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바람이 등을 가볍게 떠밀듯이 걷는 길이였다. 오르막에서 숨이 약간 차올라도 이야기를 나누는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던것은 아마도 바람 때문이였나보다.   

#2.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은 제법 긴 시간을 필요로 했다. 자다가 깨기를 여러번 했고, 휴게소에 들러 토스토도 사먹었고, 창밖으로 펼쳐진 푸른 물에 감탄도 여러번 하도록 목적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고, 피곤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래. 아마 오랫만에 느껴보는 설레임 비슷한. 그 무엇이였다.  

#3. 오랫만에 만나는 오래된 선배같은 느낌이였다. 그러니까. 함께 학교를 다녔을텐데 서로를 잘 모르던 그런 선배를 어떤 계기로 오랫만에 만나는 느낌이였다. 그 사람을 만나니 온갖 풍경이 마음을 스친다. 그 시절 나의 전공서적과  낮잠자기 좋던 강의실과 매섭던 선배들의 눈초리와 평편없던 학점까지도.  

#4. 그래서 우리는 걸었다. 바람이 등을 떠미는 조금은 높다란 그곳을 걸었다. 개나리가 미친듯이 피어있는 담벼락을 보면서 길처럼 흐르는 강을 보면서 말소리도 웃음소리도 그리고 우리도 그저 그 풍경의 하나일 뿐이였다. 그래, 아주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던 풍경같은 만남이였다. 다음을 기약하지 않아도 좋고, 헤어짐을 아쉬워 할 필요도 없는,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둬도 좋을 그런 만남이였다.  

#5.  내가 사는 곳에서는 아직 목련이 채 피지 않았고, 벗꽃도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사람이 사는 그 곳에서 올 봄 나를 처음 맞는 벗꽃과 목련을 보면서도 나는 한장의 사진도 찍지 않았다. 그 흔한 핸드폰 카메라도 꺼내지 않았다. 때론 사진을 담는것에 욕심을 내서 정작 마음과 눈에 담아야 할 것을  놓칠때가 많다. 그래, 나는 이곳의 이 풍경과 이사람의 맑은 목소리를 담아가겠다. 언제든 문득 무언가가 그리울때 꺼내 볼 수 있도록 까르르 소녀처럼 웃는 이사람의 웃음만 담아가겠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 했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봄꽃에게 좀 미안하더라도.  

#6. 논개를 그려놓은 그림을 보면서 나는 물었다. "논개가 정말 저렇게 생겼었을까요?" 그녀는 논개가 저렇게 색기없게 생기지 않았을거라고 이야기 했다. 동의한다. 한 남자가 죽음을 눈치채지 못하게 할만큼의 무엇인가가 없는 그저 음전한 그림이였다. 나는 대답했다." 여자는 이쁜게 진리에요. 이뻐야 호국도 하는거라니까."  그렇다면 나는 진리에 가깝게 사는건가? 

#7. 그녀가 말하는 책중에 내가 읽어 본 책은 거의 없었다. 취향이 다르기도 했지만 나의 독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웃으면서 그 책에 대해 이야기 해 줬다. 그리고 내가 그 책을 읽어 보겠다고 대답했을때 나에게도 그 책이 좋길 바란다고 이야기 했다. 그녀는 알까? 그때 그녀의 눈빛이 얼마나 이쁘게 반짝거렸는지, 얼마나 소녀같았는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나는 채 읽지도  않은 그 책이 엄청 나게 좋게 느껴졌다.  

#8.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주르륵 산문형식의 글을 쓰다보면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이 번호 붙이기가 무척 마음에 든다.  

#9. 어찌됐건 그 주말은 이제 끝났고, 지금은 월요일이다. 이번주 토요일엔 나는 또 좋은 사람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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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4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1-04-0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마음이 많이 답답해서 산책을 나가고 싶은데 날씨가 여전히 춥네요..
날씨가 좀 따뜻하면 좋겠는데.. 자꾸 비가 내려요.ㅜ.ㅜ
좋은 오후 되세요^^

따라쟁이 2011-04-04 16:26   좋아요 0 | URL
좋은 사람과 함께 걸으실 수 있는 좋은 날씨가 어서 오기를..
저는 좋은 오후를 보내고 있어요. 후애님께도 좋은 오후가 되시기를요 ^^

2011-04-04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4-0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개라면, 진주성에 다녀오셨나봐요.
의기사에서 새로 봉안된 논개 영정을 보셨나요?
저는 실제로 본 적은 없는데, 왜색 논란이 있었던 당시에 좀 궁금하더라구요.

