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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쓴맛 ㅣ 햇살어린이 43
심진규 지음, 배선영 그림 / 현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조직의 쓴맛
현북스/ 햇살어린이/ 저학년 문고/ 저학년문고 추천/ 심진규 글/ 배선영 그림

조직의 쓴맛이란 제목과 일치되지 않는 그림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제목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아~ 그래서 제목을 이렇게 지었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이실 거랍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는 자녀분들을 키우고 계신 분들에게
꼭 읽어보길 추천드리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현북스책은 항상 저의 마음을 울리는 책들이 많다는것과
이렇게 만나면서 저의 마음도 같이 배우게 되는 책이랍니다
오늘 읽은 <조직의 쓴맛> 또한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또 하나 배우게 되지 않았나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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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엄마의 목소리에 깬 김찬이는 학교에 가기 싫어 쭈빗거려요
1학년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왜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은지 궁금해지는데요
저희 아들은 1학년 신입생이 되면서
학교가 재미있다며 안가면 안되는곳으로 인식되어있어요
그만큼 학교는 재미있는곳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첫장부터 아이의 관심을 끌기 충분한
'똥이 소중하다고?' 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문장은 어떤 의미일까요??

주인공 찬이는 유치원 친구 재용이가 다른반에 배정되어 한없이 부럽습니다
오늘 과자파티를 한다며 찬이에게 한껏 자랑을 늘어놓는 재용이를 보면서
찬이는 담임선생님이 할머니인것에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또 담임 선생님이 첫날부터 교실로 들어오는 찬이를
두팔로 안으려고 하는것에 당황스러워하며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요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을 한명씩 안아주는 선생님이라는 말에
저 역시 글을 읽고 고개가 갸웃거려지면서
학교에 입학하면 안아주는 담임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들을 안아주는 선생님이 있으면 그 선생님은 인기 짱이지 않을까 하네요

고순자 담임선생님은 반 아이들을 다루는 방법이 너무나 능숙해요
"너희들끼리 만난 것이 반가워 할 이야기들이 더 있는 모양이구나
그럼 내가 잠시 기다려주마, 할 이야기들 있으면 조금 더 해도 된다"
"얘들아, 하나만 물어보자. 오늘 아침에... 똥 누고 온 사람?"
"너희들이 먹는밥, 김치 같은 음식들은 논이나 밭에서 자라서 밥상에 오른단다
그런 것들이 잘 자라려면 똥이 꼭 필요해, 그런 걸 거름이라고 한단다
그러니까 너희들 똥은 소중하고 고마운 것이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똥 이야기를 한참동안 말씀하시고
학교에서 똥이 마려우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공부하러 간다고 하십니다
어디로 공부하러 가는지 짐작하시죠?


반 친구 해준이가 슬라이딩을 하면서 찬이랑 부딪칩니다
덩달아 같이 넘어진 찬이는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담임 선생님은 "어떻게 된 일이야?" 라고 묻고
해준이와 찬이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답니다
말을 안하는 두 아이들에게 약을 쓴다며 마법사가 쓰는 약병을 꺼내고선
그 안의 내용물을 먹이시는데 약병에는 '열러라, 닫힌 입'이라 적혀있네요
해준이는 달콤한 사탕같은 약을 다 먹고서 솔직하게 아침에 있었던일을 이야기합니다
선생님은 화를 내기는 커녕 해준이의 머리를 쓰담듬어주어요
"솔직하게 다 말해 주어서 고맙다, 다음에는 그런 위험한 장난은 안 하면 좋겠구나
세상에서 해준이 몸이 제일 소중한 거야, 그러니 다치면 안 되겠지?"
정말 멋진 선생님이지 않나요?
그것보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다루는것을 보고
제가 더 배워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들어 더 말을 안듣는 아이들을 다루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책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새학기가 되어서 선생님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운동장에 나가 자연을 벗삼아 뛰어놀기도 하고 텃밭에 당근을 심기도 합니다
매일같이 자연과 놀면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학교 다니는게 너무나 즐겁습니다
선생님이 프린트해주신 알림장에는 이렇게 적혀있어요
1. 아침에 똥 누고 학교오기
2. 집에 있는 물건 열 개 기억해 오기
3. 학교에서 있었던 일 한 가지 부모님께 말씀드리기
이렇게 보면 제일 간단한 알림장 같지만
생각해보니 아이들과 부모님을 생각하는 중요한 알림장이더라구요
아이는 학교에 똥을 누는일이 제일로 어렵습니다
항상 부모님이 자신을 챙겨주었는데 학교에서는 본인이 해야하니까요
선생님에게 해달라기에는 아이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으니 말입니다
부모님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떤일이 있었는가 제일로 궁금하죠...
아이들의 입에서 어떤말을 기대하고 있는데 "몰라" 라고 이야기하면 난감합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담임선생님의 알림장이 멋지기만 하네요
조만간 저희 아이 담임선생님과의 면담시간에 3번을 강조해서 말씀을 드려야겠어요

