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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워칭 유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10월
평점 :
오랜만에 스릴러 소설을 읽었어요. 영국 소설 아님 워칭 유입니다. 영국 소설을 읽으면 전형적인 세팅이 등장하는데요. 친구와 가족이 잔뜩 나온다는 거죠. 이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집중하지 않고 글을 읽지 않으면 자칫 책을 읽다가 길을 잃을 수도 있어요.
이 소설은 다중 관점으로 쓰였습니다. 1인칭 작가 시점으로 일부 소개되고, 나머지는 다양한 인물이 차례대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였는데요. 이 두 가지 관점을 이용,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엘라는 스스로 죄책감에 고립되고, 그런 그녀의 죄책감과는 거리가 먼 상태에서 나머지 등장인물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죠. 그들 서로가 모두 연결되었습니다.
불편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면 관점을 이용할 때 흥미로운 점은 한명 한명의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믿어야 하는지죠. 그들 모두는 신뢰할만할까요? 스릴러 소설을 읽다 보면 회가 거듭할수록 독자는 혼란스러워지고 결국 자기가 읽고 있는 이야기의 끝이 어떤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죠. 사실 노련한 작가라면 독자를 이런 착각에 빠지게 함정을 여러 군데 만드는 거죠. 그러나 사실 잘 쓰인 스릴러라면 여러분의 예상이 빗나가야 옳습니다.
이런 설정이 다소 독자가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없지 앉아 있음으로 아예 범인이 누구인지 이야기를 개진하는 때도 많습니다. 저는 영화로만 봤지만, American Psycho(아메리칸 싸이코)가 가장 좋은 예입니다. 아임 워칭 유를 읽고 있으면 제목에서 암시하는 데로 도대체 누가 지켜본다는 것인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갑자기 지켜보는 사람이 튀어나오는 형태로 소설이 끝납니다. 처음 70%는 지루한 듯했으나 나머지 30% 속도가 빨라서 결국 어느 정도 만족하는 이야기는 되었습니다만, 범인의 정체가 작가만 아는 식으로 진행되어 이 점이 아쉽습니다. 일부러 범인을 드러내지 않게 하려고 주연 밖의 조연을 숨겨둔 셈이니까요.
베스트셀러입니다. 몇 년 지났지만- 저는 영어로 읽었습니다. 번역을 읽으니 한국 드라마 느낌이 듭니다. 영어로 읽을 때, 각 등장인물의 목소리와 절박함이 살아나는 듯한 착각이 드는데 아무래도 원서로 읽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이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