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겹받침

 

음절 받침에는 홑받침, 쌍받침 그리고 겹받침이 있다.

 

 

 

홑받침과 쌍받침의 자음은 각각 1개의 소리값을 가진다.  예를 들어 'ㄱ'와 'ㄲ'은 〔그〕와 〔끄〕라는 각각의 소리가 있다. 물론 한글 제자 원리에 의하면 'ㄲ'은  'ㄱ'을 두 번 쓴 것이다. 이런 것을 각자병서라고 하는데, 그 뜻은 "같은 자음 두 글자를 가로로 나란히 붙여 만든 글자" 이다. 그렇지만 음운상으로 두 자음은 관련이 없는 별개의 소리다.  이 받침들은 음절 끝소리 규칙의 적용을 받아 대표음으로 각각 발음된다. '부엌'이 〔부억〕으로 바뀌는 것이나 '밖'이 〔박〕으로 바뀌는 것이나 동일하게 음운의 교체이다.

 

겹받침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자음으로 이루어진 받침이다."  이 두 개의 자음은 각자의 音이 있으므로, 겹받침은 2개의 소리값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두 자음을 한꺼번에 발음하지는 못한다. 둘 중 하나는 탈락하고 하나만 발음이 된다. 이런 현상을 자음군 단순화라고 한다. 물론 선택된 자음이 7개의 대표음 중 하나가 아닐 경우 또 한번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된 후에 최종 발음된다. 여하튼 이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2. 자음군 단순화

 

 

 

 

자음군 단순화가 나는 은근히 어려웠다. 일단 자음'군'이니 시각적으로도 복잡해 보인다. 자음 두개를 조합하여 만들 수 있는 자음군이 엄청 많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다 외울 수도 아니 외우고 싶지도 않다. 다행히도 실제 겹받침으로 사용되는 자음군은 11개이다.

 

자음군 단순화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두 자음 중 살아 남아 발음되는 것이 첫 째 자음인가, 둘 째 자음인가 하는 것이다. 굳이 11개의 자음군을 외울 필요는 없고 이 두 부류를 구분할 수만 있으면 된다.

 

외우기 쉽게 생각하면, 살아 남는 것은 더 중요한 것이고, 중요한 것은 앞에 오기 마련이다. 자음군 단순화의 기본은 첫 째 자음이 살아 남는다는 것이다. 8개의 자음군에서는 첫 째 자음이 발음된다.

 

이제 예외만 외우자. 원칙 따위는 없는 것 같으니 무조건 외워야 할 것 같다. 둘 째 자음이 예외적으로 살아 남는 자음군 3개는 'ㄺ, ㄻ, ㄿ' 이다. 다른 블로그에서 본 암기법인데, " 닭 삶으며 <광야>를 읊다" 로 외운다. 여기 겹받침 3개가 둘째 자음이 발음되는 경우이다. https://blog.naver.com/okedu/220000265446 주인장에게 감사드린다.

 

 

이육사의 <광야>에는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라는 시행이 있다.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시행의 의미가 이 시 전체의 의미를 좌우한다는 황현산의 매우 탁월한 해석도 있다. 기존의 해석과는 달리 황현산은 시인의 의도는 '닭이 울었겠느냐'란 부정적인 의미였음을 강조한다. 그래야만 마지막 행의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가 제 의미를 온전히 획득하여, 비로소 시 전체가 완결되기 때문이다.

 

 

11개의 자음군을 첫 째 자음이 남는 것 8개와 둘 째 자음이 남는 것  3개로 분류하고, "닭 삶으며 <광야>를 읊다" 로 일차 난관을 넘었다. 그런데 아직 자잘한 난관이 몇 개 남았다.

 

 

 

원칙적으로 첫 째 음절이 발음되는 'ㄼ'에 있어서 예외적 사례가 있다. 이유는 알 수 없고 두 가지 사례가 있다. '밟다'와 '넓죽하다' 혹은 '넓둥글다' 

 

어간 '밟-' 다음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는 경우에 'ㄹ'이 아니라 'ㅂ'이 발음된다. 〔밥:따〕 〔밥:꼬〕 등.

 

'넓다'는 원칙과 동일하게 〔널따〕이다. 그런데 '넓'이 포함된 복합어 중 몇 가지 경우 'ㄹ'이 아니라 'ㅂ'이 발음된다. '넓죽하다' 〔넙쭈카다〕 '넓둥글다' 〔넙뚱글다〕

 

원칙적으로 두 번째 자음이 살아 남는 'ㄺ' 에도 예외적 경우가 있다. 용언의 어간 말음 'ㄺ' 다음에 'ㄱ'으로 시작하는 음절이 올 때이다.  '읽다'는 원칙대로 〔익따〕인데, '읽- + -고' 로 용언이 활용되면 〔일꼬〕가 된다. 'ㄱ'이 탈락하고 'ㄹ'이 남는다.

 

이쯤되면 하기 싫어진다. 원칙도 힘든데 예외라니 !  이럴 경우는 우선 원칙만 기억하고 예외는 나중에 기억하는 것이 나는 속이 편하다.

 

 

어쨌거나 1. "닭 삶으며 <광야>를 읊다"  2. "책을 〔일꼬〕 〔넙쭈카게〕〔밥따〕" 

 

 

 

3. 자음군 단순화 적용 요건

 

 

자음군 단순화도 표준 발음법 4장의  '받침의 발음' 에 속하는 항목이다. 받침의 발음과 관련해서는 < 문법4. 음절 끝소리 규칙 ..> 에서 1차 정리하였다. 음절 끝소리 규칙과 자음군 단순화 둘 다 받침의 발음과 관련한 음운의 변동이다. 이 두 가지 음운 변동은 또한 연음/절음과 관련이 있다.

 

연음 자체는 음운의 변동이 아니다. 받침을 발음할 때 그냥 연음을 시킬 것인가 아니면 음운 변동 즉 음절 끝소리 규칙이나 자음군 단순화를 통해 대표음으로 발음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그러므로 자음군 단순화가 일어나는 음운 환경은 음절 끝소리 규칙과 동일하다.

 

 

 

 

 

적용되는 경우는 자음군 다음의 음절이 자음으로 시작하거나 모음으로 시작하는 실질 형태소일 경우이다.

