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의 손길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 요즘 다시 의학 드라마의
열풍이 불고있다.
눈물, 콧물 쏙 빼고 웃음기 가득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넘어
최근 넷플릭스에서는
중증외상센터의 백강혁이
그 중심이었다.

* 더불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현재 방영중이다.
오래 기다린만큼 한꺼번에 몰아보려고
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왜 이들에게 열광할까?
라고 생각해보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의사들의 모습이어서지 않을까싶다.

* 슬의생에서는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환자들의 마음마저 어루만져주는,
그러면서 실력도 최고인 5명의
유니콘 같은 교수들이 있었다.
백강혁은 뭐, 좀 까칠하지만
인간의 경험치를 뛰어넘는
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고.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의사가 쓴
소설이 읽고 싶었다.

* 치넨 미키토.
일본에서 현직 내과 의사이자
의학, 미스터리를 쓰는 소설가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치넨 미키토의 소설은
늘 만족스러웠다.
이번에 고른 '구원자의 손길'은
어떤 병원 생활을 알려줄까?

* 여기는 준세이카이 의대 부속병원.
그 중에서도 가장 바쁘고 일이 많다는
흉부외과이다.
오늘도 중환자실(ICU)에서 밤을 지샌
다이라 유스케는 흉부외과 과장인
아카시 겐이치로의 호출을 받는다.

* 늘 인원이 부족한 흉부외과에
왠일로 인턴이 셋이나 들어온단다.
그리고 아카시 과장은 유스케에게
이 셋의 지도의가 되라고 말했다.
개흉 수술이 가장 많은 후지제일 종합병원으로
파견을 원했던 유스케는 세 명의 인턴 중
두 명을 입국 시키면 후지제일 종합병원의
파견을 생각해보겠다는 말을 듣는다.
만약 실패한다면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꿈을 단념해야만 하는 조건이었다.

* 부탁을 가장한 협박이나
병원 내의 권력다툼에는 관심이 없었던
유스케에게는 마지막 줄임이 틀림없다.
그의 라이벌은 아카시의 조카인
하리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개성 넘치는 인턴 고노와 마키,
우사미를 맡게 된 유스케.

* 어떻게든 그들을 입국 시키고 싶었던 그는
흉부외과의 단점들을 보여주지 않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입국을 희망하고 온 그들에게
이것은 독으로 작동되고, 입국은 커녕
지도의 교체를 요청할 수 있는 지경까지 이른다.

* 인턴 셋을 보살피면서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아카시는 유스케에게 이번에는
자신을 고발하는 괴문서를 보낸 범인을
찾으라고 얘기한다.
주치의로서 환자도 살펴야하고,
지도의로서 인턴들도 봐줘야하고,
틈틈히 수술연습도 해야하고,
아빠로서, 남편으로서의 역할도 있는데
이젠 탐정까지 해야되는 신세이다.

* 하지만 역시 유스케는 후지제일로의
파견에 무너지고 그 제안을 수락하고 만다.
인턴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면서
괴문서를 둘러싼 정보를 수집하는 유스케.
그는, 의사로서의 꿈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 다이라 유스케는 내가 드라마에서 보던
여느 의사들과는 달랐다.
완벽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나빠보이지도 않았다.
자신의 꿈을 위협하는 하리야에게
열등감과 질투를 숨기지도 않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욕망도 숨기지 않았다.

* 그래도 그가 좋아보였다.
적어도 환자를 대할 때는 따뜻한 마음이었고
그가 느낀 감정들 모두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들이기에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졌다.
흉부외과의 인력난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구나 하고 느껴지기도 했다.
유스케를 보면서 그 고난이라고 할 수 있는
생활이 가슴 깊이 느껴지기도 했다.

* 흉부외과의 실태도 잘 알 수 있었고,
진정한 의사란 어떤 모습인지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적절한 감동도 있었다.
인턴 셋의 마음을 잡아야하는 휴머니즘과
괴문서를 뿌린 범인을 잡는 적절한 미스터리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책이었다.

#흉부외과 #인턴 #잡기 #구원자 #누구일까
#의사 #현직의사 #병원 #권력다툼
#지도의 #힘들어 #의사의꿈
#환자만 #생각해줘 #괴문서 #고발장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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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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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되는 출판사 도장깨기.
이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땐 의아했다.
낙원에 왜 탐정이 없을까?
단순히 생각하자면 낙원이니까?
아무런 걱정이나 부족함 없이
편안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그 곳에
어쩌면 탐정이 있는 게 더 이상할 수도.

* 천사들이 노래하고 새들이 지저귀는
낙원을 생각했던 내게 책은 전혀 다른
지상 낙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천사 강림.
어느 날 갑자기 지상으로 강림한 천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과는 다르게
어딘가 좀 기괴한 모습이었다.

