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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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하에다마처럼모시는것 #미쓰다신조 #심정명 #비채 #협찬도서

* 비채 서포터즈 3기 자격으로 받은 책이다.
전주 독서대전이 내게 남긴 건,
책이 아닌 지독한 감기 몸살이었다.
덕분에 꼬박 사흘을 앓아 누웠고,
완독도 생각보다 늦어졌다.
하지만 책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아픈 몸도 잊고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 도조 겐야 시리즈는 작가 '도조 마사야'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민속학자 도조 겐야가 주인공이다.
그는 일본 각지를 탐방하며 괴담이나 민담을 수집하고,
그 여정에서 우연히 불가사의한 살인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겐야는 탐정이 되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데,
호러와 미스터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의 매력을 가득 담고 있다.

* 이번 이야기는 산과 바다에 둘러싸인
고라 지방을 무다로 펼쳐진다.
이곳에는 다섯 개의 마을이 있는데
도쿠유촌에 3개, 유리아게촌에 1개의 괴담이 있다.
작품은 이 네 개의 괴담으로 문을 열었다.

* 창해의 목
망루의 환영
대숲의 마
뱀길의 요괴
시대도, 내용도 다른 이 괴담들은
서늘하면서도 묘하게 매혹적이다.
특히 '창해의 목'을 읽으며 어딘가
낯익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전에 읽었던 책과 연결점이 떠올라
은근히 반가웠다.
일단 머리 속에 저장해 놓고 차례로
소개되는 괴담들을 보면서 앞으로 벌어질
사건에 대한 불긴한 예감에 긴장감이 높아졌다.

* 괴담이 끝나자 드디어 주인공
도조 겐야가 등장한다.
그는 대학 후배이자 영변관 편집자인 오가키 히데쓰구,
그리고 괴상사 편집자 소후에 시노와 함께
도쿠유촌으로 향한다.
세 사람의 동행길은 단순한 탐방 같으면서도
어딘가 기묘해 보이기도 했다.
특히 시노와 겐야의 티키타카는 묘하게 코믹해,
긴장감 속에서도 미소가 지어졌다.
그들의 대화를 보면서
'겐야, 이 양반은 연애 고자가 맞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며 낄낄 댔다.

* 히데쓰구는 유리아게촌 출신으로
사사메 신사의 신관인 가고무로 간키와도 친분이 있다.
덕분에 가는 길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사사메 신사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
신관인 가고무로 간키의 안내로 대숲 신사에 간 일행은
첫 번째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대숲 앞에서 노조키 렌야라는 남자가
아사한 채 발견된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아사'라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마을에 전해지는 '대숲의 마' 괴담과
사건을 연결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 렌야는 겐야처럼 민속학을 연구하던 인물이지만
평가워 명성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의 죽음은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었다.
품 속에 있던 사사부네, 그리고 수첩에 적힌
알 수 없는 두 문장까지.
겐야는 이 사건을 '괴담 살인사건'이라고 명명하고
진상을 밝히기 위해 본격적으로
마을에 머물며 조사를 시작한다.

*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을의 큰 행사인 하에다마 축제를 기점으로
또다시 살인이 벌어진다.
단순한 사건이 아닌 연속적인 살인.
이제 사건은 '괴담 살인사건'에서
'괴담 연쇄 살인사건'으로 확장된다.
살인의 무대는 철저하게 열린 공간이었지만
창살 없는 밀실인 독특한 공간이었다.
겐야와 함께 나도 머릿속으로 열심히 추리해봤지만,
도무지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감기약 때문에 머리가 안 돌아가는 거겠지,
라는 핑계를 대며 책장을 부지런히 넘겼다.

