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 뮤진트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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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이유. 소설을 읽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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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ing 2021-03-28 15: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많이 먹어도 소설을 읽겠다고, 아니 아마도 계속해서 읽고 있을 거라고 장담하던 시절이 있었다. 허나 n년 전 부터 거의 소설을 읽지 않고 있다. 사람에 대해 이미 알만큼 안다는 오만과 사람에 대해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는 냉소, 사람을 아는 건 현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관조, 도대체 인간에 대해 알아봐야 세상 사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현실적인 초조와 불안 때문이었으리라. 게다가 최근 읽어온 소설들이 사람이 사람을, 혹은 죄를 지나칠만큼 첨예하게 미워하고 있거나 다소 위악을 떨고 있다는 인상 때문이었다.

동명의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려다 대신 읽게 된 짧은 소설은 어릴 적 그리고 오랫동안 왜 소설을 좋아했는지 새삼 상기시켜 주었다. 누구도 완벽하게 멋지지 않고 대충 착하고 가끔 나쁘거나 못됐고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체스판의 말이나 딱딱하고 얄팍한 종이인형이 아니라 ‘그럴 법하고‘ ‘그럴 수 있고‘ ‘알 것 같은‘ 사람들로 그려져있다. 가본 적 없는 미국의 어느 마을, 가본 적 없는 소프트볼 경기, 텐트를 갖고 떠난 그 날의 날씨와 공기의 냄새까지도. 꼭 알 것 같고 그래서 이해가 됐다 납득이 안 갔다 미워지고 허탈하고 안타깝고 그런 마음이 드는. 아 맞아 이런 게 소설이었지. 그래서 소설을 읽었지.

이 책의 내용이나 (일종의) 메시지와 별개로 소설에 대한 원초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해줘서 굉장히 고마운 마음이 든다. 물론 내용도 훌륭하다.
 
나의 사촌 레이첼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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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설정과 작품이지만 현대적인 시선에선 다소 지루하다. 연출된 의도임을 인지함에도 불구 식민지 시대, 다분히 여성혐오적인 태도를 가진 유한계급 백인 남자의 줏대없고 귀 얇은 착각 연대기를 읽고 있자니 대단히 짜증나고 답답하다. 그들에 의해서만 보여지는 레이첼과 그녀의 마지막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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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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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엮기와 글 쓰기에 대한 책이라고 오해한 거야 독자(나의) 실수나 오독이라 쳐도 팟캐스트 성공 수기인지 단지 일상에세이인지 책과 글에 대한 글쓰기인지 뜬금없는 우울증 고백기인지 정체가 모호한건 암만 생각해도 저자의 편집팀의 잘못인 것 같다. 정체 모르고 난데없는, TMI남발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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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ing 2021-03-28 1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선 나는 <책, 이게 뭐라고>라는 팟캐스트를 전혀 몰랐다. 때문에 이 책이 팟캐스트 참여에 대한 일종의 후기나 수기로 쓰여졌을 거란 생각을 전혀 못했다. 게다가 에세이란 높은 확률로 저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읽는 거라 생각하는 입장에서 알지도 못하는 팟캐스트와 호스트, 게스트 등에 대해 읽는게 전혀 즐겁지 않았다. 실명이 등장해서 누군가에 대해 TMI를 알게 되는 것도 원치 않았고 이니셜로 쓰여진 글을 읽고 은근슬쩍 추론을 하며 뒷담화에 끼는 기분도 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내가 잘 안 읽는)한국 신간에 대한 소개가 있고 책 이야기가 그래도 주였기에 계속 읽어갔는데 점점 사인회, 팟캐스트 하차 등 의아했던 글의 진행이 뜬금없이 본인의 우울증 진단과 약에 대해서 끝맺음 하니 허탈하다 못해 좀 짜증이 났다. 팟캐스트도 모른 채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책을 집은거야 내 실수라쳐도 점점 방향성을 잃어가는(애초에 방향성이 있었나?) 책은 오롯이 나만의 잘못은 아니지 싶다.
 
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2 - 세계사, 한국사, 미술, 음악 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2
김정화.김혜경 지음, 서원초등학교 교사연구회 감수, 박현주 기획 / 소울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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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방대한 양을 축약한 기술적인 부분에 우선 놀랐고 핵심질문만 (그것도 절로 궁금해질 어투로)뽑아낸 것도 대단하다. 누구에게 묻기도 껄끄럽고 어디다 물어볼 곳도 없고 일일이 책을 찾기도 귀찮지만 상식은 쌓고 싶은 이에게 권한 만한 아주 짧은 -말 그대로- '지식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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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전쟁 - 기계와의 일자리 전쟁에 직면한 우리의 선택
앤드루 양 지음, 장용원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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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와 직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일자리가 이미 위험하다니. 새삼 놀랍다. 더불어 (저자가 미국 국적이므로)미국의 불평등과 소득별 격차에도 다시 한 번 놀랐다. 지식과 경험, 정보라는 탄탄한 근거와 저자의 자신있는 목소리도 인상적. 다만 대안은 (별 수 없이) 너무, 너무 이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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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ing 2021-03-06 1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는) 미국인의 소득분위나 경제적 불평등 정도, 경제적 면에서 바라본 전반적인 분위기 등을 읽을 수 있는 점이 좀 더 유의미했다. 근거와 정보, 출처와 경험 모두 확신에 차 있는 목소리가 인상적인데 특히 본인이 기득권자임을 기꺼이 인정하면서도 불평등에 대한 지극한 염려와 재사회화에 대한 독려, 화이트칼라 일자리도 예외일 수 없음에 대한 일종의 고발적 태도가 맞물려 몹시 신뢰감을 주는 효과를 보인 듯 싶다. 이미 우리 생활에 젖어든 분야, 쉬이 예상할 수 있는 직종 외에 전방위적인 위협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그래서 우리는 대체 뭘 해 먹고 이 긴 인간의 수명을 견뎌낸단 말인가).

저자가 제안하는 해결안은 지나치리만큼 이상적이고 그렇기에 실현불가능하리란 불신을 심어주는 점이 아쉽다. 저자가 하는 주장과 의견에는 적잖은 부분 동의하지만 과연 이 제안이 실현가능성이 있는가를 냉정히 따져보면 회의적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여전히 ‘복지‘에 대해 불편해하거나 불만스러워하는 (예컨대 우리나라와 같은) 분위기에선 더더욱이 성사되기 어려운 생각이 아닐까 싶어 읽고 나니 더욱 참담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