*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그들이
천사라는 것을 보자마자 알게 되는 존재들.
그런 그들은 세상의 질서를 위해 나타난 것일까?
그들이 나타나면서 연쇄 살인 사건이 없어졌다.
사람을 1명 죽이는 건 괜찮지만
2명 이상 죽이면 천사들에 의해
지하의 지옥불로 끌려가기 때문이다.

* 이런 현상들이 생기면서 사회는
혼란이 밀려 들어왔다.
1명은 괜찮다.
2명은 안된다.
그럼 이왕 지옥에 끌려 갈 거
더 많은 사람을 죽이자!
라는 정신 나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범행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고,
범행 즉시 지옥으로 끌려간다.

* 유명한 탐정이었던 아오기시 고가레는
이런 현상에 탐정이 할 일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기껏해야 잃어버린 개나 고양이를 찾는 정도랄까.
그런 아오기시에게 천사는 달갑지 않은 존재였다.
그러나 어디에나 그렇듯이 천사에 열광하는
사람이 있었다.
돈 많은 쓰네키가 소유한 섬에 유독 많은
천사들이 모여있었고 아오기시는 그의 초대를 받는다.
천국이 있는지 보여주겠다는 말에
덜컥 그의 섬으로 가게 된 아오기시.

* 쓰네키가 준비한 충격적인 이벤트가 지난 다음 날,
쓰네키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1명은 괜찮다.
2명은 지옥으로 직행이니 더 이상의 살인은
없어야 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천사의 규칙이 무색하게도 매일
살인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 탐정이지만 그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었던 아오기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연쇄살인을 조사하면서 점점
탐정으로서의 가치관을 확실히 정하게 된다.
3일 후에나 들어오는 배를 기다리며
섬과 저택이라는 밀실에서 벌어지는
본격 미스터리.
트릭도 트릭이지만 섬세하게 표현된
탐정과 범인, 그 주변인들의 감정선은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 겉으로 보기에는 질서정연해 보이지만
그 속내는 어느 때보다 혼돈인 시대.
천사가 강림한 낙원 아닌 낙원에서
탐정이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해
너무나 잘 보여주었다.
자칫 잘못하면 사이비 종교로 빠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낌새도 전혀 없이 정말 깔끔한 추리소설이었다.

* 나에게 천국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있다고 생각한다.
책 속의 천국과 내가 생각한 천국은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천국이 있다고 믿기에
더 선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죽음 뒤에 가는 천국/지옥에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왠지
이왕 가는 거라면 지옥보단 천국이 낫지 않겠는가.

* 늘 나에게 굉장한 만족감을 주는 블루홀6.
다음에는 어떤 책을 읽어볼지 고르는 것이
요즘 내가 가장 크게 빠진 재미다.
계속 단권만 읽었으니, 이번에는
시리즈로 가볼까??

* 출판사 도장깨기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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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모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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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바다끝카페에무지개가뜨면 #모리사와아키오 #이수미 #모모 #협찬도서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오팬하우스에서 받아본 책이다.
내 사랑 지늬님의 소환으로
좋은 책을 받아볼 수 있었다.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카페인 중독자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두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바로 나다.

* 집에서 쉬면서도 늘 커피를 내려 마셔서
약속이 없으면 카페는 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이 너무 기대됐다.
책도 읽기 전인데 표지만 보고
나도 저기서 커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잔잔한 파도 소리와 멋진 풍경이라면
세상의 시름 모두 잊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 그렇게 늘 마시던 커피 한 잔을 내리고
책을 열어보니 어느새 나는 급성 백혈병으로
아내를 잃은 남자의 곁에 가 있었다.
어린 딸 아이와 둘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에 남자는 늘 밤잠을 설쳤다.

* 긴 연휴가 시작되는 아침,
딸아이 노조미는 엄마와 함께 하던
씻기 루틴을 아빠와 함께 했다.
좋아하는 동화책을 읽고 나자 어느새
창 밖으로는 아름다운 무지개가 떴다.
무지개를 만져보고 싶다는 노조미의 말에
간단히 짐을 꾸려 차를 출발했다.

* 여기 있을 거라 생각하던 무지개는
그들이 이동하는 시간에 이미 사라져버렸다.
무지개를 찾아 일곱 색깔이 맞는지
세어보자고 약속한 뒤,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고 긴 터널도 지났다.
그렇게 터널을 나오자 마자 보이는 이정표 하나.
맛있는 커피와 음악이 있는 '곶 카페'라는 곳이었다.

* 바다와 맞닿은 육지의 끝에
푸른색 페인트로 칠해진 작은 목조 건물.
커다란 창으로는 일본의 명물 후지산이 보이고
벽에는 창의 풍경과 꼭 닮은 곳에
무지개가 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 기가 막힌 커피를 내준 주인장 에쓰코는
손님들을 위해 음악을 틀어준다.
부녀의 사정을 들은 에쓰코는 자신도
무지개를 찾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맛있는 커피와 음악, 친절한 에쓰코가 있는 곳에서
서서히 마음의 안정을 찾고,
그들이 가진 행복을 찾은 두 사람.

