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기완을 만났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조해진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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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는 최근 배우 송중기 씨가 주연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의 원작 소설이다. 2011년 출판되었던 오랜 소설이 영화화되며 새롭게 심폐 소생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영화화되었기 때문에 읽어봐야 할 가치가 있는 소설인가? 

그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이 소설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소설은 작가 '조해진' 소설가 때문에 읽을 가치가 있다. 사람에 대한 깊은 연민을 가진 소설가. 그것만으로도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 소설은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사연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기부로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김 작가. 

그녀는 출연자들과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쓴다. 모든 사연들이 안타깝지만 더 마음이 가는 사연이 있다. 집 나간 어머니, 돌아가신 아버지, 가출한 동생, 열일곱의 나이에 오른쪽 뺨에 혹이 생겨 수술이 필요한 소녀 윤주. 김 작가는 윤주를 돕기 위해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몇 달 후에 있는 추석에 방송하자고 스태프를 설득한다. 


윤주를 도울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는 데 그 사이 전해진 뜻밖의 소식이 들려온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윤주의 혹이 신경섬유종이 아닌 악성 종양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윤주를 돕기 위해 방송 편성을 뒤로 밀려왔는데 자신의 결정으로 윤주의 혹이 악성으로 된 것만 같은 생각에 김 작가는 하던 프로그램을 그만두고 브뤼셀로 떠난다. 


브뤼셀로 가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로기완을 만났다』의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로기완은 누구인가?  

그는 탈북민이다. 아빠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엄마와 함께 자란 로기완. 그는 중국에서 엄마와 함께 살다가 엄마의 사망 후 브로커의 도움으로 유럽으로 망명 온 탈북민의 사연이 시사잡지에 소개되었다. 김 작가는 왜 아무런 안면식도 없는 로기완을 만나려고 하는 것일까? 


바로 잡지에 실린, 그의 고백이 담긴 짧은 문장 때문이었다. 


감작가를 먼 브뤼셀까지 오게 한 로기완의 짧은 문장은 소설의 중반이 넘어가도록 잘 보여주지 않는다. 


로기완을 만나러 브뤼셀에 왔지만 로기완은 영국으로 건너가 만날 수 없다. 

하지만 로기완을 도와준 한국인 '박'을 만난다. 박은 로기완이 영국으로 떠나기 전 자신에게 준 일기장을 김 작가에게 권한다. 비행기를 타고 도착해서 영국으로 떠나기까지의 여정이 담긴 로의 일기를 통해 김작가는 하나하나 그가 지나간 행적을 더듬으며 그의 마음을 떠올린다. 

그의 슬픔, 그의 고통, 그의 배고픔을 느끼려고 애를 쓴다. 


이 소설에서 김작가는 끊임없이 고민한다. 

어떻게 한 인간에게 깊이 공감하며 연민할 수 있는가.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로기완의 일기를 통해 그의 삶을 느끼며 과연 진심 어린 연민이 가능한가라는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의 고통까지 똑같이 느낄 수 없다. 

한 사람의 슬픔을 공감한다 하더라도 당사자만큼 느낄 수 없다. 



결국 완전한 공감에 이를 수 없다는 무력함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지금처럼 자신을 탓하며 더 깊은 늪으로 들어가야 하는가? 


윤주의 슬픈 소식을 도저히 볼 수 없어 도망쳐온 김작가를 이 질문 속에서 구원해 준 건 그동안 꽁꽁 숨겨져온 로기완의 한 고백이었다. 


가장 힘든 상황 속에서도 로기완을 움직이게 했던 그 고백. 

그 고백은 김작가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 그리고 로기완을 돕고 김작가를 도운 박을 위로하며 서로가 앞으로 한 발짝 앞으로 나가게 해 준다. 


로기완이 힘들 때마다 읊었던 그 고백처럼 살기 위해 또 한 번의 선택을 한다. 남에게는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생의 가장 끝자락에서 견뎌왔던 그의 고백대로 살기로 한 선택임을 소설은 알게 한다. 


 『로기완을 만났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소설이다. 

김작가는 윤주의 사연을 듣고 브뤼셀에서 박의 이야기를 듣고 로기완의 일기를 통해 로기완의 이야기를 듣는다. 김작가를 도운 박 또한 로기완의 행적을 쫓는 김작가와 함께 하며 침묵 속에 담긴 김작가의 상처를 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서로가 위로받는다. 


이 소설은 자신의 상처를 말함으로 위로받는 이야기가 아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자발적으로 들음으로 타인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상처를 위로받는 소설이다. 

김작가가 로기완의 고통을 느끼는 과정에서 위로를 받고 그런 김작가를 지켜보고 함께 해 줌으로 박은 오랜 상처와 죄책감으로부터 위로받는다. 한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자신을 구원함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어려울지라도 우리에게는 끝까지 사랑하고 공감해야 할 이유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다. 바로 우리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끝까지 사랑하고 위로하며 나아가야할 이유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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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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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를 해방시킬 때 나를 해방시킬 수 있음을 알려주는 독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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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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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인구가 줄어드는 시대라고들 합니다. 

