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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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환상서점 #소서림 #해피북스투유 #책장파먹기

* 해피북스투유에서 환상서점2
서평단 모집을 하길래 신청 후 당첨이 되었다.
당첨이 되고 나서 드는 생각.
아, 나 1권 안읽었는데!!!
재빨리 책장을 뒤져 1권을 꺼내 들고
바로 책을 펼쳐 읽어보았다.

* 어두운 산 속에 혼자 남아있는 연서.
초보자용 등산 코스를 얌전히 따라가기만 했어도
이렇게 길을 잃지는 않을 터였다.
동화작가로서 매번 편집자들에게 거절 당하고,
그 메일들에 화가 나서 올라간 산에서
등산 코스를 벗어난 것은 단순한 치기였을까.

* 하지만 결국 그 결과는 별로 좋지 못했다.
오후 8시가 되도록 길을 찾지 못하고
발 아래에는 외딴 절벽이었다.
그것도 꽤 높은.
우연인 듯 운명인 듯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 핏 좋은 정장에 고급 가죽 구두,
겉에 걸친 물빛 도포까지.
누가 봐도 구조대로 보이지는 않았다.
애초에 부른 적도 없지만.
그러다 한순간 불어온 바람에 연서는
발을 헛디뎠고, 절벽에 떨어져 이대로
생을 마감하는 줄 알았다.

* 하지만 그때, 다시 바람이 불어서
연서를 절벽 위로 밀어 올려줬고,
보름달처럼 보이던 것은 고래를 닮은
거대한 괴물의 눈이었다.
그리고 연서는 이름 모를 그 남자의 품에 떨어졌다.
그렇게 동화인 듯, 환상인 듯한 일을 겪고
찾은 그곳은 남자가 주인으로 있는 서점이었다.

* 남자의 이름은 서주.
아주 작고 귀여운 여자 아이 하나와 함께
고즈넉한 서점을 하나 운영하고 있었다.
방금 자신이 겪은 일을 잘못 봤다고 단언하는
남자의 말에 연서는 곧 단념하고 만다.
유일한 목격자가 자기는 못봤다는데
뭐라고 할 말이 있겠는가.

* 그렇게 따뜻한 차 한 잔과 귀여운 여자아이와
함께 서점 주인이 썼다는 책을 듣게 되었다.
서주의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는
전래동화 같기도 했고, 실제로 일어난 일 같기도 했다.
결말이 마음에 안들었던 연서는
다음에 다시 찾아 달라는 서주의 말에
다시 서점을 찾는다.
그것도 꼭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만.

* 그렇게 잘생긴 총각을 이야기꾼 삼아,
어린 여자 아이 옥토를 친구 삼아 서주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된다.
그와 연서가 어떤 운명의 실로 엮였는지도 모른 채.
이야기가 거듭될 수록 서주와 연서의 사연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 까망이와 옥토의 이야기라고 짐작했던
그 이야기들 또한 아름다우면서도 슬펐다.
나에게 어떤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줄까,
기대하고 펼쳤던 책은 마무리가 될 무렵
코 끝이 찡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 제목도 '환상 서점'인 이 책은
모든 문장이 환상적이었고, 매력적이었다.
죽음을 비켜 간 남자의 유일한 여인,
몇 번의 생을 살아도 남자를 찾는 여자.
서주와 까망이의 말다툼은 슬며시 미소 짓게 하면서
끝을 맺지 못한 아련한 사랑이야기는
후일담까지 완벽했다.
2권에서는 어떤 또 다른 환상이 펼쳐질지
너무 기대가 된다.

#환상서점1 #서점주인 #옥토 #까망이
#이야기꾼 #운명의실 #환생 #기다림
#저승사자 #저승차사 #별명 #귀여움
#신과함께 #잠못이루는밤 #책한권
#소설추천 #소설책추천 #한국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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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방랑길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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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기기묘묘방랑길 #박혜연 #다산책방 #책장파먹기

* 요즘 토지 필사를 하면서
사극을 보는 취미가 생겼다.
최근에는 '환혼'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혼을 뒤바꾼다는 설정이
내 취향과 딱 맞아서 가끔은
넋을 놓고 보고 있을 때도 있었다.

