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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ㅣ 푸른사상 소설선 72
이수현 지음 / 푸른사상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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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 받아본 책이다.
비늘은 어류나 파충류, 조류 등
대부분의 척추동물에게서 보이는
피부 조직의 한 단위다.
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 그런데 이 책은 말한다.
“비늘은 상처가 아니라, 살아냈다는 증거다.”
그 한 문장이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다.
나를 지키는 보호막이라 여겼던 비늘이,
사실은 내가 살아낸 흔적이라니.
책 속의 인물들은 어떤 사연을
품고 있기에 이런 흔적을 남긴 걸까?
* 이혼 전문 변호사 강도희는
늘 누군가의 ‘끝’을 다룬다.
오늘도 의뢰인과 그의 아이,
그리고 그들을 버린 상대 배우자를 마주했다.
칼날처럼 벼려진 말들 사이에서
‘아빠’라는 존재에 상처 입은 아이를 보며,
도희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 남들은 교육감의 딸로 부유하게
자랐다고 생각하지만,
그녀 역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그로 인해 지금은 감정무표정증을 앓고 있다.
그래서일까, 도희는 누구보다 의뢰인과
그 자녀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한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란다.
* 우연히 후배 지연과 함께 간 아쿠아리움.
그곳에서 도희는 수많은 인면어 중
유난히 눈부신 황금빛 인면어를 마주한다.
그 순간, 무언가에 홀린 듯 손을 수조 안으로 뻗고,
그 날 이후, 도희의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 의뢰인의 눈을 마주치자 그 속에
‘눈 부처’가 보이고,
그들의 과거가 영상처럼 펼쳐진다.
그 환상 같은 장면들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도희는 상처로 덮인 의뢰인들의 비늘을 벗겨줄수록,
자신의 비늘 또한 벗겨지고 있음을 느낀다.
*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도희의 삶을 다시 공포로 물들게 하는 남자
그녀의 아버지, 강경남.
겉으로는 존경받는 교육자였지만,
집 안에서는 폭력과 공포의 화신이었다.
그는 뻔뻔하게 찾아와 돈 오천만 원을
요구하며 협박한다.
“못다 한 효도를 하라.
그렇지 않으면 네 어머니와 남편,
시부모에게 모두 찾아가겠다.”
그의 목소리 하나에도, 숨소리 하나에도
도희는 몸이 굳고 숨이 막힌다.
그녀는 과연 스스로를 구할 수 있을까?
자신의 비늘을 벗겨내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다.
세상에 이런 부모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아팠다.
태어나 가장 보호받아야 할 존재에게서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그 상처의 깊이는 감히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는 모습은
잔잔한 따뜻함으로 다가왔다.
* 도희의 아버지, 의뢰인들의 아버지, 그리고 명우의 아버지.
서로 다른 아버지들의 모습이 대비되며,
‘진짜 아버지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그 대조 속에서 울컥했고,
한편으로는 내 아빠가 그런 사람이 아님에 안도했다.
*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방법을 모른다.
상처를 받아본 적 없는 사람은
상처를 이겨내는 법을 모른다.
삶은 그렇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흘러간다.
중요한 건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아닐까?
* 내가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니가 뭔데?”
나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는 사람을 마주할 때
속으로 이렇게 되뇌면 조금은 단단해진다.
* 앞으로도 내 삶에는 여러 겹의 비늘이 생길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새로운 비늘을 얹어주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내 몫의 비늘을 조금씩 벗겨내고,
타인의 비늘을 조심스레 떼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타인의 삶을 구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삶도 구해가는 이야기.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chae_seongmo
@dltngus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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