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웨이 부인 소담 클래식 4
버지니아 울프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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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1882~1941)는 영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모더니즘 문학의 핵심 인물이다.


『댈러웨이 부인』(1925)은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로, 하루 동안의 런던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내면과 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울프는 이 소설에서 전통적인 줄거리 전개보다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 인물들의 생각, 기억, 감정을 파도처럼 밀려오게 만든다.


'의식의 흐름' 덕분에? 때문에? 내가 읽기는 쉽지 않았다.

3번을 읽으면서 의식을 흐름을 따라가 보려고 노력했다.


이야기는 주인공 클라리사 댈러웨이가 파티를 준비하는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과, 그와 맞물려 있는 다른 인물들의 삶을 따라간다. 클라리사는 꽃을 사러 런던 거리를 걸으며 과거의 순간들을 떠올린다. 청춘 시절의 설렘, 결혼의 선택, 그리고 결코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들. 그녀의 시선에 현재와 과거, 희망과 후회가 뒤섞인다. 이 부분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참전 군인 셉티머스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삶과 죽음, 행복과 절망이 대조를 이루는 두 흐름이 하나의 도시 안에서 맞닿는다.


울프가 보여주는 세계는 사건의 나열보다 내면의 결을 따라간다. 사건의 나열에 익숙했던 내가 읽기에 쉽지 않았던 이유이다.


‘그날 런던에는 이렇게 햇살이 쏟아졌고,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 있었다’는 작은 순간들이 쌓여, 인물들의 삶의 무게와 시대의 공기를 전달한다.


책을 읽으며 문득 생각하게 됐다.


나는 매일 무엇을 기억하며 걷고, 어떤 감정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울프의 ‘시간’에 대한 감각이었다. 그녀에게 시간은 단순히 흐르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서 뒤집히고, 감정 속에서 멈추며, 우연한 시선 속에서 다시 흘러간다. 클라리사가 거리를 걸으며 마주친 햇빛, 소리, 냄새는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 감각의 기록이 된다.


울프는 ‘사회적 위치와 개인의 고독’을 교차시킨다. 겉으로는 사교계의 중심에 선 댈러웨이 부인이지만, 그녀 역시 고독과 공허를 안고 있다.


사람들과 웃으며 대화하지만, 내면에서는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울려 퍼진다.


반면 셉티머스는 목숨을 끊음으로써, 사회가 외면한 고통을 세상에 강렬하게 남긴다. 두 사람은 직접 만나지 않지만, 소설의 구조 속에서 그들의 삶은 서로의 그림자가 된다.


책을 덮고 나니 울프가 던지는 질문이 떠올랐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생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울프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의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기억과 감정의 결을 내가 직접 느끼게 했다.


『댈러웨이 부인』은 평범한 하루 동안의 이야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다. 버지니아 울프는 독자에게 ‘한 인간의 하루’를 통해 ‘인생 전체’를 보여줬다.


읽으며 생각했다.


작가란, 평범한 하루를 이렇게 깊이, 그리고 아름답게 써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울프의 다른 작품들, 예컨대 『등대로』나 『파도』 속에서는 또 어떤 시간과 기억이 펼쳐질까? 『댈러웨이 부인』을 읽은 후, 나는 그 세계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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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열다
로베르트 발저 지음, 자비네 아이켄로트 외 엮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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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발저(Robert Walser, 1878~1956)는 스위스 출신의 독일어권 작가다. 그는 현대 문학사에서 독창적이고 신비로운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만, 생전에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던 그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작품 활동을 펼쳤다. 20세 무렵 시와 산문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장편소설 『타너가의 남매들』(1907), 『조수』(1908), 『벤야멘타 하인학교』(1909) 외에도 1천 편이 넘는 산문과 단편소설을 썼다.


그의 작품은 자연과 도시, 일상의 삶,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것을 섬세한 그만의 시선으로 그렸다.


어떻게 이런 시선으로 숲을 바라볼 수 있었을까?

초록이란 색을 정리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며 그의 세계관이 궁금해졌다.


평범한 것을 섬세하게 바라보는 시선 때문일까? 그는 1929년 심한 불면증과 환청에 시달리다 스스로 요양 병원에 입원했고, 1933년 이후로 사망할 때까지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다.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은 발저의 짧은 산문과 발저의 형 카를 발저(Karl Walser)의 그림이 함께 수록된 책이다. 카를은 로베르트의 형이자 유명한 삽화가이자 무대 디자이너였다.


