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 아케가미 린네는 틀리지 않아
가미시로 교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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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홀 식스에서 받아본 책이다.
서평 모집이 올라왔을 때 얼마나 신이나던지~
본격 러브 코미디와 본격 미스터리의 결합!
이보다 두근두근 대는 이야기는 없을 것 같다.

* 긴 생머리에 어여쁘게 생긴 여학생이
퍼즐 조각을 쥐고 있는 표지와
'아케가미 린네는 틀리지 않아'라는 부제.
적어도 이 여성이 아케가미 린네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 예쁜 표지를 지나 본격적으로 읽어본 책은
약 300페이지라는 숫자가 금새 지나간듯 했다.
아케가미 린네.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장기 무단 결석자이며
친언니가 있는 교내 상담실에서 지내는 아이.

* 이로하 토야는 린네의 언니 후요의
눈이 번쩍 뜨이는 딜로 인해 린네를
교실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임무를 맡았다.
그렇다면 일단 린네에게 이로하가
'말이 통하는 사람'인 것을 알려줘야겠지?

* 그렇게 이로하는 린네의 사정을 알고
린네의 추리를 완성하는 사람이 됐다.
린네는 신이 내린 아이처럼
어떤 문제에 당면한 과제를 막힘없이 풀어낸다.
다만, 그 과정을 설명하지 못한다.
린네에게 있는 것은 오직 진실뿐인 결말.
그 과정을 이로하가 채워주는 것이다.

* 린네의 결과 도출 이후에
이로하의 과정이 더해지면 완성된 퍼즐처럼
추리가 완성된다.
그렇다고 해서 린네가 이로하의 과정을
처음부터 믿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핑퐁 게임 끝에 린네가
인정할 만한 과정을 알려줘야 한다.

* 고등학교 1학년, 한참 풋풋할 나이에
상담실에 은거하는 린네와
그런 린네를 도와주는 이로하의 사정은
가슴에 큰 울림을 주었다.
무죄추정의 원칙. 익히 알고 있는 단어이지만
이들에게는 이 단어가 더 특별한 의미가 된다.

* 그러면서 무거운 주제를 전혀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 작가님의 능력이란~
책을 읽는 내내 린네와 이로하의 모습이
눈에 선명히 그려져서 흐뭇한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 남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머리핀을
가지고 다니는 이로하도 귀엽고,
기계치로 우당탕탕 하는 린네는
너어어어무 귀여웠다.
미스터리 라이트노벨 답게
가볍게 읽고 즐기기에 참 좋은 책이었다.

* 이 책을 보고 나니 지금까지 고민했던 일에
확신이 들었다.
응, 블루홀 식스 책은 전권 소장해야해!

*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고 싶은 린네와 토야.
다음 권이 나오겠죠......?
제발 내주세요... 다음엔 더 페이지
길게길게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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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녕가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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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화녕의 노래 라는 뜻의 책은
표지를 보자마자 홀딱 반해버렸다.
화녕은 누구이며, 그녀의 노래는 어떠할까?

* 궁금증을 안은 채 펼쳐본 책은
알록달록한 표지와 다르게
암울한 시대의 이야기였다.
1930년대 후반,
일제강점기 그리고 대한제국 시절의 이야기이다.

* 롤모델은 윤심덕이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노래를 부르는 것인 화녕.
화녕은 늘 검은 옷을 입은 밤손님과
마작이나 하는 아버지가 못마땅했다.
그녀가 스스로 거리로 뛰어나가 독립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진주에서 둘째 가는
친일파 아버지가 못마땅했던 것이다.

* 그럼 진주에서 첫째 친일파는 누구인가?
그것은 남초시 댁 순행이었다.
30살이나 어린 서씨 부인을 재취로 들이고
손자인 인서와 인예를 키우고 있었다.

