을
헨리가 찾아 다니고, 그 헨리를
마서가 도와주면서 스스로의 틀을
깨고 나오게 되는 이야기이다.
* 책을 읽으면서 간혹 오펄린과 마서가
답답할 때가 있었다.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오펄린 안돼! 하지마!'랑
'아르망....... 개새X'였다.
헨리의 모습에서는 묘하게
미스터 선샤인의 변요한님이 오버랩 되어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게 됐다.
* 오펄린과 아르망, 마서와 헨리의
이야기에서는 로맨스를,
오펄린의 서점과 브론테의 원고를
찾는 그들에게는 미스터리를,
어느 날 갑자기 집 안으로 자라기
시작하는 나무에서는 마법을,
눈물 나게 포근한 마지막 장면에서는
동화를 만나게 해준 책이었다.
*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마서와 헨리가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 콧물 쏙 뺐다.
지나고 보니 이게 그렇게 울일인가 싶지만
이 마지막 장면으로 인해
앞의 모든 실수와 오해가 용서 되는 기분이었다.
* 오펄린을 통해 1921년 여성상을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적절하게 섞은 현실이 더 맛깔나게 다가왔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등
독자로서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한가득이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받은 것만 같은 책.
역시, 나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