좋은 분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오셨다니, 부럽습니다.
왠지 따라님 인터뷰를 하고 오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좋은 분 만나러 가신다니 더더욱 부럽네요.

날이 많이 따뜻해졌어요.
점심 먹고 오는 길에 보니, 샛노란 개나리가 예쁘네요.

따라쟁이 2011-04-11 13:06   좋아요 0 | URL
인터뷰.. 좋죠. 거의 비슷해요. 다만 지면에 담을 이야기가 아니고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고 왔지요.

다락방 2011-04-05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보.

따라쟁이 2011-04-11 13:06   좋아요 0 | URL
아.. 걸렸습니까?

꿈꾸는섬 2011-04-0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좋은 사람 만나고 오셨군요.^^
이번 주말에도 또 좋은 사람 만나러 가신다니 부러워요.^^

따라쟁이 2011-04-11 13:07   좋아요 0 | URL
이히히. 그러게요. 무슨 복인지 모르겠어요. ㅎㅎㅎㅎ

2011-04-06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7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4-07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ㅠ.ㅠ
왕부러움,
돌아섰다가는 다시 왕부러움.
나도 데려가 주지, 나도 데려가 주지~

따라쟁이 2011-04-11 13:07   좋아요 0 | URL
그쵸? 부러우시죠? 날이 좀 더워지면 다시 한번 갈껀데..그때 함께 하시겠습니까? ㅎㅎㅎ

비로그인 2011-04-07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좋아요.

마지막이 참 좋네요~ 여름 지나 아침 저녁으로 시원해진 바람이 불때즘, 이불에 닿는 느낌처럼.

따라쟁이 2011-04-11 13:07   좋아요 0 | URL
크.. 좋았어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바람결님의 이 비유의 비결은 뭐랍니까?
 

한때 나는 내가 따라인게 좋았다. 그 사람 입에서 소리가 한음절 한음절 나오며 나를 <따라>라고 불러주는게 미치도록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응?"이라고 그의 부름에 대답하곤 했다. 묻듯이 대답하는 나에게 그는 낮게 웃으면서 다시 한번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와 나의 감정이 앞으론 사랑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그 순간에도 그는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응?" 이라는 대답대신 "내 이름 부르지마" 라고 말했다. 그건 그가 내 이름을 부르는게 싫어서가 아니였다. 그 순간까지 그가 불러주는 내 이름이 너무 이쁘게 들리는 자신이 싫어서였다. 그 순간에도 그의 목소리로 음절이 나뉘어 불려지는 그 이름이 미치도록 좋은 내가 너무 싫어져서였다. "그런 식으로 더 이상 내 이름 부르지마" 다시 한번 냉정하게 말하는 말투는 나에게 하는 말이였다. <이 사람이 불러주는 이름을 더 이상 좋아하지마>라고 나에게 매정하게 하는 말이였다. 나의 냉정한 말투에 팔꿈치를 잡고 있던 그의 손이 슬로우가 걸려 밑으로 떨어졌다. 나는 그의 손을 다시 잡을 수 없었다. 

 

아침에 눈을 감은 채로 이 음악을 들으며 어느 대학으로 향했다. 들리는 노래에 흘러간 이야기가 뒤덤벅되어 도로를 함께 달렸다.  

그가 음절로 내뱉는 것이 내 이름이 아니여도 좋다. 그저 오지게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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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3-3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오지게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오지게'라는 말이 참 좋은데요.^^ 따라님^^

따라쟁이 2011-04-01 15:39   좋아요 0 | URL
그냥.. 오지게.. 듣고 싶어요. ㅠㅠ

후애(厚愛) 2011-03-31 0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이름 부르지마> 너무 좋아요.^^
남자가 너무 멋져요~!!

따라쟁이 2011-04-01 15:39   좋아요 0 | URL
그죠. 저는 저 배우를 이승기 나왔던 찬란한 유산에서 알게 됐어요. ㅎ
근데 그 배역은 정말 별로 였던걸로 기억하네요

마녀고양이 2011-03-31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나두 그런데.. ^^
머, 오지게는 아니구, 간간히. 누군가의. 아님 꿈 속의 새로운.

