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쉬톡의 공습 - 알리, 테무, 쉬인, 틱톡샵의 실체와 우리의 대응 전략
박승찬 지음 / 더숲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C-E commerce(중국 전자상거래)를 넘어 C-커머스진화


얼마 전 한국 시장을 초토화할 만큼의 저가공략으로 태풍을 몰고 온 중국 세, C-커머스, C-이커머스(상거래 중심)에서 정보교환 활동을 하는 C-커머스로 변신 혹은 전환하는 무서운 네 마리의 차이나 드래곤의 무대는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 


지은이 박승찬은 칭화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경제통상관 등으로 일했다. 이후 미국에서도 연구한 적이 있어, 중, 미 경제에 관해서는 전문가라 할 수 있겠다. 그가 미국에서 연구하는 동안에 그곳 대학생들의 휴대전화 속에 깔린 “알테쉬톡” 그 영향력은 놀라울 속도로 무섭게 퍼지는 것을 목격하였기에 C-커머스의 공습에 긴장한다. 한국을 향한 C-커머스의 전방위적 공습에 거의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깨지고 무너지는 국내 시장, 도대체 어떤 영향을 어떻게 받고 있는지, 현장과 사례 중심으로 설명해주고 있는 게 이 책이다.


지은이는 알테쉬톡은 스치고 지나가는 태풍이 아니라 상존, 상주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법적 규제 등도 거센 해일을 잠시 주춤하게 할 뿐, 결정적인 한 수로는 보지 않는다. 즉 국내 시장 퇴출, 한때의 유행으로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중국 시장과 미국 시장의 변화를 아는 만큼, 지은이는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은 분명하다. 


이 책은 4개 장으로 이뤄져 있고, 1장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 배경과 전략을 분석했다. 2장 알테쉬톡, 네 마리의 용의 글로벌 전략과 이들의 특유 경쟁력이 무엇인지 가장 빠른 용 알리익스프레스, 거대한 용 테무, 성장하는 용 쉬인, 잠룡 틱톡샵의 성장 배경과 전략을 들여다본다. 3장 알테쉬톡의 미국 시장 공습, 중, 미 패권 경쟁 변화와 영향을 분석했다. 4장은 이 책의 결론으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알테쉬톡 플랫폼이 한국 경제를 어떻게 침식시키고 있는지 소비자와 산업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C-커머스 공습이 한국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


지은이는 4개의 영역으로 구분한다. 첫째,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한 중견, 중소 오픈마켓의 매출 하락 지속으로 적자 경영이 가시화될 때는 중국 자본이 이들의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다. 위메프, 티몬 사태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생태계의 합종연횡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C-커머스 플랫폼들은 이를 기회로 한국 국내 시장에서 그들의 영향력을 키워나가리라 전망한다. 둘째, 국내 온라인 통신판매 기업과 개인 쇼핑몰의 소상공인 생태계가 무너진다. 셋째, 수입 유통 생태계가 깨지면서 시장 혼란은 가중될 것이다. 넷째, 중소 제조 생태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면서 다른 산업으로 확대되는 도미노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다. 


초저가 괴물의 몸부림은 한국 시장을 쓸어버려


초저가 괴물이 몸부림치면 한국 산업 생태계는 깨지는 정도가 아니라 C-커머스 질서에 편입될 수도 있다. 다이소와 올리브영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알리와 테무는 공격적인 회원 확보를 통해 단기간에 14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단숨에 국내 2위(알리)와 4위(테무)로 뛰어올랐다. 국내 물류 기지를 계획하고, 대대적인 저가 할인 공세를 펼친다. 벌써 국내 온라인 쇼핑몰 폐업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먼저 매를 맞은 미국에선 염가 매장 폐점이 잇따른다. 한국도 이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안전지대는 없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대형마트가 일요일 쉬건, 평일 쉬건 상관없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통시장은 가성비 우선 시대에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매출이 줄고 폐점이 잇따르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인터넷 쇼핑몰이 다 잘나가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가구·가전·식품·의류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중 7만 8580곳이 폐업 신고를 해 집계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폐업으로 몰린 가장 큰 이유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도태된 것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를 같이 취급하는데 같은 제품이 중국계 플랫폼에서 훨씬 싼 데다 무료로 배송해 주니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 설 곳이 없어진다.