찬이반은 다른반과는 다르게 받아쓰기 시험도 없고 숙제도 없어요
저번에 심은 당근 텃밭에 가서 물도주고 잘 자라고 이야기도 해줍니다
이제 어느정도 학교생활에 익숙해졌으니 선생님은 그동안 프린터한 알림장대신
아이들의 힘으로 알림장을 한번 써보자고 하시네요
아이들중에는 한글을 잘 쓰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한글을 잘 쓰지 못하는 아이도 있어요
반의 말썽장이 해준이는 한글을 못쓰는 친구 승혁이를 보고
"얘들아, 승혁이 아직 글자 쓸 줄 모른대. 으하하!" 라고 놀립니다
화가 난 승혁이는 일어나서 해준이를 밀어버리고 선생님에게 눈물을 터뜨려요
선생님은 훌쩍이는 승혁이를 포근히 품에 안아주십니다
"다른 사람 약점을 가지고 놀리는 것은 아주 나쁜 행동이예요
무엇보다도 다른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정말 나쁜 행동이야. 해준아, 알겠지?"
선생님은 해준이에게 친구를 놀린 사람에게 주는 약이라며
놀림을 당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를 느껴보게 해주는 약
'조직의 쓴맛' 을 해준이의 입에 넣어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조직의 쓴맛' 어떤맛인지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아이들이 순탄하게 학교생활을 하고있지만 이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해요
하긴.. 엄마들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다보니 더 많은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찬이반 엄마부대가 드디어 선생님을 찾아오게됩니다
어떤일이 일어날지 상상이 가시나요?
엄마들이 선생님에게 쏟아내는 말은 제가 듣기 민망할 정도로 가시돋친말이랍니다
"받아쓰기도 안 시키고, 아이들을 놀게만 하면 어떻게 해요?"
"선생님이 공부를 안 시키니까 아이가 집에서도 통 공부를 안하잖아요"
"여기가 학교인지 놀이터인지 구분이 안 되네요. 재네들 좀 보세요!"
"조직의 쓴맛 먹고 배탈이 나서 밤새 설사를 했단 말이에요"

선생님과 엄마들이 오고가는 대화속에서
아이들은 숨을 죽이고 쳐다보기만 할 뿐입니다
선생님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실런지 제가 더 걱정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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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모든것을 쏟아붓듯이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한다는것이 느껴지는 <조직의 쓴맛>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고순자 선생님을 만나면 좋겠지만
그건 저희 희망사항이겠지요?
앞으로 아이들은 학교에서 모든것을 배우게됩니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법을 배우는 곳이랍니다
친구보다 더 잘하려고 애쓰는 그런 경쟁이 있는곳이 아닌
함께 손잡고 어울려 노는것이 행복한곳으로 만드는것이 중요하다라는것을
알려주는 교훈적인 메세지를 주는 <조직의 쓴맛>이었어요
<현북스 서평단 11기로 현북스에서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