* 그렇다 보니 요즘 조선판 요괴가
엄청 땡겼다.
아끼고 아끼려고 사둔 책이었는데
결국은 못참고 꺼내들었다.
조선판 셜록과 왓슨의 등장이라는데
양반과 요괴 콤비 중 누가 셜록이고
누가 왓슨일까?

* 즐거운 마음으로 펼쳐본 책에는
윤대감 댁 막내아들이 툭 튀어나왔다.
기골이 장대하고 오지랖이 넓으며
호기심도 많은 천상 도련님.
우연히 오랜 친우인 최대감 댁 아들
지형의 집에서 사라진 금두꺼비의
행방을 찾다가 여우의 자식이라는
사로를 만나게 된다.

* 사로의 도움으로 그동안 자신이
보고 있던 것이 꼭 진실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효원은 그 길로 사로를
따라 방랑길에 오르기로 결심한다.
금지옥엽 최대감 댁 막내아들은
말도 안되는 거짓말로 사로를 팔아
결국 1년의 시간 동안 여행을 허락 받는다.

* 이 기기묘묘한 방랑길에서 사로와
효원은 기상천외한 것들과 마주치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날개가 달린 아이,
목각 인형을 어머니로 모시는 아이,
마셔도 마셔도 끊임없이 맛 좋은
술이 차오르는 기묘한 술잔,
무슨 짓을 해도 열리지 않는 문과
슬픈 사연을 가진 청아의 푸른 불꽃,
그리고 효원과 사로의 숨겨둔 이야기까지
총 7개의 작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이야기였다.

* 때로는 설화처럼, 때로는 섬뜩한 것이
숨겨진 미스터리처럼 나를 즐겁게 해줬던 이야기.
얼핏보면 권선징악의 이야기를 다루는 듯도 보였고
더 깊게 보면 사람과 사람의 묘한 인연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특히 효원은 명문가 양반의 자제이지만
사로는 천것으로 보여지기 일쑤였다.

* 효원은 스스럼 없이 사로를 자신의
벗이라 칭하지만 사로는 선뜻 그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
사람은 자신과 다르면 다르다고 공격하고
같으면 또 같다고 공격하는 것들이기에.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콤비의
리더는 사로다.

* '조선판 셜록과 왓슨'이라는 말에 이끌려
책을 펼쳤지만 이들에게 이런 평범한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해외판 효원과 사로라면 모를까.
그만큼 그들에게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묘한 기운이 있었다.
어찌보면 홀린걸지도 모르겠다.

* 효원과 사로의 묘한 인연이
이대로 끝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사로와 함께한 1년의 방랑길 동안
효원은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집으로 돌아와서 그 보고 배움을
어떻게 쓰는지 궁금하다.
금두꺼비님의 행방도 궁금하고.
그렇다. 후속작을 내놓으라는 얘기다.

* 사로와 효원의 끝내주는 티키타카에
웃기도 하고,
안타까운 사연에 눈물이 맺기도 했다.
착하게 살아야지, 다짐도 하게되는
교훈과 웃음, 감동까지
모두 다 잡은 책이었다.
그러니까 후속작 꼭 내놔요!!

#기기묘묘 #방랑길 #여행
#조선판 #요괴 #양반 #콤비
#한국판타지 #설화 #미스터리
#사로 #구미호 #윤대감댁 #막내아들
#한국소설추천 #한국요괴 #후속작 #원츄

#소설추천 #소설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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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로의 미궁
가미나가 마나부 지음, 최현영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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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라자로의미궁 #가미나가마나부 #최현영 #하빌리스 #책장파먹기

* 표지를 보자마자 읽고 싶어서 환장했던 책이다.
그러던 중, 서평단이 올라왔고
똑 떨어짐을 확인함과 동시에 주문 클릭.
그렇게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표지의 두 아이는 내 손에 들어왔다.