발저의 정서적 세계와 형의 시각적 감각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어떤 사건이나 줄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저의 섬세한 묘사와 사소한 것을 바라보는 시선, 관찰로 가득 차있어 책을 읽는 동안 그가 나지막이 "이게 내가 생각하는 나의 세계관이야!"라고 내게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럼 초록은? 초록은 왜 그리 무섭고 멋지고 찬란할까? 초록은 불탄다. 봄이 오면 온 세상이 초록으로 불타오른다. 초록은 광란의 색이다.

초록은 미친 듯이 춤을 추고, 분노하고, 솟아나고, 활활 타오른다. 초록은 지독하게 진지하고 성스러운 색이다.

초록은 땅 밑에서 순식간에 기어 나와 어두운 예감처럼 사방팔방에서 돋아난다.

아, 초록은 얼마나 위압적인가! p.54~55

[서평]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로베르트 발저, 열림원


초록이 활활 타오른다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책에는 초록 외에도 발저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계관이 가득하다.


책의 제목인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은 작가가 산을 오르며 목격한 장면을 그린 글이다. 전나무 숲의 한가운데에 있는 벤치로 간 그는 벤치 위에 놓인 전나무 가지와 작은 손수건, 작은 인형 모자를 봤다. '누가 놓고 갔구나!'라는 생각으로 그칠 수 있는 장면을 보고 그는 이렇게 글을 썼다.


"오, 신이여. 오, 신이여!" 내 속에서 절로 터져 나온 말이었다.

"세상은 이 달콤하고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존재 덕분에 얼마나 아름답고 영원한가! 얼마나 영원히 선하고 또 선한가! 부디 사람들이 세상의 선함과 아름다움, 행복, 위대함, 사랑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계속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나는 전나무 가지와 손수건, 작은 모자로 재빨리 다시 한번 시선을 던지고는 서둘러 내려갔다. p.63~64

[서평]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로베르트 발저, 열림원


'디아즈의 숲'이란 산문은 그림의 한 장면을 보고 썼다고 한다.


'작가란 이런 시선을 가진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란츠 카프카와 헤르만 헤세가 좋아했던 작가 로베르트 발저.


책을 읽으며, 작가란 평범한 사람과 같은 장면을 봐도 자기만의 색으로 표현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발저의 다른 책들은 어떨까?


그의 세계관이 알고 싶어졌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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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의 팡세
블레즈 파스칼 지음, 강현규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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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파스칼의 팡세』는 읽기 쉽지 않은 책으로 내게 인식되었다. 그래서 펼쳐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메이트북스에서 현대 독자를 위해 끝까지 읽히도록 새롭게 편역된 『파스칼의 팡세』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도전해 볼 생각이 들었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프랑스의 수학자, 물리학자, 철학자이자 작가로,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수학과 철학, 신학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어린 시절부터 수학적 재능을 보였던 파스칼은 아버지의 세무 일을 돕기 위해 기계식 계산기인 '파스칼린'을 발명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파스칼의 삼각형과 파스칼의 원리 등으로 유명하며, 확률론의 기초를 다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과학적 업적 외에도, 그는 깊은 신앙을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와 신의 존재에 대해 탐구하는 삶을 산 인물이다.


파스칼의 대표작인 『팡세(Pensées)』는 그의 사상과 신앙을 담은 글로, 사후 1670년에 출판되었다.


팡세는 파스칼이 남긴 메모와 단상들을 모은 것으로, 원래 의도한 완성된 저작이 아니다. 내용이 단편적이고 비연속적이기에 독자가 흐름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신의 존재와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으며,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유명한 구절로 잘 알려져 있다.


엮은이 강현규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편역서는 '이해되는 팡세', '끝까지 읽히는 팡세'를 목표로 삼았다. 파스칼이 남긴 단상 하나하나의 무게를, 단순한 문장 이상의 언어로 전하고 싶었다. 『팡세』는 결코 어려운 책이 아니다. 다만 독자에게로 건네지는 방식이 너무나 어려웠을 뿐이다. - 엮은이의 말

[서평] 『파스칼의 팡세』 블레즈 파스칼 지음, 강현규 엮음, 메이트북스


책은 각각의 주제를 가지로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페이지는 꽉 채우지 않아 읽는데 부담이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비참함이었다.


비참함을 깨닫는 것이 인간의 위대함이고, 오직 감정이 있는 자만이 비참함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 모두 비참함을 증언한다.

솔로몬은 가장 행복한 자였고, 욥은 가장 불행한 자였다. 그러나 그들 모두, 인간이 얼마나 비참한 존재인지를 증언했다. p.27

[서평] 『파스칼의 팡세』 블레즈 파스칼 지음, 강현규 엮음, 메이트북스


비참함?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호기심과 허영심의 관계 부분이었다.


호기심이라는 것은 결국 허영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누군가에게 말하기 위해 알고 싶어 한다.