따라쟁이 2011-04-01 15:40   좋아요 0 | URL
오지게.. 까지 되면 우리 술한잔 해요 ㅠㅠ
아.. 저는 정말 오지게 듣고 싶어요 ㅠㅠ

마녀고양이 2011-04-01 16:08   좋아요 0 | URL
나는 간간히라도 술 한잔 해줄 수 있는뎅~
따라님, 즐거운 주말 지내염... ^^

따라쟁이 2011-04-04 14:57   좋아요 0 | URL
날풀리면 강남에서.. 아직 유효한거죠? 그때 해요 우리 술한잔

책가방 2011-03-3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나라의 (Sweet Dream)이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페이퍼네요.
너무 흔해서 나조차도 싫어했었던 내 이름도 왠지 그대가 불러주면 예쁘게만 느껴지네요~♬♪

따라쟁이 2011-04-01 15:40   좋아요 0 | URL
그쵸? 신기해요. 사람에 따라서 이름이 참 이쁘게 들리거든요.
낮은 목소리로. 뒷글자에 억양을 줘서 불러주던 그 목소리가 참 듣고 싶은 봄입니다.

감은빛 2011-04-0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이 불리는 일은 좋은 일이죠.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 이름을 불러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외국 영화를 보면 나이와 지위에 관계없이, 대개 이름을 부르는데,
우리는 서로 이름을 부를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일터에선 성 뒤에 직함을 붙여 부르거나, 아예 직함에 '님'자를 붙여 부르죠.
집에서는 '누구 아빠', '누구엄마'가 입에 붙어서,
서로 이름을 불러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저도 문득 제 이름이 듣고 싶어졌어요. ^^

따라쟁이 2011-04-11 13:08   좋아요 0 | URL
그럼의미에서 감은빛님이랑 술 한잔 할때는 이름을 부르기로 하죠 ㅎㅎㅎㅎ

누구누구씨 어때요? ㅎㅎㅎㅎ
 

0. 때론 책 제목만 보고 그 내용을 짐작했다가 허거덩 하게 될 때가 있다. 작년에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무슨 심리학 비스무리한 책인줄 알았다가(까치 책방의 표지디자인도 한 몫 했다. 아.. 까치책방~!!!!) 뒷통수 맞았었고, 이번에 이 책이 그랬다.  

 

 

 

 

 

 

 

 

마치 담 넘어 사는 사람들을 관찰했다가 쓰는 이야기 같다고 어느 평론가가 그랬다던데. 동의한다. 이야기는 마치 담하나 넘어서 사는.. 그러니까 <살아있는> 이야기 같다. 그리고 그속에서 나도 살고 있다.  

1. 나는 일찍 집에서 독립을 한 편이였다. 엄마는 언제나 나를 불안하지 않은 큰 딸로 보았다. 크게 속썩이거나 실망시켜 본적이 별로 없었고, 대학을 가라고 했을때도 부모님께서 진학을 원하는 대로 아무말 하지 않고 갔다.(이 부분에서 나는 우리집의 기대치가 크지 않았던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무엇을 딱히 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고, 집에서 떨어진 곳에 직장을 잡게 됐을 때도 부모님께 의논이 아닌 통보식의 대화를 나누고 결정을 내렸다. 엄마말을 빌리자면 알아서 커준 딸이였다. 그래서 밑에 있는 두 동생이 가끔 부모님 속을 들었다 놨다 할때마다 엄마는 니가 이야기 좀 해보라는 말씀을 하곤 하셨다.  

부모님은 수드하에게 라훌과 얘기를 좀 해보라고 하면서 지금은 산책을 나갔으니 좀 이따 다시 전화하라고 했다. 하지만 수드하는 며칠 동안 전화를 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마음이 상한 자신에게 스스로 놀랐다. 부모님도 그랬다. 아직도 그녀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청하는 게 야속했다. (179P)

그래.. 그런 기분이였다. 어느 늦은밤 남동생과 진로문제로 통화를 하면서 오르막을 오르던 순간.. 느낀 그 기분은. 

"못해요" 수드하가 의자를 밀어 일어서며 말했다. 만지작거리고 있던 티스푼을 바닥에 던졌고, 티스푼은 카펫이 깔린 식당 바닥에 소리 없이 떨어졌다. "이제 저도 걔한테 얘기 못해요. 내가 걔를 바꿀 수는 없어요. 이 집의 문제를 내가 계속 해결할 순 없다고요." 이렇게 말하고 방금 자기 동생이 한 것처럼 식당을 확 나가버렸다. (188P) 

 그리고 언젠가 나도 "이제 저도 걔한테 이야기 못해요"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책에서 처럼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내 이야기가 남동생에게 이미 영향력을 잃었기 때문이였다.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을땐 그것이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거기서 벗어난 후로 나는 더 부담스러워졌다. 가족도 비슷하다. 타인이고 싶을 때가 있지만 막상 그들을 멀리 하고 나면 나는 더 불안해진다. 

