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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마음 공부 - 소란과 번뇌를 다스려줄 2500년 도덕경의 문장들
장석주 지음 / 윌마 / 2025년 11월
평점 :
70년대 말 시인으로 등단하여 오래도록 시인으로 불리웠던
지은이는 이제는 자칭 집필 노동자가 되어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방면의 글을 쓰고 있다.
2007년 <한국문학의 탐험 1-5>이라는 2700쪽짜리 기념비적인 근현대 한국문학통사를 출간하면서 강렬한 이력을 남긴 저자가 이번에 풀어낸 내용은 '낡았지만 영원불멸한 보물?'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일흔에 이른 그가 자꾸 들척이는 책은 노자와 장자라고 한다.
노자의 <도덕경>은 원래 도경과 덕경으로 구성된 것으로
후대인들이 추상적인 도를 노래한 81편의 시로 다듬은 것이다.
사마천에 따르면 노자는 초나라에서 태어나 주나라 수장실(국립도서관 또는 국가기록원)의 관리였다고 하나 일설에는 특정인을 지칭하는게 아니라 한자 그대로 늙은이를 나타낸 말이 아닐까하는 설도 있다.
오래 산 노인에게 남은 제일은 뭐니뭐니해도 지혜다.
젊은이가 아무리 총명하고 눈치빨라도 시간을 축적하며 산전수전 겪은 노인의 지혜를 넘기는 어려운 법이다.
도덕경이야말로 노인이 들려주는 지혜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으니
'세상을 살아보니 이렇더라'는 어른의 말씀으로 곧이 들어도 퍽 자연스럽다.
책은 총 81장으로 이루어진 도덕경에서 34장을 건진 다음
작가의 신변잡기에 버무려
언뜻 단순하면서도 난해한 도덕경에 어린 까마득한 지혜를
손에 잡힐락 말락하는 고체와 액체 사이의 지식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도덕경이 얼추 정리된 기원전 4세기
이미 삶은 간파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아직도 삶 아닌 삶, 인생 아닌 인생을 사는데
온 힘을 다해 자기 자신을 허비하고 세상 만물에 폐를 끼치고 있으니
오직 인간의 역할은 어리석음 끝판왕의 반면교사를 보여주는 것일 진대
과연 인간을 보고 반면교사로 삼을 존재는 누가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