 

'닭+고기 ' 합성어에서 '닭' 다음에 자음 'ㄱ' 이 오므로 '닭'은 자음군 탈락을 거쳐 〔닥〕이 되어 '고기'와 결합한다.  이때 '고기'는 된소리가 되어 〔닥꼬기〕가 된다.

 

'닭'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지만 뜻을 가진 실질 형태소 '앞에'가 오는 경우에도 절음이 되어 즉 자음군 단순화가 적용 되어 '닭'이 〔닥〕이 되어서  〔닥앞에〕로 일차 음운 변동이 있다.  '앞에' 만 떼어 보면 '앞' 다음의 '에'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이므로 'ㅍ'이 그대로 연음되어 '에'의 초성으로 넘어가서 〔아페〕가 된다. 두 음운 현상을 연결하면 〔닥 + 아페〕 → 〔다가페〕로 최종 발음된다. 전 글에서도 보았지만 받침이 대표음으로 바뀐 이후에 받침은 뒤 음절의 초성으로 넘어간다. 실질적으로 보면 연음이라 할 수 있으니 절음 이후 연음이 되는 것과 같다.

 

자음군 단순화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음절 끝소리 규칙과 마찬가지로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형식 형태소일 경우다. 바로 연음시키면 되는데, 음절 끝소리 규칙과 다른점은 자음군 즉 두 개의 받침이 있으니 둘 째 받침만 연음시키고 첫 째 받침은 그대로 앞 음절에 남겨 두는 것이다. 사이 좋게 하나씩 나누어 가지면 된다. '닭' 과 형식형태소 '을' 의 경우 〔달 + 글〕 로 ㄺ이 나누어 져서 〔달글〕이 된다. '닭이'도 연음되어 〔달기〕이다.  〔다글〕이나 〔다기〕 가 아니니 조심하자.

 

 

 

표준 발음법 14항과 15항 붙임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형태소의 종류에 따른 자음군 단순화 적용에 관한 규정이 있다.  

 

 

 

 

4. 받침의 발음 : 음절 끝소리 규칙과 자음군 탈락

 

두 가지 음운의 변동을 표로 정리, 비교하여 받침과 관련한 내용을 마무리 한다.  받침에 오는 'ㅎ' 이 남았지만, 'ㅎ'은 거센 소리 되기에서 정리하는 것이 나을 듯 하다.

 

 

 

EBSi 강의에서는 음운의 변동을 교체, 탈락, 축약, 첨가로 분류해 놓고 있다. 음절 끝소리 규칙은 교체 항목에서, 자음군 단순화는 탈락 항목에서 가르친다. 반면 표준 발음법에서는 4장 받침의 발음 항목 안에 모아서 설명한다. 나는 연음의 개념과 더불어 한꺼번에 받침을 정리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더 체계적으로 이해가 된다.

 

교체와 탈락은 음운 개수에서 차이가 있다. 교체는 말 그대로 바꾸는 것일 뿐이니 음운 개수에는 변화가 없다. 변화는 0 이다. 탈락은 없어지는 것이니 음운 개수가 줄어든다. 겹받침에서 첫 째 자음이 탈락되든 둘 째 자음이 탈락되든 자음군이 단순화되면서 2개의 음운이 1개의 음운으로 줄어든다. -1의 변화가 있다.

 

대표음으로 바뀌는 두 가지 음운 변동에서의 공통점은 계속해서 상세히 살펴보았기에 덧붙일 설명은 없다. 다만 종성 다음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할 때 형태소 구분을 정확히 해야 한다는 것만 다시 확인하자. 

 

 

 

5. 덧붙임 : 'ㄺ' 예시

 

닭 먹고 책 읽기?  책 읽고 닭 먹기? 

아무래도 좋아하는 두 'ㄺ'에 대해 정확한 사례를 정리해 두고 싶어서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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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절 끝소리 규칙

 

 

 

 

음절에 관한 내용은 <문법1. 음운과 음절>에서 공부하였다. 음절은 중성을 기본으로 초성과 종성이 결합하여 이루어지는 데, 중성(가운뎃소리)은 모음이고, 초성(첫소리)과 종성(끝소리)은 자음이다. 모음은 21개, 자음은 19개의 소리값이 있다.

 

 

 

 

 

종성에 대부분의 자음을 표기는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발음될 수 있는 자음은 7개뿐이다. 이것을 음절 끝소리 규칙이라고 한다. 표준 발음법 8항에 규정되어 있다.

 

 

 

 

 

2. 7개 대표음

 

 

음절 끝소리로 발음할 수 있는 7개의 자음은 울림소리인 비음 3개와 유음 1개, 그리고 파열음 중 예사소리인 평파열음 3개이다. 비음 'ㅁㄴㅇ' / 유음 'ㄹ' / 평파열음 'ㅂ,ㄷ,ㄱ' 가 그것이다.

 

울림소리는 표기된 음가 그대로 소리가 난다. 그런데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은 도표에 묶어 놓은 것처럼 끝소리에 표기된 자음이 무엇이든 'ㅂ,ㄷ,ㄱ' 로 바뀌어 발음된다. 이 음운의 변동을 가리켜 음절 끝소리 규칙이라고 한다. 'ㅂ,ㄷ,ㄱ'는 파열음 중 예사소리(평음)에 해당하므로 평파열음화라고도 한다.

 

'ㅍ'이 'ㅂ'으로, 'ㅋ,ㄲ'이 'ㄱ'으로 바뀌는 것은 조음의 위치와 방식이 같으니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ㄷ'으로 바뀌는 자음의 범위가 상당히 넓은 것은 놀랍다.  'ㅌ'뿐만 아니라 'ㅅ,ㅆ'과 'ㅈ,ㅊ'까지 'ㄷ' 을 대표음으로 삼는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조음 위치가 인접해 있기는 하다. 경우에 따라 'ㅎ'도 대표음으로 바뀔 때 'ㄷ'이 된다.

 

'ㅎ'은 종성에 표기 되기는 하지만 제 음가 그대로 발음되지는 않는다. 음운 환경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나타내므로 별도로 다루게 될 것이다. 다만 앞 문단에서 언급한 대로 다른 음운변동이 없을 때, 'ㅎ' 종성의 대표음은 'ㄷ'이다.  