2. 아빠와 나는 함께 이야기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며 부모와 자식보다는 친구에 가까운 듯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 바닥에는 너무 일찍 돌아가신 엄마 덕분에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가는 이유였던 긴 시간이 깔려 있지만. ) 그 관계가 싫은것은 아니만 가끔 우리는 아버지와 딸로서의 가진 추억이 너무 적다는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 때문인지 지금 계신 엄마와 재혼 후에 여동생이 생겼을 때 아빠는 아빠로서의 역활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 하셨다.  

아카시가 아버지와 처음 같이 자던 밤, 루마는 아카시가 잠이 들었나 보려고 아래층에 내려갔었다. 방문 밑으로 가느다란 빛이 새어 나오고, <초록색 달걀과 햄>을 읽어주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둘이 이불 속에 누워, 베개에 머리를 비스듬히 기대고 책을 가운데 놓고는 아버지가 읽으면 아카시가 책장을 넘기고 있을 터였다. 아버지가 책의 내용을 모르는 건 당연했다. 아버지로선 평생 처음 하는 일이였다. 그는 떠듬떠듬, 문장마다 멈추어각며 읽었는데, 말할 때와는 달리 책 일는 목소리가 이상하리만치 고조되었다. 그래도 애쓰는 게 고마웠고, 문 앞에서 서서 책 읽는 소리를 듣던 루마는 아버지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노크를 하고 아버지에게 아카시 잘 시간이 지났다고, 불을 꺼야 잔다고 말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만두고 2층으로 올라가려 몸을 돌리는순간, 잠시였지만 자기 아들이 부러웠다. (62P) 

아빠도 생전 처음 하시는 일들을 하기 시작하셨고, 그것이 어색하시겠지만 최선을 다하시려고 노력하셨다. 게다가 최근에는 막내 여동생과 엄마의 엄청난 잔소리와 거의 협박에 가까운 말들을 들으시면서도 고수하시던 담배를  손주가 생기면 뽀뽀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단박에 끊어버리셨다. 오!!!! 손주는 아직 계획도 없는데 말이다.  

3. 엄마의 감정이 보여지는 일, 혹은 훔쳐보는 것이 늘 유쾌한 것 만은 아니다.  

다음날 쓰레기통엔 프라납 삼촌이 그동안 재떨이로 쓰던 찻잔이 산산조각 나서 버려져 있었다. 그 뒤 엄마의 손에는 반창고가 세 군데 붙어 있었다.(90P)  

쓰레기통에 버려진 찻잔이나 손가락에 붙은 반창고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엄마의 감정을 훔쳐 본 적이 있었다. <달과 육펜스>라는 책 앞에 쓰여 있던 몇 줄의 러브레터였다. 그리고 그 책은 두 사람 사이를 몇 번 오갔는지 단정한 엄마의 글씨체와 흐르는 듯한 글씨체가 몇번 반복 되어 있었다. 좀 더 힘차고 정갈한 아빠의 글씨체는 절대 아니였다. 세로줄로 되어 있는 오래되어 보이는 책을 나는 쓰레기통으로 쑤셔 박았고, 그 이후 <달과 육펜스>는 내게 마치 금서같은 것이 되었다. 나는 엄마에게 따지듯이 이게 뭐냐고 묻고 싶었지만 당시 엄마는 이미 내곁에도, 세상에도 없었다. 아마 지금이라면 엄마와 느긋하게 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것 같지만 뭐... 지금도 변함없이 엄마는 세상에도 내 곁에도 없다.  (쓸대없는 이야기- 달과 육펜스는 여전히 내게 금서이고, 기회가 된다면 누군가가 읽어주는 목소리로 이 책의 내용을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 

4. 가족사진 밑에 내가 쓴 코멘터리는 이렇다. <때론 잘못된 선택임을 알면서도 그길로 가고 싶을때, 모든걸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을 때 그래도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먹게 해 주는 사람들. 내 마음속 깊은 심해의 유일한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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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3-28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추천만 누르시고 댓글은 달지 않으신 것 같아 제가 먼저 댓글!
그런데 댓글 달려고 보니, 댓글이 좀 없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지금 파프리카 조심히 씹고 있는데 약간 매운 것 같으면서도 달콤한.. 그런 맛과 잘 어울리는 글이라는 생각도 좀 해 보고요!!

