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침 해가 떠오르는 동안 바닷가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바다 위로 천

천사의 배가 연옥으로 올라갈 영혼들을 싣고 오는 것을 본다. 천사는 영혼들

을 내려놓은 다음 떠나고, 단테는 영혼들 중에서 절친한 친구 카셀라를 만

난다. 카셀라는 자신이 연옥으로 오게 된 경위를 이야기하고 아름다운 노래

를 들려준다.

 

 

태양은 벌써 자오선 둘레의 가장

높은 지점으로 예루살렘을 뒤덮는

지평선에 이르러 있었으니

그 맞은편을 도는 낮보다

길어질 대 힘을 잃는 자리와

함께 갠지스 강을 뒤덮었으며

그리하여 내가 있던 곳에서는 아름다운

새벽의 새하얀 뺨이 불그스레해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황금빛으로 변해갔다.

 

우리는 아직 바닷가에 머물러 있는데

마치 갈 길을 생각하는 사람이 마음은

가면서 몸은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보라, 아침이 다가 갈 무렵

화성이 수평선위에서

자욱한 안개로 빨갛게 물들 듯이

지금도 다시 보고 싶은 한줄기 빛이

나타났는데, 아무리 빨리 나는 것도

비교할 수 엇게 빠르게 바다위로 왔다.

 

내가 스승님에게 물어보기 위하여

잠시 눈을 돌린 사이 그것은

더욱 크고 눈부신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그 주위 사방에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새하얀 빛이 나타났고

그 아래에서 또 다른 빛이 나왔다.

아직도 말이 없던 나의 스승님은

 

그 하얀빛이 날개로 드러나면서

이제 뱃사공을 잘 알아보게 되자

외치셨다. 어서 무릎을 꿇도록 해라.

 

하느님의 천사이시다. 두 손을 모아라.

이제부터 너는 저런 시종들을 보리라.

보아라, 그는 인간의 도구들을 거부하니

그렇게 멀리 떨어진 두 해안 사이에서

날개 이외에 돛이나 노가 필요 없단다.

보아라, 날개로 펼쳐진 날개로

썩어 없어질 털처럼 변하지 않는

영원한 깃털로 바람을 일으키노라.

 

어느 듯 그 성스러운 새는 우리를 향해

가까이 다가와 더욱 눈부셔 보였으니

나는 그 근처로 눈을 들 수 없어서

아래쪽을 바라보았고 천사는 바닷물이

조금도 삼키지 못하는 가볍고도

날렵한 배와 함께 해변에 이르렀다.

 

하늘의 뱃사공은 뱃머리에 서 있었으니

축복인 온몸에 새겨져 있는 것 같았고

수많은 영혼들이 그 안에 앉아 있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

영혼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이 시편의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들을 노래하였다.

그리고 천사가 십자가 성호를 그어주자

영혼들은 모두 해변으로 뛰어내렸고

천사는 올 때처럼 빠른 속도로 떠났다.

거기에 남은 무리는 그 장소가 낯설게

보이는 지, 새로운 것을 보는 사람처럼

사방의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았다.

 

정확한 화살로 한가운데에서

염소 자리를 내쫓아 버린 태양은

온 사방으로 빛을 내쏘고 있었다.

그 새로 온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아신다면

산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주시오.

 

베르길리우스는 대답하여 그들은

우리가 이곳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우리도 그대들처럼 나그네요.

그대들보다 조금 전에 여기 왔는데

오르는 길은 장난처럼 보일 정도로

거칠고도 험한 길을 거쳐 았소.

 

영혼들은 내가 숨을 쉬는 것을

보고 아직 살아 있음을 깨닫고는

깜짝 졸라 빛이 창백해졌다.

 

좋은 소식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이

올리브 가지를 든 사자에게 몰려들어

서로 짓밟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듯이

그 축복받은 영혼들은 하나같이

내 얼굴을 바라보는데 몰두하여

정화하러 가는 길을 잊은듯 하였다.

 

그중 한 영혼이 앞으로 나서더니

커다란 애정으로 나를 껴안았고

나도 감동하여 똑 같이 껴안았다.

 

, 겉모습 외에는 헛된 영혼들이여!

내 손은 그를 세 번이나 껴안았지만

그대로 내 가슴에 돌아올 뿐이었다.

아마 깜짝 놀라 내 얼굴이 붉어졌는지

그 영혼은 미소 지으며 뒤로 물러섰고

나는 그를 쫓아 몸을 내밀었다.

그는 멈추라고 부드럽게 말하였는데

그때서야 나는 누군지 알아보고

잠시 멈춰 나와 이야기하자고 부탁했다.

그는 말했다. 죽어 갈 몸으로 그대를

사랑했듯이 풀려나서도 사랑하기에

멈추지만 그대는 왜 이 길을 가는가?

 

나는 나의 카셀라요, 내가 있는 곳에

다시 돌아오려고 여행 중인데

그대는 어찌 오랜 시간을 빼앗겼는가?

 

그는 나에게 원하는 대로 영혼을 거두는

분이 여러 번 이 길을 막았더라도,

나에게 전혀 잘못한 것이 아니라네.

