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작정하고 쓰면 이런 글도 쓸 수 있거든? 히가시노 게이고 님 나이스샷.

 

* 움베르트 에코, 프라하의 묘지 - 지적 만족 또는 지적 허영을 원하는 자, 움베르트 에코를 읽으라.

 

* 밀란 쿤데라, 배신당한 유언들 - 심하게 난해했고 머리칼은 수난당했지만. 밀란 쿤데라를 버릴수야.

 

* 이기호, 김 박사는 누구인가? - 모두가 입을 모아 추천하는데는 이유가 있지요. 사랑받는데도 까닭이 있지요.

 

* 공선옥,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 거기에서, 그저, 계속. 글을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 고마운 작가가 있다.

 

 

 

 

   사람이 성장한다는 사실을, 나는 더 이상 믿지 못한다. 정확히는 믿을 수가 없다. 철저한 경험론자인 스스로의 근거에 의거해, 나는 내가 자라거나 변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신간평가단을 처음으로 했을 땐 그저 신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혹했고 그러다 보니 '평가'라는 어휘와 무상제공된 책과 호평과 혹평 사이에서 방황했다. 제깟게 뭐라고 평가 따위를 한단 말인가. 제깟게 뭐라고 심지어 평가 절하를 한단 말인가. 참을 수 없는 조소. 객관성의 면에서도 알라딘과 출판사의 이득 창출에 대해서도 의심스럽고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어쩌자고 또 이 자리에 발을 들여놓았던가. 좋은 순간은 언제나 나쁜 순간보다 짧게 기억되고, 좋은 일은 거의 나쁜 일보다 쉽게 지워진다. 는 속성에 의거해 나름대로의 골머리를 썩히며 어찌어찌 시간이 갔다. 여전히. 어떤 면에서도 확신이나 객관성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첨언할 수가 없는 지경이다.

 

신간평가단의 매혹은, 아마도 추천 도서를 작성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면밀히 신간도서를 뒤질 때 발생한다. 평소라면 무심코 넘겼을, 혹은 구태여 뒤지지 않았을 것을. 그렇게 기억해둔, 추천도서에 쓰지 않은, 혹은 뽑히지 않은, 좋은 책들을 생각해보면 꽤 많이 만났다. 두 번째 매혹은 보통의 독자로서 고르거나 읽지 않았을, 판타스틱 어메이징한 책들을 만난다는 점에 있다. 이기호 작가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으나 늘 스치듯 안녕했더랬다(왜 그런거 있지 않은가, 만날 듯 말 듯 정작 인연은 한참 후에 닿는 멜로 드라마 주인공들 같은 우연 혹은 필연). 처음 만나는 글이다보니 편견이나 과신, 과민도 없이 순수하게 쪽 들이킨 기분이다. 게다가 그 질감이 꽤나 좋다면 젤라틴이라도 만지는 것 마냥 묘하게 불쾌하면서도 기분이 좋을 수 밖에.

 

늘 마감을 아슬아슬하게 지킨데다 마지막 도서, 공선옥의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는 비공개로 저장해두고 고치고 고치다 다 지우고 기묘한 글이 되어 남았다. 슬프도다. 글 솜씨란 잘도 늘지도 않는건가. 게으름은 퍽도 나아지지도 않는건가. 아니면 나란 사람은 본디 질긴건가. 어떤 이유이든 또 이렇게 인간의 변화에 대해, 불신이 깊어진다. 여름도 깊어진다.

 

 

 

 

* 함께 봄, 여름을 통과한 신간평가단 모든 분들과 특히 고생하셨을 파트장님, 알라딘 담당자님.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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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3-07-03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셨습니다. 신간평가단에 한 번 발을 들여놓았던 사람이 다시는 안해! 하다가 또 다시 하는 이유는 그만두고 나서 다음 기수가 받는 책을 보니 배가 아파서가 아닐까요..? (물론 나만 그러는 것 같기도...)

Shining 2013-07-09 00:46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 저도 그렇습니다! 평가단 안 할 땐 전혀 안 들어가보기 때문에 사실 어떤 책이 선정된지도 잘 모르는데 제가 읽으려던 책 소개 열면 항상 페이퍼 꽁지에 신간평가단 도서라는 알림글이.... 그럴 때 촘 부러운 것 같고, 사실 더 큰 이유는 강제성이 있으면 글 좀 자주 쓸까 싶은 꼼수와 희망. 그런데 번번이 무너져서=_= 폐 끼치는 건 아닌가 두렵네요(웃음). 끝내니까 왠지 마음은 후련하네요 :-^
 
[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휴, 뭐든 하나만 고르라는 질문은 언제나 곤란하다. 12권 중에 하나를 뽑으라는 말이 아니라 12권 중 나머지 11권을 버려야 한다는 말처럼 들리니까. ‘가장 기억에 남았던’이 ‘가장 좋아하는’과 반드시 동의어일 필요는 없는거겠지? 라는 혼자만의 전제 하에, 최인호 작가의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뽑는다. 오랜만에 만나는 작가의 신작에 반가움과 떨림으로 열었고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움찔, 저도 모르게 손끝을 떨고 말았다.