한국 정부의 대응은 구조적이어야 하는데, 공수양면과 강온법도 고려해야 


C-커머스에 경고를 날렸지만, 소비자들의 원성에 아무 말도 못 하고 밀려났다. 소비자에게 애국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급능력, 즉 주머니 사정이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 보호하면서 우리 제조 및 수입 유통 기업의 생존도 지켜야 하는 양날의 검과 사면초가…. 이를 넘어설 지혜는, 첫째, 최적의 방안은 C-커머스 플랫폼들이 중국 제품을 입점시킬 때 위해 제품 관리 강화 차원에서 관련 물품 80개 품목에 대해 중국 내 인증기관에서 인증받은 기업을 입점하도록 해야 한다. KC 인증을 의무화할 수 없다면 말이다. 


문제는 중국에서 CCC 인증과 국가표준테스트도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에 해외직구 특성을 악용해 초저가 관련 제품을 외국에 팔고 있다. 이 대목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수준의 가격보다 낮다면, 뭐 어차피 한 번 쓰고 버릴 건데. 여기서 비롯된 쓰레기, 환경오염 등, “테무의 저가 공격”에 환경단체 상근활동가도 아무 생각이 없이 온라인으로 클릭하면서 구매하는데.


두 번째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최소 기준 면세 한도에 관한 조정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 미국 직구는 200달러, 중국 직구는 150달러 미만이기만 하면 횟수와 한도 관계없이 관세,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상호주의 원칙이란 말이 여기서 적용되는가는 의문이다. 아무튼, 주장이 그렇다. 세 번째 우리의 제조 및 수입 유통 중소기업의 보호장치, 알테쉬에서 싼 가격으로 사서 이익을 더해 재판매하는 것인데…. 글쎄다. 지은이는 생각보다 거친 주장을 하는 듯하다. 그는 한국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C-커머스 플랫폼에 올라타 수출 길을 모색해보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플랫폼에 한국전용관을 두자는 것이다. 유연한 접근법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 큰 틀에서 보자면 이미 이커머스는 현실세계의 국경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계를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주는 IT기술의 발달은 바로 이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알테쉬톡"은 유통 플랫폼을 넘어 테크회사라는 지적,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등을 이용한 특화된 기업으로 알고리즘과 시스템들이 합쳐지면서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난 것이다. 지은이의 분석은 꽤 흥미롭다. 지금까지 알테쉬톡의 공습의 방향과 미래의 모습까지를 엿볼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자료들은 제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C-커머스의 미국과 한국 시장 공습의 그리고 알테쉬톡의 전략적 노림수와 장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가 실려있다. 하지만, 정책과 향후 대책에 관해서는 그럴 연(然) 수준에 머물고 있다. 책을 빨리 내겠다는 생각이 한국 기업은 어떻게 생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지는 대증요법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어난 현상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 당국이고, 연구자의 처지에서는 현안의 문제가 아니라 좀더 거시적인 안목에서 생태계의 문제, 한국 경제의 모순점과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고, 장기적인 대책 방안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박숭현 지음 / 정은문고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이 책과 함께 나온 이정모의 <과학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과 함께 시리즈가 될 듯하다. 과학,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고 하는데 진짜인가? 등의 신박한 질문, 오래되고 새로운 주제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이 담겨 있는데, <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역시, 보통 생각지 못한 비범과 날카로움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지은이 박숭현은 어린 시절 꿈을 좇아 달려왔다. 책 뒷면 표지에 실린 “고백한다”라는 위의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의 말이 실려있다. “극지(極地)의 극이 극한(極限)이라고 할 때 바로 그 극인 줄 알았다. 그가 알았던 것은 딱 여기까지만이다. 과학관장님도 말이다. 빙하, 빙산, 빙붕, 빙상, 해빙, 유빙, 이런 구분도 못 했다고 고백한다. 우리가 그만치 생활과 멀리 동떨어진 그저 북극곰과 남극 펭귄이 기후 위기로 고통받는다는 정도 이도 TV에서 모금에 함께해달라는 광고의 카피를 보고 듣고 알았을 뿐이니, 남북극에 관한 정보가 형편없이 부족함을, 이 책을 읽는 동안 알게 됐다. 