그의 뜻은 정의로 이루어지는 거니까?.

사실 석달 동안 그분은 편안하게

들어가는 영혼들을 거둬들이셨네

그리하여 테레베 강물이 짭짤해지는

고세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나도

그분이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었네.

그곳 강어귀에 날개를 펼치고

있으니, 아케론 강으로 내려가지 않는

자들은 언제나 그곳에 모이게 된다네.

 

나는 모든 내 욕망을 잠재우던 그대의

사랑스런 노래나 기술이나 기억을

새로운 율법을 빼앗아 버리지 않았다면

내 영혼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게.

 

나의 몸뚱이를 이끌고 이곳까지

오느라 무척이나 지쳐있다네.

내 마음속에 속삭이는 사랑은... 그는

너무나도 부드럽게 노래를 시작했고

그 부드러움은 지금도 울리는 듯하다.

스승님과 나, 그리고 그와 함께 있던

여혼들은 다른 어떤 것도 마음을

건들리지 못하는 듯 흡족해 보였다.

 

 

우리 모두 그의 노래에 빠져 있었는데

진지한 노인이 나타나 호통을 쳤다.

게으른 영혼들아, 이게 무슨 짓이냐?

어찌하여 이렇게 게으르게 서 있는가?

어서 산으로 달려가 하느님의 모습을

가로막는 째를 씻어 내도록 해라.

 

마치목조지에 모여 않은 비둘기들이

숩관적인 여유도보이지 않고 조용히

곡식이나 가라지를 조아 먹고 있다가

무엇인가 두려운 것이 나타나면

좀 더 중요한 일에 쫓겨 고다로

모이를 놔두고 그대로 떠나듯이

그들 새로운 무리는 노래를 버리고

어리로 갈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처럼

기슭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았고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바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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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그란 틈 사이로 하늘이

운반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별들을 보았다.


지옥편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단테의 여행 새로운 별은 어떤 곳일까요? 

나의 여행 이라 생각 해보며 함께 

그분과 함께 신곡 연옥편을 떠나 보기로 합니다.

그곳은 어떤 세상일까 벌서 기대가 가득합니다.^^



1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연옥의 신이 솟아 있는 해변에 도착하고, 북반구

하늘에서는 볼 수 없는 네 개의 별을 보고 연옥의 문지기 카토를 만났다. 카토

는 베르길리우스의 설명을 듣고 정좌의 산에 오르는 것을 허락한다.

산에 오르기 전에 베르길리우스는 이슬로 단테의 얼굴을 씻어주고

갈대로 띠를 둘러 준다.

.

.

.

/

보다 편한 물 위를 달리기 위하여

내 재능의 쪽배는 돛을 활짝 펼쳤으니

그토록 참혹한 바다를 뒤로 남긴 채

이제 나는 인간의 영혼이 깨끗이

씻겨 하늘로 오르기에 합당하게

되는 저 둘째 왕국을 노래하련다.

 

, 성스러운 무사이여, 나는 그대들의

것이니, 죽었던 시가 여기 되살아나게

하고, 또한 칼리오페가 잠시 일어나

저 불쌍한 까치들이 호된 타격에

용서를 바랄 수 도 없게 만들었던

멋진 음악으로 내 노래를 이끌어 주소서.

동방 사파이어의 감미로운 빛깔이

첫째 둘레까지 순수하게 펼쳐진

정명한 대기 속에 모여 있었으니

나의 눈과 가슴을 슬프게 했던

죽은 대기에서 막 벗어난

나의 눈은 다시 기쁨을 되찾았다.

 

사랑을 이끄는 아름다운 행성은

뒤따르는 물고기자리를 희미하게 하며

동쪽을 온통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나는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다른 극을

향했고, 최초의 사람들 외에는

바라본 적이 없는데 네 개의 별을 보았다.

하늘은 그 별빛들을 즐기는듯 하였으니

, 북반구의 황량한 홀아비여.

너는 영원히 그 별을 볼 수가 없구나

!

나는 그 별들로부터 시선을 돌려

큰곰자리가 사라져버린 이미 다른

극을 향하여 약간 몸을 돌렸고

내 곁 가까이 노인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자식이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

이상으로 존경 받을 만한 모습이었다.

 

그이 수염은 기다랗고 희끗희끗했으며

그와 똑같은 머리카락은

두 갈래로 가슴까지 드리워 있었다.

 

성스러운 별 네 개의 빛살은 그의

얼굴을 빛으로 장식하였으니 나는

앞에 태양이 있듯 그를 바라보았다.

 

눈먼 개울을 건너 영원한

감옥에서 도망친 너희들은 누구냐?

엄숙한 수염을 움직이며 그가 말했다.

 

누가 너희들을 인도했느냐 지옥의

계곡을 어둡게 하는 깊은 밤에서

너희들을 나오게 한 등불은 무엇이냐?

심연의 법칙이 그렇게 무너졌느냐?

아니면 하늘의 결정이 바뀌어 저주받은

너희들이 나의 암굴로 오는 것이냐?

그러나 내 안내자는 나를 붙잡으시더니

말과 손과 눈짓으로 내가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게 했다.