 

 

 

3. 음절 끝소리 규칙의 사례

 

 

 

 

 

 

4. 연음과 절음  

 

 

 

 

연음은 " 앞 음절의 끝 자음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뒤 음절의 초성으로 이어져 나는 소리. ‘봄이’가 ‘보미’로, ‘겨울이’가 ‘겨우리’로 소리 나는 것 따위이다."

 

초중종의 형식을 갖추어 한 음절, 한 음절씩 마디가 지는 우리나라 말에서 흐지부지 되기 쉬운 소리가 끝소리다.  말끝을 매듭짓고 다음 음절로 넘어가야 하니 발음상으로 시간이 더 걸리고 힘이 든다. 이때 그 다음 음절에 초성이 없는 경우 즉 모음으로 시작하는 경우 자연스럽게 앞 음절의 종성이 뒤 음절의 초성으로 넘어간다. 발음하기도 쉽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연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연음이 될 때 뒤 음절로 넘어가는 앞 음절의 종성은 음절 끝소리 규칙의 적용을 받을까? 받지 않을까?  사례에서 보듯이 'ㅅ'이 끝소리 대표음인 'ㄷ'으로 바뀌지 않고, 제 소리 그대로 'ㅅ'으로 연음된다. 연음법칙이 적용될 때는 음절 끝소리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다.

 

 

 

 

'옷안'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 보인다. 앞 음절의 종성은 'ㅅ'이고, 뒤 음절의 초성이 없는 것은 '옷이'의 경우와 같다. 그런데 종성이 뒤 음절의 초성으로 넘어갈 때 'ㅅ'이 'ㄷ'으로 바뀌었다. 갑자기 'ㄷ'은 어디에서 나타난 것일까?

 

'옷안'을 〔오단〕으로 발음할 때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1음절의 '옷'을 발음할 때 처럼 소리를 한 번 끊어 준다. 음절 끝소리 규칙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1차적으로 '옷'이 〔옫〕으로 발음되고, '안'도 〔안〕으로 발음되므로 각각의 의미가 구분된다. 연음은 2차적으로 발생한다. 바뀐 종성 'ㄷ'을 '안'의 비어 있는 초성 자리로 넘겨준다. 최종 발음은 〔오단〕이다. 이렇게 소리가 바뀌는 것을 절음이라고 한다.

 

절음은 연음에 비해 발음상 비경제적일지는 몰라도 '옷'과 '안'을 구분하여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연음과 절음, 연음법칙과 절음법칙은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 것일까?

 

 

 

5. 연음법칙과 절음법칙

 

연음법칙은 "앞 음절의 받침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형식 형태소가 이어지면, 앞의 받침이 뒤 음절의 첫소리로 발음되는 음운 법칙" 이다.

 

절음법칙은 "합성어나 단어 사이에서 앞의 받침이 그다음에 있는 모음에 이어져 소리 날 때, 받침이 그 모음에 연음되어 제 음가로 소리 나지 않고 일정하게 바뀐 다른 소리로 발음되는 법칙" 이다.

 

 

 

 

 

정의된 개념은 항상 어려운 법이니 사례를 통해 차이를 찾아 보자. 앞의 사례 '옷이'와 '옷안'의 차이는 뒤 음절 '이'와 '안'에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정의에 적용해 보면, '옷이'의 '이'는 형식 형태소이다. '옷안'의 '옷'과 '안'은 두 개의 단어이다.  한 음절로 된 두 단어는 각각 실질 형태소이다. 사전의 '합성어나 단어 사이' 란 말은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실질 형태소인 경우를 뜻한다. 즉 모음으로 시작하는, '옷이'의 '이'와 '옷안'의 '안'의 차이는 형태소에 있다. 형식형태소인가, 실질형태소인가. 

 

형태소에 관해서는 품사에서 자세히 공부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간단히 구분해 보겠다. 형식형태소는 말의 뜻보다는 형식적 역할을 가진 말의 단위이다.

 

 '옷이'에서 '이'는 주격 조사로, '이'는 문장 안에서 '옷'이 주어의 역할을 맡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형태소이다. '이'는 '옷'이라는 말의 뜻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옷 안'에서의 '안'은 하나의 단어로서 독자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옷 안'의 '안'은 '옷'을 '옷의 안쪽'으로 의미상 제한하고 있다.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의 단위를 실질 형태소라고 한다.

 

간단히, 고유의 의미를 갖고 있으면 실질 형태소, 실질 형태소에 붙어서 그것의 역할을 나타내면 형식 형태소라고 알아 두자.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경우 연음이 되는 것은 그 음절이 의미를 갖지 않기 때문인 반면, 실질형태소인 경우 절음하는 이유는 실질적 의미를 구분해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국립국어원의 표준발음법 13항의 연음에 관한 규정에 우리가 공부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15항은 절음에 관한 규정이다. 

 

 

 

 

6. 다시 음절 끝소리 규칙으로

 

이제 연음과 절음을 이해했으니 처음으로 돌아가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는 경우와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정리해 두자. 

 

뒤 음절이 자음으로 시작하는 경우 즉 초성이 있는 경우는 무조건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된다. 연음이 될 수 없으니 종성에서 발음해야 하기 때문이다.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 째,  실질 형태소이면 절음하므로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된다. 둘 째, 형식 형태소이면 음가 그대로 연음하므로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는 경우(절음)와 적용되지 않는 경우(연음)를 한 단어 안에서 보여 주는 대표적 낱말이 '헛웃음' 이다.

 

 

 

첫 음절과 둘 째 음절 모두 종성으로 'ㅅ'을 갖고 있는데 각 'ㅅ' 뒤에 오는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실질형태소 (웃)이냐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음)이냐에 따라 'ㅅ'들의 음가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헛'은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어 'ㅅ'이 'ㄷ'으로 바뀐 후에 둘 째 음절의 초성으로 넘어가는 반면, '웃'은 'ㅅ'이 음가 그대로 연음되어 세 째 음절의 초성으로 넘어간다. 최종 발음은 〔허두슴〕 이다.

