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방문객
클레어 김 지음, 선우현승 그림 / 하우어린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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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귀여운 고양이 그림책입니다. “한밤중의 방문객”도서제공 하우어린이에서 보내주셨습니다.


2개의 언어를 동시에 읽는 분리형 이중언어판 Dual language edition입니다. 한영이 동시 기재되는 바이링구얼형식보다 분리형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인데요. 한글이 있으면 한글로만 눈이 가는 경우가 많아서 이야기 자체를 이해한 상태에서 영어버전을 따로 읽을 수 있는 이중언어판이 좀 더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표지부터 넘기면 한글판, 뒤집어서 뒤표지부터 넘기면 영문판입니다. 두 권을 한 권에 보는데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깜짝! 


“한밤중의 방문객”은 어느 밤 갑자기 찾아온 귀여운 손님의 이야기입니다. 표지가 으스스하지만 이야기는 따뜻하고 몽글몽글하다는 점! 


화면구성도 독특합니다. 주인공의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찾아온 손님과 받아든 물건뿐이죠. 주인공의 표정을 볼 수 없지만 우리는 그 감정을 따라갑니다. 표정을 보는 것보다 생생하게요. 절제된 표현이 감정을 더 잘 느끼게 해주는 아이러니가 이 책을 끝까지 펼쳐보게 만들죠. 


작고 어린 손님은 처음에는 카펫 위에서, 다음은 침대의 발치에서, 다음은 침대의 한가운데를, 다음은 베개를 차지하고 잠을 청하죠. 점점 가까워지는 둘의 관계를 그들이 한 장소에 있지 않아도 알게 됩니다. 


“한밤중, 또 문 두드리는 소리. 누구인지 알 것만 같다.”


누군지 알지만, 불청객일 수도 있지만, 문을 열어주는 주인공의 마음에 동화되어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하게 되죠. 문을 열어주기를, 그리고 기대하던 그 손님이 또 찾아왔기를 함께 기다리게 되는 겁니다. 


단순해서 오히려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구성에 감탄했다고 적어둡니다. 그림책의 표현법에 관해 많은 공부가 된 책이었어요. 모든 고양이가 행복하길 바라는 글쓴이와, 현실과 판타지사이 그림을 그리는 화가님이 찰떡같이 어울려서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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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 AI 시대를 설계한 가장 논쟁적인 CEO의 통찰과 전력
키치 헤이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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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선을 넘은 사람의 이야기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도서제공 열린책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할 것인지에 관한 그의 비전은 무척 협소했다. 23~28세 남자 중에 4년 동안 일주일에 7일간 저녁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일터로 가서 새벽 3시까지 해킹을 할 사람이 최선의 후보다.”


“울트먼이 무선 통신사와 계약 체결에 의존하는 제품을 개발하느라 시간을 보낸 그 시절 내내 스티브 잡스가 도로 바로 밑에 애플 본사에서 무선 통신업계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기기를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었던 사실을, 그는 꿈에도 몰랐다.”


샘 올트먼조차 워라벨따위 버리고 일하는 덕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업적을 이루지 못했을 겁니다. 게다가 미래를 내다보는 것 같았던 그도 예상치 못한 일들의 뒤통수를 맞았죠. 그러나, 그가 우리와 다른 건. 실패를 뒤로 보내두고 앞으로 나가는 OPTIMIST 라는 점일 겁니다. 챗GPT는 성공했는데 해임을 당하는 등 엄청난 거부인 그도 장애물을 하나하나 넘어온 건 우리와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저자인 헤이기조차 올트먼이라는 사람을 신뢰하거나, 그의 방향을 지지하는 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저자는 한 사람에게 AI의 미래가 좌우되는 불안정성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사람들이 Optimist로 생각하는 그가 실제로는 AI의 위험을 과장하며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샘 올트먼에게는 많은 적이 있고 “특히 저의 제자 중 한 명이 샘 올트먼을 해고한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한 인공지능의 대부 제프 힌턴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죠. 부정적인 여론에도 긍정주의자인 샘은 “진리는 바뀔 수도 있습니다.”를 사람들에게 추천하며 미래를 꿈꾸죠 “우주의 가장 춥고 어두운 구석에서도” 미래를 만들 기술을 인류가 가지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요. 