* 그리고 마침내 드러난 진실!
오호! 역시 그 느낌이 맞았다.
처음에 떠올렸던 예감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그 위에 얹혀진 기상천외한 트릭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이거이거 히트다 히트!
열린 밀실에서 이런 방식으로 트릭을 구현하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간만에 만난 도조 겐야 시리즈라 더욱 반가웠고,
다음 권을 빨리 보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
제발 좀 쭉쭉 들어왔으면!!
괴담 특유의 오싹함과 미스터리의 퍼즐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독자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drviche
#잘읽었습니다

#도조겐야 #도조겐야시리즈 #하에다마
#괴담 #민속학 #작가 #탐정
#살인사건 #연쇄살인사건 #추리소설
#탐정소설 #일본문학 #소설추천

#소설스타그램 #비채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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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붉은 별 - 소설 박헌영
진광근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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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반도의붉은별 #소설박헌영 #진광근 #힘찬북스 #협찬도서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역사 공부는 하면 할수록 더 깊이
알고 싶어지는 분야인데,
이번에는 한국에서조차 이름이 생소한 인물,
박헌영에 대한 책을 읽을 기회를 얻었다.

* 박헌영이라는 이름은 한국에서 함부로
입에 올리기 어려운 이름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였지만,
해방 이후 남조선로동당의 실질적 당수로 활동하며
김일성과 함께 6.25 전쟁을 일으킨
주범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 역사 소설을 읽을 때 내가 가장 주의하는 부분은
픽션과 논픽션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 박헌영이라는 인물과
관련된 역사 자료를 미리 찾아보았다.
그리고 독서 중에도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을
확인하며 어디까지가 실제 역사이고,
어디서부터 소설적 허구가 더해졌는지를
구분하려 애썼다.

*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펼친 책은,
'조선의 천재'라 불린 박헌영의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다루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박헌영은 일본의 지배를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양반과 상놈으로 나뉜 조선사회를 혁파한 것이
일본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문을 읽고 기자가 되면서
그의 생각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 동아일보 기자가 된 박헌영은 김단야, 임원근을 만나고
우연히 마르크스의 사상을 접하며
사회주의에 눈을 뜬다.
이후 그는 훌쩍 상해로 떠나 현목사의 가르침을 받고,
인생의 중요한 인연인 현엘리스를 만난다.
사랑의 열병의 뒤로한 채 그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피압박민족대회에서 레닌과 소련 혁명 지도부를
접견하며 정치적 신념을 굳히게 된다.
하지만 이 만남은 그를 고문의 길로 이끌었고,
악명 높은 노덕술과의 지긋지긋한 악연이 시작되었다.

* 책은 박헌영의 투옥과 고문, 해방 이후의
정치 활동까지 그의 삶을 충실하게 그려냈다.
책을 읽기 전에 사전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만큼 심도 있는 서술이 이어진다.
특히 해방 후 조선공산당을 재건하고
김일성과 대립하며 월북과 전쟁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행보뿐 아니라, 아내와 자식,
친구의 배반 등 개인적인 모습도 섬세하게 담겨있다.

* 등장인물 또한 실존 인물들이 다수
등장해 몰입도를 높였다.
김단야, 임원근, 레닌, 스탈린은 물론
해방 이후의 이승만, 김구, 여운형 등.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재구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더했다.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참고 문헌이 될 만한 책이었다.

* 책을 읽으며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산주의자의 삶을 그린
소설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민주주의 인물의
삶을 다룬 책조차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이 공산주의를 비록해 박헌영을
완벽히 이해하게 해주지는 않지만,
그의 선택과 그 결과를 되짚어보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는 시대를 잘못 만난 비극적인 인물이었을지도.

* 사상과 이념을 떠나서 그동안 몰랐던
또 한 명의 독립운동가를 알게 되었고,
역사 속에 가려진 인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chae_seongmo
@hc.books_
#잘읽었습니다

#박헌영 #독립운동가 #마르크스
#사회주의 #남조선로동당 #밀정
#김일성 #여운형 #민주주의 #공산주의
#역사소설 #한국사 #근현대사 #한국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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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프랜시스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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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가라앉는프랜시스 #마쓰이에마사시 #김춘미 #비채 #협찬도서

* 비채 서포터즈 3기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가라앉는 프랜시스.'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때, 도대체
무슨 뜻일까 한참을 골똘히 생각했다.
'프랜시스'라는 이름 자체는 익숙했지만,
제목 속에서 또 다른 의미가 숨어 있는 것 같아
쉽게 감을 잡을 수 없었다.