* 이렇게 책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은
꼭 만나게 될 어려움에 부딪힌 사람을
커피와 음악으로 위로하고 있었다.
처음엔 목차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읽다보니 모두 노래 제목이어서
이것마저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 노조미를 시작으로 취업에 실패한 20대 청년,
삶의 끝자락에서 도둑이 되기로 결심한 중년 남성,
10년 넘은 짝사랑을 떠나는 노인까지,
책은 아이부터 노인까지의 이야기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맞춰서 보여주었다.
이것이 꼭 성장하는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아
어찌나 반갑던지.

* 마지막 두 편은 에쓰코의 조카인 고지와
아주 나이가 들어버린 에쓰코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어느 에피소드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다른 에피소드에서 카페에 들렸던 사람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해 줘서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잘 보여주었다.

* 냥냥이를 떠나 보내고 힐링 소설을 읽기에
두려움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비로소
나에게도 마음의 안정이 찾아온 기분이었다.
우리 냥냥이도 무지개 저 끝 어딘가에서
신나게 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 상실을 겪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이야기.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잔잔한 음악을
틀고 책을 읽게 되었다.
굳이 고르자면 커피 보다는 음악이 더
잘 어울리는, 멋있는 소리가 들리는 책이었다.

@ofanhouse.official
#오팬하우스
#잘읽었습니다
#무지개 #무지개를찾아서 #바다끝 #곶카페
#커피 #음악 #이상한곶이야기 #원작소설
#행복의 #두근두근 #무지개너머
#힐링소설 #소설추천 #소설책추천

#일본소설추천 #일본문학 #힐링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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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세포막 안으로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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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당신의세포막안으로 #김진성 #델피노 #협찬도서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소설 최강! 믿고 보는 델피노라는
수식어에 맞게 늘 재밌는 책을 내주는
출판사라 신간이 나올 때마다
꼭 챙겨서 보는 출판사 중 하나이다.
읽은지는 좀 됐는데... 냥냥이 이슈로 인해
리뷰를 이제서야 적는다.

* 태생부터 과학과는 거리가 멀었던
나인지라, 솔직히 책을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다.
제목에서부터 '세포막'이 나오니
크게 호흡을 가다듬고 책을 펼쳐보았다.

* 진실이 믿음을 이길거라 믿는 여자 김서연.
그녀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이며
'사고패턴붕괴장애', 즉 TPDD의 치료법을
7년 째 연구하고 있는 연구생이었다.
그녀는 임상실험을 통해 치료법을 개발하는 중이었고
미약하게나마 그 결과를 보고있었다.

* 임신 초기였던 김서연은 임상실험실이 있는
병원에 들려 임상대상자들에게 주사를 놓으려다
자신이 주사하지 않은 다른 주사 자국을 발견하게 된다.
이 주사의 약물이 어떤 것인지도 알지 못한 채
실험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대상자들은 심정지를 일으키고
심폐소생술이 무색하게 모두 사망하고 만다.

* 대상자가 없으면 실험도 계속할 수 없다.
그 와중에 자신의 아이가 TPDD를 가지고
태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된 서연.
그녀는 아이를 포기하려 하지만 계속된
다른 일들로 인해 그 시간을 미루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는 프랑스에서 목숨을
위협받게 돼고, 7년의 시간을 모두 쏟아부은
연구를 중단하고자 마음 먹었다.

*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김서연이 연구를 그만두려고 했던 찰나,
국내 업계 1위 제약회사에서 다시 연구를
계속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고민도 잠시, 털린 하드디스크 대신 자신의
머리에 들어있는 정보로 샘플을 만들었던 서연.

* 그러나 곧 그녀는 자신의 연구를 멈추게 했던
방해꾼이 그 기업인 것을 알고 약을 삼키고
초미숙아인 단단이를 출산하게 된다.
애초에 TPDD를 가지고 태어날 아이었지만
그녀가 마신 샘플때문인지 단단이의 상태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대로 살아날 가능성도 매우 높고,
이 아이는 천재로 성장할 것이었다.

* 이 사실을 알게된 제약회사는 김서연을
모함에 빠뜨리고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약의 위험성에 대해 알게되고,
어떻게든 임상실험이 계속 되는 것을
막으려고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번번히 거대한 방어벽에 막히고 마는데...
그녀는 자신의 신념을 지킬 수 있을까?