따라쟁이 2011-03-29 12:09   좋아요 0 | URL
항상 탁월한 비교감각으로 댓글을 달아주시는 바람결님. ^^

마노아 2011-03-28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마음속 깊은 심해의 유일한 등대, 여기에 무엇을 보탤 수가 없네요. 그저 추천!

따라쟁이 2011-03-29 12:08   좋아요 0 | URL
누구에게나 心海가 있다는 말은 우리 아버지 말씀이지 말입니다. ㅎㅎㅎ
아.. 저 마노아님의 추천을 받는 그런여자였군요.!!!!

마녀고양이 2011-03-2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내가 쓴거 아닐까? 음, 아냐... 나보다 문체가 유려하잖아? 호홍.

따라님, 얼마 전에 나두 엄마가 남동생에게 충고 좀 하라는거예요.
그런데 따라님과 완전 똑같은 느낌이었어요..... 글구
나 어릴 때 울 엄마의 숨겨진 노트를 본적 있어요. 별 내용은 없구
시를 옮겨 적은 것과 엄마가 몇줄 끄적인, 엄마의 학생 시절 노트염.
나 이후로.. 엄마 몰래 몇번이나 그 노트를 봤었어요.

쓰다보니 말이지,
코알라가 내 숨겨진 일기장 찾아내면 어쩌지 싶은 걱정을 하게 되어버렸어.
숨겨놔야겠어요, 더 깊숙히. ^^

따라쟁이 2011-03-30 17:43   좋아요 0 | URL
문체가.. 유려하다는건.. 혹시 맞춤법이 자꾸 틀린다는 뜻이에요? ㅎㅎㅎ

코알라가 마녀고양이님의 일기장을 발견한다면 저는 공유하자고 하겠어요

2011-03-29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30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4-05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의 처녀시절 일기장을 몰래 읽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온갖 감정들이 물결치는 그 비밀의 숲에 푹 빠져 몇 시간인가를 허우적 거렸습니다.
읽고 나서 곧바로 후회했습니다.
뭐 특별한 비밀이나, 충격적인 사실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알아도 별일 아니었을 일들의 나열이었습니다.

아마 아내도 결혼전의 내 일기장 혹은 옛 애인들이 보낸 쪽지나 선물따위를
몰래 본 적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고향집에서 나누었던 대화로 미루어보건데, 아마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내는 과연 후회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따라쟁이 2011-04-11 13:09   좋아요 0 | URL
후회하지만, 보고싶은게 또 그런 이야기겠지요.
들으면 후회하지만 꼭 물어서 듣고 싶은 어떤이의 대답처럼요.

그 비밀의 숲에서 비상구를 찾으셨다니 그래도 다행이네요. 저는.. 아직까지도 그 언저리 어딘가에 있어요
 

오랫만에 온 집이였다. 스스로도 아.. 내가 늦잠을 자고 있는거구나. 하면서 막 흐믓해 하고 있을 쯔음.  

-그러니까 그만 하시라고요. 쫌!!!!! 

엄마의 목소리가 높다. 워낙 두분 사이가 좋은지라 서로 언성 높이시는 일이 거의 없는데 왠일인가 싶어서 잠을 물리치고 거실로 나갔다. 거실 한쪽 벽면을 거의 차지하고 있는 넓은 창문 넘어로 아빠는 열심히 땅을 파고 계셨고, 엄마는 창문 안쪽에서 아빠에게 그만하시라고 소리지르고 있는 중이셨다. 사건의 개요는 이러했다. 아빠가 집에서 쉬시는 날은 별로 없다(그래서 쉬시는 날마다 비슷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래서 엄마는 아침에 두분이서 손을 잡고 산책이라도 나가실 요량이셨단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아빠가 벌써 땅을 파서 무언가를 심고 계셨다고. 그래서 엄마는 그거 하지 말고 산책 나가시자고.. 다시 말하면 엄마랑 놀아달라고 땡깡 부리시고 계셨;;;;;;  엄마의 목소리가 제법 높아진 상태였고 심지어 엄마가 나에게 아빠 좀 보라며. 오랫만에 쉬시면서 엄마 얼굴도 안봐주고 저러고 계신다며. 고자질 까지 하고 계셔서 별 수 없이 아빠께 슬쩍 말을 건냈다.  

-아빠. 뭐하시는데.. 급한거 아니면 산책 다녀오셔. 

-얼추 다 했어. 이렇게 두면 뿌리 말라. 

-뭐 심으시는데? 