이 책에 실린 76개의 질문이 4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은 극지가 뭐야로 시작하는 극지에 관한 정보다. 남극에 화성과 비슷한 환경이 있다는 데, 남극에서 낚시도 할 수 있나, 잡힌 고기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매우 흥미로운 질문과 답이 실려있다. 2장 세상 끝을 향한 도전, 인간의 극지 탐사의 시작, 아문센과 스콧, 섀클턴, 이 세 사람의 이야기,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 기지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 북극의 노아의 방주가 있다던데. 꼬꼬무처럼 이어지면서 흥미를 더해간다. 3장과 4장은 바닷속과 지구 속 이야기다. 


이 책은 이른바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과 지구과학 교과서를 대체할 내용이 담긴 교양 과학책이자 훌륭한 진로 안내서(자연과학과 생물, 환경을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의 역할을 한다. 생물다양성과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화두에 작지만 아주 큰 대답을 해준다. 북극 바다를 놓고 벌이는 여러 나라의 경쟁, 자원경쟁, 남극도 그러하다. 하지만 남극은 북극보다 비교적 늦게 발견되었기 때문에 함부로 개발할 수 없도록 조약을 맺어두었다. 


극지에서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뭘까? 


극지 구분은 어떻게 북극권은 북위 66도 이북, 남극은 남위 60도보다 고위도를 각각 북극과 남극이라고, 보통 이 위도가 백야 현상, 극야 현상이 나타난다. 한동안 낮이다, 또 한동안 밤만 있는 세상이란 말이다. 각 극점은 또 다르지만, 세종과학기지는 남위 63도, 장보고 기지는 75도. 이런 지리적 위치는 인간 생존의 극한이다. 그런데 왜 여기에 모여서 뭘 연구하는가? 아마도 진짜 궁금한 질문 제1순위가 아닐까 싶다. 


첫째로 지구의 이해, 양극의 존재 이유를 알아야 지구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둘째는 자원개발이다. 이를 외교와 경제협력의 바탕으로 삼는 일도 있기에, 아무튼 기후 위기와 생물다양성이란 문제 또한 여기에 들어있다. 북극은 자원개발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여러 나라의 경계에 걸쳐있어 영토, 영해에 해당하기에, 미국의 알래스카, 시베리아, 캐나다 북부, 그린란드 등이 있는데, 그린란드 같은 나라는 덴마크로부터 자치권을 얻은 지 오래되지 않아, 경제 자립을 위한 자원개발에 관심이 많다. 배타적 경제수역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북극 바다에는 현재까지 개발된 석유의 15퍼센트가량이 묻혀있다고 하여 그만큼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남극은 1961년의 체결된 의정서에 따라 2048년까지 광물자원 개발금지인데, 이 기간이 끝나면 개발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듯싶다. 북극의 반면교사라는 차원에서 보더라도, 남극 이해가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있어서. 남빙양에는 생물자원도 아주 많다. 


고래는 왜 극지를 왔다 갔다 하나?


고래는 해마다 영하 2도인 바다와 24도인 바다를 왔다 갔다 한다. 여기에 감춰진 비밀은 생명이다. 출산도 출산이지만, 피부 탄력성 회복과 혈액순환. 목욕탕에서 냉, 온탕을 왔다 갔다는 이치와 비슷하다. 고래는 여름 동안 극지에서 머물려 크릴새우(진짜 새우가 아니라 플랑크톤인데 통칭 새우라고), 크릴을 엄청나게 먹어 몸 안에 에너지로 비축(곰의 동면 때처럼) 하고, 겨울에 따뜻한 열대, 아열대 바다로 돌아와 새끼를 낳는다. 먹이를 먹지 않고 새끼 키우기에 전념한다. 젖을 떼고, 혼자서 헤엄칠 정도가 되면, 어미 고래의 체력도 바닥이다.