만약 그 지식을 말할 수 없다면, 사람들은 굳이 바다를 건너 여행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본 것을 전할 수 없고, 본 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면, 오직 '보는 즐거움'만으로 그 먼 길을 떠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호기심은 결국 허영심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서평] 『파스칼의 팡세』 블레즈 파스칼 지음, 강현규 엮음, 메이트북스


정말 그럴까?


SNS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호기심은 결국 허영심의 또 다른 이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트북스에서 나온 『파스칼의 팡세』는 엮은이의 의도대로 끝까지 읽는데 무리가 없었다.


물론 모든 문장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파스칼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문장도 많았지만, 파스칼의 주장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이성만으로는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지만, 신을 믿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


파스칼의 『팡세』를 읽고 싶지만, 아직 도전하지 못한 나와 같은 사람들은 메이트북스에서 나온 책을 읽은 후, 도전 하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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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메이트북스 클래식 23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정영훈 엮음, 최기원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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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를 대표하는 위대한 고전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자유론』은 존 스튜어트 밀의 대표작으로 아내 '해리엇 테일러'와 함께 저술했다고 한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우리는 자유롭다."


밀이 주장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각자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명제 속에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이 담겨 있다.


고전 철학서는 사실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다. 내용 이해가 쉽지 않을뿐더러 읽고 있지만, 이게 무슨 내용이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 독자의 고충을 이해했는지 요즘은 고전을 현대어로 읽기 쉽게 가독성도 좋게 편집해서 나온 책이 눈에 띈다.


이 책도 제작할 때부터 그런 점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원문의 추상적인 명제였던 장 제목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현대적으로 수정했고, 중간제목을 달아 독자가 철학적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길지 않은 문장과 단락, 표현과 어휘가 이해를 돕는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들어왔던 점은 "지금, 이 장은 나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라는 부분이었다.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검증과 반론을 견디고 나서야 진리는 살아남는다' 부분이었다.


지적 존재로서든 도덕적 존재로서든, 인간을 존엄한 존재로 인정하게 만드는 가장 본질적인 자질은 인간이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그 실수를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 있다.

인간은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인식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오직 경험과 토론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단, 그 가능성은 경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경험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분석하고 해석해 주는 '토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p.57, 58

[서평]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정영훈 엮음, 최기원 옮김, 메이트 북스


인간이 실수를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류 사회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며, 그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충분한 '토론'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토론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내 명제에 대한 반박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우리는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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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 - 인간보다 정교한 동물들의 소통에 관한 탐구
리 앨런 듀가킨 지음, 유윤한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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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리 앨런 듀가킨은 루이빌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동물 행동학자, 진화 생물학자, 과학사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동물들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1980년대 후반 대학원생일 때부터였다. 초기에는 동물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2000년대 초반 동물의 사회성을 보여 주는 사례가 발표되기 시작하자 회의론이 줄어들며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내가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읽고 싶었던 이유는

컴퓨터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의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을까? 조선시대, 그 이전의 우리는 어땠을까?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동물들의 사회적 네트워크와 비슷하지 않았을까였다.


책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네트워크로 연결된 동물, 끈끈한 유대 관계, 먹이 네트워크, 번식 네트워크, 권력 네트워크, 안전 네트워크, 이동 네트워크, 의사소통 네트워크, 문화 네트워크, 건강 네트워크 총 10개의 장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박새들의 문화 혁신'이었다. 고래, 원숭이, 침팬지 등은 지능이 꽤 높게 알려져 있어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집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새 이야기는 달랐다. 어떤 박새가 우연히 이웃의 우유병에서 뚜껑을 뜯고 우유를 마실 방법을 발견했고, 그것을 본 다른 몇몇 새들이 박새의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박새가 우유 뚜껑을 뜯고 우유를 마시고 있었다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애플린 박사는 위덤 숲에 사는 박새들을 상대로 '퍼즐 상자' 실험을 실시했고, 그 결과 박새들은 '튜터(문제 해결 방법을 훈련받고 풀려난 새)'의 방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화적으로 전파된 먹이 찾기 방법은 지속력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책은 동물들의 상호 관계를 통해 우리와 나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인간은 다양한 채널로 연결된 '초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원한다면 언제든 연락이 가능하다. 이런 것이 가능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발달하며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가 맺는 관계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사회적 연결선상에서 과연 내 자리는 어디일까? 나는 누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누구를 배제하고 있을까였다.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는 인간처럼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지 않고도 '초연결' 사회가 가능한 동물 세계를 보여준다. 학자가 썼지만 다양한 동물 이야기가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환경 교육을 하는 사람이 읽는다면, 생물 다양성에 관한 환경 수업을 할 때 활용하기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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