사실 책 자체는 (주관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꽤 관념적인 소설이었다. 지금도 이따금 떠오르지만 자주 떠오르는 대신 여전히 말은 궁해진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한다. 작가의 사생활과 작가 자신은 유리(遊離)됨이 근본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만 별 수 없이 작가 자신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리고 작가를 떠올리며 텍스트 안의 이미지와 문장이 더 크고 격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그간 스스로 느꼈을 침묵의 시간들을 짐작하며 침착된 것들을 예상해보니 어쩐지 마음이 퍽퍽하면서도 짠하다. 글이란 때론 증언이기도 하고 관념이기도 하며 안정제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출간일 순) 


 

 

 

 


 

7년의 밤 (정유정) - 개인적으로는 전작인『내 심장을 쏴라』이 더 좋지만 분명 이 책이 작가의 대표작이 될 거라 생각한다. 문장력과 묘사력, 이야기의 얼개를 짜는 구성력, 그리고 담대함까지. 무엇보다 영화적 상상력과 여성 작가들에게선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장르적 특성에 관해서라면 정유정 작가는 탁월하다.

숨 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 조지 오웰의 아성. 명불허전. 단 두 마디로도 가능하다. 특히 조지 오웰의 멀티플레이적 재능에는 부러워서 이를 갈 정도.

천명의 백인신부 (짐 퍼거스) - ‘좋았다’ 라고 말하긴 개운하지가 않다. 책이 꼬오오옥 마음에 들어서 뽑은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신간평가단에서 만난 것이 기뻤던 것이라. 여러모로 볼 때 내가 개인적으로 골랐다면 결코 골랐을 책이 아니다. 허나 이렇게 만나서 예상보다 좋은 느낌을 갖게 해준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나 혼자 골랐다면 (아마도) 절대 몰랐을 책을 알게 해주었으니까.

고의는 아니지만 (구병모) - 가장 열정적으로, 거침없이 리뷰를 써내려가기도 했지만 읽으면서 가장 흥분했던 책이 아닌가 싶다. 전작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기에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으나 그것을 밀어내버린 책. 그녀와 동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어서 다른 글을 읽고 싶다.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 (알베르토 망구엘) - 『인어의 노래』와『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중에 고민을 했다. 둘 중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이쪽이 더 즐거워서가 아니라 『천 명의 백인신부』와 같은 이유다. 아마 신간평가단을 위해 고르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거라 생각했기에.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인연의 끈을 놓아준 신간평가단에 의의를 담아 고른다. 
 

 


처음 평가단이 됐을 때는 그저 즐거웠다. 신권을 두 권씩 읽을 수 있으니까, 그것만 생각했다. 객관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책에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도무지 취향과 맞지 않는 책을 만난 적도 있다. 낯설고 신기했으나 그것을 글로 써야한다는 부담감이 느껴졌다. 그러다 생각해봤다. 만약 신간평가단이 혹평을 해서 독자들에게 영향을 끼쳐 책의 판매에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 출판사는 알라딘과의 협의 아래 지원한 것일텐데 오히려 악영향이 끼치는 건 아닐까. 그러면 우리에게 일말의 책임감이 있는건가. 아니면 판단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고 그저 소신대로 쓰면 되나. 아니 그전에 나에게 그런 영향력이 있는건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지만 그래도 유혹은 달콤했다. 마침 운이 좋아 한 번 더 신간평가단을 하게 되었다. 첫 달,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을 받았을 때는 다시 기뻤다(단순하긴). 정유정 작가의 신간이 나오면 소장하고 싶다고 생각했으니 어쩐지 이득을 본 기분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고민은 여전했다. 중간부터는 더 심한 혼란이 느껴졌다. 무식한 게 용감한 거라고, 어중간하게 알고 접하고 발을 담그니 생각해볼 거리는 자꾸 늘어났다. 

그래서(그래서라고 말해도 될까) 이번에는 아예 지원하지 않았다. 사실 세 번이나 뽑힐 운도 없을 것 같고 장기집권(?)은 바람직하지 않은 듯 하며 무엇보다 신간평가단의 의미에 대한 의구심이 심해졌다. 하지만 말을 아꼈다. 내 자신이 -어느 쪽이든 어떤 의견이든- 확신을 갖지 못하는데 어떻게 함부로 말을 꺼낸단 말인가.  

이 페이퍼를 끝으로 신간평가단으로서의 내 책무는 끝났고 이제 모른 척 해도 될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아리송하다. 평가단과 서평단의 구분을, 추천과 강권이 차이를, 개인적 견해와 입장적 견해의 간극을 나는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 이해하고 있다 해서 그것을 반드시 행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면에서는 자문(自問)할 것 투성이다.  