 이쯤에 다시 극지로 5천 킬로미터를 여행하여 남극의 바다로, 펭귄도 마찬가지다. 천적이 적은 남극에서 새끼를 낳고 길러야 안심, 종의 보존이 가능하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고래가 새끼를 낳고 기르기 위해서 먼 길을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라고, 추운 바다에서 살기 위해 피부로 가는 혈관을 막아 단열을 해야 한다고, 이러다 보면 피부세포가 망가져 재생이 어렵게 되니, 따뜻한 바다로 가는 것이고, 그때 새끼도 덤으로 낳고….


우리가 몰랐던 아니 경우 희미한 그림자만 알고 있었던 극지, 이 책은 우리를 극지의 세계로 데려다준다. 생물 이야기, 지구과학 이야기 맨틀, 지구 핵, 지구를 똑바로 뚫고 들어가면 반대편으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기에 더없이 좋다. 


지은이의 글쓰기 또한 흥미롭다. 마치, 청소년들과 북극, 남극 탐험 대화 마당을 여는 것처럼, 질문을 만들어 내고, 여기에 답하는, 읽는 동안에 끊임없이 저자와의 대화랄까, 북 콘서트라 할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물들, 바닷속 물살이들, 작은 생명, 히말라야보다 더 높은 바닷속 산, 늘 일어나는 바닷속 지진, 이런 활동이 없으면 지구는 죽는다고... 좀더 많은 지구 이해를 위해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방정국의 풍경 -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
신복룡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


지은이 신복룡 선생은 원로 정치학자. 주된 연구 분야는 정치사상사로, 구체적으로 구한말의 동학과 전봉준의 일생에 몰두해있다. 1985년 40 나이에 미국 유학을 계기로 현대사로 눈길을 돌렸다. 해방정국의 자료 1만 5천여 쪽을 복사하여 돌아온 후, 2001년 <한국분단사연구:1943~1953>, 대한민국 광복군이 설립되고 3년이 지난 시점부터 한국전쟁의 정전까지를 담아냈다. 


이후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이<주간 조선>에 연재했던 글이 이 책의 바탕을 이룬다. 좌, 우로부터 보수신문에 기생하는 사람으로, 우파 쪽에서는 빨갱이라고, 오도 가도 못 하는 사면초가의 상태가 됐다. 아무튼, 이 책은 2017년 학교를 떠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해방정국사를 정리한 역사와 절반의 구술사로 엮어냈다. 노학자는 주간 조선에 연재하려고 2016년부터 썼던 원고를 2024년 광복절을 앞두고 마무리했다. 실로 9년 동안을, 자신이 세상에 내놓는 마지막 책이자, 지금까지 속 시원하게 자기 생각을 떨어놓을 수 없었던 여러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쓴 글이다. 이 책은 3판으로 중앙북스에서 펴냈다.


신복룡 선생은 이 책의 곳곳에 좌우 어느 쪽으로부터도 자신의 주장과 견해가 지지받지 못함을 답답하게 여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눈에 띈다. 선생은 6.25 전쟁이라는 용어에 민감하다. 3년 동안의 전쟁을 발발 일을 기준으로 이름 붙이는 예는 없다. “한국전쟁”이란 표현이 적합하고, 국내에서 벌어진 전쟁이라 내전이라는 부른다고, 전 성신여대 교수로 통일부 장관인 김영호(87년 녹두비평사건으로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유죄판결을 이후, 뉴라이트로 전향)는 그의 책<한국전쟁의 기원과 전개 과정>(두레, 1998, 성신여대출판사에서 2006. 다시 출간)에서 한국전쟁이 미, 소 냉전의 소산이었지 김일성의 결심이 아니었고, 김일성은 서울만 점령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남한 전역을 공산화하려 했다고 하여, 신복룡의 내전설 즉, 김일성의 개전 의지에 따른 전쟁이었다는 논리보다는 한국전쟁이라는 거대한 미, 소 냉전 구도 속에서 김일성은 한낱 하수인에 지나지 않았다는 김일성에게 더 강한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겠냐고….