* 반투명한 표지 아래 숨겨져 있는 그림을
한없이 바라보다가, 결국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그대로 책을 펼쳤다.
이야기는 도쿄에서 살다 훗카이도의 작은 마을,
안치나이로 이사온 무요 게이코로부터 시작된다.

* 인구가 약 팔백 명 남짓한 이곳에서 게이코는
우편 배달 일을 하며 마을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천천히 스며든다.
글을 읽기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에게
편지를 대신 읽어주고, 사소한 부탁을
들어주면서 조금씩 마을의 색을
자신의 마음에 묻혀가던 어느 날,
그녀의 눈에 한 남자가 들어온다.

* 마을 끝자락, 강가로 완만히 내려가는
잔디밭 옆 단층집에 혼자사는 남자
데라토미노 가즈히코.
어느 날 소포를 배달하던 게이코에게 그는 묻는다.
"댁은 음악 좋아하세요?"
그리고 자신은 음을 제대로 듣기 위해 이곳에서
프랜시스와 함께 살고 있다고 고백한다.
이어 직접 그 음을 들어보지 않겠냐며
게이코를 주말에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 잘 알지 못하는 남자의 초대였지만
게이코는 그곳을 찾는다.
그리고 그동안 가즈히코가 수집해온
음들을 들으며 충격을 받는다.
늘 무심히 지나쳤던 소리들,
심지어 소음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그 순간 살아 움직이는 듯 느껴졌다.
그 생동하는 음을 경험한 게이코는 그 날
꽉 닫혀 있는 문을 하나 보게 된다.
그 문은 마치 '여기까지'라는 선을
그은 듯한 차가운 존재였다.

* 게이코는 문 너머를 향한 호기심을 억누르며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
그리고 일주일 후, 스스로 원하지 않았으나
거부할 수도 없는 힘에 이끌리듯
그 문을 넘어가게 된 게이코.
처음부터 나는 가즈히코의 질문 속에 깔린
'꼬심'을 어렴풋이 느꼈었다.
하지만 게이코가 이렇게 쉽게 그 문을
넘어갈 줄은 몰랐지.
농밀하고도 은밀한 어른의 연애 앞에서
나 역시 괜히 허둥지둥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같은 침대에 눕는 '연인'이 된다.
평안하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그 일상 속에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숨어 있었다.
작은 마을에서 보이지 않는 시선에 의해 떠도는 소문,
그리고 가즈히코를 향한 게이코의 불안이
그 틈을 더욱 벌린다.
그러면서도 그 사이에는 마치 음악처럼
아름답게 피어나는 사계절의 문장들이 있었다.

* 도쿄에서 온 게이코가 안치나이에 스며드는 과정,
그리고 처음에는 그저 각자의 형태에 불과했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묘하게 겹쳐 보였다.
'똑똑똑! 계세요~' 하고
문을 살짝 두드리듯 조심스러운 접근이 아니라
'벌컥! 여어~ 나야!' 하는
갑작스러움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 변화야말로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던 게이코에게는 커다란
울림을 준 듯하다.

* 평소 피와 살이 튀는 장르물을 주로
읽는 나로서는, 특히 첫 문장에 담긴
묘한 긴장감 때문에 처음에는
가즈히코를 연쇄살인마쯤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책을 덮을 즈음, 나는 마침내 그가
가진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제목의 의미도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 그리고 그때 나는 문득 게이코가 밝고 환하게
웃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예고없이 그녀의 삶에 뛰어든 가즈히코,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프랜시스.
그들의 사계절과 풍경을 그려낸 서정적인 문장들은
마치 글자 사이에서 음이 흘러나오는 듯했다.
이 책은 소리를 '듣는' 경험이 아니라,
소리를 '읽는' 경험을 선물해 주었다.
사계절 내내, 어느 때이고
다시 펼쳐보고 싶게 하는 책이었다.