 

 

그런데 연음과 절음에서 우리가 공부하지 않는 것 중에 종성에 자음군이 올 때이다. 음절 끝소리에는 홑받침과 쌍받침뿐만 아니라 겹받침이 올 수도 있다. 홑받침과 쌍받침은 하나의 소리이지만, 겹받침은 두 개의 소리이다. 현대 국어 맞춤법에는 종성에 겹받침 즉 자음군이 올 수 있다. 그렇다면 발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두 소리 모두 내야 하는 걸까? 내용이 많으므로 이 경우는 다음 글로 넘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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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음 子音

 

혼자서는 소리를 낼 수 없는 자식 소리, 子音은 19개다. 음절의 초성과 종성에 올 수 있고 중성에 오는 母音 즉 엄마 소리에 기대어야만 소리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순수한 자음은 인간의 발음 기관으로는 어떻게 해도 소리를 내어 볼 수가 없다. 가장 순음에 가까운 것이 모음 'ㅡ'를 붙여 읽는 방식이라 한다. 'ㅂ'은 〔브〕, 'ㄷ'은 〔드〕, 'ㄱ'은 〔그〕 등등.  〔비읍〕, 〔디귿〕, 〔기역〕이 아닌 것은 아실 것이다. '비읍'은 'ㅂ'에 붙인 이름이지, 그 소리값이 아니다.

 

 

 

자음은 " 목, 입, 혀 따위의 발음 기관에 의해 구강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는 따위의 장애를 받으며 나는 소리. 자음은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는데, …" 라고 길게 정의되어 있다.

 

 

자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에 대해 알아 보아야 한다. 공기의 흐름이 어느 위치에서 어떤 방식으로 방해를 받느냐에 따라 19개의 특징적인 음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단, 애매한 것이 있는데 자음을 장애음으로 규정할 때 안울림소리에만 해당하는 것인지 울림소리도 장애음으로 넣는 것인지가 명확치 않은 것 같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모두 포함하는 개념인 것 같고, 표준 발음법 9항의 해설을 보면 장애음과 공명음으로 구분하고 있다.

 

 

 

2. 자음 체계표

 

 

자음은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에 따라 1차적으로 분류되며, 그 중 안울림 소리는 다시 소리의 세기에 따라 평음, 경음, 격음으로 2차 분류된다.

 

조음 위치는 다섯 군데인데, 자음 체계표의 가로 항목에 해당한다. 그전에 전체 조음 기관의 모습에 대해 간단히 알아 보자.

 

 (ref: 출처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그림) 

 

흔히 '목청껏' 이란 말을 쓴다. 그 목청이 9번의 목청 즉 성대이다. 폐에서 나온 공기가 기도와 목청을 통과하여 구강이나 비강으로 나오는 소리가 음운이다. 목청을 통과한 공기는 입술과 혀 등의 구강 하층부 (2,6,7,8)와 구강 상층부(2,3,4,5)의 상호 작용에 의해 그 흐름을  방해 받는데,  그 위치에 따라 그리고 어디로 최종 소리가 나오느냐에 따라 다양한 자음이 생성된다.

 

 

3. 조음 위치

 

 

양순음은 두 입술 사이에서 나는 소리다. 'ㅂ,ㅃ,ㅍ' 파열 방식으로, ''는 비강으로 소리가 나온다.  

 

치조음 혀끝과 윗잇몸이 닿아서 나는 소리다. 'ㄷ,ㄸ,'는 파열 방식, ''는 비강으로, ''는 공기가 혀의 양 옆으로 흘러 나온다. 'ㅅ,ㅆ' 마찰 방식이다.  

 

경구개음은 혓바닥이 경구개에 닿아서 나오는 소리로 파찰 방식으로 조음되는 'ㅈ,ㅉ,'가 있다.

 

연구개음은 혀의 뒷부분과 연구개 사이에서 나는 소리다. 'ㄱ,ㄲ,' 파열 방식으로, ''는 비강으로 나온다.  

 

후두음은 성대를 마찰시켜 나오는 소리로, '' 이다.

 

자음 체계표를 보며 〔브〕〔쁘〕〔프〕〔므〕로 소리를 내어 보면 입술에서 소리가 난다는 것이 느껴진다. 차례차례 다른 자음들도 혀가 어디에 부딪히는 지에 주의를 집중하고 소리를 내어 보면 ,조음 위치에 따라 어떤 자음이 오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음운을 공부하는 기초적이고도 효율적인 방법은 촉각에 주의를 기울이고 크게 소리를 내어 보는 것이다.  처음부터 외우려고 덤빌 필요가 없다.

 

 

4. 조음 방식

 

조음 방식은 자음 체계표의 세로 항목에 해당한다. 역시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그 중 세 가지는 안울림 소리이고, 두 가지는 울림 소리다. 

 

 

파열음은 터져 나오는 소리로 'ㅂㅃㅍ/ㄷㄸㅌ/ㄱㄲㅋ' 가 있다. 마찰음은 공기가 비비적 거리며 빠져 나오는 소리로 'ㅅㅆ/ㅎ'가 있다. 파찰음은 비비다가 터지는 소리로 'ㅈㅉㅊ'가 있다. 이 자음들은 모두 목청이 울리지 않는 안울림 소리다.

 

 

모든 모음은 울림소리이다. 자음은 일반적으로 안울림소리로 분류하는데 예외적으로 비음과 유음은 울림소리다.  울림소리란 '목청이 떨며 울리는 소리'를 말한다.

 

 

비음 중 'ㅁ'은 양순, 'ㄴ'은 치조, 'ㅇ'은 연구개의 위치에서 소리가 만들어 지지만, 조음 방식으로는 모두 입안의 통로를 막고 코로 공기를 내보내며 내는 소리다.  비음은 조음 위치가 동일한 파열음과 대응을 이루고 있으며, 비음화라는 자음 동화 현상을 이끌어 낸다.

 

유음은 흐름소리다. 공기가 혀의 양끝으로 흘러간다. 조음 위치 상으로는 치조음에 속한다. 'ㄹ'의 조음 위치는 'ㄴ'의 조음 위치와 인접하므로 'ㄴ'과 'ㄹ'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유음화, 비음화 현상을 일으킨다.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은 각각 소리가 나올 때 발음기관의 긴장도에 따라 예사소리(평음), 된소리(경음), 거센소리(격음)로 세기가 강해진다. 음운 환경에 따라 각각의 예사소리가 된소리나 거센소리로 바뀌는 음운 변동이 일어난다.