* 책을 받아보고 잠시 당황했다.
580페이지... 생각보다 두꺼운데?
하지만 페이지 수 따윈 나에게 걸림돌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길면 길수록 좋아하는 요상한 성격 탓에
책을 받아보고 더 깊은 황홀감에 빠졌다.
잠시 표지의 아이들을 멍하니 쳐다봤다.
어쩜 이렇게 예쁘게 생겼지?

* 정신을 차리고 펼쳐본 책은 서장을 지나
미스터리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는
쓰키시마 리오와 나가토 가구.
쓰키시마는 현직 추리 소설 작가로
나가토의 손에 이끌려 이 이상한 이벤트에 참가하게 됐다.

* 벚꽃 나무와 호숫가, 그리고 그림 같은 펜션에서
이루어진 미스터리 이벤트는 두 사람 외에도
신조, 아이카, 아토무, 앗슈, 나쓰노, 레이가 함께 했다.
M이라는 안내자에 따라 규칙을 확인하는 사람들.
여기서 총 세 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밝힐 때까지 모두 이 공간을 나갈 수 없다.

* 어릴 적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기억을
가지고 있던 쓰키시마는 그와 비슷한 상황을 목격하고
정신을 잃고 만다.
다행히 친구인 나가토의 도움으로 방에서 눈을 뜬 그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곧장 현장을 찾는다.
두려움에 덜덜 떨며 울고 있는 작은 아이.
그리고 실제로 죽음을 맞이한 아이의 부모.

* 미스터리 이벤트인 줄 알았던 것이
한순간에 데스게임으로 변했다.
나를 제외한 모두를 범인으로 의심해야 했고,
아이의 부모, 두 사람이 죽었지만 카운트는 한 건.
즉,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이 살해 되더라도
그 카운트는 한 건이 되므로 여기 있는 모두가
살해 당할 위험이 있다는 얘기였다.

* 즐기기 위한 이벤트 치고는 좀 쎈데? 라고 생각한 순간,
경찰서 앞에 피 범벅으로 나타난 한 청년.
형사인 사와는 사라진 룸메이트 미오를 찾아달라는
나미를 뒤로 하고 그 청년에게 다가갔다.
청년은 알 수 없는 '라자로'라는 말과
살려달라는 말을 남기고 정신을 잃는다.

* 후에 의식을 찾은 그 청년을 찾아가 보니
그는 기억 상실.
피 범벅이 된 원인도, 그 몰골로 경찰서를 찾은
이유도 모른다.
아니, 심지어는 자신의 이름까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 미스터리 이벤트가 열린 펜션에서는
잔혹한 살인마를 찾고,
다른 곳에서는 한 청년의 기억을 찾기 위한
최면술이 진행된다.
이 두 사건을 잇는 힌트는 라자로.

* 라자로는 신약성경에 나오는 사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친구이다.
병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그것을 비통히 여긴
예수가 부활시킨 남자다.
이런 라자로의 이름을 딴 미궁에서 벌어지는 데스게임.
그리고 라자로에게 당한 것처럼 보이는 남자까지.

* 580라는 페이지 수가 전혀 길지 않게 느껴졌다.
특히 두 공간이 번갈아가면서 서술되는데
평행선처럼 보이던 사건이 하나의 꼭지점에서
만났을 때의 충격이란!
지금까지 내가 했던 추리는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그 뒤로 밝혀지는 반전과 충격적인 진실들.

* 마지막까지 커다란 진실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놓는다.
마지막에는 하도 놀래서 턱 빠지는 줄.
책을 덮고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장이 힌트였다.
무의미한 장면은 하나도 없었고,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소설이었다.
이 트릭에 이렇게 또 당할줄이야!