너무 위인전같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읽었는데 오히려 샘 올트먼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가진 거대한 권력만큼이나 세상에서 거부당하고 미움받으며 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읽고 나면 샘 올트먼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 데! 라고 생각하게 되고요. 


“화면이 깜박거리며 닫히자마자 올트먼은 컴퓨터에서 바로 로그아웃 되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해고에 자유로운 건 알았지만 올트먼도 구글미트로 회의 중에 해고를 통보받았다니까요? 와. 당장 내일도 모르는데 이 사람은 어떻게 먼 미래를 보며 계획을 할 수 있는 거죠? 5일 후 문제는 해결되고 오픈AI의 역사에서 이 일은 “일시적인 문제 the blip”로 하찮게 여겨지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AI에 대한 미래전략이나 그의 철학같은 걸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오픈AI의 발전과정에서 일어난 기업드라마와 정부들 간의 첩보작전이 흥미진진해서 실리콘 밸리판 하우스오브 카드 같았습니다. 나중에 영화로 보고 싶어졌다는 마음을 적어둡니다.


이 책은 전기가 아니라 AI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보고서라고 생각합니다. 헤이기는 편리함에 빠져 문제의식을 느끼고 AI 권력자들이 선을 넘지 않도록 감시하고 제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올트먼이 욕망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죠. 판단은 직접 읽어 보시고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문명의 발전은 매번 인간의 차별과 격차를 만들어 왔습니다. AI도 그렇지 않으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네요. 저는 좀 더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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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자리
한지민 그림, 류예지 글 / 핀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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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걸려 제 자리에 돌아온 책의 이야기 “책의 자리” 도서제공 핀드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세 사람의 손을 거친 한 권의 이야기는 느리게 흘러갑니다. 쓴 사람에게서 제목을 받지 못한 책, 아이는 그 책이 쓰이던 방에서 그림을 그리고, 아버지는 그 책을 아껴 읽으며 세월을 보냅니다. 다 자라서 하나라고 정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아이는 책을 안고 떠납니다. 그리고 혼자 남아 집을 지키던 아버지가 떠나자 책과 함께 돌아옵니다. 


“엄마의 책이었다가 아빠의 책이었던, 한때 내가 간직했으나 이제는 당신이 꺼내 읽었으면 kg는 책을 이따금 떠올린다. 그 책의 어딘가에 하나의 갈피를 내려놓을 누군가의 손길도”


별이 지도록 타자기 소리가 들리던 방이, 스케치북을 한 장 한 장 채워나가는 방이 되고, 그리고 가득 책을 담고 몰두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곳이 됩니다. 고즈넉한 책방의 비어있던 그 자리가 이름도, 작가도 없는 책을 기다리는 동안 담아두고 잊었던 기다림의 시간이 생생하게 떠오를 즈음. 이 책에는 기다림이 담겼구나, 느끼게 됩니다. 


“서가 맨 아래 칸에는 채 한 권이 들어갈 만큼의 자리가 비어있었다. 아빠는 그만큼을 비워둔 채 내내 기다리고 있었을까. 한 사람이 품어왔을 빈자리의 크기가 깊고 아득했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 그 자리에 비스듬히 밀어 넣었다. 오래전에 훔쳤지만 내내 빌렸다고 생각한 책을 돌려주는 마음이었다.”


낡고 바랜 느낌을 주는 색채로 그려진 삽화들은 오래된 감정과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주는데요. 어느 하나 튀는 색을 사용하지 않아 시간이 지나 돌아보는 관찰자 시점이 표현된 느낌의 질감도 특별합니다. 


엄마의 방을 보며 자라난 아이가 그 방과 집을 떠나 자신의 세상을 가지게 되었어도 결국은 자라난 곳으로 돌아가 엄마의 자리이자 자신의 자리, 책장의 틈을 채워 완전해지는 과정은 어른이 되었어도 나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끝없이 여행하는 우리와 같습니다. 


화가의 인생을 담은 개인전을 보는 느낌으로 보았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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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꽃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34
최서영 지음 / 봄봄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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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른 길이 힘들어도, 꽃 피우는 그 날을 위해. “마늘꽃”/도서제공 봄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길을 걸으며 평범하게 살아갈 때, 질문하는 사람들이죠. 그들이 아닌 모두는 다르게 사는 길이 있다는 걸 알지만 그 길보다 편안한 길을 선택하고 맙니다. 다르다는 건 힘든 삶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거든요.