 

그리고 대답하셨다. 네 의지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온 간청으로 인하여

나의 길동무인 이자를 돕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진정한 상황이 어떠한

것인지 자세하게 설명하기를 원하시니

나로서는 당신께 거부할 수 없군요.

 

이자는 마지막 저녁을 보지 않았지만

어리석음으로 거기에 가까이 다가갔으니

조금만 늦었더라면 돌아설 뻔했습니다.

 

내가 말했듯이, 나는 그를 구하기 위해

보낸 사람이었고, 내가 직접 안내한

이 길 이이에 다른 길은 없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사악한 사람들을 모두

보여 주었고, 이제 당신의 보호 아래

자신을 씻는 영혼들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내가 어떻게 인도했는지 말하자면 길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덕성이 나를 도와 당신을

보고 있는 당신의 말을 듣도록 안내 합니다.

 

그가 온 것을 기쁘게 받아들여 주십시오.

 

 

그는 소중한 자유를 찾고 있으니 자유를

위하여 삶을 거절한 사람은 알겠지요.

당신이 아시듯, 자유를 위한 우타카에서의

죽음은 쓰라리지 않고, 당신이 그곳에 남긴

육신은 위대한날에 밝게 빛날 것입니다.

우리는 영원한 규율을 깨뜨리지 않았으며

이자는 살아 있고 미노타가 묶지

못하며, 당신의 마르티아의 순결한 눈이 있는

원에 있으니 오, 거룩한 가슴이여, 그녀는

사랑을 보아서도 우리에게 허락해 주소서.

 

우리가 당신의 일곱 왕국을 지나가게

해주시고, 저 아래에서 말해도 괜찮다면

그녀에게 당신의 은혜를 전해주겠소.

그러자 그가 말했다. 네가 저쪽에 있을 때,

마르티아는 무척이나 내 눈에 들었으니,

그녀가 원하는 것을 모두해 줄 정도였지.

지금 그녀는 사악한 강 저편에 있으니,

내가 거기서 나올 때 만들어진 법칙

때문에 지금은 나를 감동시키지 못하지.

 

 

그대가 말하듯 하늘의 여인이 그대를

움직이고 있다면 애원 할 필요 없소.

 

그녀 이름으로 청하는 것으로 충분하오.

그러니 이제 가서 저자에게 순수한

갈대를 둘러 주고 그의 얼굴을 씻어

모든 더러움을 없게 해주시오.

조금이라도 안개에 가린 눈으로는

천국의 천사들 중 첫째 천사 앞에

절대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오.

이 작은 섬 주위의 낮은 물결이

부딪치는 저 아래에는 부드러운

진흙 위에 갈대들이 자라고 있는데

잎이 나거나 단단해지는 식물은

파도에 휘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곳에서 절대로 살 수 없지요.

 

그런 다음 이쪽으로 돌아오지 마오.

 

벌써 떠오른 태양이 산에

오르는 길을 그대들에게 보여 주리다.

그리고 그는 사라졌고 나는 몸을

일으켜 아무 말 없이 안내자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에게 눈을 돌렸다.

스승님은 아들아, 내 뒤를 따르라.

뒤로 돌아가자, 벌판이 이쪽으로

낮은 해변을 향해 기울어져 있으니까.

여명은 새벽의 어슴푸레함을 몰아내

달아나게 하였으니, 나는 멀리에서

일렁이는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황량한 벌판을 걸었으니, 마치

잃어버린 길을 되돌아오는 사람이

그곳까지 헛걸음을 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이슬이 태양과 싸우는 곳,

응달진 곳에 따로 떨어져 있어서

거의 증발되지 않는 곳에 이르렀고

나의 스승님은 양 손바닥을 펼치고

 

부드럽게 여린 풀 위로 얹으셨으며

나는 그 몸짓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그분에게 눈물 젖은 얼굴을 내밀었고

그분은 지옥이 뒤덮었던 내 얼굴의

빛깔을 온전히 다시 드러내 주셨다.

 

그런 다음 우리는 황량한 해변에

그 물결을 항해한 사람은 누구도

되돌아가지 못한 곳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다른 분이 바라는 대로

그분은 나에게 띠를 둘려주셨는데, ,

놀랍구나! 그 겸손한 풀을 꺾자, 꺾인

자리에 순식간에 새 풀이 돋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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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단테는 지옥의 가장 밑바닥 주데카에서 은혜를 배신한 영혼들이 루키페르에

게 처참한 양상으로 벌 받고 있는 것을 본다. 지옥의 모든 것을 둘러본 두 시

인은 루키페르의 몸에 매달려 지구의 중심을 지나고, 좁은 동굴을 통해 남반

구를 향해 기어오른다. 그리고 마침내 동굴 입구에 이르러 하늘의 별들을 보

게 된다.

 

 

지옥 왕의 깃발들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니 네가 식별할 수 있을지

앞을 바라보아라. 스승님이 말했다.

마치 빽빽한 안개가 끼거나 또는

우리 반구가 어둠에 잠길 때, 멀리서

바람에 돌아가는 풍차가 보이듯

나는 그런 건물을 본 것 같았는데

바람이 나를 뒤로 밀쳐 냈고, 달리

피할 곳이 없어 안내자 뒤로 숨었다.

