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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미술 1교양 1 : 원시미술~낭만주의 - 처음 만나는 100일간의 서양미술사 교양 수업 ㅣ 1일 1미술 1교양 1
서정욱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0년 7월
평점 :
하루 10분, 100일이면 서양미술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미술관 산책을 좋아한다.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말하자면, 일단 미술관은 작품과 나의 관계에 방해되는 것이 별로 없고, 작품을 보고 느끼는 것이 순전히 나의 몫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그 작가나 작품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생긴다. 워낙 '미알못'이다보니 생기는 불안이랄까... 그러다가 읽게된 『1일 1미술 1교양』. 요즘 한참 하루 한장 시리즈의 책이 많이 나온다. 사람들이 바빠서 그런지 긴 글 대신 짧은 글, 정보를 모은 책을 선호하는 분위기 인 것 같다. 글쎄... 서양미술도 이런 방식의 책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 서정욱씨는 미술이 많은 사람들의 삶에 함께하기를 바라며 미술을 쉽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이 책을 미술사가 아니라 작품 한 점 한 점에 초점을 맞춰 썼고 자신의 안내에 따라 100일간 작품과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삶의 여유를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는 기적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말하는 작품과 통할 때까지 교감하는 것이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책은 원시미술부터 낭만주의까지 서양미술사를 따라 하루에 하나의 사조나 작가의 이야기를 읽는 방식이다.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루벤스,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고야 등 알고 있던 작가부터 낯선 작가들도 있다.
내용 중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들로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바로크 미술 설명이 가장 좋았다.
강렬한 종교화로 카톨릭의 권위를 세우는 것을 도왔던 카라바조, 중산층 시민들이 그림을 사고 집을 장식하던 시대의 인기작가 요하네스 베르메르,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그림을 그렸던 벨라스케스. 특히 벨라스케스의 마음이 담겨있는 초상화에 대한 이야기는 그의 작품에 아주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그림에서 생동감을 느꼈다고 할까. <시녀들>로만 기억하던 그였는데 <데모크리토스>, <교황 인노첸시오 10세>, <광대 엘 프리모> 등 그림에 담긴 작가의 마음을 알게되어 그런지 작품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일주일마다 한 번씩 넣은 Special Day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7개의 내용 중에 좋아하는 색이라서 그런지 '파랑, 그 특별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 위로 받아본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비온 다음 날 맑은 파란 색의 하늘. 그 색이 너무 예뻐 사진 찍는 나처럼 화가들에게도 하늘은 담아두고 싶은 대상인 것 같다. 성모님의 성스러움 부터 랭부르 형제의 호화로운 울트라마린, 고흐의 고독한 코발트블루, 뜨거운 마티스의 블루까지. 파란색의 의미가 작가마다 다르게 담겨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저자가 말한 '작품의 이름만 안다고 해서 그 작품을 안다고 넘어가는 것을 조심해라'는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교양을 쌓는 다는 목적으로 읽기보다 회화작품을 깊고 풍성하게 보고 싶은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작품 이미지도 큼직큼직 한 것이 딱 좋다)
회화 감상이 조금 어렵다면 유튜브 서정욱 미술토크를 방문해보자. 『1일 1미술 1교양』 관련 영상 5편만 봐도 흥미가 저절로 생긴다.
10월 출간 예정인 『1일 1미술 1교양』 2권 사실주의부터 20세기 미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