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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이는 세계사 - 인간이 깃발 아래 모이는 이유
드미트로 두빌레트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평점 :
인류집단이 존재하는 곳에는 항상 펄럭이는 #깃발 이 있었다.
국가가 설립되면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깃발들이 되었는데, 이들에게는 시간 속에서 스며든 희망과 좌절, 피와 역사, 미래에 대한 바램이 다 녹아들어있다. 이 내용을 아주 잘 알 수 있었던 #펄럭이는세계사 였다. 소년이였을 때 이미 ‘모든 국기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숨어 있다’ 는 것을 깨달았다는 #드미트로두빌레트 의 책이다.
‘한국에서 이 책을 읽을 당신께’를 통해 저자는 지난 비상계엄 선포때 들고나온 한국인들의 깃발들에 대하여 유쾌하고 의미깊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이때부터 호감 100점인 인물이였고, 이 책도 그냥 허투루 완성된 것이 아닐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아니나다를까, 유니언잭부터 삼색기, 십자가이나 초승달, 혹은 태양이 있는 깃발, 독수리, 오각별, 육각별... 동유럽 국기들의 가로줄, 그리고 범아프리카색과 범아랍색이란, 이색적인 아프리카 국기들, 영국 식민지들.. 까지, 단순히 국가위주가 아니라 세계사 흐름에 따른 변천사와 이에 영향을 받아서 계속 변하고 있는 국기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어서 재미도 있으면서도 풍부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였다.
기억에 남는 내용 몇가지를 언급하자면, 프랑스 삼색기의 탄생이야기다. 깃발 애호가 사이에서 프랑스혁명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가 바로 #삼색기 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_삼색기는 전 세계 혁명가의 이성과 감정을 송두리째 흔들고 다수의 주권국 국기에 실로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_ 삼색기의 영향은 프랑스에 국한되지 않고 이탈리아, 헝가리 등 영향을 줬다고 한다. 이어지는 영국 #유니언잭 의 형성 배경과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 이에 영향을 받은 역사까지, 강대국이였던 국가들의 영향력을 잘 알아볼 수 있었던 두 챕터였다.
그리고, 범아프리카색, 범아랍색, 독특한 아프리카 국기를 소개해주고 있는 챕터들은, 많이 접해보지 못했었던 문화권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흥미롭기도 하고 역사 속의 아픔에 편치 않기도 하고... 하지만 그래서 더 알아야 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깃발의 기록을 따라가며 함께한 세계사는 생각보다 훨씬 다채롭고 풍부한 내용이였다. 인간이 상징성을 담아내는 요소들에 대해서도 유의미하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세계사를 공부하는 또하나의 관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_쿠웨이트 국기에도 범아랍 색상이 사용되었다. 1932년 제정된 이라크 왕국의 국기에서도 봤던 사다리꼴이 들어가 있는데, 쿠웨이트 국기에서는 검은색으로 칠해졌다는 점이 다르다. 이 국기에 쓰인 네 가지 색상은 14세기 어느 아랍 시인이 쓴 “백은 행동이요, 흑은 전투요, 녹은 땅이요, 적은 검이로다” 라는 구절에서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쿠웨이트가 ‘검은 금’으로 불리는 석유 매장량 기준으로 전 세계의 10위 안에 드는 국가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 사다리꼴은 유전을 상징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_p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