 

그곳 영혼은 모두 얼음 속에 파묻혀

유리 속의 지푸라기처럼 환히 보였으니

두려움과 함께 시구로 옮기고자 한다.

일부는 누워 있고 일부는 서 있었는데

누구는 머리로, 누구는 발로 서 있었고

누구는 활처럼 얼굴을 발에 대고 있었다.

 

우리가 좀 더 앞으로 나아갔을 때

스승님은 예전에 멋진 용모를 가졌던

놈을 나에게 보여 주시는 게 즐거웠던지

몸을 비켜 나를 앞세우더니 말하셨다.

저기 디스가 있다. 네가 마음을

단단히 무장해야 할 곳이니라.

 

그대 나는 얼어붙고 겁이 났는지

독자여, 묻지 마오. 여기 쓰지 않는 이유는

어떠한 말도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오.

나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었으니

약간의 재능만 있다면, 어떻게 내가 죽음도

삶도 아니었는지 그대들이 생각해 보시라.

 

그 고통스러운 왕국의 황제는 가슴부터

상반신을 얼음 밖으로 내밀고 있었는데

그의 팔뚝과 거인을 비교하는 것보다

거인과 나를 비교하는 편이나으리라.

몸의 한 부분이 그 정도였으니, 전체의

몽은 얼마나 클 것인지 상상해 보시라

전에 아름다웠던 만큼 지금은 추했는데

자신의 창조주께 눈썹을 치켜세웠으니

모든 악과 고통이 그놈에게서 비롯되었다.

 

, 그놈의 머리에서 세 개의 얼굴을

보았을 때 나는 얼마나 놀랐던가!

앞의 얼굴 하나는 짙은 빨간색이었고

다른 두 개의 얼굴은 그것과 맞붙어

각 어깨의 한가운데에 솟아 있어서

머리카락 부분은 서로 합쳐 있었다.

 

오른쪽 얼굴은 하양과 노랑 사이의

색깔로 보였고, 왼쪽 얼굴은 나일강이

흐르는 고장의 사람들을 보는 듯 했다.

 

각 얼굴 아래에는 그렇게 큰 새에게나

어울릴 거대한 두 날개가 솟아 있었는데

그렇게 큰 바다의 돝을 본 적이 없었다.

날개에는 깃털이 없었고 마치 박쥐같은

형상이었으며 그 날개들을 퍼덕이면

거기에서 제 줄기의 바람이 일어났고

그리하여 코키토스는 온통 얼어붙었다.

 

여섯 개의 눈의 눈물을 흘렸고, 세 개의

턱에는 피 맺힌 침과 눈물들이 흘러내렸다.

각각의 입은 마치 삼을 찧듯이

이빨로 죄인을 하나씩 짓씹고 있어서

세 놈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었다.

 

앞의 높이 단지 물어뜯기는 것은 할퀴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니.

 

때로는 등 피부가 온통 벗겨지기도 했다.

스승님이 말했다. 저기 위에서 가장 큰

형벌을 받는 영혼이 가리옷 사람 유다인데,

머리는 입 안에 있고, 다리는 밖에 나와 있다.

 

머리가 아래로 처박힌 다른 두 놈 중

검은 얼굴에 매달린 몸을 비틀고 있구나.

좀 더 건장해 보이는 놈이 카시우스이다.

하지만 또다시 밤이 되니, 이제 떠날

시간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보았으니까.

그분이 원하는 대로 나는 그이 목에

매달렸고, 날개가 충분히 펼쳐졌을 때

그분은 적당한 시간과 장소를 골라

그놈의 털투성이 겨드랑이에 단단히

매달렸고, 털을 움켜잡고는 무성한 털과

얼음판 사이를 통해 아래로 내려가셨다.

 

허벅지가 구부러지는 곳, 엉덩이가

볼록 튀어나온 지점에 이르렀을 때

스승님은 숨을 헐떡이면서 힘겹게!

다리가 있던 곳으로 머리를 돌리더니

기어오르는 사람들처럼 털을 움켜잡기에

나는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다.

 

꽉 붙잡아라. 우리는 이런 사다리를

통해 저 수많은 악에서 떠나야 하니까.

스승님은 마치 지친 사람처럼 말했다.

그리고 어느 바위의 구멍 밖으로 나가서

나를 그 가장자리에 앉혀놓고는

내 곁으로 신중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눈을 들었고, 방금 떠나올 때와 같은

루키페르의 모습을 보리라 생각했는데

다리를 위로 쳐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내가 지나온 지점이 무엇인가?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마도

내가 혼란에 빠졌다고 생각 할 것이다.

 

스승님이 말했다. 두 다리로 일어서라.

갈 길은 멀고 노정의 험난한데, 해는

벌써 셋째 시간의 절반으로 가는구나.

그때 우리가 있던 곳은 궁전의

넓은 거실이 아니라 자연 동굴이었으며

바닥은 거칠고 빛은 어두컴컴하였다.

