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 대하여 달달북다 8
백온유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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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정원에 대하여 by백온유

~외할아버지가 엄마에게 유산으로 남긴 희락빌라 반지하에 엄마친구 순미 이모네가 이사왔다. 엄마가 월세를 안 받겠다던 가족은 이혼한 순미이모와 딸 정원, 유정 세모녀가 전부였다.

전학 온 정원과 한 반이 된 은석은 자꾸만 그 아이가 신경쓰인다. 그러나 은석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정원은 친구들과 금새 어울리며 학교에 빠르게 적응했다.
낡은 태블릿을 주고 학교생활을 알려주곤 했지만 정원의 알 수 없는 반응에 은석은 괜히 주눅이 든다.

어느 날, 갑작스런 공사로 세 모녀가 은석네 집에 살게 된다. 군식구들은 하루하루 눈치를 보며 시간이 빨리 지나길 바란다.
친구에게 측은한 마음을 가졌던 엄마였지만 그들 가족간에는 분명 위계가 있었다. 좋은 사람의 가면을 쓰고 싶었던 엄마는 그 가면이 벗겨지자 모질어지기 까지 한다.

울타리기 되어 줄 보호자가 없는, 힘없는 정원이 어떻게 또래의 10대 여학생처럼 살 수 있을까?
그런 정원을 보는 은석의 마음은 동정의 감정으로 시작하여 사랑으로 넘어가려 한다. 그러나 그랬다한들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인간의 삶에서 의식주는 생존의 영역이지만, 특히 '주' 는 사람을 계급화시키는 힘이 있다.
좋은집과 나쁜집, 집주인과 임차인, 비싼집과 그렇지 못한 집으로 나뉘고 나면 넘볼 수 없는 영역의 힘을 발휘한다.
존재만으로 빛나고 싶은 사춘기 소녀의 자존심따위는 그 경계앞에서 무력해진다.
더군다나 같은 나이의 이성친구가 자신의 초라함을 옆에서 지켜보고 자꾸만 측은한 눈빛을 보내 온다면, 그것은 10대소녀에게 정말이지 최악이다.

정원은 그 기억을 모두 잊을 수 있는 곳에서 새 삶을 살고 싶을 것이다.
눅눅한 지하의 곰팡이 냄새와 가난의 눈치, 동정과 경멸을 함께 담은 눈 들 사이를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설 수 있는 곳으로.
해도 보이고 바다도 보이며 미래도 보이는 곳에서.

@vook_da
#정원에대하여 #백온유 #북다
#달달서포터즈 #서평단 #도서협찬
< 북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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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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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이 떠오른다. 울프가 의미하던 공간과 전경린의 집은 같은 의미일까?
원래 이 책은 '엄마의 집' 이라는 제목으로 2007년에 출간되었던 소설이고 18년만에 개정판으로 나왔다. 18년이라는 시간 동안
, 세상은 엄청나게 변했고 그 변화에 대한 인식은 제목에서 나타났다.
그 세월만큼이나 독자들의 생각도 변해서 같은 소설을 읽어도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이제는 '엄마의 집' 이 아닌 '자기만의 집' 에 의미가 더 부여되는 이유이다.

어릴 적, 딸은 엄마가 늘 그 자리에서 나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아빠가 외도를 하고 엄마가 자신을 점점 잃어가는 순간에도 연약함을 무기로 한 자식에게 엄마는 여자이면 안 되는 존재이다. 그저 엄마여야만 했다.
그리고 혼자 설 나이가 되어서야 보인다. 엄마이기 이전에 그녀도 꿈꾸던 소녀였고, 숨 쉬고 싶은 여인이었음을.

대학때는 민주화를 외치고 노동운동을 하며 만인을 위한다는 착각속에서 아빠라는 사람은 정작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않았다. 이런저런 직업을 전전하느라 생계는 어려웠고 엄마와 딸은 늘 소외되었다. 그의 세상에는 자기 자신과 그가 꿈꾸는 이상향만 있을 뿐이다.
허상을 꿈꾸는 남자의 주변에 있던 여자들은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떠돈다. 그녀들은 언제고 자기 살 길을 찾아 떠나야하는 불안을 품고 산다.