* 휘몰아치는 전개에 마음을 다독일 필요가 있어
오랜만에 클래식을 틀어놓고 책을 읽었다.
나도 모르게 영화화 되면 이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나만의 캐스팅도 시작했다.
절대적인 진실과 절대적인 믿음의 충돌.
여기에 기업간의 암투와 함께
과학이 가지는 윤리적인 모습까지.
이 모든 것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 책장은 쉴틈 없이 넘어갔다.
틀어놓은 클래식이 아니었다면 이 흥분을
감당하지 못했을 것만 같다.
믿었던 지인의 배신, 기대하지 않았던 이의
절대적인 신뢰가 대비되어 보여주는
모습도 꽤나 흥미진진했다.
꼭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드는 책이었다.

@chae_seongmo
@delpinobook
#잘읽었습니다
#임상실험 #방해꾼 #천재 #희귀질환
#임상대상자 #특허 #중요함
#대학원생 #연구원 #제약회사 #갑질
#진실 #믿음 #세포막 #안으로
#소설추천 #믿고보는 #출판사
#소설책추천 #한국문학 #한국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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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랜지션, 베이비
토리 피터스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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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채 서포터즈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디트랜지션이란 뜻은 자신의 의료적,
사회적으로 성별을 바꾼 것을 되돌리는 행위로
트랜스 환원이라고 할 수도 있다.
환원한 트랜스와 아기라....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 내가 트랜스젠도, 동성애를 농밀하게 접한 것은
중학교 때로 기억한다.
그때 좋아하던 아이돌 그룹을 대상으로 쓴
'팬픽'이라는 것이 존재했고,
그 팬픽은 대부분 '동성애자'들이었다.

* 그래서인지 나는 동성애, 트랜스젠더에
크게 거부감이 없다.
그냥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인데,
그것이 같은 성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트랜스젠더에 대해서는 사회의 시선으로
느끼는 자기만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러길 원했고, 그래서 선택했고,
그렇게 됐다고 이해하는 편이다.

* 어렸을 때 읽은 팬픽 이후로 내가 학교 다닐 때
공부하던 논문과, 성과 문화 수업을 제외하고
퀴어 소설을 읽은 적은 없는 것 같다.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책 안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까?

* 리즈는 트랜스 여성이다.
태어난 성별은 남자이지만, 그녀 스스로를
여성이라고 생각하고 여자로 살고 있다.
많은 남자친구들을 거쳤고,
지금도 남자를 만나고 있다.
그녀는 그들에게 여성이길 원했고,
적어도 그들은 그녀를 여성으로 봐주었다.

* 리즈의 옛 연인이었던 에이미,
아니 에임스는 남성이었다가 여성이었다가
다시 남성이 된, 트랜스 환원자였다.
그는 직장 상사와 교제를 했고,
여자였던 시절 맞았던 호르몬 주사로 인해
자신이 불임으로 알고 있었다.

*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신의 축복인지,
그의 직장 상사는 임신을 했다.
예상하지 못한 임신에 혼란스러워하는
카트리나에게 에임스는 고백하고, 제안한다.
자신이 예전에 여자였으며,
유일하게 가정을 이루고 싶은 사람이
리즈였으니 셋이서 아이를 함께 키우자고.

* 에임스의 제안을 받은 리즈는 처음에는
미친놈이라고 욕하지만 나중에는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에임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렇다. 리즈는 임신을, 그리고 아이를 원했다.
지극히 평범한 시스젠더(심리적 성별과 생물학적
성이 일치하면서 동시에 이성애를 하는 이들)였던
카트리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그녀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기댈 수 있는 남편이 있는
가정을 꾸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에임스를 비롯한 리즈와 카트리나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내가 가장
흥미롭게 봤던 것은 '트랜스들의 문화'였다.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연애를 하는지,
그들이 받는 사회적 시선과 스스로 느끼는 불안,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성관계와 어린 트랜스 여성과
나이 많은 트랜스 여성이 같은 위계 관계까지.

* 온통 색다른 이야기 투성이었다.
그래도 나름 공부한다고 했었는데,
이쪽은 전혀 문외한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져 새로운 가정의 형태를
제시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 보통 가정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자녀로
이루어진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우리 사회도 이혼 가정이나
미혼모, 미혼부에 대해 그리 관대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에 엄마가 둘, 혹은 아빠가 둘인
공동 육아 형태의 가정을 제시한다.

* 그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부모로서의 역할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런 가정이라면 '돌봄'의 형식에서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로운 육아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머나먼 얘기겠지만.

* 트랜스젠더들도 성전환자이기 전에 인간이다.
그들도 상처를 받고, 분노하고, 욕구와 욕망에 시달린다.
처음에 책을 읽었을 때는 리즈나 카트리나가
그 제안을 수락, 혹은 거절하고 그 뒤에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형식일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은 그들의 갈등과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해
보여주었고, 내 생각보다 훨씬 깊은 트랜스 문화를 보여줬다.
아직도 뭔가 배우고 알아갈 것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새롭고 신선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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