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포도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5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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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식량을 썩히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강에 버려진 감자를 건지려고 그물을 가지고오면 경비들이 그들을 막는다. 사람들이 버려진 오렌지를 주우려고 덜컹거리는 자동차를 몰고 오지만, 오렌지에는 이미 휘발유가 뿌려져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만히 서서 물에 떠내려가는 감자를 바라본다. 도랑 속에서 죽임을 당해 생석회에 가려지는 돼지들의 비명에 귀를 기울인다. 산처럼 쌓인 오렌지가 썩어 문드러지는 것을 지켜본다. 사람들의 눈 속에 패배감이 있다. 굶주린 사람들의 눈 속에 점점 커져 가는 분노가 있다. 분노의 포도가 사람들의 영혼을 가득 채우며 점점 익어 간다. 수확기를 향해 점점 익어 간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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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포도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4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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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면 그때를 두려워하라. 폭탄 하나하나는 정신이 죽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대지주들이 살아 있는데도 파업이 일어나지 않는다면그때를 두려워하라. 패배로 끝난 파업 하나하나가 누군가발을 내디뎠다는 증거니까. 여러분은 이것을 알 수 있을것이다. 인간이 고통받지도 않고 자신의 생각 때문에 죽으려 하지도 않는다면 그때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 바로이것이 인간의 근간이므로, 이것이 이 우주에서 독특한 존재인 인간 자신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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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씨의 입문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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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빗방울이란 허공을 떨어져내리고 있을 뿐이니 사람들이 빗소리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빗소리라기보다는 빗방울에 얻어맞은물질의 소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무런 물질에도 닿지 못하는 빗방울이란 하염없이 떨어져 내릴 뿐이라는 이야기였다. 생각해보세요, 야노 씨는 말했다. 허공을 낙하하고 있을 뿐인 빗방울들을생각해보세요.
우주처럼 무한한 공간을 끝도 없이 낙하할 뿐인 빗방울을.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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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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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생각해보지만, 답은 명확했다.
항상.
항상, 항상 이랬다.
다만 세상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법이라고, 그건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고, 실수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원다고, 게이코는 학교에서 분명히 배웠다.
그 감각은 게이코의 내면에 스며들어 있었고, 따라서 의심 따위 하지 않았다. 사회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법이라고, 그것이 바로 사회라는 것이라고, 나쁜 부분은 공정하지 못한 부분은 개선되어 간다고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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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나의 3천 엔
하라다 히카 지음, 허하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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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추구하는 바가 다 달라서 같은 돈으로 다르게 산다. 그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그냥저냥 시간을 죽이며 살아야 할까. 당장의 소소한 행복을 위하여 다 써버리고 장렬하게 전사하자 할까?



요런 다소 무거운 질문에 대담하게 대답한 소설이 있다. 물론 일본 소설이라서 지금 우리 나라의 상황과는 좀 다르지만 디테일을 벗어나면 결국 비슷하다. 모녀3대 네 명(1대 미호, 마호, 2대 도모코,3대 고토코) 의 이야기를 통해서 각자 처한 입장을 전하는데 독자들은 서로 다른 점에서 감탄하거나 씁쓸해 할 것이다. 나도 그랬다. 3천엔은 우리나라 돈 3만원 정도로 보잘 것 없는 돈은 아니지만 쥐기 어려운 돈도 아니다. 하지만 의외로 함부로 날아가 버리는 돈이기도 하다. 3천엔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고토코 할머니의 말에 나를 비춰보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세대마다 다르게 고민하고 있다는 거였다. 할머니는 할머니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기혼인 딸과 미혼인 딸은 각자 다른 고민으로. 이 책은 주로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돈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다.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 나를 사랑한다는 것, 나의 현재와 미래를 사랑하는 모든 행위와 고민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경제서인 줄 알았다가 나중엔 철학책을 만난 것 같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사랑을 배웠다.



"어느 인생에도 절대적 안정은 없어"
p.151

얼마쯤 있으면 행복하겠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 우스운 질문에 짜증이 밀려온다. 얼마가 있어서 행복한 건 아니라고 대답했다가는 먹고 살만 하니까 그렇지라는 말을 들을테고 진짜 숫자로 환산하려니 어차피 그런 돈이 내게 주어질리도 없어서 박탈감에 쩌든다. 그것은 대체로 삶의 불만족에서 기인한 건 아닐까? 돈과 관계 없이 행복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주어진 능력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은 널리고 깔렸다. 사랑만 바탕이 되면 말이다.



현실적이고 부던히 사회 반영적인 소설이다. (실제로 일본의 시대별 사회 모습에 대해서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 판으로 한다면 어떻게 묘사될까!?) 따뜻한 정서는 있지만 좀 따끔하기도 하다. 나도 찔렸다.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는 게 그냥 저냥 살자는 회피는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살짝 부끄러워지면서 많은 생각에 잠긴다. 이젠 그럴 나이가 됐기도 했고!!



암튼 재미있다. 모두에게 추천이다. 시기도 딱 좋다. 새롭게 시작하는 봄이니까. 3만원이 주어진다면 뭘 해야 할까? 뭘하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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