 

나는 똑바로 일어서서 말했다. 스승님,

이 심연에서 벗어나기 전에, 제가

오류에서 벗어나도록 말해 주십시오.

얼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왜 이놈은 이렇게

거꾸로 처박혀 있나요? 또 태양은 어떻게

순식간에 저녁에서 아침으로 흘렀습니까?

그러자 그분은 너는 아직 중심의 저 쪽에

세상을 꿰뚫고 있는 사악한 벌레의 털을

내가 붙잡았던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내가 내려오는 동안에는 저 쪽에만 있었지만

내가 몸을 돌렸을 때, 너는 이미 사방에서

무게를 너는 맞은편 반구 밑에 이르렀으니

거대한 마른 땅으로 뒤덮여 있으며

그 꼭대기 아래에서 죄 없이 태어나

살던 분이 돌아가신 곳의 맞은편이지

너는 지금 주데카의 맞은편 얼굴을

이루는 작은 반구에 서 있단다.

 

여기는 아침이지만, 저쪽은 저녁이고

또한 털 사다리를 이놈은 만들었던 이놈은

여전히 처음 그대로 처박혀 있단다.

하늘에서 바로 이쪽으로 떨어졌는데

예전에 이쪽에 솟아 있던 땅은 이놈이

무서워서 바다의 너울을 뒤집어쓰고

우리 반구로 솟아올랐고, 또 이쪽으로

솟아 오른 땅은 아마 이놈을 피하려고

여기 텅 빈 곳을 남기고 위로 솟았지.

 

그곳은 베엘제불로부터 멀리 떨어진

만큼 동굴이 펼쳐진 곳이었는데,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개울물 소리를 통해

알 수 있었듯이, 그 물줄기가 뚫은

바위 구멍을 흘러내리는 개울은

완만한 경사로 그곳을 휘감고 있었다.

 

길잡이와 나는 밝은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그 험난한 길로 들어섰으니

휴식을 취할 생각도 없이 그분은

앞에서, 나는 뒤로 올라갔으면

마침내 나는 동그란 틈 사이로 하늘이

운반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별들을 보았다.

.

.

.


그대 나는 얼어붙고 겁이 났는지

독자여묻지 마오여기 쓰지 않는 이유는

어떠한 말도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오.

나는 죽은 것도산 것도 아니었으니

약간의 재능만 있다면어떻게 내가 죽음도

삶도 아니었는지 그대들이 생각해 보시라.



창문에 내려 앉은 한 줌의 햇살이 고운 날입니다.

여기 저기 봄의 꽃들이 톡톡 피어나네요.

오늘은 단테의 지옥의노래 중 제 34곡 지옥에서 겪은 마지막 노래입니다.

그의 기나긴 여행길을 잠시 되돌아 봅니다.


지금 이곳은 지옥인지 연옥인지 천국인지 내 마음에 따라 영혼은 나의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의 지옥 여행은 무섭고 비통하고 슬프고 괴로운 것만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인간의 모든 고통속에서도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인간의 고뇌 속에는 영혼이 살아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고통스럽지만 현재를 넘어 우리의 영혼은 더 높은 곳에서 나와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영혼은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느낄 수는 있습니다.

태양이 내려 앉는 내 발길 닿는 어느 곳이던 바람이 지나가는

여기에서 영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언제나 깨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

.

사람은 자기 반성을 해야 발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자기반성을 하더라도 어느 수준 이상은 못 올라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목표로 삼고 있는 기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면 되겠거니 하는 생각 때문에 영혼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목표 기준을 최고 단계 즉 신화에 맞춰야 합니다.


도저히 이룰 수 없어 보이는 곳에 목표를 두어야 혼신의 힘을 다하여 올라갈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내 노력이 미진한 건 아닐까 하고 틈날 때마다 반성 할 수 있습니다.


(강유원, 역사고전 강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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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단테는 피사 출신 우골리노 백작의 최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쟁에 패한 그는 두 아들, 두 손자와 함께 탑 속에 갇혀서 굶어 죽었다. 뒤이

어 단테는 셋째 구역 톨로메아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친구를 배신한 알베리고

수사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 죄인은 잔혹한 식사에서 입을

떼더니, 자신이 망가뜨린 뒤통수의

머리카락으로 자신의 입을 닦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이야기하기도 전에

생각만 해도 마음을 짓누르는 절망적인

고통의 이야기를 다시 만드는구료

하지만 내말이 씨앗이 되어 내가

물어뜯는 이 반역자에게 치욕을 줄 수

있다면, 그대는 울며 말하는 나를 보리다.

 

그대가 누구인지, 또 어떻게 이 아래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대 말을 들으니

그대는 분명 피렌체 사람 같구려.

나는 우골리노 백작이었고 이놈은

루제리 대주교였음을 알아야 하오.

왜 내가 이놈 곁에 있는지 말해주리다.

 

이놈의 사악한 계략으로 인해, 이놈을

믿었던 내가 붙잡혀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오.

 

하지만 그대가 아마 모르는 것, 그러니까

내 죽음이 얼마나 잔인했는가를 들어보면,

이놈이 얼마나 모욕했는지 알리다.