 

'ㅎ'은 평음이나 격음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후음은 한 개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ㅎ'은 다른 자음과 만나면 예사소리를 거센소리로 바꾸어 주는 등 음운변동에서 독특한 역할을 한다.

 

 

5. 자음 체계표를 외워보자 !

 

자음도 여러번 연습하면 모음처럼 굳이 외우지 않아도 체계표에 따라 자연스럽게 19개의 자음을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모음처럼 쉽지는 않다. 나는 그랬다. 처음에는 여러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는 암기 방식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EBSi 고1 문법 총정리 선생님의 방식은 " 바다가/자/서해/물놀이/랑" 이다.

 

 

자음 체계표는 앞으로 하나씩 공부할 음운의 변동에 필수적인 분류표이다. 음운환경의 조성이나 그에 따른 음운 변동은 조음 위치와 조음 방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동일한 조음 위치에서 발음하는 것이 쉽고 경제적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조음 위치를 가진 자음이 만나게 되면 약한 자음이 더 강한 영향을 미치는 자음의 위치로 이동하여 소리를 낸다. 따라서 어떤 자음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소리를 내는지는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기초 중의 기초이다.

 

 

6. 포인트 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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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미 2023-03-08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도하는 학생들 볼 수있게 블로거 포스팅 가능할까용? 출처는 밑에 달아놓을게요///

말리 2023-03-17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사용하십시오. 그런데 저는 국문학 전공 아니고 개인적으로 공부하며 정리한 글입니다. 정확한지는 모릅니다. ^^:;
 

1. 말이 먼저? 글이 먼저? 

 

물론 말이 먼저이다. 말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표준 발음법을, 글을 정확하게 쓰기 위해서는 맞춤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현재 이 '정확'을 결정하는 주체는 국립 국어원이다.

 

 

한국어 어문 규범 사이트의 네 영역 중 첫 번째가 한글 맞춤법이다. 국립 국어원은 말보다 글을 먼저 배치해 놓았다. 두 번째에 나오는 표준어 규정이 말 즉 발음에 관한 내용이다.

 

 

 

한글 맞춤법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한글 맞춤법은 " (...) 음성 언어인 표준어를 표음 문자인 한글로 올바르게 적는 방법이다." 올바른 한글 사용을 위해서는 먼저 표준어에 관해 알아야 한다는 말이겠다. 그럼 표준어를 찾아 가도록 하자.

 

표준어 규정은 제1부 표준어 사정 원칙과 제2부 표준 발음법으로 나뉜다.

 

사정은 "조사하거나 심사하여 결정함" 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어떻게 결정하였는지 알아 보자.

 

제1항은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이다.

 

교양은 차치하고라도 지방출신인 나는 일단 표준어에 매우 취약한 환경에서 자랐다.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 처음 상경했을 때 서울말은 귓가에 와닿는 것만으로도 스멀스멀 가려운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하여튼 표준어는 음성 언어 - 말이다. 한글은 글 - 문자이다. 말이 먼저이고 글이 나중이라는 것은 표준어를 기반으로 한글 맞춤법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교양있는 서울말을 어떻게 해야 잘 구사할 수 있을까? 그 세부적인 규정이 바로 제2부 표준 발음법이다.

 

  

2. 표준어의 도구, 음운  

 

 

교양있는 서울말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음과 모음에 관한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 이 카테고리의 글을 시작할 때 썼던 <문법0. 국어 문법을 공부한다고요?>에서 정리한 것처럼 '한글 자모'와 '표준어 자음과 모음'은 다르다. 같으면서도 다르다고 해야 할까?

 

자모(字母)는 직역하자면 한글이라는 문자의 엄마 즉 낱낱의 글자이고, 표준어 자음과 모음은 말 그대로 소리다. 자음(子音)은 자식 소리, 모음(母音)은 엄마 소리다. 모음과 자음은 음운을 구성을 하는 주요 요소로 표준 발음법의 기초가 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문법1. 음운과 음절>에서 정리하였다. 음운의 정의는 다시 상기해 보자면 "말의 뜻을 구별하여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이다.

 

 

3.  모음 母音

 

모음은 "성대의 진동을 받은 소리가 목, 입, 코를 거쳐 나오면서, 그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거나 하는 따위의 장애를 받지 않고 나는 소리" 이다.  모음은 '1. 울림 소리, 2. 비장애음' 이다. 이에 반해 자음은 '1. 안울림 소리(예외 있다) 2. 장애음' 이다.

 

 

모음은 단모음과 이중모음으로 나뉜다. 단모음은 하나의 소리이므로 입술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나오는 소리인데 반해, 이중모음은 두 개의 모음이 연이어 하나의 모음처럼 발음되므로 짧은 순간에 입술의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변하여 나오는 소리이다. 

 

단모음 10개, 이중모음 11개, 모음은 총 21개다. 이중모음은 반모음(특정 단모음을 스치듯 짧게 반만 발음)과 단모음의 결합이므로, 모음의 기본은 단모음이다.

 

 

4. 단(單)모음

 

 

단모음 표라는 것이다. 복잡해 보이는데 생각만큼 복잡하지는 않다. 감각을 혀 끝에 집중시키면 자연스럽게 이 표의 단모음들을 지각할 수 있다. 굳이 이상한 말을 만들어 무조건 외워야 될 필요도 없다. 예를 들면 "키위제외해 그거나주소" 같은 말들이 유행한다. (자음을 제외하고 모음만 연결하면 위의 단모음표가 된다.) 

 

단모음 10개는 세 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나누어 진다. 혀의 앞뒤(前後) 위치와 혀의 높낮이(高低), 그리고 입술 모양이다. 혀의 앞뒤 위치는 '혀의 위치'로, 혀의 높낮이는 '개구도'로, 입술 모양은 '원순성'으로 항목의 이름을 붙였다.  