* 남초시 댁에서 순행의 말은
나랏님 보다 무서웠다.
특히 서슬퍼런 서씨 부인의 눈초리를
인서는 견디기 어려웠다.
행랑 아범과 무명댁이 고초를 겪는 것을
더 이상 보기 싫어 서씨 부인과
다시는 행랑채에도, 창 가락에도
가지 않는다고 약조를 한다.

* 그리고 얼마 뒤,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인서의 귀에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가슴속에 무엇인가 일렁이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서씨 부인의 덫임을 알고 있는 인서는
그 아이의 면전에서 독한 말을 내뱉는다.
옥보다 고운 목소리를 지닌 화녕에게.

* 몇 년의 시간이 흐른 후,
화녕에게 남은 것은 노래 할 수 있는 목소리와
엄마 같은 유모 채단 뿐이었다.
늘 화녕의 옆에 있을 것 같았던 아버지도,
화녕의 취미였던 레코드 판들도,
그 레코드를 들을 수 있었던 집도 없어졌다.

* 그리고 참말 오랜만에 그를 만났다.
남초시 댁 도련님 인서를.
인서는 어릴 적 자신이 뱉은 말에
사죄라도 되는 양 늘 화녕을 위해 애썼다.
'화냥년' 이라고 상대도 안해주는
상인들과 주변의 멸시를 나서서 막아주고,
채단의 휠체어를 사는데 꼭 필요했던
돈을 벌 수 있게 해준다.

* 그런 인서 옆에 꼭 붙어있는 한 남자.
현성이다. 일본인이기 때문에 성은 없다.
대신 그에게는 진주 헌병대장 아들이라는
지위가 있었다. 물론 집에서는 늘
아버지와 싸우지만.

* 화녕은 그 현성의 집에 매주
노래를 부르러 간다.
화녕이 어째서 그리 홀로 되었는지,
왜 그의 집에서 노래를 부르는지 잘 아는
현성은 죄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릴 적 무지개 왕사탕이었던
인예를 버리고 인서 앞에 맹세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인서와 화녕만은 지키겠노라고.

* 책을 읽는 내내 먹먹함에 목이 메었다.
어느 누구 하나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었다.
아, 유일하게 찾자면 진주 헌병대장 정도?
그 아픈 시대에 아픈 인연을 맺은 네 사람.

* 그 시절에 청춘은 나라에 바치고
나보다 약한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았던 사람들.
그게 인서와 화녕이었다.
인서는 화녕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여느 도련님들처럼 평안하게 살 수 있었을까?
화녕은 인서를 만나지 않았다면,
비참하게나마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여느 여인처럼 살 수 있었을까?
그래도 그들은 서로 만나 알아보았기에
행복한 삶은 아니었을까?

* 온갖 질문들만 머리에 맴돌았다.
어떻게 보면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것이 좋았을 그들.
그리고 일본인이지만 우정과 맹세를
져버리지 않았던 현성까지.
잘못된 시대를 타고 난 그들이 너무 안타까웠다.

* 화녕의 '화'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란다.
고운 목소리로 곱디고운 노래만
부르며 살 줄 알았는데,
눈물에 젖은 목소리로 한을 토해낸 그녀,
인서의 불꽃인 화녕의 이야기는
슬프면서도 눈이 부셨다.

* 악역이었던 서씨 부인도,
그녀의 축소판 같은 인예도 처음에는
너무 미웠는데 속사정을 알고 나서도
밉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사람이 그러면 안돼지!!!

* 화녕의 목소리를 나름 상상하면서,
아는 노래들을 속으로 따라 부르며 읽었던 책.
아주 오래도록 내 마음에 깊이 남을 책이 되었다.
화녕, 인서의 불꽃.
지금은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르면서
인서 옆에서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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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재능
피터 스완슨 지음, 신솔잎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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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숲에서 가제본으로 받아본 책이다.

정식 출판 되기 전의 책으로

표지도 없고 출판지도 없다.

그럼에도 내가 가제본을 찾는 이유는 단 하나!

누구보다 빠르게 그 글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소름 보장!' 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누구보다 빠르게 읽겠다는 일념 하나로

받아본 책이다.