 

나로 인해 굶주림이라는 이름을 갖고

또 여전히 다른 사람들을 가도고 있는

그 탑의 좁은 틈 사이 구멍을 통해

이미 낳은 달이 모습을 보였을 무렵

나는 내 앞날의 베일을 벗겨주는

아주 흉측한 악몽을 꾸게 되었지요.

 

꿈에 이놈은 피사와 루카를 가로막고

있는 산에서 늑대와 그 새끼들을

사냥하는 우두머리 두목으로 보이더군요.

 

날쎄고 야위고 길들여진 암캐들과 함께

구알란디, 시스몬디, 란프랑키, 등을

이놈은 맨 앞에 내세우고 있더군요.

조금 달린 후 앞니와 자신들은 지친

것처럼 보였고 이놈은 날카로운

이빨로 옆구리를 찢는 것 같더군요.

 

 

꼭두새벽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는데

나와 함께 있든 아들들이 잠결에

울면서 빵을 달라는 것을 느꼈지요.

꿈이 내 가슴에 예고하는 것을 생각해도

슬프지 않다면 정말 매정하군요. 그대가

울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울지요.

 

꿈이 내 가슴에 예고하는 것을 생각해도

슬프지 않다면 정말 매정 하군요 그대가

울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울지요?

 

자식들은 깨어 있고 대게 음식을

갖다 주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각자 자신의 꿈을 의아하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는 그 무서운 탑 아래에서

입구를 못질하는 소리를 들었고, 그래서

자식들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았지요.

 

나는 울지 않았고 가슴에는 돌이 되었지요.

자식들은 울었고 안셀무초가 말하더군요.

 

할아버지,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렇게 쳐다봐요?

그렇지만 나는 그날 하루 종일 또한

밤이 되고 또 다른 태양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 울지도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고통스러운 감옥에 약간의 햇살이

스며들었을 때, 나는 내 아들의 얼굴을

통하여 자 자신의 모습을 보았답니다.

 

괴로운 마음에 나는 손을 물어뜯었는데

그들은 내가 먹고 싶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곧바로 일어서서 말하던군요.

아버지 저희를 잡수시는게 우리에게

덜 고통스럽겠습니다. 이 비참한 육신을

입혀 주셨으니 이제 벗겨주십시오.

 

그들을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나는 진정했고

그날도 다음 날도 우리는 말이 없었지요.

, 매정한 땅이여 왜 열리지 않았던가?

그리고 넷째 날이 되었을 때 가도가

내 발치에 길게 쓰러지면서 말하더군요.

아버지, 왜 나를 도와주지 않습니까?

그는 그 자리에서 죽었지요. 그리고 그대가

나를 보듯, 닷샛날과 엿샛날 사이에

세 자식들이 스러지는 것을 보았소.

이미 눈이 멀어버린 나는 그들을 더듬으며

그들이 죽은 후 이틀 동안 그들을 불렀는데

고통 못지않게 배고픔도 괴로웠답니다.

 

그렇게 말하던 그는 눈을 부릅뜨며

마치 개의 이빨처럼 뼈로 된 듯 억센

이빨로 그 처참한 머리통을 물어뜯었다.

 

, 피사여 시 소리가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나라 사람들의 수치여,

이웃들이 너를 처벌하는 데 더디다면

카프라이아 섬과 고르고나 섬이

움직여 아르노 강어귀를 가로막아

그 안에 모든 사람이 빠져 죽었으면!

비록 우골리노 백작이 너의 성들을

배신했다는 소문이 있더라도, 나는

자식들까지 십자가에 매달지 않았어야지!

 

새로운 테바이여, 우구이초네와

블기타, 이 노래가 위에서 부른 두

아이는 나이가 어려 아무 죄가 없었다.

우리는 그곳을 지나 다른 무리가 처참하게

얼어붙은 곳에 이르렀는데, 그들의 얼굴은

아래를 향하지 않고 모두 쳐들려 있었다.



그곳에는 울음자체가 울음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눈에서 가로막힌 코토이

안으로 향해 더욱 큰 고통이 되었다.

먼저 흘린 눈물이 응어리를 이루어

수정으로 된 눈 가리게 처럼 눈썹 아래

움 푹 팬 곳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위 때문에 내 얼굴에

마치 못이 박힌 것처럼 온갖 감각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듯하지만

한 가닥 바람을 느꼈기에 내가 말했다.

스승님 누가 이 바람을 일으킵니까?

여기는 온갖 공기가 꺼진 곳이 아닙니까?

그분은 나에게 잠시 후에 너는 너의

눈이 대답을 해줄 곳에 이를 것이고

이 입김이 부는 이유를 보게 되리라.

 

그때 차가운 얼음 속 한 비참한 얼굴이

우리에게 외쳤다. , 잔인한 영혼들이요

그대들에게 마지막 장소가 주어졌구료.

내 얼굴에서 이 단단히 너울을 벗겨 주어

눈물이 얼어붙기 전에 잠시라도 이

가슴 적시는 고통을 토로하게 해주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내 도움을 원한다면

그대가 누군지 말해다오. 그래도 풀어 주지

않으면 나는 얼음 바닥으로 가리다.