 

(ref: 천재교육)

 

첫 번째 분류는 혀의 앞뒤 위치를 기준으로 단모음을 후설모음과 전설모음으로 나누는 것이다.  후설모음은 "혀의 정점 (주로 혀끝이 된다)이  입 안의 뒤쪽에  위치하여 발음되는 모음" 이다. '뒤쪽'이라 함은 그림과 같은 위치이고, 입천장을 기준으로 보면 혀가 여린 입천장 정도까지 뒤로 물러난다. 후설 모음이란 명칭이 붙는 것은 이 때문이다.

 

(ref: 천재교육)

 

전설 모음은 혀가 조금 더 앞으로 놓여진다. 입 천장을 기준으로 보면 센입천장 위치 정도가 된다. 전설이라고 해서 혀가 입술 가까이 쑥 나오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분류의 기준은 혀의 높낮이다. 혀의 위치를 상,중,하로 나누어 고모음, 중모음, 저모음이라고 분류한다. 그런데 혀의 높낮이는 결국 입을 벌리는 정도에 달려 있다. 입을 점점 크게 벌릴수록 혀는 아래로 내려간다. 그래서 개구도(開口度)라고도 한다.

 

세 번째 분류 기준은 입술의 모양이다. 원순 모음은 입술을 동그랗게 하여 내는 소리이다. 쪽하고 뽀뽀할 때 입술 모양이다. 'ㅜ, ㅗ, ㅟ, ㅚ' 로 4개의 모음이 있다. 평순 모음은 입술이 평평하게 벌어지는 나머지 6개의 모음이다.

 

이제 10개의 단모음을 이 기준에 따라 각각 분류해 보도록 하자.

 

 

5. 후설(後舌) 모음

 

 

후설 모음의 기준 모음은 'ㅡ' 이다. 후설 중 혀의 위치가 가장 높다. 즉 입을 가장 적게 벌리고 발음한다. 세종대왕의 제자 원리에서 땅을 상징하는 모음이다.

 

이제 〔으. 으. 으〕 하고 발음해 보자. 거울을 보며 직접 크게 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좋다. 혀끝이 즉 혀의 정점이 어디쯤 오는지 느껴지시는가?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입을 조금 더 크게 벌린다. 〔어〕 라는 소리가 난다. 'ㅓ'라는 모음을 의식하지 않고 입만 벌려도 〔어〕라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자 이제  최선을 다해 입을 더 크게 벌려 보자.  〔아~〕가 들린다.  입 크기를 연속하여 벌여 보면 〔 으 → 어 → 아〕 로 소리가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놀랄 때 〔어.어.어 .. 〕하다가 〔아.아.악〕 하는 것도 놀람의 강도에 따라 입이 더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면, 혀를 뒤쪽에 놓고 입을 조금씩 더 크게 벌리면 후설 모음의 분류 대로  "ㅡ → ㅓ → ㅏ"가 된다. 세종대왕께서 이 원리를 아시고 훈민정음을 창제하셨으니 당연히 이렇게 발음이 되어야 한다. 무엇 때문에 억지로 외우겠는가? 입만 벌리면 되는데.

 

여담 하나. 경상도 사람들은 〔으〕와 〔어〕를 구분 못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조카 중에 성희도 있고 승경도 있는데, 나는 성희도 〔승히〕라고 한다. 승희와 승경이 된 셈이다. 왜 이 발음이 똑같이 나오는지 몰랐는데, 지금 보니 혀의 높낮이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성희야 이제 〔성히〕라고 불러 줄께 ^^

 

 

6. 전설(前舌) 모음

 

 

이번에는 전설 모음을 발음해 보자. 후설 모음의 'ㅡ'에 상응하는 것이 전설 모음의 'ㅣ'라고 생각하자. 엄밀히 말하면 조금 다르지만 큰  틀에서 그렇게 생각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세종대왕에 의하면 'ㅣ'는 사람을 상징한다.

 

먼저 전설 모음 〔으〕를 소리내 보고 이어서 〔이〕를 소리내어 보면 혀끝이 조금  앞쪽으로 옮겨가는 것이 느껴진다. 그림을 보면 위쪽으로는 단단한 입천장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가 '이'의 조음 위치다.  후설 모음 때와 마찬가지로 그 위치에서 입을 조금 더 벌려 보자. 〔에〕 소리가 난다. 나야 한다. ^^;; 한껏 더 벌리면 〔애〕로 소리가 바뀐다. 연속적으로 반복해서 입의 크기를 조절해 보면 점점 더 확실하게 소리의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  〔이 → 에 → 애 / 이 → 에 → 애 / 이 → 에 → 애 ... 〕 외우지 않아도 이렇게 발음이 된다.

 

 

7. 원순(圓脣) 모음

 

 

원순 모음에는 후설 모음에 속하는 것과 전설 모음에 속하는 것이 있다. 일단 후설 모음부터 시작하자. 후설 모음이 더 기본적인 모음이다. 입술을 동그랗게 만들어 〔우〕를 발음해 보자. 조금 더 크게 벌리면 〔오〕가 된다.  더 크게 벌리려고 하면 입이 옆으로 벌어지면서 즉 평평해 지면서 〔아〕가 된다. 그래서 원순 모음에는 고모음과 중모음만 있다.

 

원순 모음 중 전설 모음도 발음해 보자. 혀를 'ㅜ' 위치에서 조금 더 앞쪽으로 내밀어 보자. 〔위〕 소리가 나온다. 그 위치에서 입을 조금 더 크게 벌리면 이번에는 〔외〕가 된다.  'ㅟ'와 'ㅚ'는 소리를 내는 중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고정하여 발음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모음이다. 그런데 현대에는 단모음으로 발음하지 않고 입술을 움직여 이중 모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두 단모음은 발음을 이중으로 하는 것도 허용한다.

 

 

8. 단모음 종합

 

(ref: 천재교육)

 

인터넷에는 이렇게 그려놓은 것들도 많이 있는데,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역삼각형으로 그려진다. 가장 입을 크게 벌리면 후설에서 시작하든 전설에서 시작하든 심지어 원순에서 시작해도 최종적으로는 후설-저모음-평순모음인 〔아〕 로 수렴이 되기 때문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후설 모음과 전설 모음의 모양 즉 기호를 비교해 보자. 기본 모음인 'ㅡ'와 'ㅣ'를 제외하면 재미있는 특징이 보인다. 후설 모음에 'ㅣ'를 하나 더하면 대응되는 위치의 전설 모음이 된다. 한글은 이렇게 체계적으로 만든 문자다.