책을 읽는다고 하여도 성공을 위한 디딤돌로 책을 은 바읽습니다.  성공하려면 책과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하기에 사람들은 책을 읽습니다. 자기계발서나 투자법과 같은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를 차지합니다. 그야말로 유용한 책을 읽기에 사람들은 열심입니다. 


반면 누군가의 삶이나 이야기를 쓴 에세이나 소설 등은 무용한 책으로 비춰집니다. 왜 허구의 이야기를 읽어야 하냐고 묻습니다. 내 삶 살아가기도 바쁜데 왜 남의 이야기를 읽어야 하냐고 묻습니다. 실생활에 와 닿지 않은 이야기들은 시간 낭비처럼 느껴집니다. 


은유 작가의 독서 에세이 『해방의 밤』은 일분일초가 바쁘며 시간의 가성비를 쫓는 이 시대와 맞지 않는 책일 수 있습니다. 은유 작가의 읽기는 집요하게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읽기입니다. 

내가 아닌 남을 이해하기 위해서, 무지의 상태에서 남을 함부로 판단하고 상처주지 않기 위해서 은유 작가는 책을 읽어나갑니다. 서로를 이해해야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해방'될 수 있다고 말하니까요. 『해방의 밤』은 바로 그 작가의 열정이 담겨져 있는 책입니다. 


제목 『해방의 밤』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의 키워드는'해방'입니다. 

그렇다면 '해방'이 되면 가장 먼저 바뀌게 되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그건 바로 '정체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한민국이 45년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국민들은 식민지 백성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독립이 된 후 우리는 주권국가의 한 국민이라는 정체성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일제 통치에 지배적이던 시절 우리들은 해방이 되었음에도 식민지 시절의 습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주권국가의 국민이라는 라벨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방의 밤』 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가 작가라는 자신의 직업만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왔던 걸 처음 알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저 또한 버지니아 울프가 자살로 삶을 마감한 비운의 작가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삶의 결말이 비록 자살로 끝났지만 그건 극히 일부분이고 그녀의 삶 대부분이 작가로 인정받은 삶이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하나의 사건에만 중심을 맞춘 채 한 사람의 삶을 '불행'이라는 라벨로 정의해 왔음을 깨달았습니다. 일제에서 해방되었음에도 '식민지' 라벨을 쉽게 떼지 못했던 옛날의 우리모습처럼 우리는 한 사람의 삶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우리의 무지대로 라벨을 붙이고 한 사람의 삶을 재단해왔습니다. 


한 사람을 단면만 아는 건 그 사람을 '해방'시키지 못합니다.  '엄마'라는 삶 단면만 강요하던 과거는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여자의 삶을 옥죄었듯이 우리는 한 사람을 전인격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포기하지 않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을 해방시킬 수 있고 똑바로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렇다면 질문해봅니다. 

어떻게 해방을 할 수 있나?  어떻게 나와 우리는 해방될 수 있나? 


저는 은유 작가가 책 속에서 인용한  김진영 선생님의 《아침의 피아노》의 문장에서 답을 찾습니다. 


나만을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약해진다. 

타자를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확실해진다. 


 우리의 역사를 떠올려봅니다. 

광복이 되고 4.19 혁명, 1987년 6월 항쟁, 5.18 민주화 운동, 전태일 등등 우리 나라의 역사는 나만이 아닌 남을 위한 선의가 기폭제가 되어 움직여 왔습니다. 전태일 열사 또한 자신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박종철이라는 한 대학생의 고문치사에 분노하여 타자를 지키기 위할 때 비로소 역사는 움직여왔고 우리는 점점 민주주의로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나만 아니면 돼'처럼 나만을 지키려고 하는 이 때 우리는 더 많은 억압에 시달리게 됩니다. 더 많은 죽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나만을 바라보느라 세상의 많은 위험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은유 작가는 말해줍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질문하게 됩니다. 


남이 해방되지 못하는데 과연 나는 해방될 수 있는가?  


남이 해방되지 못하는 삶은 나의 삶까지 구속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목적이 있는 책읽기만 중요시 되는 이 시대, 소설이나 타인의 삶을 쓰여진 에세이는 과연 무용한 것인가? 과연 의미가 없는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은유 작가 또한 고민합니다. 여전히 어렵고 명확하게 답을 해 줄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합니다. 


하지만 이런 글들을 읽어주고 쓰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 사회가 조금씩 움직여진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매우 더디고 때론 길을 잃지만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남을 해방시켜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해방'을 위한 읽기는 나만을 살리는 게 아닌 타인 또는 이 사회를 구할 수 있는 아주 위대한 첫걸음이기도 하다는 걸 말해줍니다. 이 시대야말로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아주는 것. 그건 결코 무용하지 않다는 걸 말해주는 책이며 함께 헤쳐나가자며 내미는 작가의 초대장 같은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았으며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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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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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성찰, 끝없는 솔직함으로 무엇보다 인간적이면서도 성숙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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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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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 때마다 가끔씩 꼰대가 되어 있는 내 모습에 놀랄 때가 많다. 젊은 시절, 잘 이해를 해 주지 않는다며 윗세대를 비판하던 내가 어느 새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나를 볼 때 깜짝 깜짝 놀란다.