 

그는 말했다. 나는 알레리고 수사인데

사악한 동산의 열매 같았으니 여기서

무화과 대신 대추야자를 따고 있소.

나는 오호! 그대가 벌써 죽었단 말인가?

그는 나에게 내 육신이 저 위 세상에서

어떻게 되어 있는지 나는 전혀 모르오.

 

이 톨로메아는 그런 특권이 있는데

아트로포스가 움직이기도 전에 종종

영혼이 이곳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지요.

그대가 좀 더 가까이 나의 얼굴에서

얼어붙은 눈물을 떼도록 말해 주리다.

 

내가 그랬듯이 영혼이 배신하게 되면

곧바로 그 육신을 악마가 빼앗아서

그 이후로 남아 있는 시간이 모두

흐르는 동안 줄 곧 지배하게 되지요.

 

영혼은 이곳 웅덩이로 떨어지지만

내 뒤 얼음 속에서 겨울을 나는 영혼들의

육신은 아마 저 위에서 볼 수 있을 거요.

그대가 방금 여기 왔다면 알겠지만

저놈은 브랑카도리아인데 저렇게

갇혀 있는지 벌써 몇 해가 지났지요.

 

나는 그대가 나를 속이는 모양이군요.

 

브랑카 도리아 절다 안 죽었고, 지금

잘 먹고 마시고 자고 옷을 입고 있소?

그는 저 위 말레브라케 구덩이

끈적끈적한 역청이 끓어오르는 곳에

미켈레 창케가 채 도착하기도 전에

저놈은 자신의 대신하여 악마에게

제 유신을 건네주었고, 그와 함께

배신한 친척 하나도 그랬지요.

 

여하간 이제 손길을 뻗어 내 눈을 좀

열어 주오. 나는 열어 주지 않았다.

그런 악당에겐 오히려 그게 예의였으니까

, 제노바인들이여, 온갖 미풍양속을

버리고 온갖 악덕으로 가득한 사람들이여,

어찌하여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았는가?

로마냐의 사악한 영혼과 함께 나는

그대들 중의 하나를 보았는데, 자신의

죄로 그 영혼은 코키토스에 잠겨 있지만

육신은 아직도 위에 살아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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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단테는 지옥의 마지막 원으로 내려가는데, 그곳에는 온갖 다양한 배신자들이

코키토스 호수 속에 꽁꽁 얼어붙어있다. 첫째 구역 카이나에는 가족과

친척을 배신한 영혼들이 있고, 둘째 구역 안테노라에는 조국과 동료들을 배

신한 동료들이 벌 받고 있다.

둘째 구역 안테노라에는 조국과 동료들을 배신한 영혼들이 벌 받고 있다.

단테는 그들 중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대표적인 죄인들을 열거한다.

 

 


다른 모든 바위들이 짓누르고 있는

그 사악한 웅덩이에 걸맞을 만큼

거칠고 거슬리는 시구들을 가졌다면

내 상념의 핵심을 좀 더 충분히

짜낼 테지만, 그것을 갖지 못했으니

두려움 없이 이야기를 이끌기 어렵구나!

모든 우주의 밑바닥을 묘사하기는

농담조로 가볍게 다룰 일이 아니고

엄마 아빠를 부르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피온을 도와 테바이의 성벽을

쌓았던 여인들이여. 내 시구들을 도와

나의 말이 사실과 다름없도록 해주오.

, 그 무엇보다 사악하게 창조되어

말하기 힘든 장소에 있는 천민들이여

차라리 세상에서 양이나 염소였더라면

우리가 거인의 발치보다 더 아래의

어두운 웅덩이 안으로 내려왔을 때

 

나는 높은 절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런 말이 들렸다. 네 걸음을 조심해라.

불쌍하고 지친 내 머리를

발바닥으로 밟지 않고 가도록 해라.

 

그래서 나는 몸을 돌렸고 내 앞의

발밑에서 호수를 보았는데 추이로

얼어붙어 물이 아니라 유리처럼 보였다.

 

겨울철 오스트리아 다뉴브 강이나

추운 하늘 아래 돈 당의 물줄기도

이처럼 두터운 너울을 덮지 않았으리.

탐베르니키 산이나 피에트라파냐

산이 그 위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가장 자리에 금도 가지 않으리라.

 

그리고 시골 아낙네가 이삭줍기를

꿈꿀 무렵에 마치 개구리가

물 위로 코만 내밀고 개굴 거리듯이,

얼음 속의 슬픈 영혼들은 부끄러움이

나타나는 곳까지 납빛이 되어

황새 소리를 내며 이빨을 부딪쳤다.

 

모두 얼굴을 아래로 숙이고 있었는데

그들의 입에서는 추위가, 눈에서는

슬픔의 감정이 솟아나고 있었다.

잠시 주위를 둘러본 다음 발치를

바라보니, 머리칼이 서로 뒤섞일 정도로

가깝게 붙어 잇는 두 영혼이 보였다.

말했다. 그렇게 가슴을 맞대고 있는

그대들은 구구요? 그들은 고개를 들어

나를 향해 얼굴을 똑바로 쳐들었다.