 

 

9. 반(半)모음

 

이중 모음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반모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이중모음은 반모음과 단모음이 결합한 소리이기 때문이다. 반모음은 홀로 쓰이지는 않는다.그래서 전체 모음의 숫자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반모음에는 두 종류가 있다.

 

  

 

반모음 'ㅣ' 와 반모음 'ㅗ/ㅜ' 이다.  반모음 'ㅗ/ㅜ' 는 양성 단모음과 결합하느냐 음성 단모음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ㅗ' 혹은 'ㅜ'가 쓰인다. 모음조화로 볼 수 있다. 'ㅣ'는 원래 중성 모음이다.

 

 

 

반모음은 짧게 스치듯이 발음한다. 말 그대로 하면 반만 발음한다. 사전에는 "모음과 같이 발음하지만 음절을 이루지 못하는 아주 짧은 모음" 이라고 되어 있다.

 

 

10. 이중(二重) 모음

 

 

 

이중 모음은 전설 이중모음과 원순 이중모음으로 나뉜다. 전설 이중모음은 반모음 'ㅣ'와 단모음이 결합한 것이고, 원순 이중모음은 반모음 'ㅗ/ㅜ'와 이중모음이 결합한 것이다. 'ㅣ'가 전설 모음이고, 'ㅗ/ㅜ'가 원순 모음이어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반모음과 단모음이 결합할 때 반모음이 먼저 오기 때문에 첫 소리는 반모음이 짧게 나고 끝소리는 단모음이 길게 난다.

 

 

전설 이중 모음부터 소리내어 익혀 보자. 반모음 'l'와 결합할 수 있는 단모음은 후설 모음의 'ㅓ·ㅏ ·ㅜ ·ㅗ' 와 전설모음의 'ㅔ·ㅐ'로 총 6개이다.

 

이중 모음 'ㅕ'를 연습할 때 처음에는 단모음 〔이〕와 단모음 〔어〕를 또박 또박 발음해 보고, 그 다음부터 앞의 단모음 〔이〕를 점점 짧게 발음하면서 〔어〕를 연이서 발음하면, 결국 〔이···어··· → 이··어··· → 이·어··· → 이어··· → 여〕로 소리가 변하면서 하나의 이중모음이 됨을 알 수 있다. 거울을  보면서 연습을 하면 입모양이 확실히 변하는 것이 보인다.

 

이중모음의 특징은 한번 발음을 한 후 그 상태에서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고정시킨 채 그 이중모음을 되풀이 소리낼 수 없다는 것이다.  〔여〕를 한번 발음한 후 그 상태에서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연이어 〔여〕를 소리내려고 해 보자. 소리가 얼어 붙은 듯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중모음은 첫소리와 뒷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입술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바뀔 수밖에 없다. 이것이 단모음과의 차이다. 단모음 〔어〕는 한 번 발음한 후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그 상태에서 그대로 몇 번이고 소리를 낼 수 있다.

 

 

반모음 'ㅗ/ㅜ'와 결합 가능한 단모음은 후설 모음의 'ㅓ·ㅏ' 와 전설 모음의 'ㅔ·ㅐ' 로, 총 4개다. 반모음  'ㅗ/ㅜ' 자체가 원순 모음이기 때문에 단모음의 원순 모음과는 결합하기 힘들다.

 

단모음 중 'ㅓ'와 'ㅜ'는 음성 모음이다. 반대로 'ㅏ'와 'ㅗ'는 양성 모음이다. 개구도가 더 크고 밝고 산뜻하게 들리는 모음이 양성 모음이다. 우리 문법에는 모음 조화라는 것이 있다.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린다. 현대 음운에서는 많이 사라졌다는데 의성어나 의태어에 아직 남아 있는 것이 많다. 깡총깡총 -껑충껑충, 도란도란 -두런두런 등의 단어에서 모음들의 어울림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중 모음을 만들 때도 모음 조화가 적용된다. 양성 모음은 양성의 반모음 'ㅗ'와 음성 모음은 음성의 반모음 'ㅜ'와 결합한다. 그래서 반모음은 3가지가 아니라 'ㅣ'와 'ㅗ/ㅜ' . 이렇게 2가지인 것이다.

 

단모음 'ㅓ'와 'ㅔ'는 음성 모음이기 때문에 앞에 반모음 'ㅜ'가 결합하여 이중모음 'ㅝ'와 'ㅞ'를 만들고, 단모음 'ㅏ'와 'ㅐ'는 양성 모음이기 때문에 반모음 'ㅗ'가 결합하여 이중모음  'ㅘ' 와 'ㅙ'를 만들었다.

 

 

이중 모음 'ㅢ' 는 분류에 대한 논란이 있다. 자료에 따라 분류가 다르다.  한국어 어문 규범의 표준 발음법에 따르면 'ㅢ'는 반모음 'ㅣ'로 끝나는 이중 모음이다. 여기서는 EBSi의 강의에 따라 기타로 분류하였다. 실제 발음에서 'ㅢ'는 〔의〕〔이〕〔에〕 등 둘 이상으로 발음할 수 있다. 

 

 (ref : 표준어 규범,  2부 표준 발음법 5항 해설)

 

 11. 포인트 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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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22-06-2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진짜 너무 상세하게 잘 정리해놓으셨어요.. 지나가다가 잘 보고 갑니다
 

한글은 표음 문자다. 표음 문자는 '말소리를 그대로 기호로 나타낸 문자' 이다. 참고로 여기에서 사용하는 사전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다. (https://stdict.korean.go.kr/main/main.do)

 

그런데 한글은 음소 문자라고도 한다. 음소 문자란 '표음 문자 가운데 음소 단위의 음을 표기하는 문자' 이다. 한글은 표음 문자의 일종인 음소 문자인 것이다. 풀이하면 한글은 소리를 나타내는 기호인데, 기호의 단위가 음소이다. 그렇다면 국어 문법의 시작은 음소일 수밖에 없다.

 

 

1. 음소(音素)란?

