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날
칼리 월리스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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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원 ㅡ 1.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여 줌(救援)
2. 오래 전부터 품어왔던 원한(舊怨)
3. 원한이 맺힐 정도로 자기에게 해를 끼친 사람이나 집단(仇怨)

* 운좋게도 서평단에 당첨으로 받아본 책이었다.
처음에 책 소개와 제목을 보고는 단순하게 우주선 안에서 벌어지는
위협을 제거하고 인류를 구하는 책인가보다 했다.
그렇게 첫 페이지를 펼친 순간, 나는 책을 놓을 수가 없게 되었다.

* 자원고갈과 인간들의 전쟁, 이기심에 의해
지구가 '붕괴'가 되고 새로 재건한 도시와
의회가 생긴지 400여년이 지났다.

* 펠로십 참가를 위해 암스트롱시티로 가는 우주선 필그림 3호 안,
여기에는 10년 전 바이러스로 인한 대학살이 있었던
하우스오브위즈덤호의 유일한 생존자 자스빈더 바타차르야가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부모님을 잃었고 온 몸의 뼈가 산산히 부서지는 고통과 함께
의회 의원으로 있는 이모님 밑에서 자라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자스를 노리는 사람이 있었다.

* 그녀의 이름은 자흐라.
하우스오브위즈덤호에 바이러스 테러의 범인으로 지목된
그레고리 라고 박사의 딸이었다.
'가해자의 딸'과 '피해자와 피해자의 아들'로 만난 그들의
첫 만남은 부모세대와 비슷했다.
자흐라는 우주선 및 연구원들을 납치한 납치범으로
자스는 그 피해자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 자흐라의 목적은 단 하나.
지금까지 누구도 접근하지 못했던 하우스오브위즈덤호를 쟁취하고
'가족'들을 이주, 정착 시키는 것.
우주선 안에 생체정보가 남아있을 자스는
그들이 드론을 피해 하우스오브위즈덤호를 열 수 있는 열쇠였다.
그리고 거기서 자스는 10년 전의 끔찍한 현실과
다시 마주해야 했다.

* 피로 물든 벽면과 바이러스가 아닌
자상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여지는 시신들.
그리고 10년이 지난 후에도 살아있는 생명공학 기술로
만들어진 기생충에 감염된 연구원과 납치범.
여기서 자스는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세지를 찾고
그동안 자신이 외면해 왔던 현실과 마주보게 된다.

* 자흐라와 자스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며 나오는 이야기가 신선했다.
한 사람의 눈으로 보지 않아서 편견없이 상황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자흐라의 행동 또한 비난하지 못했고,
자흐라와 자스의 마지막 선택 또한 존중할 수 있게 되었다.
지구의 '붕괴' 이후 재건된 세상에서 외면 받은 채 살아야했던
반정부 조직의 또 다른 이름은 '난민'이었다.
책의 제목이 어째서 '구원의 날'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영단어로는 내가 처음 이해한 '구원'이 맞을테지만
누구의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지는 책이었다.

* 첫 장을 읽으면서 부터 이 책의 몰입도는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했다.
지문이 아닌 몇 줄의 대사로 이미 나를 우주에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뒤로 갈 수록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뒷심이 더 대단했다.
매 장면마다 중요하고 '여기가 하이라이트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강렬한 책이었다.
SF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해서 와닿는 마음 또한 딱딱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어떤 로맨스보다 더 몽글몽글하고 인류애를 자극하게 되었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나의 가족과 이웃들, 그리고 지구의 미래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써야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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