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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공감 -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명선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5년 10월
평점 :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은 진짜 나의 생각일까?“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이 화두로 시작한 #거짓공감 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아이러니하게 진정한 나를 찾기가 더 힘들어진 현대인에 관한 내용이였다. 집단사고, 자기침묵, 자기검열 등에 관한 통찰이였다.
SNS의 혐오댓글, 대세에 어긋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침묵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다수의 생각이나 종교 단체, 정당, 사회 계층에 대한 소속감에 매몰되어 하게 되는 자기검열, 시간이 지나도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여성들과 소수자들에 대한 이유 없는 공격들, 알고리즘의 편향성으로 내 의견을 더 다듬기 힘들어진 시스템.... 등 읽다보면 진짜 나의 생각에 대한 의심들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하지만 좌절감을 주는 내용이 전부가 아니다. 집단사고에서 벗어나 ‘나만의 생각’을 가지게 된 사례들, 관점의 다양성을 옹호한 예들과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들, 홀로서기를 위하여 필요한 ‘자기 자신의 내면 동기’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어서, 읽으며 꺠달아가는 독서였다.
특히 저자 #제나라네렌버그 는 마지막 파트에서, 바람직한 토론을 통한 논쟁의 중요성, 교육과 훈련, 체계적인 사고 기술 지도 등을 강조하고 있어서 무척 설득력 있었다. 극단주의로부터 회복하는 심리적 회복 단계를 제시하며 어떻게 실존적 생존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지와 그 필요성을 설명하며 끝까지 인간사회에 대한 희망을 강조하고 있었다.
결국은 참 따듯했었던 #심리학 이였다.
_인터넷이라는 이 거대한 수도에서, 우리는 평생 동안 수 천 가지 정체성을 자유롭게 입고 벗을 수 있다. 그것들에 굳이 집착하거나 얽매일 이유는 없다. 다양한 모습들을 시험하고, 그 의미를 평가하고, 질문을 던지고, 거울 속 자아를 응시하고,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공유하며, 그 자리를 떠나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점차 스스로를 깊이 있게 알아가게 된다.
넘쳐나는 정보의 흐름 속에서 이 인터넷 도시가 끊임없이 확장됨에 따라, 우리는 더 예리한 이성과 더 온화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_p284
_오늘날 사회가 안고 있는 주요한 문제는 사고와 논의가 점점 양극단으로 치우쳐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섬세한 진실들로 가득하지만, 우리는 이를 외면한 채 흑백논리에만 매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려는 시도는 오히려 진실을 가리는 장막이 되고 있습니다._p44
_연결과 공감, 그리고 이해는 단지 책을 읽거나 동영상을 보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현실에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머무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_p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