 와다 하루키는 한국전쟁의 개전 의지는 김일성의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썼다(<와다 하루키의 한국전쟁 전사>(남상구,조윤수 역, 청아출판사,2023), 현상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기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이 책은 <해방전후사의 인식>(전 6권, 한길사, 2004년 25주년 재출간, 한국의 근현대사연구 발전과 역사관에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송건호, 백기완, 강만길, 최장집, 김윤식 등이 저술에 참여했다) 중 1~3권 해방 3년사(1948년 정부 수립)와 4권 해방 8년사(한국전쟁 종전까지)에서 언급된 내용 속, 인물들을 중심으로 해방정국, 한국전쟁을 살펴보고 있어, 결이 다르다. 곳곳에 인용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아포리즘과 사상, 이것이 어떻게 미군지휘부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다룬 총 32장에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실려있다. 




신복룡의 정치사상사적 인식, 이른바 역사적 인식


그는 영국의 역사학자 스트래치의 글에서 영향받은 바가 크다고 적었다. “역사가의 첫 번째 필요조건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글을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여기에 “우리에게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계속해가면서, 촘스키의 말처럼 “가진 무리가 자기들이 누리고 있는 권력과 재화를 합리화하기 위한 모종의 합의(놈 촘스키<지식인의 자격>(황소걸음, 2024)에게 지나지 않는가, 해방에서 한국전쟁의 정전(휴전)까지 10년 동안 수백만의 사람이 죽었지만, 이들의 주검 앞에 이데올로기의 의미는 무엇인지, 


선행연구를 애써 보려 하지 않는 이유는 선입견이 생기기에 그렇다고, 달리 말하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며,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정해놓은 조건과 관념의 틀에서 문제를 보게 되면 마치 베이컨이 지적했던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 책은 자료를 토대로 한 역사연구와 구술사가 함께 실려있다. 인물탐구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유념해서 정독해야 할 부분으로는 1장 해방,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다. 조선의 ‘중화주의’도그마, 서양인이 지적하는 ‘부패’ 김영호(통일부 장관)가 왜곡하는 우리 역사, 자학 사관과 반일종족주의 낙성대파 등 뉴라이트적 접근과는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38도선은 누가 그었나


30대의 영관급 장교들이 그었다는 딘 러스키 국무장관의 말을 신복룡 선생은 허풍이라고 규정한다. 미국이 공개한 자료 속에서 러스키 헛소리를 깨버리는데, 당시 미국과 소련은 일본을 두고 바다를 북과 남으로 나눠서 담당하기로 했던 합의가 있었기에, 우리 동해 쪽에서 서해 쪽으로 쭉 그어 내려오다가 38도로 그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근거 자료를 찾아 하나하나 답을 해주고 있는 매주 흥미롭고 귀중한 자료다. 





아마도 이 책의 압권은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한국전쟁의 참전(미, 소 등)에 영향을 끼친 인물연구다. 어떤 장군이 무슨 결정에 관여했는지, 당시의 해군성, 전쟁성, 국무장관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 등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이 들어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홀랜프 2 - 메시아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홀랜프2, 메시아의 수호자


1.5세대 아시아계 미국인 사이먼 케이 작가, 그의 한국형 SF 소설을 개척하려는 노력의 하나가 <홀랜프>다. 2권 체재로 1권은 거룩한 땅의 수호자, 2권 메시아의 수호자다. SF 장르 소설의 전형적인 플롯을 따르는 듯하다. 작가가 20대부터 영화 시나리오 쓰고 영화를 연출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장편소설이다. 지구를 침공한 정체불명의 외계 생물체에 맞서 싸우는 청소년들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다. 