그리고 나는 이 문구가 얼마나

찰떡 같은 단어인지, 이 보다 더 완벽한

홍보 문구는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 한 일이

이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조지 닉슨.

그녀는 미술 교사로 기혼이지만

남편과의 합의하에 자유연애를 추구한다.

* 조지가 이토록 설레는 것이 꼭

첫 출장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누군가와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혼자서 능동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조지는

다음 날, 시체로 발견 되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그녀가 발코니에서 떨어진 것.

* 자살일까? 타살일까? 머리를 핑핑

굴리고 있을 때, 한 커플이 나왔다.

사서로 일하는 마사와 교사를 상대로 한

콘퍼런스에서 판촉물을 판매하는 앨런이다.


* 마사는 자신이 어릴 적 한 소녀에 의해

'사랑의 저주'에 걸렸다고 믿었다.

마사는 그녀가 저주에 걸렸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 후로 만난 남자들은 모두

쓰레기통도 아까운 사람들이었다.

* 그런 마사가 앨런과 결혼을 했다.

앨런은 재혼이었고,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그날, 마사는 보았다.

집에 들어오기 전 마치 큐 사인이 떨어진 것처럼

생글생글 표정을 바꾸는 앨런을.

* 마사는 유독 이 날의 앨런 표정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사랑의 저주가 힘이 약해져서

앨런과 사랑에 빠졌고, 결혼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인가...

홀로 골머리를 싸매고 있던 마사는

출장에서 돌아온 앨런의 셔츠에

피가 묻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 절대 스스로의 손으로 닿을 수 없는 곳.

그 곳에 왜 피가 묻어 있을까?

앨런은 출장지에서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걸까?

왜, 앨런은 셔츠에 피가 묻어있다고 하자

자신이 연쇄살인마 같냐고 물어 봤을까?

의심이 싹튼 마사는 결국 앨런의 출장지와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에 대해 조사한다.

* 그리고 앨런이 콘퍼런스에 간다고

집을 비운 그 날,

여성들의 사망, 폭행 사건을 접하게 된다.

이건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정말 앨런이 연쇄살인마일까?

* 앨런에게 대놓고 물어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심증만 가지고 경찰서를

찾아 갈 수는 없고.

그래서 마사는 대학원 때 자신을 구해줬던

친구 릴리를 찾기로 결심했다.

릴리, 어쩌면 현재 마사의 안정된 가정과

직장은 릴리가 만들어 준 것일지도.


* 마사는 릴리에게 자신의 남편이

연쇄살인마일지도 모른다고 얘기를 하며

예전처럼 자신을 도와 달라고 한다.

릴리는 그녀의 제안을 수락하고

조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허얼........!!!!!!!!

* 책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내 입에서는 끊임 없이 헉! 헐! 맙소사! 대박!

이라는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절대 상상할 수 없었고 짐작조차 못했던 일들이

반전에 반전의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 남편이 연쇄살인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마사의 공포와 릴리가 그녀를 돕고자 하는 마음,

냉철하게 사건을 보고 판단하는 그 모습이

너무 실감나게 다가왔다.


* 아까 맞은 곳인데 또 맞은 것 같은

느낌에 뒤통수는 아프고 온 몸이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나, 내일 몸살 날지도.........?

한 페이지만 더 읽고 자야지,

한 챕터만 더 읽고 자야지 했는데

어느새 밤을 꼴딱 새우고 아침 해와 함께

책을 덮게 되었다.

* 훗날 읽었던 책을 봐도 줄거리가

언뜻 생각나지 않는 적이 많아서

나는 보통 메모를 하면서 책을 보는 습관이 있다.

등장 인물들과 그들의 나이, 직업, 관계와 더불어

간단한 줄거리들을 메모한다.

그런데 그 메모하는 것도 잊고

페이지 넘기기에 그저 급급했다.

이 책, 미쳤다 진짜.

