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조앤 그린버그 지음, 윤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제목만으로 쉽게 내용을 유추해 볼수가 없었다. 제목보다 눈에 더 띄었던 것은 옆에 작은 글씨로 표지의 소녀가

(책을 읽어보면, 주인공인 데버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그들과 같아" 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빨간 글씨가 눈에 더 들어왔다.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한다. 즉, 주인공인 데버러가 조앤 그린버그 자신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장르가 소설이긴 하나 마냥 소설로서만 읽을 수는 없었다.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정신분열증"이라는 병을 가진 한 소녀. 데버러. 책의 첫 장면은 데버러와 그의 부모 제이컵블로와 에스터블로와 함께 데버러가 병원으로 가는 길부터 시작된다. 정신분열증을 앓는 소녀의 가족들. 그녀의 부모, 그녀의 동생, 그리고 조부모들. 간접적으로 함께 병원에 입원하고 그 짐을 함께 짊어져야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쉽게 지나칠 수 없어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의사와 그녀의 엄마인 에스터가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데버러의 발병이유에 대해 전혀 모르겠다고 표현한 말을 통해 최선을 다했지만, 그 최선이 데버러의 편에서가 아닌 에스터의 편에서의 최선이라느 점이 한편으론 안타깝고, 씁쓸했다.

 

 데버러가 자신만의 세상 (이르)에서 빠져나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의사 프라이드.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 데버러를 입원시키기로 한 부모님의 결정에 나는 개인적으로 힘찬 박수를 보냈다.) 헬렌켈러와 설리반선생님이 눈 앞에 쓰윽 지나갔다. 한사람의 역할이 (물론 한사람의 도움으로 데버러가 이 병을 극복한것은 아니다.)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참 감사하고 뿌듯했다.

 

 처음에 책을 읽을때는 현실세계와 자신만의 세계(이르)를 왔다갔다하는... 아니 함께 공존하며 이야기 하는 데버러의 시각에 적응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정신분열증을 앓고있는 그녀의 머리속이라고 생각하니, 잘 따라갈 수 있게되었다. 여러사람과 특별히 프라이드 의사의 도움으로 3년간의 과정을 거쳐 어둠의 왕국에서 벗어나는 모습에 책을 읽으면서 데버러를 응원하는 한사람이 되어버렸다. 그 과정가운데 의사도, 가족도 많이 힘들었겠지만, 가장 큰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은 역시 저자가 말한그대로 데버러였으니까.

 

 이 책과 함께 요즘 시청하고 있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같이 떠올리면서, "너는 우리와 같지 않아!"라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눈으로 생각으로 표현하고 있는 나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데버러의 말이 맞았다. "나는 그들과 같아" 그들... 어떤 마음의 병을 갖고 있더라도 그들도 우리와,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였다.

 

한편의 소설이 아닌, 에세이... 삶의 기록을 읽은 것과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것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결코 쉽게만 읽히는 책은 아니였으나, 그만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