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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 같이는 아니지만 가치 있게 사는
권미주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9월
평점 :
“멀쩡한데 왜 싱글이래?”
ㅎㅎㅎ 이제 보니 이런 수근거림은 나만 들었던 게 아니였던 모양이다.
이 책에서는 무려 이 제목으로 한 챕터를 넣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난 내가 멀쩡하지 않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딱히 남과 비교도 안하고 살았던 지라,
남동생 결혼식에서 사돈 쪽 어르신들의 이런 수근거림을 듣고 깜짝 놀랐었다. 정말 오래전 일인데, 나름 충격이 있었는지 지금도 그 느낌이 생생하게 떠오를 때가 있다.
그때 처음 한국사회에서의 결혼 안한 여성에 대한 시선이 어떤지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편견과 단정지음으로 얼마나 많은 폭력이 조용하게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본인 경험을 포함해서 심리상담과 여성문제 시민단체의 경험을 통해,
이런 사례들을 보통사람들보다 많이 접했고,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속에서 자의든 타의든 비혼인 여성들의 경제적인 문제들, 근본적인 자아에 대한 케어문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편견들을 건드린 후, 심리상담가답게 개개인의 근본을 건드리고 있는데, 자아 바로 세우기다. 혼자든 둘이든, 여럿이든... 이것이 기본이고 어떻게 해야 좋은지 안내해주고 있다. (가만히 내 경우도 대입시켜 보았다.)
특히 이 책이 훌륭한 이유는, 후반의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들과 싱글 여성들에게 힘을 싣어주는 연대를 알린 점이다. (왠지 든든해졌다. 언제든 힘들 때 찾아가고 싶다.)
결론적으로, 아마도 저자가 모두에게 하고 싶었던 한 마디는 이것 아닐까 싶다:
=>_ 혼자여서도 좋고, 함께여서도 좋은 그런 순간들을 만들어가자. 많이 움직이고, 깊이 사색하고, 깨어 기도하며, 부지런히 일하자. 나의 삶이 나에게 자랑스럽도록, 나의 삶이 나에게 사랑스럽도록.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을 응원한다._
그러자!
<본문 중>
_굳이 나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당신이 지금 스물이건, 서른이건, 마흔이건 상관없이 그냥 그 존재 자체는 반짝임이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반짝임을 받아들이고, 그 반짝임을 드러낼 때 굳이 나를 타인에게 설명해주지 않아도 되고, 증명을 요구받지 않아도 된다._
_사람이 가지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들 중에서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것이 꼭 결혼을 통해 해소되는 감정일까?..... 나이가 들어가고, 점점 더 내 삶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내 몫이 되어가면서 우리는 점점 더 외롭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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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는데도 남편이라는 사람 때문에 더 외로우면 그땐 어떡할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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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결혼을 한다 해도, 그렇게 나와 친구를 할 수 있는 성숙한 개인과 개인이 만나야만 그 결혼생활은 안정적일 수 있다._
_불안한 사람은 늘 불안하다: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훌륭한 배우자가 있어도, 토끼 같은 자식이 있어도 불안한 사람은 늘 불안하고 심지어 공황까지 이어지면서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기도 한다.
반면, 사회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그다지 좋은 직업을 가지지도 않았고, 내세울 만할 것도 없고, 가정도 이루지 않았지만, 매우 안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이들도 많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