-꽃나무 몇그루 

한 삼십분쯤 지나고 나서야 아빠는 손을 툭툭 털고 집안으로 들어오셨지만 엄마는 이미 삐칠대로 삐친상태.. 꽃나무 심지 말고 엄마랑 산택 좀 다녀오시지.. 라는 내 말에 아빠의 대답은 이랬다.  

-엄마도 여잔데.. 여자는 봄 타잖아. 그럴때 옆에서 계속 있어주면 좋은데 그럴 수 없으니까. 대신 창 밖으로 꽃이라고 보이라고 좀 심었지. 봄을 맴돌면서 봄타지 말고 봄 한가운데 있으라고. 이 넓은 창 밖으로 휑하것들만 보이면 마음이 얼마나 그렇겠냐.  

혼자 빈집에 앉아 혹시라도 마음 휑할 엄마를 위해서 아빠는 새벽부터 꽃나무를 심으셨단다. 그런 남자였다. 자신의 여자를 위해  봄을 앞마당으로 옮겨주는.. 아빠는 그런 남자였다. 아.. 진짜. 이남자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멋져진다. 결국 아침식사를 마치시고 두분은 공산성으로 산책을 나가셨다.  

이렇게 봄이 옴은 파랑주의보를 받는 일 같습니다. 잔물결이 곧 일겠다. 라고 생명들이 막 세상을 쓰다듬을 것이라는 전보를 전해 받는 일. 푸른 넌출들이 출렁출렁할 것이라는. 나아가서 내가 당신을 등 뒤에서 감싸듯이 작은 둘레가 될 것이라는. 그렇게 쓰다듬겠다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봄에는 이렇게 쓰다듬는 것이 열애 입니다. (104p)

 서로의 손을 곱다랗게 쓰다듬으며 집을 나서시는 두분은 아직도, 게다가 이 봄에.. 열애 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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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3-14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이...탁월한 로맨티스트 같은시군요.....^^

따라쟁이 2011-03-14 12:49   좋아요 0 | URL
네. 언제나 엄마에게 질투심을 불러 일으키시죠.
처음엔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그 로맨틱이 점점 더 해진것 같아요.

마노아 2011-03-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완전 부러운 걸요. 봄을 선물해 주는 남자라니, 이런 로맨티스트가 또 어디 있나요!!

따라쟁이 2011-03-14 12:49   좋아요 0 | URL
그쵸. 저도 봄을 앞마당에.. 하지만 우리집 앞마당에는 큰 개가 두마리나 있고.. ;.. 곧 새끼들도 생기고.. ; 새끼들은 막 꽃잎을 따먹을테고... ;

잘잘라 2011-03-14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완전 부럽.........!!!!!!!!!!!!!!!!

열.애.
따라쟁이님 단어 선택에 별 백만스물마흔아홉천만개요~ ^ ^

따라쟁이 2011-03-14 16:58   좋아요 0 | URL
저도 부럽습니다. 울엄마. ㅠㅠ


저 단어는 그러니까..음.. 문태준 시인의 선택이 먼저였어요. ㅎㅎㅎ

책가방 2011-03-14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딱 제 아버지같은 사람 만나서 살고 싶었는데...쫌 비슷하긴 합니다..ㅋ
따라쟁이님 아버님... 정말 속 깊으신 분 같아요.
따라쟁이님 어머님... 정말 복 많으신 분 같아요.
따라쟁이님 본인은... 정말 운 좋은신 분 일걸요.
삼신할머니 랜덤으로 태어났는데도 저렇듯 좋으신 분들을 부모님으로 두셨잖아요..^^

따라쟁이 2011-03-14 16:58   좋아요 0 | URL
딱 제 아버지 가진 않지만, 저도 비스므리 하네요. ㅎㅎㅎ

그러게요. 그렇게 생각하니 마냥 엄마만 부러워 할 일도 아니군요!!1

무스탕 2011-03-14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짝 삐치시는 어머님도 참 고우실듯 싶어요 ^^
아버님은 그렇게 나이 드셔서도(결혼할 시기와 비교해서 나이 드셨다는 말씀이에요) 어머님을 설래게 해주시네요.
아~~ 정말 봄인가봐요~♡

따라쟁이 2011-03-15 11:43   좋아요 0 | URL
네. 저희 어머님은 정말.. 이쁘시죠.ㅎㅎㅎ

두분은 아직도 설레고, 영원히 봄이고.. 뭐 그럴 것 같아 보입니다.

