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박물관 붉은 박물관 시리즈 1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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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붉은박물관 #오야마세이이치로 #한수진 #리드비

* '밀실 수집가'라는 책이 리드비에서
나온다는 애기를 듣고 아끼고 아껴둔
붉은 박물관을 꺼내들었다.
재밌다는 말이 많아서 책장에 꽁꽁
숨겨뒀던 책이었는데 이렇게 꺼냈다.
읽은지는 한참이 지났는데,
게으름이 지나쳐 리뷰도 늦었다.

* 먼저 붉은 박물관이 뭘까? 고민해 봤지만
전혀 모르겠어서 그냥 바로 책을 펼쳐들었다.
책 속에서 소개해 준 붉은 박물관은
도쿄 미타가시에 있는 시설로
경시청 부속 범죄 자료관이었다.

* 경시청 관내에서 일어난 사건의 증거품인
흉기, 유류품 등과 수사 서류를 사건 발생 이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뒤 관할 경찰서에서 받아와
보관하고, 또 그것을 조사·연구 및 수사관 교육에
활용하는 곳이다.
런던 광역 경찰청 범죄 박물관, 통칭 검은 박물관의
일본판이라고 할 수 있다.

* 여기에 얼마 전 수사 도중 대형 사고를 치고 만
데라다 사토시가 인사 이동으로 오게 되었다.
말이 인사 이동 혹은 발령이지 그냥 좌천이다.
관장과 관장 보조 둘이서 일하고
경시청 수사1과 시절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칼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 관장인 히이로 사에코는 설녀의 이미지가 강한
매우 차갑지만 어마무시한 미녀였다.
엄청난 두뇌의 소유자로 앞길이 보장되는
커리어의 코스를 밟았지만 대인 관계에
큰 흠이 있어서 8년 째 붉은 박물관에서 관장을 하고 있다.

* 이 냉미녀의 입에서 어느 날 갑자기
'재수사를 한다.' 라는 말이 나왔다.
도합 2만 명이나 되는 수사관들이 투입 되어도
진상을 밝힐 수 없었던 15년 전의 사건이
그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수사에 대해서 1도 모르는 무식자라고
내심 조소를 내뿜으며 반대했던 데라다도
'자네는 우수한 수사관이야.' 라는
말 한 마디에 냉미녀한테 홀랑 넘어간다.

* 대인 관계에 크나큰 결점이 있는
히이로를 대신해서 데라다가 탐문을 맡았다.
만나야 하는 사람과 그들에게 해야 할 질문을
미리 히이로에게 전해 들었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는 결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데라다가 수사 결과를 히이로에게
보고하는 순간, 설녀의 추리가 시작되었다.

* 설녀인 히이로에게 주어진 것은 당시의
증거품과 수사 자료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것만 보고도 사건의 모순과 함께
숨겨져 있던 접점 등을 밝혀내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었던 사건들을 해결했다.

* 설녀의 추리를 보면서 나는 감탄했다.
너무 멋있잖아+_+
재수사를 시작한 사건 중에서는 내가 맞출 수 있는
사건도 있었고, 아예 히이로의 말을
이해조차 못해 몇 번이고 읽은 사건도 있었다.
본격 미스터리로서 히이로가 찾은 것이 무엇인지,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꽤 즐거웠다.

* 장편 소설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단편 연작이길래 처음에는 잠깐 실망도 했지만
첫 이야기부터 도파민 뿜뿜이라
그 이후로는 미친듯이 읽어갔다.
데라다의 말도 안되는 추리에 한껏 비웃어 주기도 하고
히이로의 추리에 감탄도 하면서,
읽는 내내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다.
기억 속의 유괴도 바로 읽었지만,
리뷰는 쿨하게 스킵!
기대하던 밀실 수집가로 바로
넘어가보고자 한다.
아, 물론 미친듯이 바쁜 일상과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그 날에.....

#설녀 #냉미녀 #경시청 #범죄자료관
#범죄 #박물관 #관장 #재수사 #커리어
#미제사건 #추리소설 #본격미스터리
#밀실수집가 #가보자고 #게으름 #물럿거라

#책추천 #소설추천 #소설책추천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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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귀
문화류씨 지음 / 북오션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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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창귀 #문화류씨 #북오션

* 전건우 작가님과 박해로 작가님,
그 다음으로 내가 알게 된 국내
호러 소설 작가님이 문화류씨 작가님이다.
특이한 필명에 단편 소설만 읽었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장편이 나왔다기에 읽어봤다.

