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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Season 9 ㅣ 과학이슈 11 9
이상규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 대표 과학전문 기자와 과학자가 선정한
2019년을 뜨겁게 달군 최고의 과학이슈 11가지!
미세플라스틱, 게임사용장애에서 최초로 촬영된 블랙홀, 그리고 스마트시티까지
과학분야가 다사다난 했다는 2019년. 편집부는 한 해 동안의 과학 관련 이슈들 중 중요한 11가지를 뽑고 전문가들이 제대로 설명하고자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에 뽑힌 과학이슈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필자들은 과학 매체의 편집장으로부터 과학 전문기자, 칼럼니스트, 연구자 등이다.
선정된 11가지 이슈 중 게임상용장애, 아프리카돼지열병, 일본 방사능, 미세플라스틱,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만드는, 모두가 행복한 도시, 한국인은 왜 매운맛에 빠질까 등 실생활과 가까운 주제들에 관심이 생겼다. 특히 9번째 주제 한국인이 매운맛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과학적 해석이 궁금했다.
경제불황이 심해지면 인기를 끈다는 매운 맛. 나도 매운맛을 좋아해서 마라탕, 마라상궈 등을 매주 1회는 먹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엽기 떡볶기를 배달시켜 먹기도 한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매운 맛을 내는 식품 고추. 고추의 매운 맛은 캡사이신 때문이다. 캡사이신은 1500만분의 1로 희석해야 매운맛이 사라지는 화합물인데 우리가 캡사이신의 매운맛을 느끼는 것은 캡사이신이 43도씨 이상의 뜨거움을 감지하는 TRPV1이라는 온도 수용체와 결합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매운 것을 먹으면 뜨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고추를 먹으면 캡사이신이 TRPV1을 자극하고 TRPV1이 활성화되면 몸은 화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뇌는 화상의 고통을 덜어줄 진통 성분인 엔도르팬을 만들어내 몸을 위로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한다. 그래서 진통성분이 분비되는데, 실제로는 화상을 입은 것이 아니므로 통증은 금방 사라지고 묘한 쾌감이 남는다. 이 쾌감이 매운 맛을 좋아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렇게 과학적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니 신기할 뿐이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후배가 머리에 땀이 삐직삐직 나야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이 이런 열감과 엔도르핀의 관계로 설명이 된다.
그리고 마라의 유행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본다면, 마라는 촉각 수용체를 활성화 하여 초당 50회 진동하는 것과 비슷하게 자극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렇게 마라는 미각과 후각에 온각과 촉각마저 자극하는 것이다. 마라의 얼얼함은 우리에게 촉각의 자극을 줌으로써 다양한 자극으로 느껴지는 맛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고 이런 점이 유행의 원인이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점점 매운맛을 더 찾는 반면 매운 맛을 못먹는 사람은 매운 맛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TRPV1이 더 활성화 된 사람들인가? 이런 가설에 대한 검증자료가 있는지도 찾아봐야겠다.
차례차례 관심있는 주제들을 하나씩 읽는 재미가 있다. 잡지 같이 편집된 단락과 사진도 깔끔하다. 올해의 과학 이슈가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