꿈꾸는섬 2011-03-1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봄날...너무 멋져요.
따라님 아버님의 넓고 큰 마음이 느껴지네요. 어머님의 투정도 애교로 보이셨을 것 같아요.ㅎㅎ

따라쟁이 2011-03-15 11:45   좋아요 0 | URL
두분은 봄도 봄이고, 여름도 봄이고 가을은 가을이고..;;(두분 다 가을을 좋아라 하시니까.) 겨울도 봄이시죠.

nada 2011-03-14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분이라, 따라님한테서 그렇게 밝고 사랑스러운 기운이 폴폴~ 풍겼던 거군요.
다 이유가 있다니까...
따라님은 걱정 안 해도 되겠어요.ㅎㅎ

따라쟁이 2011-03-15 11:46   좋아요 0 | URL
에. 제가 좀 밝고 사랑스럽죠. ㅎㅎㅎㅎ

두분을 보면서 그런 생각했어요. 나는 사랑은 잘 하겠구나.ㅎㅎ
저렇게 사랑하시는 두 분을 보면서 자랐으니, 당연히 사랑받는거고, 당연히 사랑하는거고. 그런 마음이 생기는거구나.. 그런 생각은 했어요. ㅎㅎㅎ

2011-03-15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6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6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6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6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6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얼굴의 반가량 되는 파란 눈을 꿈뻑이며 꿈이 있다고 노래부르는 그녀. 맨발에 춤을 추느라 상기된 얼굴까지... 그녀의 머리카락이 금발이든, 갈색이든. 마법을 부리든, 안부리든. 그녀가 사랑스러움에는 변화가 없다.             

 

 

 

 

2. 내가 마신 와인값을 멋지게 계산해 주는 그녀. 그것도 모자라 사골우거지국밥까지 사주는 그녀. 이건 뭐... 사랑스럽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술을 잘 못해 와인 한두잔에 붉어진 얼굴과 동그란 안경(이건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까지도 사랑스럽다.  

 

 3. 외국 배우의 이름을 외우는 일. 게다가 외운 이름에 얼굴을 매치 시키는 일은 정말 쥐약이다. 하지만 이 영화로 그녀는 한방에 나에게 두가지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나탈리 포트만> 그녀의 날개뼈까지 나는 생생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패왕별희가 생각났다. 또다른 자신에게 취해서 자신을 잃어버려 가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그 결과물은 아름다웠다.  그녀, 혹은 그도 

 
 

 블랙 스완은.. 그러니까.. 이미지 준비중..;;;

 

 

 

 

 

4. <이층의 악당>에서 김혜수는 좀 히스테릭 해 보였다. 귀엽게 히스테릭 해 보였다. 그리고 몇일 후 도착한 문자 한통. '어제 김혜수가 나온 이층의 악당을 봤는데 볼수록 네 생각 나더라 참 닳았어' 우하하하. 그러니까 나는 히스테릭해도  귀여운 그런 여자였던 거다. 라고 자만하고 싶었으나... 그사람은 나를 <곰>이라고 부른다.. 곰에.. 코끼리에 이 무슨.. -ㅁ-;;;  

 

 

 

 

 

 

 

5. 태어난 아기는 3.72kg 무려 자연분만이다. 크게 태어나서 그런지 아기는 얼굴이 쭈글거리지도 않았고 머리숱도 제법이다. 작은 눈을 깜빡깜빡, 조그마한 혀가 나왔다 들어가기를 반복한다. 유리창 넘어에 안아볼 수 조차 없어도 그 사랑스러움이 마구 묻어난다.  

6. <하루에 하고 싶은 말의 양이 한정된 것 같았다> 읽고 있던 소설의 한 대목이였다. 한 여자의 매력을 설명하면서 붙인 이 문장을 여러번 다시 읽었다. 요새는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할때가 많다. 만약에.. 내가 하루에 하고 싶은 말의 양이 한정된 그런 여자라면 .. 그러면 하지 않아야 할 말을 아낄 수 있을테고.. 지금보다 만배는 사랑스러워 질텐데... 

 

 

 

 

 

 

 

 7.영화 '아이들'은 내가 좋아 하는 부류의 영화가 아니였다. 하지만 그 영화를 선택하게 된건 오전10시에 상영하는 가장빠른 영화이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기 때문이기도 했다. <취향>이란건 때론 이토록 무섭다. 배우의 포스를 풍기며 멋지고 이쁜모습이 아니라 다 묶이지도 못한 흩으러진 머리카락에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심지어는 평소보다 조금 모자란 연기를 보여도 이뻐보이니까...   