 

그놈의 눈은 처음에는 안에만 젖더니

눈물방울이 입술을 적셨고, 추위가

눈물을 흘려 서로 뒤엉키게 했다.

 

어떤 거멀장도 나무와 나무를 그리 강하게

붙이지 못했으리. 두 마리 염소처럼 그들은

서로 맞붙었으니, 분노가 그들을 쓰러뜨렸다.

추위 때문에 양쪽 귀가 모두 떨어진

다른 한 영혼이 얼굴을 숙인 채 말했다.

 

왜 그렇게 우리를 거울처럼 바라보는가?

저 두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비센초 냇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이

아버지 알베르토와 저들의 것이었지요.

저들은 한 몸에서 나왔지만 카이나를

온통 찾아보아도, 저들보다 얼음 속에

처박히기에 적합한 영혼은 찾지 못하리다.

아서가 손으로 내려친 타격에 의해

가슴과 그림자 까지 뚫렸던 자도

포카차도 내가 멀리 보지 못하게

머리로 내 앞을 가로 막는 이놈, 그대가

토스카나 사람이면 이미 알고 있을

이 사솔 마케로니도 그렇지 못하리.

 

이제 더 이상 나에게 말 시키지 마오.

 

나는 카미치 데파치였고, 그 죄를

경감해 줄 카롤리노를 기다리고 잇지요.

 

나는 추위에 강아지 꼴이 된 수천의

영혼을 보았으니, 얼어붙은 강물을 보아도

소름이 끼치고 앞으로 또 그럴 것이다.

모든 중력이 집중 되는 그 중심을

향해 우리가 가는 동안, 또한 내가

영원한 응달 속에서 덜덜 떠는 동안

운명인지 행운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수많은 머리들 사이로 지나면서

어느 한 명의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

 

 

그는 울부짖었다. 왜 나를 짖밟아?

 

네가 몬타페르티의 복수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며 왜 나를 괴롭히는가?

이에 나는 스승님 내가 저놈에 대한

의혹에서 벗어나게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그런 다음 원하는 대로 재촉하십시오.

스승님을 걸음을 멈추었고, 나는 아직도

사납게 욕을 하는 놈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을 그렇게 욕하는 너는 누구냐?

그는 대답하여 너는 누구인데 안테노라를

지나가며서 살아 있다 하더라도 너무 세게

다른 사람의 얼굴을 발로 차며 가느냐?

나는 대답했다. 나는 살아 있고 만약

네가 이름을 남기기 원한다면 너의

이름을 내 기억 속에 적어 둘 수 있다.

그는 나에게 나는 정반대를 원하니

나를 귀찮게 하지 말고 여기서 꺼져라.

 

그런 유혹은 이 구덩이 속에서 소용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그의 머리채를 잡고 말했다.

네 이름을 밝히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이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지 않을 테니.

그는 내 머리털을 모두 뽑아낸다 해도,

내 머리를 천 번이나 걷어찬다 해도

내가 누구인지 너에게 밝히지 않겠다.

 

나는 이미 손에 잡힌 머리카락을

잡아채 한 움큼도 뽑아냈기 때문에

그는 눈을 아래로 깔고 울부짖었다.

그때 다른 자가 외쳤다. 무슨 일이냐,

보카야? 아가리로 소리를 내는 게 부족해

울부짖느냐? 어떤 악마가 너를 건드리느냐?

나는 이제 너의 말을 듣기도 싫다.

이 사악한 반역자야. 너의 수치에다 너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세상에게 전하겠다.

 

그가 대답하여 꺼져라. 원하는 대로 해라.

하지만 이곳에서 나서거든 재빨리 혓바닥을

놀리던 저놈에 대해서도 침묵하지 말라.

저놈은 프랑스인들의 은화 때문에 여기서

울고 있다. 이렇게 말해라 나는 죄인들이

얼어붙은 곳에서 두에라 놈을 보았다고

누군가 또 누가 거기 있던가? 하고

질문하거든, 피렌체에서 목이 잘려 버린

베케리아의 그놈이 네 저쪽에 있노라.

 

저쪽에 잔니 데 솔다니에르가 있을 텐데,

게능룽과, 또 잠든 사이에 파엔차를

열어 주었던 테발델로도 함께 있을 거야.

 

우리는 이미 그에게서 떠났으며, 나는

한 구멍에 둘이 얼어붙은 것을 보았는데

하나의 머리가 다른 자의 모자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배고픔에 마치 빵을 씹어 대듯이

위에 있는 자는 다른 자의 머리와 목덜미가

맞붙은 곳을 이빨로 물어뜯고 있었다.

티테우스가 과오하게 멜라니포스의

관자놀이를 물어뜯는 것과 다름없이

그는 머리와 다른 곳을 깨물고 있었다.

 

나는 말했다. , 짐승 같은 모습으로

씹어 먹히는 자에게 증오를 드러내는

그대여, 이유를 말해주오 그 대신

만약 그대가 정당하게 분노하고 있다면

또 내가 그의 죄를 알고 그대가 누구인지

안다면, 말하는 내 혀가 마르지 않는 한

저 위 세상에서 그대에게 보상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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