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14
박완서 글, 조원희 그림 / 현북스 / 2015년 9월
평점 :
손
현북스/ 창작그림책/ 박완서 동화/ 조원희 그림

할머니손에 포개어진 자그만한 아이손 그림이 대조적이지만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그런지 몰라도 아이의 손에 눈길이 가네요
아이와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있으니 저희집이 떠오릅니다
저희집은 3대가 같이 살고있어요
제가 직장맘이다 보니 할머니께서 아이들을 돌보아주시고 있거든요
아이들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나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면 작은아이는 할머니가 보고싶다며 훌쩍이기도 하죠
어머님이 그만큼 애지중지하며 키워주셨으니 둘째 아이는 할머니를 많이 찾네요
이렇게 따스한 마음을 가지고 박완서님의 <손>을 읽어보았답니다
모든사람이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데
주인공인 할머니는 혼자서 계단을 내려가고 있습니다
한페이지를 넘겨보니 지하철 안이네요

지하철에서 할머니는 너덧 살 돼보이는 아이를 만납니다
아이는 할머니의 손을 보고 말을 겁니다
"할머니 손엔 왜 이렇게 주름이 많아?"
할머니는 당돌하지만 귀엽기도한 아이에게 성의있게 대답을 합니다
"오래살면 남들이 할머니라는 걸 알아보라고 주름이 생기는 거야
아줌마나 언니들하고 헷깔리지 말라고"
저희집 남매들은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보면서
옆에 계시는 할머니에게 손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할머니의 손과 본인들의 손을 서로 비교하며 바라보더라구요
쭈글쭈글하게 주름진 할머니의 손에서 나이를 먹은게 보입니다
아이는 주름진 손을 보고 할머니라는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아이는 할머니의 손등에 보이는 푸른핏줄에 대해 물어봅니다
"이것 핏줄인데 네 몸에도 있지만 예쁜 살 속에 숨어서 안보이는거야
주사 맞을 때나 필요한 건데 아이들은 주사 맞기 싫어하잖아
늙으면 주사맞을 일이 자주 생기고 주사 맞는걸 좋아하니까 자꾸 겉으로 나오나봐"
할머니의 재치있는 대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아퍼서 병원에가는게 그리 좋지많은 않으실텐데 말이죠
핏줄을 이야기하니 아이들은 자기손등에 비춰지는 푸르슴한 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손등위로 튀어나온 핏줄을 보고는 "할머니만 나오는건데 나는 왜 나온거야? "라고 질문을 하기도 하고요
워낙 핏줄이 돌출된 손등이라서 아이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면 이해를 못할테니
"주사를 좋아해서 핏줄이 나왔나봐~"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네요
아이들이 "난 주사 싫어하는데" 라며 징징거립니다
주사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아이들인지라
아이들의 이런 반응이 엄마는 재미있기만 하네요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예전에 본인의 손등에 링겔을 맞았던 기역을 떠올려도 보았네요
아이는 할머니의손에 반짝거리는 반지에 관심을 나타냅니다
할머니의 반지는 손녀와 추억이 깃든 소중한 반지였답니다
하지만 아이가 만져보고 싶어하기에 내주려던 찰나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손을 거칠게 끌고 정거장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아이는 할머니를 자꾸 바라보았지만
할머니는 아이를 웃는얼굴로 배웅할수 없었답니다

제가 생각하는것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인지라
이 책을 읽고 참으로 세상이 각박해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책속에 나오는 아이의 엄마는 곧 저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할머니에게 고개를 들수 없을만큼
얼굴이 벌개지기까지 했네요
어떻게 윗사람에게 그러한 행동을 할수 있을까?
그리고 이 세상이 험악한 세상으로 변하는게 아닐까?
란 여러가지 불편한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박완서씨의 작품을 보면 어딘가 슬픔이 느껴집니다
아이가 읽는 동화<손>에서도 슬픔이 묻어납니다
동화를 통해서 아이가 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할머니의 시선이 그리 밝지만은 아닌걸 눈치채지 않을까 하네요
그리고 전 아이에게 할머니가 슬픈눈을 하고있는건
아이의 엄마가 할머니랑 얘기를 못하게 해서 할머니가 슬퍼하는거라고 간단하게 설명해주었어요
할머니와 같이 살고있는 저희집 아이는 그저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아이가 세상을 밝은마음으로 바라보길 바라는 저에게 이런설명을 별로 달갑지 않네요
사람은 손으로 많은 일을 합니다
추억의 흔적이 남아있는 손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손이야기였네요
<본 포스팅은 현북스 서평단 8기로 현북스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