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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 - 소녀가 소비하는 문화, 그 알려지지 않은 이면 이해하기
백설희.홍수민 지음 / 들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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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9시에 방영하던 텔레비전 속 만화영화에는 매력이 있었다. 차마, 텔레비전을 끄고, 교회로 향하지 못하게 하는 무시무시한 매력. 그 시절 내가 즐겨봤던 만화영화는 디즈니를 거쳐, 베르사유의 장미, 세일러문, 카드캡터 체리, 웨딩 피치 등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를 주로 시청했었다.

백설희, 홍수민이 지은 "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는 내가 어린시절부터 즐겨 봤던 이 마법소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 안에 숨어 있는 이면에 대해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소녀"라는 단어 속에 있는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녀라는 말이 소년처럼 어린 남자아이라는 단어로 변화한 것이 약 20년 전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어처구니 없다. 그리고 "소녀"들이 소비주체가 아니라, 마케팅과 만화영화 제작 업체들, 완구회사들이 만든 프레임 안에서 소비를 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디즈니, 바비인형, 스타워즈 등 누구나 알만한 제작사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아가, 작가는 마법소녀를 만들어왔던 제작사들이 이제는 마법소녀를 소년문화의 히어로처럼 자신의 능력만으로 히어로가 되는 방식이 아니라, 성인 남성을 소비주체로 하는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법소녀는 성인 남성의 눈이 보기에 매력적인 몸과 옷차림으로 변신하고, 마법소녀가 사용하는 마법 물품은 화장품이나 치장에 초점을 맞춰 제작된다. 마법소녀를 소비하는 주체는 더이상 소녀가 아닌 성인 남성이 되어버렸고, 소녀들은 마법소녀를 동경하며, 그들이 변신하는 물품을 소비하는 대상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세일러문"시리즈에서 마법소녀는 소비하는 주체로서 등장한다. 주인공은 우연히 보석상점에서 마법의 힘을 구매해 마법소녀가 되는데, 세일러문 시리즈 속 마법소녀는 소비하는 주체이자, 마법의 힘으로 세상을 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스토리는 소녀들에게 마법소녀를 다시 소비하게 만드는 전환점이 되었다. 작가는 세일러문 시리즈가 마법소녀를 한단계 진화하게는 만들었지만, 이것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세일러문 시리즈가 여성주의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 안에는 현실 여성이 겪고 있는 성차별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 그것이 담기기만 해도, 어떤 사람들은 불편해하고, 소비하지 않을테니. 그러나 세일러문 시리즈를 소비하는 주체가 "소녀"라면, 그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내용들이 담겨야 하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마법소녀를 보여줌으로써 현실의 소녀들이 용기를 얻고 자신의 현실을 마법소녀와 함께 극복해나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이러한 지점에서 마법소녀는 더이상 세상을 구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 아닐까.

작가는 이어서 게임업계, 아이돌문화, 소녀 문학 등에서도 동일하게 소비하는 "소녀"는 대상화하고, 비하하면서, 소비하는 "성인남성"에게는 우호적인 문화를 비판하고 있다. 극한의 마름을 추구해야만 하고, 살이 조금이라도 찌면 악플을 받는 아이돌, 여자는 애교가 있어야 한다는, 받아들이는 남성의 기준에서 씌어진 상냥하고, 애교있고, 귀여운 국민 여동생 프레임으로 인해 고통받은 배우들의 이야기 등은 우리사회가 아직도 여성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끝으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소녀문화의 이후 행보를 응원하고 싶은 어른이라면 우리는 이제 인정해야 합니다. 소녀문화가 안전하려면 성인들의 문화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결국 소녀문화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되려면, 성인들이 바른 문화를 가지는 것이 먼저다. 결국 매체나 제작사, 완구업계 등은 성인의 문화와 시점에서 제작하고, 아이들이 소비하게 만든다. 바른 문화란, 결국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나는 내가 어린시절 즐겨보았던 소녀문화, 마법소녀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체리가 신기한 마법을 부리면서 카드를 모았던 것,(물론 그 안에도 성인과 아동의 연애 같은 남성 어른의 판타지가 담겨있다) 세일러문이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악에 대항했던 것(변신 장면에서 일종의 서비스컷은 문제가 있지만) 등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마법소녀들이 단순히 남성 판타지의 히로인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로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오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시장 페미니즘은 여성주의적 메시지를 누구나 소비할 수 있고,

소비해야만 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재구축합니다.

그러나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소비되려면

여성주의의 예쁘지 않고, 매력이 떨어지며,

친근하지 못한 메시지들은 소거되어야 합니다.

인기가 많으려면 모나서는 안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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