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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내비게이터 - 성공적인 건축을 위한 CM 활용법
김한수.삼우씨엠 지음 / 스페이스타임(시공문화사)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나이가 들며 ‘집’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독립 전까지는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스스로 집을 선택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아파트에 살지, 주택에 살지 오로지 나의 ‘선택’으로 미래가 달라지게 됐다. 그러니 더욱 생각이 많아진다. 아파트에 전세로 살지, 매매로 살지, 아니면 땅을 사서 건물을 올리는 게 행복할지 생각이 많다. 현재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아직은 땅구매나 건물을 올리는데 아무 지식도 없다. 이제 싹튼 꿈이지만 꼭 실현하고 싶은 열망은 꿈틀댄다. 이번에 <건축주 내비게이터>란 책을 읽으며 건축주가 될 씨앗 일부를 뿌린 기분이다.
이 책을 읽으며 사실 살짝 겁이 났다. 건축에서는 ‘설계, 시공, 관리’ 3가지 부분을 잘 하면 된다지만 말처럼 쉬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설계사·시공사 선정과 그들을 관리하는데 필요한 전문지식이 너무 많다. 건축주가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돈을 대면서도 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사람이 일평생 살며 건물을 몇채나 올릴 수 있을까. 잘해야 한두채 일텐데 설계변경이 난무한다는 건축의 일을 별 지식 없이 무난하게 할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주가 되려면 공부는 필수, 필요하면 전문가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여러 어려움들은 차치하고 일단 건축주가 된다는 것은 분명 기분좋은 일이다. 저자의 이 비유가 마음에 들었다. 핸드폰을 사는 것은 완제품을 사는 것이지만 건축은 주문제작이라고. 생각해보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제품을 구매할 땐 기업이 그들의 의사대로, 일방적으로 만든 물건을 소비자가 사는 것이다. 소비자는 불편해도 일단 선택하면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건물은 설계, 시공 과정에서 소비자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 그러니 진짜 맞춤형 집을 원하면 직접 건물을 올려야 한다. 미리 정보를 많이 알아 건축 지식에 달관하거나 전문가를 잘 활용할 줄만 안다면 평생 살아야 하는 집, 일생의 많은 부분을 보내야 하는 집의 퀄리티를 높게 가져갈 수 있다.
가끔 티비에서 건축주들이 출연해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것을 보고는 한다. 건축 결과물만 짧게 방송되고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식이라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속사정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 중 공통점이라면 거의 건축에 있어서는 반전문가였다는 것. 건축재료나 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늘어놓는 모습에 입이 쩍 벌어지곤 했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는게 건축에는 정말 큰 돈이 든다. 설계사와 시공사에게만 일을 맡기고 나몰라라 관리를 태만히 하면 여기저기 돈이 더 들 수밖에 없고 건물 품질도 낮게 나올 것이다. 그러니 이런 건축 관련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주가 될 예정이라거나 관련 사업을 하실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무엇보다 건축주 입장에서 정보 얻기가 어려운데 건축주 눈높이에서 보기 쉽게 설명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업관리를 위한 신의 한 수 부분, CM활용법 부분을 잘 챙겨서 돈도 시간도 세이브하는 기술을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