역시 나이가 들면 고집이 세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건가라는 생각에 씁쓸해지곤 한다.

 

박완서 작가의 에세이 졀정판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를 감사함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총 46편의 글이 담긴 박완서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내게 가장 많이 다가온 건 한 가지였다.

 

"끊임없는 성찰."

 

자신의 삶에서, 이웃에서, 사회에서 끊임없이 돌아보는 작가의 모습이 담긴다.

 

가장 많이 와 닿았던 건 바로 '자연'에 대한 성찰이었다.

 

작가는 어머니가 시골에 살던 자신을 서울로 데려가기까지 살았던 자연에 대한 풍경을 묘사한다. 시골에서 싱아를 먹으며 그리워했던 옛 시절, 개울이 있고 소나무, 잣나무, 밤나무 등 여러 나무들이 많으며 낙엽을 긁어 모으고 청솔가지를 태우던 송진 냄새 등 그 옛 시절을 그리워한다.

비록 어머니에게 떠밀려 서울에서 학교를 입학하고 서울 생활을 했지만 그럼에도 그 어린 시절 고향에서의 추억은 자신은 서울내기가 아닌 시골내기라며 홀로 자부하곤 한다.

 

도시에서 살아온 사람은 주변의 꽃과 나무가 얼마나 쉽게 사라지는 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시골에서 살아온 사람은 우리 주변의 자연이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아차린다.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던 꽃들이 뿌리 뽑히고 사라지는 지 또한 알 수 있다. 그건 바로 자연이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박완서 작가 또한 한국의 근대화에 따라 하나 둘씩 변해가는 우리의 모습 속에 안타까움을 표한다.

자연과 농사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주말농장'이 아닌 관광상품으로 전락한 '주말농장'을 보며 생태 감수성이 사라진 시대를 안타까워하며 자연과 단절된 도시인의 삶이 '고아'와 다를 바 없음을 탄식한다.


 

자연과의 단절을 걱정하는 작가의 글이 2000년대가 아닌 1970년대에 쓰인 시절이라는 걸 알고 나면 저절로 탄식이 나온다. 아... 우리의 자연은 1970년대에도 이런 단절이 2024년대인 지금 우리 아이들은 자연을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에 깊은 근심에 빠지게 한다.

 

내가 외갓집 뒷동산에서 쉽게 보았던 나무와 풀들을 이제는 돈을 내고 인공적인 목적으로 조성된 수목원에 가서 눈으로만 봐야 하는 현실. 과연 우리는 수목원과 아쿠아리움 속에서 아이들에게 진정 자연과 생물의 다양성을 알 수 있게 해 준다고 생각하는 걸까?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의 가장 큰 백미는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싶다.

 

사람의 본성은 나이가 들어가면 저항하는 것보다 지키려고 한다.

가족을 지키고,

명예를 지키고,

재산을 지켜야 한다.

변화나 개혁보다 안정을 택하게 되며 지키기에 급급하게 된다.

 

작가 또한 지키기에 바쁜 자신의 모습을 개탄한다.

데모하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이르고 도둑이 든다 해도 모른 척 눈감으라 타이른다. 위험하니 사회의 불의에 눈감으라 가족에게 말한다. 글쓰는 업이 힘들 때 그냥 예전처럼 전업주부로의 삶으로 돌아갈까하는 회피 본능이 싹튼다.

 

속물같은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쓰며 개탄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며 구역질 나게 싫다는 작가.

글 쓰는 작가가 이런 생각을 해도 되냐고 고민하는 자신을 추하다고 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왜 나는 위안을 삼는 것일까. 한국 문학계의 보물이라던 박완서 작가마저 이런 고민을 안고 이겨내려 한 내면의 투쟁이 박완서라는 작가를 더욱 존경하게 만든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는 박완서 작가의 작품 세계보다 내면에 대한 고민을 많이 엿볼 수 있다.

1970년, 80년대, 90년대 각 시대에 맞춰 달라져가는 한국 시대의 모습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볼 수 있고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범죄 사건을 통해 작가가 바라보는 문제의식도 볼 수 있게 해 준다.

 

작가 또한 사람이기에 현실과 욕망 사이에서의 고민, 부모로서의 고민, 점점 외로워지는 시어머니를 보며 이웃과의 단절과 자연과의 단절을 고민하는 작가의 모습을 통해 끝까지 고민하며 이 시대를 고민한 작가로서의 사명을 지닌 한 사람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만약 작가가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고 자신을 돌아보지 않았다면 이런 고민을 할 수 있었을까?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며 반성하고 솔직해지고자 하는 작가의 투쟁이 곳곳에 보이는 이 에세이는 현재 자신의 안위에만 급급한 우리의 시대에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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