이 말 밖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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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에이저
신아인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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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끼 출판사를 통해 서평으로 받은 책이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보통 우리는 이 나이의 아이들을
'청소년'이라고 부른다.

* 어른과 아이의 중간 시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르기도 하며,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아직 미숙한 상태의
아이이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사회가
함께 진다는 그 나이의 아이들과
부모의 이야기이다.

* 도윤의 엄마이자 소년범 전문
프로파일러 강해수.
그녀는 성공에 대한 욕심이 강한 여자였다.
그래서 판사였던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대치동으로 이사를 했다.

* 아들이 전학간 학교는 과거 해수가 다녔던 학교이다.
해수의 아들 도윤이 전학을 간지
얼마되지 않아 좋아하는 아이가 생겼나보다.
도윤의 책상 위에는 도윤의 고백에
거절을 담은 쪽지가 한 장 놓여있었다.

*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거절의 쪽지.
하지만 해수는 청소년들, 특히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해수는 뭔가 거슬렸다.
거절의 쪽지에 쓰여진 한 줄에
행간을 읽었기 때문이다.

* 그러던 어느 날, 도윤의 학교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태은과 도윤이 한 팀이 되어
학생회장 선거에 나갈 때,
상대편 후보였던 아이가 사망한 것이다.
해수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그리고 아들의 안전을 위해 그 사건을 맡게 된다.

* 사건을 조사하는데도 해수의 신경은 온통
태은을 향해 있었다.
태은의 쪽지와 더불어 30년 전, 해수를
극심한 공포로 몰아넣은 남자가
해수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해수는 자신을 태은의 아빠라고 소개하는
용범을 보며 이번에는 30년 전과
분명히 다른 결과를 줄 거라고 다짐한다.

* 그러던 중 해수는 도윤의 변화를 눈치챈다.
머리가 좋아지는 약을 먹은 도윤을 발견하고,
도윤이 성적은 올랐지만 완전히 감정은
결여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해수는 도윤에게서 약을 빼앗으려 하지만
도윤은 그 약을 계속 먹고싶다며 화를 낸다.

* 교수 임용에서 떨어지고,
아들의 학교에서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 살인 사건은 묘하게 도윤이
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형사로서, 프로파일러로서의 책임감과
엄마로서의 감정 사이에서 헤매는 해수.

* 여기에 머리가 좋아지는 약과
30년 전 사이코패스였던 용범과 그의 딸 태은이
계속 그들 모자를 맴돌고 있다.
해수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자신의 손으로 풀어야만 했다.
프로파일러로서도, 엄마로서도,
그리고 30년 전 그 사건의 목격자로서도.

* 책을 읽으면서 내내 사이코패스였던 사람이
아이를 낳으면, 그 기질이 유전이 될까 궁금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로 인해 타고난
성질이 있기 마련이다.

* 나를 경우로 생각해보자면,
나는 외모는 엄마랑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타고난 성질과 기질,
식성이나 습관 같은 것은 아빠랑 똑같다.
일례로, 남편이 처음 결혼 할 때는
어머니 딸인줄 알았는데
결혼하고 보니 아버지 딸이였다는
우스갯소리도 할 정도였다.

* 이처럼 사람은 자신의 부모와 그 형제 자매,
또는 그 위의 조상들 모습까지도
물려받는데 사이코패스가 하나 껴있다고
그 자녀도 사이코패스라고 단정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적어도 주변 환경이 사람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 또한 요즘 흔히 얘기하는 '촉법 소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촉법 소년 제도는
폐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촉법 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아이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소년법에 의해 보호처분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만 14세면 우리나라 나이로는 15세,
중학교 2학년이다.

* 나의 청소년 시절을 생각해보면
나는 어른에 더 가까운 아이였고,
어른에 더 가까워지고 싶었지
아이에 더 가까워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지금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른이 되기 전에, 그들을 보호할
명분과 목적이 아니라
어른이 되기 전에, 그들을 참된 어른으로
만들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 이 책은 청소년을 둔 엄마들,
조카를 둔 이모, 고모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지금 아이들에게 우리가
어떤 것을 줘야 하는지 잘 알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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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제닝스 지음, 권경희 옮김 / 비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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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채 서포터즈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2021년 부커상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이라고 한다.
표지를 보니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고요'였다.

