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꼭 보고 싶은 도서였다. 이태리 여행 후 그곳의 낯선 문화 속에서 이색적인 문화를 체험하고 맛보았기 때문에 책을 받았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 책은 겉 표지에서도 그들의 투박하고 여유롭고 단조로운 삶과 같이 심플한 모습을 하고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수록된 그림과 시원스러운 모습의 사진들은 여행 당시 느꼈던 이국적인 분위기가 재연출되는 듯 하다.

미국 출신의 요리 전문가가 이태리 방방곡곡을 돌며 할머니들의 부엌을 방문하면서 알게된 음식들의 레시피와 그들의 삶, 사상과 생각들을 읽다보면 그들의 온기와 정성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책 속으로 빠져든다. 다만 한국인인 나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요리과정에 대해 사진보다는 설명위주로 레시피가 적혀있어 만드는 과정 중의 음식의 모습은 알기가 어렵다. 각 과정에 대해 사진을 남겨놓아 비교적 쉽게 감을 잡을 수 있는 한국에서 발행된 요리책과는 사뭇 다르다. 일부 요리는 완성된 음식 사진조차 없어 요리사가 의도하고자 하는 요리의 모습을 볼 수 없어 독자인 본인이 이해한대로 상상한대로 만들면 될 듯하다.

[때로는 내 생활에서 작동이 멈춘 것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라고 주의를 주었다]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고, 또한 자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채울 수 있는 일인자임을 명심하세요.]
요리를 주제로 자신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고 현재 방황하고 있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내 마음의 심금을 울렸던 책 속의 문구와 편지 글들을 보면서 문화와 음식은 달라도 그들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지금의 내 생활 중 작동이 멈춘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선 리스트를 가만히 적어보았다. 그들은 자연이 주는 땅의 내음을 고스란히 음식에 담는다고 한다.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해진 일상은 자연의 맛을 잊게 해 초조함과 조급함을 남게 한다. 이태리 할머니들은 공통적으로 휴식과 여유, 느긋함, 그리고 사람과의 온정을 느끼게 한다. 책을 통해 현재의 모습은 경제적인 풍요로움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