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낭만적 은둔의 기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외 지음, 재커리 시거 엮음, 박산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평점 :
계절 탓인가?
요즘 부쩍 고독과 외로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인생은 고독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여정일 것인데, 온전한 고독과 외로움의 줄다리기는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주제로 사유하고 말하고 적어놓았다.
<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이런저런 많은 공부와 관심사 배움은 결국 이런 상태를 얻기 위해서 하는 몸부림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그 몸부림(?)을 바로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낭만적 은둔의 기술’ 이라는 멋진 부제를 가지고 있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목차를 보며 좋아하는 작가를 먼저 골라서 읽어도 참 좋은 책이기도 했다.
각 챕터의 타이틀들과 작가들 중 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이것만 가만히 읽고 있어도 편안해 지는 묘한 기분이였다.
호수가 외롭지 않듯 나도 외롭지 않다(헨리 데이비드 소로: 고독),
우리에게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합니다(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그는 읽히기를 거부하는 책이다(애드거 앨린 포: 군중 속의 사람),
영혼이 머무는 극적이자 사적인 공간(에밀리 디킨슨: 고독의 공간이 있다),
몸을 동그랗게 말고 평화롭게 잠들 것이다(메리 E. 윌킨스 프리먼: 뉴잉글랜드 수녀),
상상 곳 은신처로 날아가는 일(장 자크 루소: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누구나 평생 짊어져야 하는 고독이 있습니다(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틴: 자아의 고독),
자기 안의 빛을 발견하고 관찰하는 법(랠프 월도 에머슨: 자기 신뢰)..
여러 작가들이 생각하는 고독, 외로움, 그리고 어떻게 균형을 잡아갔는지, 충만한 삶의 추구 등을 엿볼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메리 E. 월킨스 프리먼의 ‘뉴잉글랜드 수녀’가 기억에 남는다. 때론 어쩔 수 없어서 혹은 운명에 떠밀려 이르게 된 삶 속에 찾는 일상의 평온에 대한 여운이 참 깊다.
_루이자는 혼자 사는 집을 정리하고 깔끔하게 유지하는 생활에서 거의 예술가와 같은 열정을 느꼈다. 보석처럼 반짝 거릴 때까지 집의 창을 닦고 나면 그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업적을 거둔 것처럼 가슴이 고동치곤 했다._p133
생각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였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온전히 나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내용이였다. 원제인 The Art of Solitude 도 참 멋지다. 언젠가는 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고독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쉽고 읽기 편한 인문학 에세이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