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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이 책을 사서 읽었다.
아마도 조금이나마 그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나온, 재선에 낙선하고 난 후에 쓴 이 책에는
정치인으로서 후원금에 대한 호소도 있고, DJ와 YS에 대한 그의 소회, 권양숙 여사와 연애하던 이야기도 있다.
한때는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는 그의 '고백'을 보면서 그의 용기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치인으로서 그런 말을 하기는 참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여성을 존중하고 여성이 '하늘의 절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그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이 책에는 이 외에도 소위 정치를 잘 하는 정치인이라면 입 밖으로 꺼내기조차 어려운 문장들이 많다. 책이 아주 오랫동안 유통될 인쇄물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 더욱 그렇다.
아마도 '여보 나 좀 도와줘'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한 것 같다.
넓게는 우리에게도 말이다. 언론에서 연일 퍼뜨리는 찌라시 같은 말에 '결국 노무현도 같은 사람이구나.'라고 아주 쉽게 받아들인 사람이 많을 것이니 말이다. 물론 나 역시 그랬다.
언론을 냉철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던, 그래서 한 인간의 목숨을 사지로 몰았던 나의 무지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마음에 걸렸다.
그러므로 이제 남은 일은 하나다. 모두 알고 있는 일.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일.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고, 원칙과 기본이 무시되지 않도록 이 사회를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아주 작은 열패감은 우리의 삶을 좀먹게 될 것이다.
행동에는 언제나 정신이 깃들어 있다. 행동하자, 매일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