* 1940년대 부터 전해져 오는 산신님의 전설.
곡동이란 이름은 호랑이가 우는 동네라는 뜻으로
호랑이를 산신으로 섬기는 동네였다.
기이하게도 호랑이가 우는 날이면 사람이 죽었는데
그럴 때마다 주민들은 산신이 악인을
벌한다고 믿었다.
실제로 죽은 이들이 악인이었기 때문이다.

* 그렇게 산신님은 1940년 대를 거쳐
1970년대를 지나 1999년까지 왔다.
술만 마시면 엄마를 때리고 물건을 집어던지는
아빠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인 용일.
엄마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집을 나갔지만
중학교에 입학할 때도 돌아오지 않았다.

* 그 날도 어김없이 아빠가 술을 마시고 들어와
한탄과 저주의 사이를 오갈 때,
아파트 2층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용일의 엄마 소식을 전해줬다며
그 길로 용일과 함께 장산으로 향했다.

* 순간 아빠만 없으면 모든 것이 다
편해 질거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 생각은 그들을 발견한 노승으로 인해 흩어졌다.
요괴 같은 노승은 용일의 엄마를 봤다며
그들을 그곳으로 안내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용일의 엄마가 아니라 창귀였다.

* 창귀는 호랑이에게 죽은 뒤 악령이 된 원혼으로
용일 부자가 만난 이들은 모두 청강 류씨,
그들의 친척이었다.
할아버지 부터 할머니, 삼촌 할 것 없이
모두 창귀와 그들이 모시는 산신에게 당하고
청강 류씨 후손으로는 용일 부자 딱 둘만 남은 상황.

* 그들은 청강 류씨 가문의 사람 100명을 먹어야
산신이 진정한 신이 된다며
그들에게 목숨을 바칠 것은 요구한다.
창귀의 울부짖음이 들리고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무렵,
그들을 구하러 온 또 다른 남자.
이 시대 마지막 착호갑사라는 그와
선조가 남긴 편지를 통해서
가문의 저주가 밝혀진다.

* 아주 오래도록 이어진 가문의 저주.
그 시작은 비록 보잘 것 없는 단 한 마디 말이었으나
누구보다 진실하지 못했던 이에게는
가슴에 송곳을 찌르는 말이었다.
첫 장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짜임새나 이야기 구성이
역시 문화류씨!! 하고 박수를 칠만 했다.

* 산신을 사람을 지켜주는 선한 존재로만
그리지 않았다는 것,
예로부터 내려오는 창귀와 착호갑사를
정확하고 세세하게 알려준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또 다른 호랑이의
정체를 알려줬으면 더 좋았겠다, 라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마지막 장면까지
한 눈 팔 틈이 없게 만든 책이었다.

* 쉽게 속이고 속는 세상.
요즘은 AI 기술 발달로 인해 그런
눈속임이 더 쉬워진 세상이 되었다.
비판 보다는 동조를 추구하고,
알 수 없는 논리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세상에 경종을 울릴만한 책이었다.

* 추석 차례를 지낸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조상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진짜 조상 덕 보는 사람들은 차례 지내는 게
아니라 해외여행 간다던데....
할배, 할매! 나도 해외여행 가고싶어요!!

#산신 #저주 #착호갑사 #가문 #조상
#곡동 #악인 #귀신 #선녀 #류씨
#산범 #호랑이 #공포소설 #호러소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책추천 #소설추천 #소설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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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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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설 #네버라이 #프리다맥파든 #이민희 #밝은세상

* 프리다 맥파든이라는 작가는
얼마전 '더 코워커'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미친자들의 축제 같은 전개에 완전 매료되었고,
결국 그녀의 다른 작품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가장 유명한 하우스 메이드 시리즈도 눈길이 갔지만,
이미 3권까지 출간이 되어 있어 시작하기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단권인 네버 라이를 먼저 집어 들었다.

*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날,
결혼 6개월 차의 트리샤와 이선은 그들이
이사할 집을 보러 한적한 교외로 향한다.
하지만 폭설로 시야가 거의 가려진 채
길을 헤매다 겨우 도착한 저택에 발이 묶이고 만다.
눈보라는 점점 거세지고, 휴대폰 신호도 끊긴 상황.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주인 없는 빈 저택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 그 집은 알고 보니 3년 전 실종된
유명 정신과 의사 에이드리엔 헤일 박사의 집이었다.
집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하는 이선과 달리,
트리샤는 왠지 모를 불길한 기운을 느낀다.
집을 살지 말지는 나중 문제라 해도,
오늘 밤만큼은 이곳에서 머물러야 했다.