*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
그 파도가 모래 알갱이를 밀고 당기는 소리,
가끔 날아드는 새들의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것만 같은
섬의 모습.
그리고 외로이 불을 밝히고 있는 등대 하나.
잔잔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막상 펼쳐본 책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 외딴 섬에서 등대지기를 하는 새뮤얼.
그는 스스로 섬을 가꾸고, 일구었다.
닭을 키우고 채소를 경작하며
자급자족의 삶을 사는 새뮤얼은
가끔 늘 그렇듯이 파도가 밀고 온
쓰레기들과 마주했다.

* 빗물받이로 쓰기에 딱 좋은 드럼통과
그 옆에 누운 거대한 남자의 시신.
파도는 쓰레기 뿐만 아니라 이렇게
죽은 사람들도 데리고 왔다.
새뮤얼은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그를 툭 건드려 보았다.
그때, 그 남자는 작은 신음과 함께
눈을 떴다. 그렇다.
그는 살아있었다.

* 나이가 많은 새뮤얼이 그를
오두막까지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컸고, 무거웠으며 새뮤얼은 너무 늙었다.
우여곡절 끝에 그를 오두막까지 옮긴 새뮤얼.
그때부터 언어도 통하지 않는 그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됐다.

* 새뮤얼은 자신의 섬에 이방인이
들어온 것이 썩 달갑지 않았다.
그는 혼자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었다.
과거, 새뮤얼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고
감옥에서도 혼자였다.
그 기나긴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고 나온
새뮤얼에게 세상은 적응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 그런 그가 등대지기로 살며 혼자의 삶과
고독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그는 그 이방인을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단단한 오해를 쌓아갔다.
의식을 잃은 그를 발견하면서 부터 단 4일.

*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속에
독자는 새뮤얼의 과거를 볼 수 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 아빠와 엄마, 동생과 함께
가난한 그 시절을.
더불어 당시의 식민지와 독재자 시절을 볼 수 있었다.

* 새뮤얼에게 치유는 없었다.
그는 끊임없이 상처 받았고
그 상처 속을 허우적대며 살았다.
등대를 지키는 지금까지도.
감옥에서는 새뮤얼에게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았고 하나뿐인 아들을
볼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아들의 죽음을 전해들었을 때,
새뮤얼의 심정은 어땠을까.

* 살다보면 이렇게까지 일이 안풀리고
상황이 안좋아질 수 있나, 싶을 때가 있다.
적어도 내가 본 새뮤얼의 모습은 그랬다.
작은 행복도 잠시 뿐이었고,
그의 삶은 늘 고독과 상처로 가득찼다.

* 나는 낯선 이방인을 통해 새뮤얼이
다시 정을 느끼고 세상 밖으로 나가길 원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섬 밖이 무섭다면
적어도 그 이방인과 부자처럼 지내길 바랐다.
아, 새뮤얼.
그의 고독은 결코 치유될 수 없는 것이었나.

* 책은 그리 길지 않았고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결코 내 마음까지 편치는 않았다.
스스로를 섬에 가둔 그.
새뮤얼은 이제 안정을 찾았을까.
아니면 아직도 타는 냄새의 공포 속에 갇혀
섬을 일구고 있을까?
어떤 쪽도 편치 않은 결말일 것 같다.
어쩌면 새뮤얼은 자신의 안식처를
이방인과 나눌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 예고없이 들이닥친 이방인.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곳곳에 흩어진
그 이방인들의 삶도 너무 안타까웠다.
나라가 나를 지켜주지 못할 때,
나는 스스로도 나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읽는 아프리카 문학이 참 씁쓸해서
오늘은 밝은 태양이 슬프게만 보였다.
새뮤얼, 어찌됐든 만수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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