 

먼저 음운에서 시작하자. 음소는 음운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음운의 개념은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이다. '말의 뜻을 구별' 한다는 것은 둘 이상의 말이 별개의 말이란 것이다. 별개의 말이 되려면 최소한 무엇이 달라야 할까?  그 첫 번째가 음운 즉 소리이다.

 

 

남과 님은 분명히 뜻이 다른 말이다. 이런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 님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는 언어의 유희는 정확히 말하면 'ㅣ' 라는 모음을 'ㅏ' 라는 모음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모음 한 개가 생면부지의 남을 꿈에도 잊지 못할 님으로 뒤바꾸어 놓았다. 물불 안가리고 덤비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 그런데 물과 불은 확연히 다른 물질이다. 단지 'ㅁ'을 'ㅂ'으로 바꾸기만 하면 180도 성격이 다른 상극의 물질이 된다. 자음 딱 한개가 말 뜻을 바꾼 것이다.

 

모음과 자음은 정의에 의하면 '소리'이다. 소리 중에서도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최소 단위의 소리이다. '소'는 'ㅅ'과 'ㅗ'로 쪼갤 수 있지만 'ㅅ'이나 'ㅗ'는 더 이상 쪼갤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소리의 최소 단위를 음소 音素라고 한다. 한글의 음소는 모음과 자음이다. 다른 말로 분절 음운이라고도 한다. 소리 마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말의 뜻을 구분해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인 음운에는 음소 이외에 운소라는 것이 있다. 음운은 음소와 운소의 복합 개념이다. 운소는 한글에서는 소리의 길이(장단)를 의미한다.

 

말〔말:〕과 말〔말〕이 있다. 앞의 말은 言이고, 뒤의 말은 馬이다. 길게 발음하는 것으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짧게 발음함으로써 동물 말을 각각 구별해 준다. 운율적인 특징으로 말의 뜻을 분화시키기 때문에 운소韻素라고 한다. 다른 말로 비분절 음운이라고 한다. 소리의 마디를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자면, 한글의 음운은 모음, 자음, 소리의 길이로 이루어져 있다. 국어 문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음운의 변동'은 음운 환경을 들러 싼 모음과 자음의 변화에 관한 규정이다. 음운환경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서는 음절에 대한 기초적 개념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물론 모음과 자음의 종류 및 제자 원리 등에 대해 먼저 공부해야 하지만 내용이 많으므로 다음 글로 미루고 음절에 대해 짧게 정리하며 마치려 한다.

 

 

2. 음절이란 ?

 

 

음절은 딱딱 끊어지는 하나의 소리 마디이다. '모음' 은 '모'와 '음'으로 소리가 분절되어 나온다. '소리'는 '소'와 '리'라는 2개의 음절로 발음한다. '강아지'는 3음절, '텔레비전'은 4음절이다. 이 정도의 예시를 보면 음절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와 닿을 것이다.

 

하나의 음절은 모음과 자음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모음만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자음만으로 음절이 구성될 수는 없다. 모음은 母音 즉 엄마 소리인데, 자음은 子音 즉 자식 소리라는 명칭 자체가 그것을 의미하고 있다. 엄마는 자식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만, 자식은 엄마 없이는 존재가 불가능하다. 모음은 홀로 음절을 구성할 수 있지만 자음은 모음 없이는 절대로 음절 구성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한글의 음절은 모음과 자음의 조합이 다양하며, 각각의 자리가 정해져 있다. 음절에는 3개의 자리가 있다. 그것을 초성(첫소리), 중성(가운뎃소리), 종성(끝소리) 이라고 한다. 이 세 자리 중 중성은 모음의 자리이다. 엄마가 가운데 딱 중심을 잡고 있다. 그 앞뒤로 즉 초성과 종성의 자리에는 자음이 위치한다. 그런데 엄마는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자식은 없어도 되고, 하나이든 둘이든 상관없다. 초성과 종성에 모두 자음이 와도 되고, 그 중 하나에만 와도 되고. 하나도 오지 않아도 음절 구성은 가능하다. 초성에 오는 'o'은 음가를 가진 자음이 아니다. 빈 자리를 메운 동그라미라고 생각하면 된다.

 

음절이 모여서 단어를 만들고, 단어와 단어가 구를, 그리고 문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한글 문장의 구조이다. 이때 앞 음절과 뒤 음절이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즉 자음과 자음이 만나느냐 자음과 모음이 만나느냐 혹은 모음과 모음이 만나느냐 그리고 어떤 성질을 가진 자음 혹은 모음이 만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음운 환경이 조성된다. 이 음운 환경에 따라 구개음화라든가 비음화 전설모음화 등등의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음운의 변동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모음과 자음의 종류 그리고 그 성질에 대해 알아 보아야 한다. 

 

 

3.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것에는 음운만 있을까?

 

다음글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짚어만 볼 것이 있다. 앞에서 음운의 정의는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임을 보았다. 여기서 '소리'에 주목해 보자. 이 정의는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가장 작은 단위가 '소리'인 경우를 음운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소리가 아닌 다른 단위도 말의 뜻을 구별해 줄 수 있을까? 그렇다. 대표적인 것이 형태소이다.

 

 

형태소는 단어 그 자체인 경우도 있고, 단어를 구성하는 어간과 어미, 어근과 접사 등 일 수도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품사'를 공부할 때 정리하도록 하겠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먹다에서 활용되어 쓰이는 먹자와 먹어라를 비교해 보자. 

 

'먹자'는 먹을 것을 권유하는 의미이고, '먹어라'는 먹을 것을 명령하는 의미이다. 먹는다는 기본 동작은 같지만, 권유와 명령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때 두 말의 차이는 '먹'에 있지 않고, '자'와 '어라'에 있다.  '먹'은 '먹다'라는 동사의 기본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어간이라고 하고, '자'와 '어라'는 이 어간 끝에 붙어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여 어미라고 부른다.  이런 어간과 어미 등의 단위를 형태소라고 한다. 어떤 형태소가 결합하는 가에 따라 말의 의미가 달라지므로, 형태소를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라고 정의한다. 

 

 

4. 오늘의 포인트 기출

ref : EBSi 고1 국어 미리 보기 - 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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