낭만의 시대는 가고 현실의 시대, 자본의 시대를 살아가는 딸의 눈에는 엄마의 인생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결혼이라는 제도도 좋아보이지 않는다. 가정이라는 틀에서 꿈꾸고 싶은 충만한 행복은 보이지 않는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
세상의 수많은 딸들의 소리없는 외침이다.
가족이라는 허울을 쓰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다. 그 순간 사랑은 쇠 사슬이 되어 한 인간을 옭아 메더니 급기야는 탈출할 의지마저 꺽어버린다. 그렇게 조금씩 꿈은 사라지고 타락해버렸다.

엄마는 유일하게 '엄마의 집' 에서 숨을 쉬었다. 사회젓 잣대로 그 공간이 어떻게 보이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공간이나마 있어서 살 수 있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글을 쓰기 위해 '자기만의 방' 이 필요하다고 했다. 엄마에게는 그림은 누구의 아내도, 누구의 엄마도 아닌 오로지 자기 자신이었던 시절을 의미한다. 그래서 엄마는 '자기만의 집' 이 필요했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사람은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어서 외로운거야"
나 하나로 꽉 채울 수 있는 공간에서 우리는 마치 배터리처럼 가득 충전될 수 있다. '자기만의 집' 은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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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지친 뇌를 구하는 감정 사용법 - 당신의 뇌가 행복을 선택하는 7가지 방법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지음, 한윤진 옮김, 김대수 감수 / 나무사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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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행복은 주관적인 감정이라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이는 행복감을 느끼고, 어떤 이는 오히려 불행하다고 느낄 수 있다. 행복을 더 자주 많이,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는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 이유는 모든 의사결정의 시작점인 감정의 뇌와 친해지면 머릿 속 행복 스위치를 켤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감정의 뇌란 무엇일까?
우리 몸에는 신체의 균형유지와 감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대뇌 변연계라는 것이 있고, 대뇌변연계를 얼마나 잘 알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말이다. 책에서는 대뇌 변연계를 림비라는 캐릭터로 만들어 친근하게 소개한다.

림비는 우리의 시간, 공간, 돈, 몸, 관계, 사랑, 행복 등등 모든 것을 함께 한다. 림비는 현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충동적이기도 하다. 림비는 곧 뇌이니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림비의 이야기 중에서는 관계, 사랑, 행복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와 닿았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사회적 관계는 행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나를 둘러 싼 모든 관계들이 원활하고 충분한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행복은 저절로 따라오는 감정이다.
그러나 관계와 사랑, 행복은 나 혼자만의 림비가 아닌 타인의 림비와도 교류해야 하기 때문에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 타인의 림비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사람마다 림비는 모두 제각각이라 다 맞출 수는 없다. 그럼에도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친화력을 키우는 훈련을 해보자. 쉽지 않아도 하다보면 늘고 타인의 림비도 마음을 열 것이다.
그렇다고 타인에게 맞추느라 자신의 림비를 너무 억제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오히려 행복도를 낮추는 행동이다.
만약, 주변에 사춘기 청소년이 있다면 그들에게는 많이 공감해 줄 필요가 있다. 뇌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동안, 림비와 신피질의 능력은 총체적으로 감소하기에 청소년들은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하고 힘들다. 인간의 뇌는 만 25세는 되어야 온전히 성숙해진다고 한다.

뇌과학에서는 사랑을 삼각형 이론인 '열정, 친밀감, 헌신' 으로 이야기한다. 이것들이 있을 때 사랑이 이루어지고 유지된다.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지만 맞는 것 같다. 사랑이라는 것이 꼭 젊은 시절 이성간의 사랑만 있는 것도 아니고, 가족간의 사랑이나 오래된 사랑에는 친밀감과 헌신이 열정보다 더 중요하다.
사랑의 유효기간을 늘리려면 특별한 순간이 아닌 일상을 함께 하고, 스킨십을 나누고, 공간에 변화를 주어 떨림을 느끼는 것이 좋다.