그렇지만 신간평가단의 설렘과 기다림에 대해서는 여전하다. 불쑥 도착할 선물을 기다리는 그 마음, 그거 참 짜릿하다.  

 

 

덧) 매번 리스트를 취합하고 조율하고 실질적인 책의 획득까지 애쓸 담당자분께 감사의 마음를 건네는 동시에 건투를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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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 활동 종료 페이퍼

 

1. 신간평가단 활동하면서 좋았던 책 Best3 

 

 

 

 

 

 


 

폴 오스터, <보이지 않는> / 카렐 차페크, <도롱뇽과의 전쟁> / 제스 월터, <시인들의 고군분투 생활기>

- 폴 오스터는 내게 쪼개진 쿠키 같았다. 초코칩의 토핑과 바삭함, 혹은 버터향 따위로 기억을 더듬을 뿐 완전한 모습의 그것은 떠올리기가 어려운 느낌의 초코칩쿠키. <보이지 않는>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는 만들어낸 불성실과 선입견으로 장님 코끼리 만지듯 그를 내 멋대로 ‘판단’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소설로서의 완벽함이나 글의 우수성과는 차치하고, 이토록 많은 이야기 혹은 많은 함의를 짐작하게 한 책을 최근에 만나본 적이 없다. 기대하지 않았던 수작이었다. 무엇보다 늘 조각난 부분만 먹었던 폴 오스터식 쿠키를 오롯이 먹게 되어 흐뭇하다.

- 뱀에 대한 엄청난 공포심을 가진 나로써는 이 책이 신간평가단에게 선택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정말이다). 도롱뇽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공포스러운데 도롱뇽과 전쟁까지 벌어야한다니. 머릿속이 아득했다(내가 로맹 가리의 <그로칼랭>을 왜 못 읽었는지 아는 자는 이 두려움을 짐작할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 정말이지 굉장하다. 문장과 발상, 소설로서의 지향점과 편집과 구성까지. 반드시 소장하고픈, 그리고 읽어야 할 책이었다. 지금에야 고백하지만 희망한 신간평가단 분들의 혜안과 신간평가단 운영자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그때, 마음 속으로 원망해서 죄송했습니다.

- 좋아하는 것, 혹은 싫어하는 것을 하나만 고르라는 물음은 싫다. 기실 이 질문은 가장 좋아하는 것을 택하는 게 아니라 나머지를 모두 버리라는 것으로 들리니까. 때문에 세 권을 꼽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12권 중 가장 좋았던 세 권을 뽑은 것이 아니라, 의외의 만남과 그 만남에 감사하는 의미로 고를 것이라고. 그 취지에 가장 충실한 책이다, <시인들의 고군분투 생활기>. 아마 신간평가단 활동이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않았을?- 책이다. 그러나 신간평가단 덕분에 이렇게 만났고 나는 이 책에 꽤 공명했다.   

 

2. 향후 신간 평가단에 건의하고 싶은 이야기  

- 워낙 꼼꼼히 친절하게 공지해주시구, 늘 애쓰시는 걸 알기 때문에 딱히 보완점이나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두 번이나 뽑아 주신데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웃음). 다만 책이 차츰 더 늦어진다는 점이 조금 난감합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점점 늦어지면서 달(月)의 의미가 모호해져갑니다. 물론 리스트 취합하고 출판사와 연계 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아주 조금만 더 빨리 책을 결정하고 보내주시면 더욱 수월할 것 같습니다(추천 페이퍼 받는 것도 정확히 1일부터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늘 모든 점에 감사드리고 이번에도 즐겁게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게다가 매번 좋은 책들을 선별해주시는 탁월한 안목을 가진 함께 활동한 신간평가단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가을에 만나 겨울을 지나 봄꽃이 피는 것을 함께 보네요. 소중한 봄, 여름도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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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04-15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원망하셨었군요 ㅜㅜ 그래도 좋은 책이었다니 다행입니다! 이번 기수부터는 추천 페이퍼 작성 기간을 좀 줄이고 보내는 일을 좀 당겼어요. 좀 더 신속하게 드릴 수 있도록 더 애쓸게요~~ 봄꽃이 피는 걸 함께 보게 되어 기쁩니다~ 그간 좋은 활동 감사드려요!

Shining 2011-04-15 17:58   좋아요 0 | URL
넵, 실은 원망했어요ㅠ 파충류는 무서워요ㅠ 하지만 '올해의 발견'이라 타이틀을 붙여도
될만큼 굉장하더라구요!

열심히 애쓰신거 아니까, 혹여 기분 나쁘게 듣지 않으시면 좋겠어요ㅠ 처음 시작할 땐 15일쯤
책을 받는구나 생각했는데, 점점 희미해져서; 제가 헷갈려서 그랬어요^^; 저야말로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