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이옥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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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이미 새로운 가정을 이뤘고, 어느날 몰래 본 엄마의 휴대전화에서 북극곰과 나눈 수상한 메시지를 본 송이는, 엄마에게 애인이 생긴 것 같다고 생각한다.

 

엄마를 북극곰 이라는 사람에게 뺏기기 싫은 송이와 이제는 의지할 누군가가 필요한 듯한 엄마......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엄마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병문안 온 북극곰의 정체에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을 받는 송이.... 송이는 이 상황을 잘 받아드릴 수 있을까? 할머니와 긴 대화를 나눈다.

 

_완전 뒤통수다. 아니, 이건 배신이다. 어쩜, 엄마가 딸을 이렇게 속일 수 있을까? , 진짜. 그 넘데데한 인간이 실실거릴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송이는 화를 삭이지 못해 쿵쿵대며 복도로 걸어 나왔다._p69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어 보이는 이 모녀는 오해만 쌓여간다. 각자 짝을 찾아 행복하게 사는 듯한 아빠와 엄마에게 원망만 쌓여가는 송이는 의지할 곳을 찾을 수 있을까? 집을 나와 청소년 임시 쉼터도 찾아가 보지만 여기도 본인이 있을 곳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기린을 보러 가기로 한다. ‘엄마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그 검고 큰 눈을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면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용서할 수 있을까. 아니면 매정하게 찢어지자고 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

 

 

제대로된 소통은 무엇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다 알고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 가족사이, 가족같은 사이에도 어느 순간에는 서로 마음을 다 비워내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그 노력이 돋보였던 소설이였다. 읽는 이로 하여금, 당신은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던지는 듯 하였다.

 

당신이 송이라면?”

당신이 송이의 엄마라면?”

 

 

_기린이 송이를 가만히 보고 있다.

송이도 가만히 기린을 보고 있다.

기린의 두 눈에 눈물이 그득하다.

송이의 두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_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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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와 키키 - 어수룩한 멍멍이 토비와 냉소적인 야옹이 키키의 시골 일일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박라희(스텔라박) 그림, 이세진 옮김 / 빛소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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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키키: ..... 고양이는 손님이지 장난감이 아니야. 솔직히 우리가 어쩌다가 이런 시대에 살게 됐는지 모르겠어! 두 발 족속, 그러니싸 그와 그녀만 슬퍼하고 기뻐할 권리, 접시까지 핥아먹을 권리, 혼을 낼 권리, 자기들의 널뛰는 기분대로 집 안을 휘젓고 다닐 권리가 있는 거야? 나도 변덕이 있고 슬픔이 있다고. 나도 식욕이 있을 때가 있고 없을 때가 있어. 나도 아무도 없는 데서 호젓하게 몽상에 젖고 싶은 때가 있다고....._p22

 

 

순둥순둥한 강아지 토비와 다소 시니컬한 새침한 고양이 키키는, 프랑스 어느 한적한 시골에서 한 집에 산다. 큰 사건 없는 평범한 날들 속에서 인간들의 흉을 보거나 옆집 사는 동물들에 대한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낸다. 때론 그 동물들과 설레는 시선을 주고 받기도 하고 화창한 날이면 정원을 마음껏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인간이 준 음식을 즐기기도 하면서 평화롭고 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희곡 형식으로 둘의 대화와 약간의 인간의 대화로 채워진 책은 대화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전개가 부드러웠다. 마치 만담 같은 토비와 키키의 대화 내용과 어투는 둘의 성격을 아주 잘 드러내 주고 있어서, 마치 최근 유행하고 있는 MBTI를 적용한 PT의 대화를 떠올리게 했다.

 

이 둘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자신들에게 행하는 인간의 만행(?)에 저절로 실소가 나오고, 이들의 관점에서 보는 자연, 날씨, 이웃, 그리고 속내는, 흥미롭고 비판적이기도 해서 그냥 넘어가지지 않는 내용도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을 블랙유머도 담고 있다고 하나 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녀석들의 단순한 생활 속의 행복이 느껴져서 편안한 기분이였고, 자연과 동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는 저자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해서 더욱 마음이 가는 책이였다.

 

토비가 진정한 사랑을 찾기를 바라며, 이들의 우정을 응원한다.

 

집에 있는 반려동물들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책, #토비와키키 였다.

 

 

_토비: (음식을 씹으면서) 그녀가 내게 준 것이 굉장히 맛있긴 한가 봐. 양이 너무 적게 느껴져. 그냥 입에 들어오자마자 녹아버려서 뭘 먹은 기억조차 없네.....