행복은 관계와 사랑을 잘 이루었을 때 따라온다고 했다. 행복하고 싶다면 항상 잘 웃으며 타인과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살자. 그리고 각자 느끼는 자신만의 행복단어를 찾아보자.
그렇게 하루하루 작지만 소중한 기억들이 쌓여서 행복의 감정이 느껴지고 지속된다.
감정이 뇌와 호르몬 처럼 신체적인 것에 좌우되기는 해도, 그안에도 분명 나의 의지와 노력은 필요하다.
행복해지기 위해 책을 읽고, 받아들이고, 실천하면서 오늘 난 행복에 한발짝 더 다가간다. 행복은 자주 많이 느끼는 사람이 진정한 인생의 승자다. 이왕 사는 인생, 더 많은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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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라면 군주론
김경준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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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살아남는 것이 최대의 목표이다.
500년전 마키아벨리가 살던 피렌체도 지금만큼이나 급변하던 시대였고, 정치적으로도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은 그런 시기에 탄생했다. 그는 이 책에서 군주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담았는 데, 왜 지금 우리는 군주론을 읽는걸까?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에서 군주이며, 다른 인간들과 경쟁하며 살아가기에 인생 자체가 정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왕이 아니더라도 전체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리더십은 사회생활을 위한 정치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콕 집어 '오십' 이라는 나이에 군주론을 권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생살이에는 연륜이 어느 정도는 쌓여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아직 어리고 젊을 때는 본인의 역량을 쌓는 것만으로도 바쁘다. 어느 정도의 능력과 경험들을 가지고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50 이다. 공자도 논어에서 50 이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라고 하여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다.

군주론에서 말하는 인생살이의 지혜는 우리가 즐겨 보는 고전에 나오는 글귀들에 비하면 다소 세속적이다.
-순진함으로는 생존을 기대할 수 없다.
-힘없는 사람은 동정해도 존경하진 않는다.
-강한 자만이 겸손할 수 있고, 거만할 수 있다.
-훌륭하지 않아도 훌륭한 것처럼 보여야 한다.
-선한 의지를 갖되 악을 이해하고 활용하라

이런 부분들로 인해, 조작적이고 권력지향적인 성향을 '마키아벨리즘' 으
이라고 부를 정도로 마키아벨리의 이론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당시 정치상황이나 지금의 정치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군주가 알아야 할 내용인 것 같기는 하다.
다음의 주장들을 보아도 마키아벨리는 군주로써 당장 알아야 할 실리적인 가르침을 주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리더는 사랑받는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다.
-명분의 깃발을 올리고 질서의 채찍을 들어라
-하찮게 보이는 순간 리더로서 생명력은 사라진다
-돈이 필요조건이라면 가치관은 충분조건이다.
-평시의 명분론자가 전시에는 무기력하다.

이 시대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알고 배워야 할 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지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하며, 시대의 변화에도 따를 수 있어야 먼 미래에 일어날 일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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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4.9 - Vol.123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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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 를 아시나요?

익히 소문은 들어봤지만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게 되었다.
만약, 당신이 책과 영화, 공연, 음악 등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100프로 쿨투라 팬이 될 수밖에 없다. 문화적 목마름과 지식이 되는 교양을 가득가득 채워준다.

최근, 대다수가 문화와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은 기사나 유튜브 등을 뒤적거리다 제목이 맘에 들면 한번 들어가보기다.
과거처럼 종이신문을 펼쳐 많은 기사들의 제목과 사진에 일단 다 노출이 되고 우연히 새로운 것도 접하게 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한쪽으로는 지식이 편향되고 또 다른 방면으로는 일자무식이 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문화전문지 쿨투라 는 재밌고, 다양하고, 보기 좋다. 특히, 이번 123호는 예술과 정치가 메인 테마인데 내용들이 모두 인상적이다.
예술과 정치는 전혀 무관한 것 같으면서도 밀접하다. 정치는 예술을 이용하기도 하고, 예술은 정치를 소재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에 "예술은 정치적일 수 있을까?" 로 초이앤초이 갤러리 대표가 쓴 글이 있다. 예술은 순수하지만 예술이 표현하는 정치비판은 어떤 활동보다도 강력하다.
최근에는 영화계에서 <서울의 봄>과 <건국전쟁> 으로 각 진영이 나뉜 경우도 있었다.
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을 뜻하는 PC 가 묻은 작품은 어쩔 수 없이 호불호가 갈린다. 영화 <바비> 가 보이는 박제화 된 여성 이미지, 디즈니의 흑인 인어공주 역시 개개인의 사상에 따라 보는 시선이 나뉜다.

메인 테마인 '예술과 정치' 가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다면,
현대 사진가 구본창 작가의 인터뷰, 대중 음악계의 챌린지 열풍, 배우 엄태구에 대한 이해, 산악영화제 이야기등은 재밌게 볼 수 있는 소재이다. 관심분야는 깊고 재밌게 읽고, 처음 보는 분야에는 한발짝 다가갈 수 있다.

어딜가든 손에 쥐고 편히 읽다보면 문화예술에 한발 더 가까워지는 "쿨투라"
몹시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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