8. 작가가 몇줄의 글로 호불호를 뒤집을 힘이 있다면. 가수란 공연 한번에 호불호를 뒤집을 힘이 있는 사람들이란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가 좋아진것 까진 아니더라도 그의 새 앨범이 나온다면 전곡을 들어 볼 의향은 충분히 생겼다. 

 

 

 

 

 

9. 그런데 <그 사람>은 작가도 아닌 주제에 글 몇줄로 호불호를 뒤집을 힘을 가졌다. 다시 말하지만..취향은 참.. 무섭다. 이쯤에서 나오는 감탄사는.. 아.. 젠장.. 쯤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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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3-09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엄청 사랑스러운 거 아실려나???

적절한 언어를 구사하여, 이렇게 사랑스러운 페이퍼를 만들어내실 수 있다니...
님의 '아..젠장..'속의 그는 누굴까...마냥 궁금해져 더듬이를 이리저리 내뻗어 봅니다~^^

따라쟁이 2011-03-09 12:32   좋아요 0 | URL
요새 문득 그래요. 작가가 아니라 그저 블로그 글 몇줄에도 이사람이 이런사람이였나.. 하면서 다시 생각할 일이 많아지더라구요.

아.. 이 모든게 봄이여서 그렇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3-1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다 이뻐,,, 페이퍼. 자기만큼 이쁜데?

난 <아이들>은 패스입니다요.. 아흐흑, 그거 실화라는 점이 더 슬퍼.
길게~~~ 영향력 행사하겠다고 나설 영화인지라, 거절합니다. ^^

라푼젤 너무 이쁘징? 솔직히 그런 영화만 보고, 그런 세상만 보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아기....... 나두 안고 싶당~ 그런데, 우리 모르는 사이에 아기 낳은건 아니징?

따라쟁이 2011-03-11 13:1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이런 댓글들이 자꾸 달리니까. 저는 이제 제가 막 이쁜줄 알아요 ㅎㅎㅎㅎ

아이들은.. 네.. 실화여서 더 슬펐습니다. 아이가 있는 부모는 볼 영화가 못되는것 같아요. 반면 라푼젤이 너무 이뻤어요. ㅎㅎㅎ

아이는 형님하고 아주버님 사이에서 태어난.. 그러니까.. 조카인가봐요.

무스탕 2011-03-10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라님. 나가요, 탕이가요, 비록 파란눈은 아니지만, 쌍꺼풀도 애 낳고 생긴거지만, 노래도 잘 못하고, 몸치 금메달 리스트고 그렇지만, 그래도 눈이 쫌 큰 편인데 그래도 사랑스러워 해 주실래요? 응?
:)

따라쟁이 2011-03-11 13:16   좋아요 0 | URL
그럼요. 분명히 까만눈을 반짝거리면서 노래와 춤을 잘 하진 못해도 완전 귀엽고 사랑스럽게 하실텐데. 당연히 사랑스럽죠. 그건 당연한거 아닙니까!!!

꿈꾸는섬 2011-03-10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러운 따라님^^ 글도 정말 사랑스럽네요.
<아이들> 영화는 넘 무서워서 도저히 못 보겠어요.ㅜㅜ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아요.ㅜㅜ

라푼젤은 보고 싶었는데 못봤어요. 울동네 상영관이랑 시간이 안맞아요.ㅜㅜ

근데, 아가는 누가 낳은거죠? 신생아실에 있는 아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잖아요.

따라쟁이 2011-03-11 13:17   좋아요 0 | URL
네., 무섭고 소름돋는 영화였습니다.

아기는 형님이 낳으셨어요. 사랑스러워요. ㅎㅎ 약간 심통난 표정까지도 사랑스러워서 창문에 완전 딱 달라붙어서 코가 눌리는 지도 모르고 아기를 바라봤어요 ㅎㅎㅎ

감은빛 2011-03-1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7살이 된 울 첫째녀석이랑 몸무게가 비슷하네요.

히스테릭하고 귀여운 곰(?)이라~
상상해보려고 애쓰는데, 쉽게 안되네요~ ^^

따라쟁이 2011-03-14 12:35   좋아요 0 | URL
히스테릭하고 귀여운 곰이 상상하다고 쉽게 떠오를 이미지는 아니죠. -ㅁ-;;

후애(厚愛) 2011-03-1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정말 이뻐요! ^^

따라쟁이 2011-03-14 12:35   좋아요 0 | URL
아. 정말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