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정지돈

문학동네






1. 표지가 마음에 든다. 나무들 위에 쓰여진 하얀 글씨도 좋다. 제목이 맨 위에 저렇게 있는 것도 좋다.

2. 정지돈 작가님 신간이라 구매해 놓고 조금 읽다가 이제야 다시 이어 읽기 시작... 책 펼치자 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작가님 글에는 그런 힘이 있다. 무언가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다. 걸으면서 읽어서 그런가...

3. 작가님이 이런 글을 더 많이 써 주셨으면 좋겠다.


독서노트 쓰면서 이런저런 아이디어(페이지를 채우기 위한!)들을 내 보았다.

그 중에 하나가 내가 책 제목을 새로 지어본다면?

고민 끝에 짓기는 했지만 어려웠다. 이 책 제목이 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지어본 제목은 <스쳐가는 생각들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걷는다면 생각들은 스쳐가지 않을 것이다>

생각들은 머무를 것이다... 스쳐가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 긴 제목을 지어 보고 싶었는데 쉽지가 않다.


책 읽고 생각이 바뀐 게 있다면? 이 질문도 페이지를 채우기 위해 넣어보았다.

-> 전동킥보드에 대한 생각이 조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p.143

사람들이 돈을 못 버는 것은 돈으로 시간이나 여유, 안정 따위를 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돈을 벌 수 없지! 내가 말했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 동료가 말했다. 나한테 하는 말이에요. ...... 내가 말했다. 우리는 당이 떨어짐을 느꼈고 두번째 음료를 주문했다......


-> 나라도 당이 떨어짐을 느꼈을 듯... 나는 돈으로 무얼 사고 싶어하는가. 어떤 결핍을 해결하려 하는가? 순간의 행복을 사려고 한다, 때때로는. 일단 사면서 일차적으로 행복하고 산 걸 쓰면서 그때그때 또 행복하고. 문득, 뭔가 오래 행복할 수 있는 걸 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p.146-147

악취미지만 나는 싫은 것을 공유하면서 사람들과 친해진다. 세상에는 싫거나 어이없는 게 너무 많다. 그런 걸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성인군자인 양 구는 사람과는 대화할 기분이 들지 않는다. 넌 왜 이렇게 부정적이니? 같은 말을 하면 영원히 안녕이다.


-> 문보영 시인 산문집에서 보았던 어떤 문장이 생각이 날 것 같은데 떠오르지 않는다. 실망하는 법을 잃어버린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머리카락이 빠진 국을 보며 친구는 화를 내는데, 본인은 그러지를 못했다고. 

머리카락이 빠진 국이든 안 빠진 국이든 본인에겐 같은 거였고, 자기는 실망하는 법을 잃어버린 사람이었다고. 그렇기에 진정으로 기뻐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왜 갑자기 이 문장들이 떠올랐을까. 나도 분명 싫어하는 게 있을 텐데 어느 순간부터인가는 그걸 잘 표현하지 않는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넘어가기 일쑤다. 어쩌면 나도 실망하는 법을 잃어버린 사람이 아닐까? 나도 싫어하는 무언가에 대해 가감없이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정지돈 작가님 책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그렇지만 많이 갖고는 있다!)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무언가 환기가 되는 느낌이라는 것? 글을 읽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모르는 무언가가 나오면 찾아보거나 그냥 넘어가며 읽는다. 그래도 재미있다. J.G.발라드 이야기 나오는 부분에서 한참 웃었다.

어디에선가 작가님 글이 불친절하다는 평을 본 적이 있는데, 그렇게 느끼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굳이 글이 나에게 친절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개인마다 친절하다 느끼는 범주도 다 다를 텐데 말이다. 사실 책은 나에게 재밌으면 그만이다. 그냥 그분은 그 책과 코드가 안 맞았을 뿐인 것이다.

산책에 관한 책을 읽고 있으니 걷고 싶어진다. 책 말미에 소개하고 있는 책들도 읽어 보고 싶다. 좋은 친구들이 있는 삶은 즐거운 거구나 책을 읽으며 느꼈다. 오늘은 꿈에서 걸었으면 좋겠다. 가능하다면 뛰어 보고도 싶다. 다리를 다친 이후로 뛰지 못한 지 몇 개월이 지나고 보니 어떻게 뛰는 건지 뛰는 방법을 다 잊어버린 것만 같다. 부디 좋은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라며.














인생에서 가장 완벽한 독서는 대부분 이동 중에 일어난다. 차, 지하철, 비행기로 이동하다가 도보 등을 이용해 다른 교통수단으로 옮겨갈 때 일어나는 필연적인 공백과 움직임이 독서에 스며든다. 마음이 급할 때는 걸어가며 책을 읽는다. 환승 통로에서 읽고 에스컬레이터에서 읽고 화장실에서 읽고 횡단보도에서 읽고. 이동의 리듬과 서사의 리듬, 문장의 리듬이 전진과 후퇴를 오가며 비트를 맞출 때 픽션은 진정한 의미에서 움직인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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