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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책
로스 게이 지음, 김목인 옮김 / 필로우 / 2025년 7월
평점 :
_65. 찾아낸 것들:
내가 무언가에 한눈을 팔다가 찾아낸 기쁨, 여전히 그런 식으로 찾고 있는 기쁨(티셔츠 문구 아이디어: 기쁨과의 외도)의 특징 중에는 발견하는 느낌이 있다.
한 사람이 무언가, 아나 물질적으로, 영적으로, 혹은 초자연적으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을 찾아냈다는 느낌, 드러냈다는 느낌말이다. 기쁨은 어쩌면 무언가를 가리키는 우주의 거대한 손가락 같은 것일지 모른다._p173
제목마저 노골적인 #기쁨의책 #TheBookofDelight , 일기처럼 매일 기쁨을 하나씩 썼다고 하는데... 이렇게나 기쁨이 많다고?!!
참 반성하게 된다.... 매일 한 가지씩 감사할 일을 떠올리고 적어봐라, 행복하고 즐거운 것을 매일 나의 일상에서 찾아보자, 하지만 가끔... 아니 자주 당장의 내 기분에 휩쓸려서, 고민해도 해결 안되는 걱정거리에 빠져서 그냥 그렇게 하루를 보내게 될 때가 많다. 때로는 수면까지 영향을 주기도 하고....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살아가는 법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미국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로스게이 로, 매일 기쁨을 하나씩 1년 동안 쓴다는 프로젝트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약속으로 시작한 것이니, 억지로 기쁨을 찾아보는 것이 작위적으로 느껴질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작은 위로로 하루를 마무리 하게 도와주지 않았을까?
책을 읽다보면 그런 부분들도 은근히 느껴진다. 그러다가 점점 삶의 기쁨이라는 것이 자연스러워짐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자는 잔 받침 없이 주는 커피를 통해서 발견하게 된 자신의 기호가 즐겁고,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고맙습니다’가 하루를 채운 날이 좋고, 꽃과 향기가 가득한 이웃집 정원의 꽃들을 즐기는 ‘내’가 존재한다.
우연히 찾아낸 것들에 감탄하며 법칙을 발견함에 기쁨이 늘어가고, 어슬렁거리기에 대한 단상으로 시간을 채우며 기쁨으로 기록한다....
102일의 기록으로 채워진 기쁨의 날들은 읽는 이에게도 그 에너지가 깊이 있게 전해 와서 뿌듯한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나의 기쁨에 대하여, 하루에 대하여도 떠올리게 해주는 책이였다. 다 읽고 나니 ‘나도 기쁨을 매일 적어보는 프로젝트를 실천해볼까?’ 싶어진다. 저자처럼 잘 쓴 글이 아니더라도 단 한 문장이라도 좋을 것 같다.
로스 게이의 기쁨으로 빠져보는 이 책, 적극 권하고 싶은 에세이다.
_그들은 내가 보기에 끊임없이 두려움을 공유하고, 그 두려움 바로 옆에 존재하는 것은-여기에서는 그걸 기쁨이라고 부르자-즐거움과는 다르고 환희, 제이디 스미스가 말하는 환희와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는 것이다. 두려움과 기쁨은 서로의 곁에 나란히 앉아 있고, 아주 높은 다리 끄트머리에서 발을 덜렁덜렁 흔들고 있다._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