@drviche
#잘읽었습니다
#가라앉는 #프랜시스 #일본문학
#우편배달 #음악 #음 #문 #어른의연애
#사계절 #로맨스소설 #연애소설 #연인
#비채서포터즈 #비채서포터즈3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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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의 살인
엔도 가타루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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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최애의살인 #엔도가타루 #전선영 #반타 #책장파먹기

* 요즘 눈여겨 보고 있는 출판사 중 하나인
반타에서 나온 소설이다.
워낙 재밌다는 평이 많아 꼭 읽고 싶다고 벼르다,
이제서야 책을 펼쳐 들었다.

* 주인공 루이는 오사카 출신 아이돌 그룹
'베이비★스타라이트'의 원년 멤버다.
결성 당시 7인조였던 그룹은 멤버의 합류와
탈퇴가 반복되며 어느새 3인조로 줄어들었다.
그룹 내 관계도 결코 평탄치 않았다.

* 루이보다 늦게 들어온 델마는 한때
그룹의 중심이었으나,
센터 자리를 이즈미에게 빼앗긴 뒤부터
이즈미를 향해 노골적인 적대심을 드러낸다.
이즈미는 델마의 집요한 괴롭힘에 주눅 들어 있고,
연인에게 데이트 폭력까지 당하며
몸도 마음도 산산조각 나고 있었다.

* 그러던 어느 날, 라이브 공연이 끝난 후
대표의 강압으로 루이와 델마는
원치 않는 접대 자리에 불려간다.
하지만 분위기는 생각보다 살벌했고,
그 자리에서 대표 하우라의 분노가 폭발한다.
루이는 집으로 돌아와 잠시 눈을 붙였다가,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절박하게 떨리는 이즈미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 "대표님이... 숨을 안 쉬어."

* 루이와 델마가 급히 사무실로 달려가자,
그곳에는 이미 하우라의 시신과
충격에 휩싸인 이즈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즈미의 입을 통해 그동안
철저히 숨겨온 그녀의 비밀과
대표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 세 사람은 잠시의 침묵 끝에,
한 가지 결심을 내린다.
"난 아이돌을 계속 하고 싶어.
지금처럼 셋이 같이."

* 그 순간, 그들은 공범이 되었다.
서로를 향한 질투와 불신으로
가득했던 관계였지만,
'아이돌로서 정상까지 함께 간다'는
목표 아래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강한 결속력을 드러낸다.

* 하지만 시체를 처리했다고 해서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표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인해
회사는 혼란에 빠지고,
그들은 아이돌로서, 공범으로서
이 위기를 헤쳐 나가야만 했다.

*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
너무 쉽게 결정을 내리는 그들을 보며,
'셋 중 하나라도 다른 마음을 먹으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명백히 잘못된 행동임을 알면서도
이상하게 그들이 완전 범죄를
이루길 바라는 내 마음이 낯설었다.

*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델마와 이즈미의
변화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진작 이렇게 했으면 좀 좋았냐!!" 하는
안타까움에 울컥하기도 했다.
숨겨야 하는 비밀의 무게와 그 비밀이
영원히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루이의 과거가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결국 콧물을 훌쩍이며 울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나는 그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 아이돌의 삶은 반짝반짝 빛나 보이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우리가 쉽게 보지 못하는
그림자가 존재한다.
소설은 여성에게 강요되는 미의 기준,
편견과 불평등, 일을 따내기 위해
강요되는 접대, 그리고 대표의 갑질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아이돌을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면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나는 독서가 제 1의 취미이고,
뮤지컬과 연극 관람이 제2의 취미인 사람이다.
그래서 나에게도 '최애' 뮤지컬 배우 겸
가수가 있다.

