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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색 다 바나나 ㅣ 온그림책 7
제이슨 풀포드 지음, 타마라 숍신 그림, 신혜은 옮김 / 봄볕 / 2022년 5월
평점 :
이 책을 접한 순간 그냥 왠지 모르게 책 겉표지를 쓰다듬고 있는 날 발견했다. 아름다운 색깔들의 향연! 혹 더러움이 뭍을새라...옛날 학교에서 교과서를 받아오면 비닐로 교과서를 깨끗하게 싸 주시던 아버지의 마음이 생각났다고나 할까.
'무엇은 무엇이다'식의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사물에 대한 색깔들은 이제 뒤안길로 지난지 오래다. 파란색 장미꽃을 본 순간의 충격은 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들의 색깔들이 이제는 아니라는 사실은 참으로 신선하고 또 재미있다. 삶에 엔돌핀을 주기까지 한다.
사과가 항상 빨간 건 아니래. 난 골든 딜리셔스 사과를 먹어본적 있는데...핑크 레이디 사과를 먹어보고 싶다. 색깔은 나에겐 그런 역할을 한다. 기분을 좋게하고 식감을 높여주며 시각적인 미감을 먼저 알게 하는...풀도 항상 초록은 아니라 날씨나 계절에 따라, 바람이 불때 빗방울이 맺혔을때 얼마나 우리에게 다양한 맛의 피톤치드를 느끼게 해 주는지...구름은 뭉게구름이 제 맛인데, 무서운 얘기가 생각나 도망갈 만큼 어두울 때도 있고 새가 되어 날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파아란 하늘과 궁합이 맞을 때도 있다. 장미는 정말 녹색도 있단건 믿기 어렵다. 분홍 장미를 좋아하는 난 분홍 장미를 주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불은 만지고 싶다. 하지 말라고 하는건 더 기어이 하고야 마는 아이들 처럼 만져 보고 싶다. 빨간 색만 '아 뜨거'하는지... 흙은 만져도 돼? 왜? 하하하 굴러보자. 아이가 된 듯, 옷이 더러워져도 이젠 야단칠 엄마가 난 되어 있으니 맘껏 만지고 굴러보자. 호수의 눈이 다 녹으면...얼음이 다 녹으면...북극곰 집이 없어진다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든다. 멍하니 보고 있으면 아리는 마음. 에뮤의 다양한 알들, 개들의 개성있는 색들도 시선을 끈다. 내가 좋아하는 바나나는 누가 뭐래도 내가 딱 먹고 싶어질 색이 되면 행복한 마음으로 먹는다. 색은 나의 마음을 좌지우지 하는 대단한 친구다~!
너도 색깔이 있다. 빈 네모에 손을 갖다 개 보면...내 피부색은 이렇구나. 지구엔 다양한 인종이 사는데...갑자기 위인들이 생각나고 피부 색깔로 사람을 차별했던 바보같은 사람들까지 내 머리속에 소환된다. 너무나 아름다운 책~! 소중하게 들고 때 묻히지 않고 포장해서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하며 활동을 할 수 있는 예쁜 그림책. 아이들과 함께 많은 활동을 해 보고 싶은 제목도 센스있는 그림책을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