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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존재의 연결을 묻는 카를로 로벨리의 질문들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평점 :
한줄평: 철학에세이로 만나는 물리학자, 공감된다.
_저는 사람들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리에 자신을 가두는 대신, 다양한 관점을 좀 더 수용했으면 합니다._p286
어떤 저자의 책들을 계속 읽다보면 얼마 안되어 ‘내가 정말 이 작가를 좋아하는구나!’하는 깨달음이 오게되는 때가 있다. 물론 처음 1권에서 바로 반할 때도 있지만, 그런 느낌이 없었는데도 손이 계속 간다면 틀림없이 통하는 바가 있어서 일 것이다.
#시간은흐르지않는다 로 물리학자로 만났던 #카를로로벨리 는 무척 철학적이였던 것이 인상 깊었었다. 물리학 자체는 봐도봐도 어렵지만, 이렇게 과학과 인문학을 깊이있게 말해주는 책은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서는 계속 손이 가는 그런 내용을 쓰는 이가 바로 카를로 로벨리다. 일찍이 ‘양자이론과 중력이론을 결합한 ‘루프 양자 중력’ 이라는 개념으로 블랙홀을 새롭게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로, [제2의 스티븐호킹]이라고 평가받는다‘고 하니 대단한 과학자임이 분명하다.
아무튼 이렇게 관심이 가는 그가, 이번에는 #무엇도홀로존재하지않는다 로 찾아왔다. 이 책은 몇 년간 유럽 여러 신문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것으로 저자의 생각이 많이 담겨있었다.
그의 생각들은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았고 과학자로서, 철학이나 예술, 정치, 일상 속에서 등 여러 주제에 대한 글로 풀어져 있었다. 그래서 이전의 도서들과는 달리 에세이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청소년기에 불의한 상황에 대하여 계산없이 분개했었던 자신과 지금 전쟁 이야기가 불편한 자신을 비교하며 어른 세계의 위선을 끌어내는 비판적인 글로 우리를 반성하게도 하고, 로저 펜로즈의 노벨상 수상 소식으로 무척 기뻤던 감정과 펜로즈가 기여한 바를 소개해 주기도 합니다 - 이렇게 몰랐던 과학자와 기여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노 스트라다의 #한번에한사람씩 책을 모든 사람, 특히 학교에서 꼭 읽혔으면 하면서 소개해주고 있었는데, 이 도서는 솔직하게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핵심을 파고들어 대처법을 간단하게 보여’준다고 한다.
저자의 책이 영화화 되는 현장에서의 감흥,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브루네토 라티니, 단테, 가우스, 아인슈타인’ 편, 팬데믹으로 돌아보는 인류의 나아갈 길과 필수적인 태도 등, 어렵지 않은 문장들로 무시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생각들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전 책들에서 끌렸던 부분들이 확대되어 있는 것 같달까!...
과학책이 아니라 깊이 있는 #에세이 에 더 가까우니 저자만 보고 어려울까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읽다보면 자칫 치우치기 쉬운 우리네 생각들의 중심축을 잡아가는 법도 알 수 있게 된다.
_우리는 갈릴레오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습니다. 천재 과학자의 직관과 수학, 그리고 우주를 향해 열린 우리의 시선, 이 둘이 함께 세계를 둘러싼 놀랍고도 예상치 못한 현상들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_p138
_이 전염병이 정말로 하고 있는 일은 우리가 평소에 바라보지 않으려고 했던 진실을 눈앞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삶이 얼마나 짧고, 얼마나 연약한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만물의 주인이 아니고, 불멸의 존재도 아닙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이 삶을 더 길게 이어가기 위해 노력합시다. 힘을 다해 함께 싸웁시다. 이는 모두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싸움입니다.... 왜냐하면 삶은 아름답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_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