* 만약 그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나는 과연 팬심으로 용서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이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내가 용서한다고 해도 사건이 드러나는 순간,
그는 사회적으로 매장될 게 뻔하다.
그래서 차라리 걸리지 않기를,
아니 애초에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기를 바랐다.

* 나, 10월에 콘서트 예매 해 놨는데...
제발 무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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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고백
미키 아키코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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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패자의고백 #미키아키코 #문지원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책이 도착한 날, 하필이면
쓰던 계정이 해킹당했다.
복구에 매달리다 책도 읽지 못하고,
계정도 결국 살리지 못한 채
새 계정을 만들었다.
그렇게 마침내 마음을 비우고 책을 펼쳤다.

* 표지는 어두운 배경에 물이 가득 넘치는 욕조 하나.
내용에 대한 어떤 정보도 담겨 있지 않았다.
혹시라도 새 책에 흠집이 갈까
조심조심 넘긴 첫 장.
그리고 나는 곧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과 마주하게 되었다.

* 야마나시현 호쿠토시,
한 별장에서 아내와 아들이 2층 베란다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
나는 단순 사고사인 줄 알았지만
사건은 뜻밖의 전개로 이어진다.

* 처음에는 여느 추리소설처럼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수사와 추리가 이어질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다음 장을 넘기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이 소설은 기존의 추리소설과 완전히 다르다.
사건의 전개는 인물들의 지문이나 대화체가 아니라
오히려 진술서와 증거 문서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 사건이 사고에서 살인사건으로 전환된 계기는,
사망한 아내 미즈카가 죽기 전 잡지사 편집자에게
보낸 수기 때문이었다.
도파민이 폭발할 만큼 충격적인 비밀과
폭로가 담겨 있었고, 남편 모토무라는
순식간에 유력 용의자가 된다.

* 그런다, 아들 도모키가 할머니에게
보낸 한 통의 메일이 다시 상황을 뒤흔든다.
엄마의 수기에 맞서는 아들의 주장.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 이후 남편 모토무라의 진술서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엄마와 아들, 아내와 남편, 아들과 아빠,
각자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며
독자들은 진실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마치 '라이어 게임'을 연상케 하듯,
모두의 말이 그럴듯하고 논리적이지만
결국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렇게 조각들을 맞춰가던 중
결정적인 순간! 'X에 얽한 추론 하나'를 통해
모든 진상이 드러난다.

* 한 문장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고,
모든 단어와 행동은 복선이자 단서였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지만,
실제로 드러난 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치밀했다.
그야말로 '읽는 추리'가 아닌
'판단하고 추론해야 하는' 추리였다.

*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진술서 형식의 구조였다.
평생 진짜 진술서를 볼 일이 거의 없다 보니,
이게 정말 현실과 닮은 형식일까 싶기도 했다.
그 문서들만으로 이야기를 꿰뚫는 과정은
변호사의 시각이 되어 사건을 분석하는
느낌마저 들게 했다.

* 읽고 나면, 처음엔 감 잡히지 않던 표지의
욕조 이미지도 완전히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겉으로는 고요한 수면 아래,
실은 복잡한 진실이 숨겨져 있었던 것처럼.

* 질문은 없지만 오히려 그 빈 공간 덕분에
독자로서 스스로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읽게 된다.
무심하게 툭, 혹은 날카롭게 푹 찔러오는
문장들 덕분에 더욱 상상력에 불이 붙는다.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 독자가 진실을
판단하게 만드는 이야기 구조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모든 것이 하나의 복선이고, 모든 인물이 용의자이자
해설자이며, 피해자일 수 있었다.
거짓과 진실의 경계를 묻는 독특한 미스터리!
그야말로 최고였다.

* 출판사 도장깨기 4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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