#라자로 #미궁 #미스터리 #미스터리이벤트
#연쇄살인 #데스게임 #감금
#기억상실 #최면 #최면술
#반전 #꿀맛 #뒤통수 #조심
#미스터리소설 #신간소설 #심리미스터리

#소설추천 #일본소설추천 #소설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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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유괴마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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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하멜른의유괴마 #나카야마시치리 #문지원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이다.
살인마 잭의 이야기와
단편 연작 미스터리를 거쳐서
이번에는 백신이란다.
백신이라고 하니 코로나 백신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이 백신과 하멜른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쳤다.

* 어느 날부터인가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딸 가나에.
엄마인 아야코는 사별 후, 혼자서
딸을 키우고 있었는데
15살의 딸이 갑자기 3살 정도 되는
기억력을 가졌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그래도 보통의 3살 아이는 엄마를
알아보기라도 하지,
가나에는 아야코가 엄마인 것도 잊어버렸다.

* 병원에 갔다가 집으로 가는 길,
혼잡한 가게 안을 보고 가게 문 앞에 잠시
기다리라고 했는데 순식간에 가나에가 사라졌다.
경찰서에 신고도 했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가나에.
그리고 며칠 뒤, 일본산부인과협회 마키노 회장의
외동딸인 마키노 아미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 두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는 자궁경부암 백신.
가나에는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으로 기억장애를
앓고 있었고, 아미는 백신 추진파 의사의 딸이었던 것.
경찰은 납치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지만
단서 하나 찾을 수 없었다.
범인이 남긴 것이라고는 딱 하나.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그림 엽서 한 장 뿐이었다.

* 보통의 유괴사건과는 다르게 범인은 보호자와
경찰에게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지부진한 수사가 이어가던 중,
자궁경부암 백신 원내집회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다'
참가자 5명이 피리 부는 사나이에게
유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 순식간에 피해자는 7명으로 늘어났고
범인의 단서는 커녕 그 목적도 알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이누카이는 후배 형사인 다카치호 아스카와
조를 이루어 백방으로 뛰어다니지만
왠지 범인의 손에서 놀아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남자들의 거짓말은 기가 막히게 눈치 채지만,
여자들의 마음은 도통 모르는 이누카이에게
이 사건은 사방이 벽에 가로막힌 것 같았다.
사건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이누카이를 싫어하는 게 눈에 보이는 아스카는
순간순간 울분에 못이겨 여기저기에
뻥뻥 사고를 쳐댄다.

* 옆에 있었다면 어깨라도 한 번
토닥여 주고 싶었던 이누카이.
고생이 많소. 형사 양반!
그래도 이누카이가 못 보는 여자들의
심리를 아스카가 눈치 챘을 때는
앞으로 있을 둘의 케미가 기대 되기도 했다.

* 범인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는
헉! 했다. 여기서 이렇게 튀어나온다구요?
역시, 뒷통수 치는 폼이 예사롭지가 않다.
진짜 생각하지도 못했던 진실에
역시, 반전의 제왕이라고 엄지 척 할 수 밖에 없었다.

* 나도 20대 때, 자궁경부 암 백신을 맞았다.
요즘은 남자들도 맞는다고 하는데
생각해 보니 그때 부작용에 관한 설명을
들은 기억은 없는 것 같다.
코로나 백신을 맞았을 때가 기억나기도 하면서
그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울컥 눈물이 나기도 했다.

* 하루 아침에 사라져버린 꿈.
그러나 책임져 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사회.
아픈 딸을 둔 아버지로서의 이누카이와
형사로서의 이누카이의 모습.
하나의 사건 뒤에는 언제나 묵직한 울림을 주는
시치리 형님의 목소리.
정말 딱 내가 원하던 이누카이 시리즈였다.