 

이 책은 세상 모두가 반대해도 내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 누군가에게 전하는 응원의 책입니다. 모두가 그것이 네 몫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갈 권리가 있죠. 나의 인생이니까요.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도 원하는 생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바로 마늘입니다.

 

마늘은 열매 맺지 못해야 꽃을 피웁니다. 줄기가 꽃을 피울 수 있게 자라기 전에 농부들은 줄기를 뽑아버리죠. 마늘의 임무는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거든요.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장미들은 냄새가 난다며 꽃을 피워도 자신처럼 아름답지 않다며 비웃고, 열매 맺지 못했다고 땅속에서 뽑혀 버려졌을 때도 마늘은 포기하지 않고 친구들과 달리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평범한 마늘의 생애를 바꾼 건 어느 날 불어온 바람과의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꽃을 피우거든 함께 춤추자.”는 그 말을 잊지 않고 노력하는 마늘에게 애벌레도 비밀을 전해주죠.

 

우리 할아버지가 그랬는데, 마늘은 단단한 줄기 끝에 꽃이 핀대. 꼭 줄기를 지켜서 나중에 함께 춤추자!”

 

친구들은 모두 통통한 마늘이 되어 떠나고, 언제 꽃이 될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쓸모없어서 버려진 마늘들이 특별한 마늘과 친구가 되어, 장미 가시덤불을 넘어 꽃을 피울 들판으로 함께 향합니다.

 

우리 꽃 피우자! 못 피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거야!”

 

저는 이 부분이 참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실패해도 그 과정을 즐기며 계속해보겠다는 마늘! 본받고 싶어졌거든요. 그리고 피워낸 꽃, 바람과 함께 춤추는 그 순간 쓸모없고 잊혀 가는 것들에게 애정이 있다는 작가님의 소개를 기억해두기로 했습니다.

 

어떤가요? 우리는 실패할지 몰라도 과정을 즐기면서 나아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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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다는 것 - 비우고 나면 열리는 새로운 문 파스텔 그림책 10
다다 아야노 지음, 고향옥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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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위해 쉼 없이 달려가는 우리에게 질문하는 책 채운다는 것”/도서제공 파스텔하우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목표에 도달하는 이야기를 읽고 나면 뒷맛이 씁쓸해집니다.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는 실패는 지워버리고 다른 길은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을 걸고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죠. 처음 정한 목표만 정답일까요? 그렇다면 그 목표를 더 이상 꿈꿀 수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회가 정한 각자의 자리를 최선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건 어떤가요. 옛날 사람들처럼 시골에서 살면 농부가, 부모님이 장사꾼이면 장사꾼이, 범죄자의 자식이면 자식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세상. 그건 옳은 것일까요?

 

인생이란 무엇일까?’라는 중요한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책 채운다는 것입니다.

 

채운다는 것의 주인공은 찻잔입니다. 잔에게는 정해진 자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위해 배우고 노력도 했습니다. 정해진 몫을 다해내는 것. 찻잔에게는 그것이 행복이었습니다.

 

따뜻한 홍차를 품고 할머니와 오후의 한때를 보내는 것이 잔의 기쁨이었지요.“

 

문제는 인생이란 찻잔에게도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찻잔은 안온한 집을 떠나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할머니도, 홍차도 잃어버린 찻잔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만 같았죠.

 

인생이 그렇듯, 찻잔도 다른 것들로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빗물이, 그리고 작은 물고기가, 하지만 정해진 홍차가 아닌 것들로 채워진 찻잔은 고통스러워합니다. 자신이 정한 인생과 달랐기 때문이죠.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찻잔은 자신을 새롭게 채우게 된 것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때로는 토끼의, 어느날은 새의 아기들을 안온하게 잠들게 하는 둥지가 되어주고, 동물들과 곤충들과 어울리며 찻잔은 점점 변해갑니다. 그리고 깨닫게 되죠.

 

나는 찻잔이지만……. 꼭 차를 담지 않아도 괜찮을지 몰라.”

 

인생에서는 아주 작은 부분일 실수를 이유로 괴로움을 떨치지 못할 때,

삶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하게 될 때 마음을 다독여줄 그림책이라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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