키키: (음식을 씹으면서) 닭가슴살이네. 아르르.... , 맛있다! 나도 모르게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냈네! 그러면 안 되는데 말이야. 저들은 내가 체념하고 이 여행을 받아들인다 생각할 테지... 천천히 먹자, 길들지 말고, 현혹되지 말고, 오로지 죽지 않기 위해서만 먹자..._p73

 

 

_키키: (등을 부르르 떨면서) 감금은 우리에게 유익할 게 없어..... ... 나는 이제 노란색의 즐거움, 서늘하고 아름다운 가을, 벚나무 이파리에 남아 있는 붉은 새벽의 색깔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_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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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읽는 키워드, 물리상수 이야기 - 4대 물리상수 c, G, e, h로 그려 보는 우주 그리고 우리
고타니 다로 지음, 윤재 옮김 / 초사흘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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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들을 보면 하나의 상수로 귀결되는 어떤 법칙/원칙을 찾기 위한 여정을 하는 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인의 시선으로는 왜 그렇게 까지?” 하는 의문도 들지만, 이들의 호기심과 지적 탐구 덕분에 이만큼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과 기술들이 많이 깊어졌을 것이다.

 

그럼 어떤 물리상수들이 있을까?

여기 우주를 읽는 키워드가 되어주는 4가지 물리상수에 대한 스토리를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해주는 책이 있다. c, G, e, h: 광속 c, 만유인력상수 G, 기본전하량 e, 플랑크상수 h를 의미부터 이해하기 쉬운 기본원리, 발견하게된 과정, 적용, 숨은 뒷이야기들과 우리네 생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 까지, 두껍지 않은 도서인데, 알뜰하게 다 챙겨놓았다.

 

어떤 내용들을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도 있었지만 결과위주로 익혔던 것과는 매우 달라서, 더 재미있었다. 바로 이런 점들이 요즘 과학책들을 읽는 보람이다. 광속 c로 적용된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는 익히 알고 있었던 움직이는 물체와 멈춰있는 물체 사이의 시간 차이를 이어서 에너지는 보존 된다는 전제하에 상대론적 다이어트가 흥미로웠다.

 

_... 광속이 지금의 1000만분의 1로 줄어든 세상에서는 생명을 유지하려면 매일 9t의 에너지원을 섭취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단 여기서 말하는 9t의 에너지원이 산더미같이 쌓인 음식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 작물이 이 분자들을 만들 때는 햇빛의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바꾸어서 분자 안에 가두는데, 이 화학 에너지 때문에 이때의 분자 한 개는 우리에게 친숙한 분자 한 개보다도 큰 질량을 가집니다. 즉 광속이 느린 세상에서 9t의 화학 에너지를 가지는 음식을 부피와 분자의 개수로 비교해 본다면, 지금 우리의 하루 식사와 그리 다르지 않을 겁니다._p83

 

 

열심히 외웠던 만유인력상수 G에 관한 내용은 우주에 대한 더 깊은 내용으로 플러스 플러스 확장되는 시간이여서 보람 있었다. 이렇게 익숙한 내용에서 출발하는 우주는 참 편안하게 느껴졌다. _ 은하는 항성들의 집합이라기보다는 암흑 물질 뭉치라고 표현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관측을 통해 볼 수 있는 항성과 가스 등은 이 수수께끼의 질량 뭉치에 보너스처럼 더해진 물질들인 셈입니다._p112

 

기본전하량 e로 미시 세계의 물리 법칙이 밝혀지고, 양자 역학 까지 연결되는 내용은 역시 과학은 계속 수정변환 발전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양자 역학의 세계, 볼 때 마다 어렵지만 흥미롭다. 미래 환경의 많은 해답을 가지고 있는 이 세계, 앞으로의 변화가 더 기대된다.

 

물리상수의 끝판왕이라는 플랑크상수 h, 이것도 미시 세계에서 활약하는 보편 상수라고 하는데...... 양자역학의 더 깊은 버전 같았다. 미시세계부터 블랙홀까지 확장되는 여기 내용에서는 세부적인 이론들을 넘어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어렴풋이 알게 된 듯도 싶고 바로 이런 면면 덕분에 과학자들이 끊임없는 실험과 사유를 하는구나 싶어지는 챕터였다.

 

세상을 이해하는 많은 방식들이 있지만, 이렇게 물리상수로 관점을 바꿔서 봐보는 것, 참 흥미롭다. 편안하면서도 섬세한 물리학을 찾는다면, 이 책으로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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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산
낸 셰퍼드 지음, 신소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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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스코틀랜드의 빛에는 내가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특별함이 있다. 이곳의 빛은 환하지만 눈부시지 않으며, 강렬하고도 은은하게 엄청난 거리를 관통한다._p16

 

_..산은 특별한 목적지가 없는 사람, 딱히 어딜 가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친구를 찾아가듯이 산속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가장 온전히 자신을 내어주곤 한다._p34

 

 

일상의 소소한 감정들과 트러블에 심신이 어지럽다가도, 대자연을 맞닥뜨리게 되면 스르르 몸에 힘이 풀린다. 이 현상은 책이나 영상, 혹은 어떤 이의 묘사를 듣는 것만으로도 일어난다. 최근에는, 바로 이 책, #살아있는산 을 통해서 그 벅참을 맛보았다.