홀랜프2 이야기의 시작은 벙커에서 7명의 아이와 만수, 그리고 선우 필과 최 박사의 손녀 리브 사이의 아이가 태어난다. 이른바 최 박사의 예언에 따라 태어난 지구의 구세주 선우 희. 이 아이가 어떻게 지구를 구한단 말인가, 1권에 군대 지휘관 박 여단장은 사령관으로, 김 상사는 그사이에 중령이 됐다. 어빌리스를 갖춘 군인 특수팀도. 여전히 각지에서 홀랜프와 끊임없는 전투가 벌어지고, 


선우 희의 등장과 함께 실행되는 예언서, 그의 아빠 선우 필은 끝내 7명의 아이가 머물던 벙커로 돌아오지 못하고, 홀랜프의 땅 ‘파라다이스’에서 이들에게 생명을 얻은 반수반인의 페카터모리 무리 속에서 생활하면서 버텨오고 있다. 그의 정체를 아는 페카터모리의 리더는 ‘이미 멸망해버린 인간 세상에 무슨 미래가 있는가, 세상은 주인은 바뀌었고, 새로운 질서가 생겼다고, 이에 따르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회유를 받아가면서. 버티고 있다. 페카터모리는 인간들에게 있는 악한 감정도 사라지기에, 질투심, 시기심, 의심, 증오심도 없다. 다만, 인간의 존엄성만 포기하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믿는 혼종 괴물들….


선우 필은 무엇을 기다리는가, 한편, 지구수비대(매스클랜) 또한 선우 필의 소식을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다. 최 박사의 지구를 구할 프로젝트의 거대한 구상은 예언이 됐다. 지구의 미래를 열어줄 7명의 청소년이 나타나서 홀랜프를 쳐부술 것이라고, 그들은 예언서를 만든 사람들이지 믿는 사람들이 아니다. 


조우하는 선우 필과 리브, 서먹서먹한 만남 속에서도 인연의 끈은 이어지고, 이들의 아들 선우 희는 결정지어진 운명, 이른바 구세주로서 홀랜프 여왕을 쳐부술 비밀병기인 셈이다. 예언을 실현하기 위해서 파라다이스로 향하는 선우 필과 리브, 그리고 선우 희….


선우 희는 어떤 능력을 지닌 것인가, 홀랜프의 여왕을 물리칠 그리고 이들을 지구에서 쫓아낼 비밀병기란 어떤 의미일까, 영화<그레이트 월>의 괴물 여왕이 죽으면 나머지 괴물들도 다 죽어버리듯 홀랜프 역시 그런 것일까, 과연 지구회복은 가능한 것일까? “신은 자기 뜻대로 실행한 것일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소설이다. 물론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는 선입견도 작용했을 수 있지만 말이다. 


외계인들의 출현, 왜 이들은 지구를 침공하게 된 것일까?, 최 박사는 어떻게 이런 일을 예견한 것일까, 그리고 치밀하게 지구수비대를 만들고 대비 프로젝트를 만든 것일까, 이 영역 자체가 예언인 것이다. 외계인 홀랜프에 죽은 인간들은 그들이 만든 가스실에서 다시 태어난다. 반수반인으로 홀랜프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이 수시로 바뀌는 페카터모리, 선우 필과 리브가 가지고 있는 생물적 특성은 무엇이었던가, 이들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지구를 구할 구세주라는 말은, 전지적 시점에서 작가가 설정해 놓은 거대한 틀인가, 그 안에 등장인물들은 장기판의 말처럼 움직이면 되는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홀랜프 1 - 거룩한 땅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룩한 땅의 수호자


1.5세대 아시아계 미국인 사이먼 케이 작가, 그의 한국형 SF 소설을 개척하려는 노력의 하나가 <홀랜프>다. 2권 체재로 1권은 거룩한 땅의 수호자, 2권 메시아의 수호자다. SF 장르 소설의 전형적인 플롯을 따르는 듯하다. 작가가 20대부터 영화 시나리오 쓰고 영화를 연출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장편소설이다. 지구를 침공한 정체불명의 외계 생물체에 맞서 싸우는 청소년들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다. 