* 티비도 없고 책만 잔뜩 있는 저택.
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던 트리샤는
책장을 뒤지다 우연히 숨겨진 밀실을 발견한다.
그 안에는 박사가 환자들과 상담하며 녹음해 둔
테이프가 있었고, 트리샤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하나씩 재생하기 시작한다.

* 이선이 집 안 다른 공간에서 일을 보고 있는 동안,
트리샤는 몰래 테이프를 들으며 섬뜩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저택 안에 두 사람 말고 또 다른 존재가 있다!
집에 들어오기 전 언뜻 보았던 2층의 불빛,
반쯤 채워진 채 테이블 위에 놓인 물컵,
다락방의 깨끗한 침낭,
그리고 이선이 떼어두었던 박사의 초상화가
다시 제자리에 걸린 정황까지.
이 모든 것은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정말 함께 있는 걸까?
그것이 박사의 유령인지, 아니면
살아있는 어떤 존재인지 트리샤는 알 수 없다.

* 이야기는 현재 트리샤와 이선이
저택에서 머무는 시간과,
과거 박사가 진료했던 환자들의 녹음 파일,
그리고 박사의 과거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작가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단서를 하나씩 흘리지만
독자는 결코 마지막까지 진실을 쉽게 파악할 수 없다.

* 나 역시 책을 읽으며 온갖 추리를 해봤지만
번번이 빗나가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으려 단단히 마음을 다졌건만
끝내 작가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난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지막 문장이 다시 긴장을 끌어올린다.
이게 바로 프리다 맥파든의 진짜 매력 아닐까.

* 간결하면서도 몰입하게 만드는 문체,
처음부터 독자를 끌어들이는 빌드업,
그리고 불량식품인 줄 알면서도
손을 뻗게 되는 듯한 중독성.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덕분에
한 번 잡으면 놓기 힘든 책이었다.
책태기에 이 책을 만났더라면,
단번에 그 상태를 잘려버렸을 것이다.
프리다 맥파든.
앞으로도 절대 놓칠 수 없는 작가가 되어버렸다.

#정신과 #정신과의사 #테이프 #내담자
#신혼부부 #찰떡궁합 #비밀 #지키는 #방법
#부동산 #이사 #과거 #책태기 #극복 #도서
#스릴러 #거짓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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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없는 검사의 분투 표정 없는 검사 시리즈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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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표정없는검사의분투 #나카야마시치리 #문지원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귀성길에는 잔뜩 막히는 도로를 대비해
시치리 형님과 함께 하기로 했다.
이번 동행자는 오사카 지검의 에이스,
표정 없는 검사로 유명한 후와 슌타로이다.
부러질지언정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무관을 둔
후와 검사의 이야기라면
믿고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 어느새 미하루가 후와 검사 밑에서
사무관으로 일한지도 아홉 달.
처음 후와가 제시한 석달의 기간을 훌쩍 넘겨
이제는 제법 사무관 티가 나는 듯도 하다.
새해 첫 출근 날, 소식통 니시나 과장은
사카키 차장 검사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는 말을 전한다.

* 그 말을 들은 미하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오사카지검이 다룰 만한 사건을 찾아본다.
최근 사건이라면 단 하나.
기시와다 국유지 불하를 둘러싼
긴키재무국 직원의 뇌물 수수 의혹이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형 스캔들로 번지고
오사카지검이 수사에 나서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 불과 이틀 후, 신문사가 '현직 국회의원 관여 의혹'을
특종으로 보도하면서 오사카 지검
특수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카키 차장은 후와에게 합류를 제안하지만,
그는 자신의 사건 처리로 이미 벅차다며
단칼에 거절한다.
국회의원의 부정과 일반 서민의 사건을
비교하는 사카키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을 얼굴은 안다며 일갈하는 후와가
얼마나 멋져보이던지+_+

*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특수부에서
증거물 조작 사건이 터진다.
결국 대검에서 파견팀이 내려오고,
지검장의 정식 명령으로 후와는
조사팀에 합류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도쿄에서 함께 일했던
미사키 교헤이와 재회한다.