 

영국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에 있는 케언곰 산맥을 즐겨 찾았던 낸 셰퍼드 작가가 산에 대한 애정과 이곳의 매력을 표현해놓은 내용이였다. 저자는 1893년생으로 1981년에 사망한 인물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의 케언곰 산맥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핵심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산과 생명체, 자연의 섭리 등이 개성 있는 감성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자세히 묘사되어 있었고, 날 것 그대로의 산은 인정사정 없어보이기도 하는 생명 그 자체 였다. 고원, 계곡, 산봉우리들, , 서리와 눈, 공기와 빛, 생명체, , 감각, 존재 등 하나하나 분해해서 알려주는 이 곳은, 인간이 산을 오르며 겪는 많은 경우의 수부터 거기에 속해있는 동식물들에 대한 경이로움, 그리고 나와 함께 그곳을 걷는 동료들 까지, 참 다채로웠다.

 

_어두운 황무지의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르면 온 세상이 사방으로 펼쳐져 나가는 것 같다. 세상 끝에 이르러 막 바깥으로 걸어나가려는 기분이다. 저 멀리 낮은 지평선 위로 케언곰 산맥의 높은 산들이 두 벌판 사이의 마른 돌 제방처럼 조그맣게 보인다._p79

 

_사냥터지기가 가르쳐준 대로 발을 들이 않고 바닥을 따라 미끄러지듯 조심스럽게 내디뎌보지만, 물줄기 한복판에 도달하기도 전에 덜컥 겁이 난다. 나는 후퇴한다. 다른 길로 돌아갈 것이다._p52

 

 

단순히 정복의 대상으로만 보는 산이 아니여서 좋았고, 한 문장 한 문장 정성스럽게 쓴 작가의 사랑과 생각, 필력이 느껴져서 감동이였다. 글을 읽다보면 머릿속으로 그 풍경과 느낌이 고스란히 떠올려진다. 이것만으로도 정말 좋지 않은가! 볼 때 마다 옮겨 적고 싶었던 문장들이 참 많은 책이였다. 심신이 어지러워질 때마다 열어보고 싶은 책이다.

 

 

_산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애초부터 산에 오르지 않고, 산을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만족할 줄 모른다. 산을 향한 갈망은 채우면 채울수록 커지며, 술이나 열정과 마찬가지로 생명을 영광의 절정까지 몰고 간다._p21

 

_낮은 산비탈에서 자라는 또 다른 나무인 자작나무는 비가 와야 향기를 내뿜는다. 묵직하고 오래된 브랜디처럼 감미로워서 습하고 무더운 날이면 흠씬 취해버릴 것 같은 냄새다._p87

 

_산에서의 낮잠이 깊은 무감각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면, 밤하늘 아래에서는 잠결이 얕을수록 감미롭다. 밤의 산에서는 의식이 깨어나려 하다가 다시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얕디얕은 잠이 좋다. 머릿속 생각들에 시달리지 않고 단순명료한 감각 속에 머물며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_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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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암실문고
마틴 맥도나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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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 국가에서 도살장에서 일하면서, 종종 혼자 이야기를 쓰는 카투리안이 두 형사에게 잡혀서 취조실에 갇힌다. 카투리안은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 자신이 쓴 것은 전혀 정치적인 스토리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계속 설명하지만 도무지 형사들은 그를 놓아주려고 하지 않는다.

 

헌데 카투리안이 잡혀온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그가 쓴 스토리와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이 살해되는 사건들이 발생했기 때문이였다. 범인으로 여겨지지만 절대 실행에 옮긴 적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다 몇 개의 방을 건넌 곳에서 남자의 소름 끼치는 비명 소리가 들린다’, 바로 그의 형 이였다. 형사들의 협박은 계속 되고 이제 형도 구해야 한다.

 

그저 집에서 이야기를 쓰면서 소소한 행복을 맛보았던 카투리안은 이 짧은 순간에 자신의 이야기를 되짚어본다. 마치 잔혹 동화를 보는 듯 했었던 그의 소설 속 아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간절히 기도하며 현실에서 구원받기를 바라는 듯 하다. 필로우맨이 등장하는데 죽음으로 아이들을 구원한다.... 이 필로우맨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

 

그렇다면 마이클이 이 모든 살인 사건의 범인일까?

 

 

전체주의의 부조리가 느껴지는 취조실 장면에서 시작하는 #마틴맥도나 의 희곡, #필로우맨 은 많은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잔혹사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누가 범인인가 하며 추리해가는 것도 새로운 맛이 있었는데 오롯이 대사와 그 속에 숨겨진 심리를 추측해가며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미래의 고통을 겪기 전에 생을 바로 끝낼 수 있다면 우리는 그렇게 맡길 것인가? 그런 우리를 구원해 주는 것은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원작, 그대로의 연극도 호기심을 일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만든 단막극으로 만나고 싶은 작품이였다.

 

 

_... 그렇게 시간이 천천히 흐르면 필로우맨은 그 남자 혹은 여자가 어린 소년이나 어린 소녀 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어. 그들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삶이 아직 시작하지 않았던 때로 말이야. 필로우맨이 하는 일은 아주 아주 슬픔 일이었어. 왜냐하면 필로우맨이 하는 일은 그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는 거였거든. 그 아이가 나중에 겪을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피할 수 있도록 말이야._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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