* 출판사 도장깨기 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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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우
이다모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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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소설 #귀우 #이다모 #아프로스미디어 #책장파먹기

* '괴조도 ~ 괴이, 이형의 둥지'라는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주말에 책장에
꽂아두었던 '귀우'를 꺼내 들었다.
비가 내리다 못해 하늘에 구멍이 뚫리는 듯한
요즘에 읽기에 딱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세차게 퍼붓는 빗소리와 천둥, 번개를
배경 삼아 책을 펼쳐들었다.
편집자에서 전업 작가로 글을 쓰기로 결심한 요시노 토모루.
토모루에게는 어릴 적 친한 소꿉친구들이 있었다.
아사미와 테츠야, 가즈키와 히메코.
이 네 사람과 토모루는 어릴 적 어른들이
산괴가 나온다며 가지 말라던 산에 발을 들여 놓았다.

* 내리는 비를 피하려 잠시 정자에 머무는 동안
갑자기 사라진 히메코.
근처 수풀에서 불쑥 튀어나온 히메코는
작은 방울을 손에 들고 왔다.
그리고 그것도 데리고 왔다.
짐승처럼 노란색 눈이 번뜩이는 산괴를.

* 산괴를 보고 몸이 굳어버렸던 그 날의 기억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했다.
산괴를 목격한 것도 그랬지만
그 산에 들어갔다 온 후, 히메코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모루는 알 수 없는 비 공포증에 시달렸다.
빗물이 몸에 닿으면 자신의 몸에 구멍을 뜷으려는
칼날처럼 보이기도 했고, 실제로 통증을 겪기도 했다.
피가 흐르고, 빗물이 자신의 몸을 헤집는
괴이한 환각을 보기도 했고, 비를 맞은 자리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 토모루가 이사하는 그 날도 하필 비가 왔다.
고향인 고요메의 옆동네로 이사를 하게 된 토모루.
고요메는 이미 폐촌이 되었기에 부득이하게
거기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옮기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그녀와 마주쳤다.
소꿉친구 중 하나였고, 대학생이 되면서
연락이 끊겼던 가네코 아사미를.
노란 눈이 번뜩이며 토모루를 바라보고 있던
또 다른 괴이한 존재도.

* 아사미와 함께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를
나누면서 둘은 동시에 괴현상에 시달리게 된다.
뭔가에 홀린 것이 분명하다고 느껴질 만큼
아사미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그러던 중 토모루가 민속학을 전공한 아사미에게
고요메가 폐촌이 된 이유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한다.

* 고요메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그들은 더욱 심한 괴현상에 시달렸고,
결국은 그곳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히메코가 부르는 그 곳으로.
거기서 그들은 '키츠케츠키'라는 기이한 의식과
'복멸관악'이라고 불리는 신비한
존재와 마주치게 된다.

* 그렇게 서서히 밝혀지는 오래된 존재들.
누군가는 가족을, 누군가는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수 백년을 이어져 온 전설적인 존재와 마을,
그리고 한 가문의 비밀이 잘 버무러져 있었다.
괴조도의 시작으로 보이는 구간을 발견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첫 소설이다보니 괴조도보다는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나는 분명,
귀우를 먼저 읽었더라도 이 작가의 팬이 되었을 것이다.

* '비'라는 자연 현상을 오컬트와 접목 시켜서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것에 대한
극심한 공포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촘촘하게 얽힌 그들의 과거까지.
스토리는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것이 없었다.
시골이라는 공간과 소꿉친구라는 추억이 합쳐져
아련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면서도
그것을 공포로 변하게 한 것은
순전히 작가의 능력이리라.

* 이제 비가 오면 이 책이 생각 날 것 같다.
비 오는 날을 끔찍하게 싫어하던 나였는데
이제는 어쩌면 누군가의 눈물처럼 보일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위대한 작가님이 쓰는 것이 일본 배경
소설이라니, 왠지 능력자를 뺏긴 기분이다.

* 한국 배경, 한국 요괴를 쓴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 사뭇 궁금해져
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았다.
여기에 여름과 가을이 배경인 소설이 나왔으니
다음에는 일본 설녀에 관한 겨울 배경이나
봄이 배경인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추측도 해보았다.
이렇게 이다모의 사계절이 완성 되는 거지!
그러다가 금새 피식 웃어버렸다.
뭐가 됐든, 일단 부지런히 써서 많이 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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