* 증거물 조작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인물은 후와가 능력을 높이 평가했던
특수부의 희망, 다카미네 진세 검사였다.
같은 검사를 취조해야 하는 만큼
난이도는 그야말로 최상!!
뒤통수를 한 대 후려치고 싶을 만큼
얄미운 조사팀 책임자를 뒤로하고
후와는 늘 그렇듯 직접 발로 뛰며
진실을 쫓는다.
그 뒤를 쫑알대며 따르는 미하루.
아무 상관없어 보이던 사건의 조각들이
하나로 맞춰질 때, 드러나는 건
오래된 인연과 묵직한 진심이었다.

* 이번 이야기는 단순히 '사건 해결'에
그치지 않는다.
위기에 처한 오사카 지검,
그를 끌어내리려는 조사팀,
그리고 알게 모르게 후와를 신뢰하는
미사키 교헤이와의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했다.
어려운 법률 용어 대신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오래된 약속이 중심에 있었고
서툴지만 마음을 보여주는,
아주 쬐에에에에끔 다정한 후와가 있었다.

* 여전히 무표정하고 고집스러운데
그 속에서 살짝 비치는 인간적인
온기가 참 따뜻했다.
마지막으로 오사카지검 윗대가리들이 제발
이 남자를 말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후와 검사가 늘 이렇게만
자신의 신념을 쭈욱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
감동과 반전,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한가위처럼 풍성한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

* 출판사 도장깨기 53/90

#표정없는검사 #시리즈 #시치리월드
#검사 #사무관 #국유지 #뇌물수수 #의혹
#국회의원 #증거물 #조작 #오래된 #약속
#반전의제왕 #반전 #감동 #미스터리
#추미스 #북스타그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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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리세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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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삼월은붉은구렁을 #온다리쿠 #권영주 #반타

* 추석 연휴가 유난히 길었다.
친정까지 가는 길이 멀다 보니
차 안에서 읽을 책을 몇 권 챙겼다.
그중 하나가 바로 리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었다.

* 붉은색 표지와 계단처럼 쌓인
책더미가 인상적인 표지였다.
그리고 시리즈의 시작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설렘 덕분에 기대가 커졌다.
평소보다 더 막힌 도로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책장을 넘겼다.

* 책은 총 네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1장은 회장의 초대로 대저택을 찾은
젊은 회사원이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란
책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였다.
2장은 그 전설적인 책을 쓴 작가를 찾아
떠난 두 편집자의 기차 여행이었다.
3장은 아직 쓰이지 않은 책과
추락사한 두 소녀의 이야기였고
4장은 이제 막 작가의 손에서
태어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혼돈의 절정에서 드디어
시리즈의 주인공 미즈노 리세가
모습을 드러낸다.

*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잠시 멍해졌다.
1장과 2장은 비교적 연결이 뚜렷했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마치 각기
다른 꿈을 꾼 듯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4장부터 거꾸로 다시
읽기 시작했고, 그제야 몇 가지 공통된
실마리를 발견했다.

* 작가는 책 속의 책이라는 액자식 구조 속에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과
석류와 거울, 한쪽 눈이 의안인 남자를
각 장에 숨겨 놓고 마지막에 가서야
그것들을 폭발시켰다.
특히 4장은 가장 난해하면서도
읽을수록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 '회전목마'라는 제목을 미리 정해 놓고
도입부를 쓰는 소설가,
이즈미를 홀로 다시 여행하는 작가,
3월의 나라라는 기묘한 학원물의 리세.
이 세 개의 이야기는 각자의 세계를
유지하면서도 어딘가에서 맞닿는다.
그 교차점에서 느껴지는 것은
불쾌함이 아닌 잔잔한 설렘이다.
흥분보다 더 조용한, 그러나 확실한
두근거림이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아있다.

* 처음에는 단순히 '전설의 책'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이 작품은 그보다
훨씬 크고 깊은 세계를 품고 있었다.
폭발적인 전개나 자극적인 반전 대신,
묘한 긴장감과 매혹적인 서사가
나를 끌어당겼다.

* 7시간 30분의 귀경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다.
리세 시리즈를 단 한 권만
챙겨온 것이 내내 아쉬웠다.
다음 리세 시리즈는 또 어떤
환상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꼭 뭔가를 만나게 될 거라는 예감과 함께
기대와 여운이 동시에 남는다.

#리세시리즈 #석류 #거울 #의안 #남자
#공통점 #예감 #혼돈 #소설 #전설의책
#삼월 #붉은 #구렁 #귀경길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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