홀랜프1의 이야기의 시작은 미래다. 가까운 미래인지 한참 미래인지…. 아무튼 미래이고, 주요 등장인물은 최 박사, 서집사, 선 우민 사범과 선우 필과 선 사범의 제자 만수, 그리고 최 박사의 손녀 리브와 움스크린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 그리고 박여단장과 김상사 등의 군인들, 이들은 군대에서 홀연히 사라져 자취를 감추는데, 이들 역시 최 박사의 미래 프로젝트 속에서, 


최 박사는 정체 모를 외계인을 생물체, 외계인이라 할 수 없어 이름을 짓자고, 이때 선우 민이 최박사가 써놓은 라틴어를 영어로 바꾸놓은 것이 Holy Land Patron=HOLLANP, 홀랜프다. 성지수호자란 뜻이 될 듯한데, 외계인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오독인지 아니면, 역설적 표현인 것인지, 아무튼 외계인 홀랜프가 쳐들어올 것이라고, 지구를 구할 7명의 청소년의 전사들, 서부극 황야의 7인처럼, 이 아이들은 보통 인간이 갖지 못한 특별한 능력이 있다. 마음먹은 대로 뭔가를 움직이는 뮤텐트의 능력 같은 것을 어빌리스라 한다. 움 스크린은 영화 <데몰리션맨>에서 나오는 인공 자궁이다. 


지구수비대의 지휘부(매스클랜)는 어디 있는지 모른다. 홀랜프의 어빌리스는 조그만 움직임도 감지해낸다. 마치 제다이처럼, 


이야기가 이쯤 되면, 이<홀랜프>란 소설이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언젠가 영화에서 본 한 장면처럼 여겨지는 기시감이 들 것이다. 홀랜프의 모양 또한 큰 것과 중간 것, 소형, 초소형이. 여왕벌처럼 이들도 벌집처럼, 여왕은 영화 <그레이트 월>에서 두 세대 간격으로 나타나는 괴물들처럼, 


인간의 자기 뜻대로 계획하고, 신은 자기 뜻대로 실행한다


최 박사는 지구멸망을 막기 위한 크리처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홀랜프의 지구 공격이 시작되면, 선택받은 일곱 명의 아이들이 숨어지낼 공간과 구세주를 출현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최 박사는 지구를 구할 구세주의 탄생을 위해 선우 필과 리브에게서 뭔가를 빼내, 움 스크린에 넣는다. 이른바 부부가 된다. 뭔가의 큰 틀에서 진행되는 전 지구적인 방어태세와 관련성있는 것만 암시할 뿐, 이들 지도부가 지구의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른다. 홀랜프에게도 어빌리스가 있어, 서로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드디어 홀랜프가 지구를 향해 오고, 도심에 속속 나타난다. 선우 민 사범과 그의 제자들은 홀랜프에 대항한다. 목젖을 따면 이 괴물들은 죽는다. 중과부적으로 인간은 사냥을 당하면서 멸망으로 길을 향해가고, 


홀랜프들은 인간들을 그들의 노예로 삼기 위해, 사람들을 죽여 가스실로 끌고 가 페카터모리라는 반수반인의 모습의 괴물을 만들어낸다. 이들 또한 목젖을 따면 죽는다. 한편 홀랜프들의 공격을 피해 최 박사와 서 집사는 벙커로 들어가는데, 선우 필이 뛰쳐나와 그의 아버지를 구하러 나가자 최 박사는 이를 말리려 함께 나가고….


선우 필의 몸에 잠재된 어빌리스가 깨어난다. 이른바 살아나는 포스, 과연 선우 필은 아버지를 구하고, 벙커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한편, 벙커로 내려온 아이들은 무술과 어빌리스를 연마하는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